〈 109화 〉 109. 친해지려면 섹스가 딱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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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오디션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
따라서 지아를 비롯한 오디션팀 삼인방은 그 동안 춤과 노래를 연습하는데 삼매경이었다. 꽤 유명한 선생님들을 붙여준 이후로는 전혀 터치를 안 하는 팀 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오히려 핫바디 콘테스트 참가자들이랑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다분히 한지우의 애널이 맛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나는 그날 이후로 걸핏하면 핫바디 콘테스트 삼인방에게 회의가 있다고 모아놓고 간간히 한지우만 따로 불러내서 애널섹스를 하곤 했다.
어느때는 한지우가 다리를 후들거려대는 바람에 들킬 뻔하기도 했지만, 설마 회의 도중에 나가서 그걸 하고 왔겠냐며 위기를 모면했다.
1차 면접은 세 사람 모두 전부 통과했다. 그 다음은 32강전이었는데 일주일 정도의 말미가 있었다. 그 동안 의상컨셉과 함께 관련 태그를 3가지 정도 생각해오는게 이번 과제의 핵심이었다. 관련 태그는 #을 붙여서 관련된 수식어를 붙이는 SNS 소통 방식 중 하나였다.
이를 테면, 한지우 밑에 #타투 라는 단어를 붙이는 거다.
나는 의상컨셉과 태그를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리카, 제이와 친해질 필요가 있었다.
떡보다 더 상대방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거기에 리카, 제이에게 질내사정을 해주거나 온몸에 벨라의 오일을 발라줘야 좋은 성적을 거둘것이 확실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는게 좋았다.
리카는 일전에 한 번 섹스를 했던 적이 있긴 있었다. 주니와 리카가 유스걸 탈퇴를 결정한 후에 나와 삼자대면을 하는데 섹스파트너인 주니는 술 몇잔에 금방 곯아 떨어지고 나와 리카만 남아서 얘기를 하다가 녀석이 겁도 없이 내게 먼저 키스를 하는 바람에 떡을 치게 됐다.
한지우와는 이미 친했기 때문에 친목도모를 위해 두 사람만을 위한 회식자리를 만들었다.
제이는 아랫배를 다 가리는 하이웨스트 스웻팬츠를 입고 왔는데 무릎 위쪽이 통째로 뜯어져있는 빈티지한 옷을 입고 왔다. 상의는 크롭한 디자인으로 풍만한 가슴을 강조했는데 몸매가 상당히 좋다. 핫바디 콘테스트에 괜히 추대된게 아니었던 거다.
이에 질세라 리카도 화끈한 의상을 입고 왔는데 이전에 한지우의 애널을 개통할 때 한지우가 입었던 옷과 비슷한 옷을 입고 왔다.
저런 옷은 대체 어디서 구하는 거야..?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특이한 의상이었는데 나와 두 사람이 거리를 거닐면 사람들이 다들 쳐다봤다. 두 여자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모자를 눌러쓰고 있었기 때문에 얼굴은 알아볼 수 없어도 옷과 몸매에서 나오는 포스가 도저히 일반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적어도 모델 정도라고 생각하겠지.
수 많은 남자들의 눈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와 더불어 가운데 끼어있는 나는 대체 어떤 놈인지 궁금해하는 생각이 다 들릴 정도. 그 정도로 길거리 사람들의 눈초리는 노골적이었다.
해가 뉘엿뉘엿 지는 상황인지라 곧바로 호프집으로 들어갔다.
나는 앉자마자 제이에게 말했다.
“제이야. 꼭 그렇게 다 찢어진 옷을 입어야 하는 거야?”
“왜요. 싫으세요? 싫으면 안 입을게요.”
어라... 이렇게 쉽게 얘기할줄은 몰랐다.
“아니, 싫은건 아닌데 평소에도 그러고 다니면 사람들이 쳐다보니까.”
“뭔 상관이예요? 어차피 보라고 입는건데. 보지 말라고 입을 거였으면 이렇게 안 입죠.”
그것도 맞는 말이네. 천생 연예인이 될 자질인 거다. 한지우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시크한 타입인 게 제이였다.
반면에 리카는 차분하고 조용한 왕언니 스타일이다. 그렇다고 늙은 티를 낸다? 그렇지는 않다. 리카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저 폭발적으로 커다란 왕가슴이었다. 한지우와 비슷한 구릿빛 피부였는데 선이 훨씬 더 커다란 곡선을 그리는 글래머 스타일이었다.
그녀는 나와 마주 앉은채로 뭐가 그렇게 좋은지 턱을 괴고 히죽거리며 웃고 있었다.
내가 매니저 일이 처음이다보니 제이같은 아이를 상대하는게 벅차 보인다고 느꼈나보다.
사실 나는 지망생들을 전부 내 입맛대로 바꿀 생각이 없었다. 이미 성인이 돼서 인성을 확립할 나이인데 여기에 내가 성기준이라는 사람을 몇 스푼 뿌린다고 사람이 온전히 바뀌기는 쉽지 않다. 우리 제시카를 보라... 절대 변하지 않는 백치미와 톡톡 튀는 발랄함.
물론 멤버들 중에 섹스를 한 부류는 섹스에 있어서는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순종적이긴 했다. 섹스 해줄테니까 뭐 해. 이러면 무조건 고개 숙이고 예쓰를 외치는 그녀들이었다.
문제는 아직 섹스를 안 한 멤버들은 비교적 좀 어려웠다.
그냥 자지 박은 다음에 이래라 저래라 하기에는 Z 기획사와 다를 바가 없어보였다.
내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한다는 걸 깨달은 리카가 여전히 웃음을 지우지 않고 제이를 향해서 물었다.
“제이는 어쩌다가 아이돌이 되고 싶었어?”
“어... 그냥 어릴 적부터 꿈이었어요. 랩이 하고 싶었거든요.”
“랩?”
“네.”
“근데 지금은 그냥 춤만 추잖아.”
“했는데 잘 안 되기도 했고. 기획사 사장님이 여자는 랩하는거 아니랬어요.”
권성철 얘기였다.
“해봤자 성공하기도 힘들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요. 알잖아요. 국내에 여자 랩퍼는 별로 없다는 거.”
“그렇긴 한데 그래도 재밌는 걸 하는게 좋지 않을까? 일단 제이가 입고있는 패션이나 분위기 같은건 힙합이랑 되게 잘 어울리거든.”
듣고 있던 내가 한 마디 거들자 제이는 언제 까칠했냐는 듯이 베시시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저런 모습도 되게 잘 어울린다.
제이는 가만히 보면 참 예쁘게 생겼다. 얼굴만 놓고보면 그냥 지나쳤을 때, 일반인이랑 별반 다를게 없는 비주얼인데 가만히 이목구비를 잘 보고 있으면 매력적인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강아지상이었는데 웃을 때 보조개도 생기고 커다란 눈이 실눈이 되는게 이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한 마디로 반전 매력이 있다는 소리다.
이런 건 은연중에 보이는게 더 예쁘긴 하지. 당분간 말하지 않고 있어야겠다. 자기가 알면서 하는것과 모르면서 하는건 큰 차이가 있으니까. 특히 매력적인 부분은 그렇다. 단점은 잘 알고 있어야하지만, 장점은 몰라야 약이 되는 경우가 있는 법이다.
“랩을 장난으로 하는게 아니라면 우리 그룹에서 너가 랩을 담당해볼래?”
“어? 정말요?”
제이는 커다란 눈을 더 커다랗게 뜨면서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응. 어차피 우리 그룹에서 랩할 만한 사람도 없으니까. 또 요즘은 힙합이 가미된 노래들이 잘 되는 추세기도 하니까.”
“저는 시켜만 주면 열심히 할게요.”
이제야 자기 관심사가 생겨서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제이였다.
“유스걸도 랩 담당하는 멤버가 따로 있었어. 인기 엄청 많았어! 근데 제이가 해주면 아마 더 인기 있을거 같아. 이전 회사에서 어떻게 떡상 안했는지 놀라울 정돈데?”
“그러니까 참 놀라운 일이지. 우리가 제이를 발굴해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근데 참 제이야, 너 아이돌 안하면 뭐하려고 했어?”
“어... 사실 어떻게든 음반 쪽으로 나갔을거 같긴 해요. 실력이 안 돼서 랩이 안 되면 작곡이라도 해보려고 공부중이었거든요.”
“재밌었어?”
“네. 엄청. 제가 몇 개 비트 짠거 있는데 다음에 들려드릴게요.”
“오, 좋아좋아. 그러면 제이는 태그에 힙합을 붙이는게 어떨까?”
“아... 아직 그러기엔 실력이 많이 모자란데.”
“그래도 뭐 좋아하는걸 적은거니까. 사실 나는 제이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람들한테 보여줬으면 좋겠거든. 아까는 장난이었는데 이렇게 헐벗은 모습도 사실 제이의 모습이니까. 원한다면 무대에서도 그렇게 입어도 좋아.”
내가 부드럽게 말해주자 제이는 조금씩 몸을 내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아주 미세한 차이지만, 이 점은 여자들을 다룰 때 참 중요한 부분이었다. 여자들은 공감해주는 사람에게 끌리기 마련이었다. 나 역시 몰랐던 사실들인데 헬스장 삼인방과 함께 생활을 하다보니 알게 된 사실이었다.
처음에 한지우랑 잘 때도 그녀의 문신을 칭찬하면서 공감해줬고 제시카는 코스프레, 지아는 일적인 부분에서의 공감을 해줬었다. 그래서 결국은 섹스 파트너까지 됐으니 이보다 더한 해답이 어딨겠는가.
공감. 공감이 답이었다.
술이 몇 잔 돌자 슬슬 두 여자한테서 취기가 느껴졌다. 나는 섹서의 권능 때문에 취할래야 취할 수가 없다. 때로는 함께 취하고 싶지만, 그게 그렇게 되지를 않는다.
근데 뭔가 테이블 밑으로 툭툭치는 것 같아서 보니까 리카가 아까부터 내 다리를 툭툭 건드리고 있었다.
내가 인식한 걸 알았는데도 계속 치는걸 보면 의도적으로 하고 있는게 분명했다.
나는 테이블 밑을 슬쩍 보고는 나도 모르게 입가가 씰룩 올라가고 말았다.
반대쪽에서 제이도 똑같이 행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거 잘하면 오늘 밤에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나는 머릿속으로 작전을 구상해야했다. 어떻게 하면 두 사람을 동시에 따먹을 수 있을까?
혀가 꼬부라진 제이와 리카는 서로에게 술을 더 먹이기 위해서 아등바등거렸다.
“아우 먼저~”
“언니 먼저~”
그렇게 두 사람의 신경전은 끊이지 않을 듯 보였는데 나는 매니저로써 두 사람을 말려야 했다.
“자자. 술은 여기까지. 아이돌인데 몸매 관리해야지. 우리 핫바디 콘테스트 32강전 준비해야잖아.”
“아, 그러치...”
제이는 시무룩해졌다. 역시 술이 답인가. 오늘 아침 연습시간 때만 해도 굳었던 얼굴이 환하게 웃으면서 얼었던 얼음이 녹아내리는 듯했다.
“그럼 우리 뭐해요...”
“집에 가요?”
“어. 집에 가야지, 그럼.”
나는 잠깐 생각하는 척을 했다. 두 사람이 뭔가 아쉽다는 듯 꼼지락거리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냉큼 말을 꺼냈다.
“우리 집에서 가볍게 맥주 한 잔씩만 마실까? 안주만 안 먹으면 살 안 찔거야.”
내 말에 리카와 제이는 활짝 웃었다.
“좋아요!”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랬어!”
신나하는 두 사람.
나는 코인을 써서 벨라의 특제약을 두둑하게 챙겨놨다.
몸매가 좋아지는 오일이랑은 사뭇 다른 특별한 묘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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