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5화 〉 105. 아홉 명의 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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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쉽게 아홉 명의 멤버가 갖춰졌다. 덕분에 유스걸이라는 그룹은 해체됐다. 해체되는 과정은 순조로웠다. 유스걸의 멤버 중에 유영이라는 멤버가 있었는데 그녀가 멤버들 간의 이간질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연스럽게 주니와 리카도 똥물 튀는걸 피하기 위해 탈퇴를 선언했다.
소속사 사장님도 이에 대해서 별 다른 말이 없었다.
유스걸이 이제 막 시작한 신인 그룹치고는 반응도 좋지 않고 일단 제일 중요한 돈벌이가 되지 않았던 거다. 다채로운 국적을 갖고 와서 경쟁력을 살리려고 했으나 주니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의 외모가 받쳐주지 못했다.
왜 있지 않은가. 한 번쯤 가요 프로그램에서 본 것 같은데 어느순간부터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이름도 모르게 된 그룹들 말이다. 유스걸이 딱 그런 꼴이었다.
나는 우리 멤버들이 그런 꼴이 나지 않기를 바랬다. 따라서 준비를 철저히 했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방법은 딱 하나, 섹스였다.
예전에 소녀시대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그룹은 누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구성된 각자의 매력이 서로 다른 집합체였다.
지아는 톡톡 튀고 발랄한 매력이 있었다. 헬스장에서도 팀장 및 매니저까지 달았던 그녀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룹내 리더가 되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다른 멤버들을 챙겨주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지우는 말해 뭐해. 츤데레 매력에 단발 걸크러쉬까지 섞여 있으니 이렇게 확실한 캐릭터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다른 그룹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멤버. 여기에 개쩌는 춤 실력만 뒷받침 되어준다면 완벽할 것이다.
제시카는 또 어떤가. 외국에서 살다 왔다는 이유 하나로 백치미가 가득하고 아무 말이나 막해도 귀엽게 보일 뿐이다. 거기에 금발에 새하얀 피부색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쪽 냄새도 난다. 문제는 치명적인 빈유였지만, 나랑 섹스를 한 이후 어느정도 물이 솟아서 이제는 얼추 A+ 정도는 된다. 뒤치기할 때 잡으면 은근히 물컹하게 잡히는 정도. 브래지어를 차고 춤을 추면 약간, 아주 약간의 흔들림이 있는 정도다.
소정이의 매력은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를 직관하는 남자라면 모두가 그녀의 매력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물론 그녀가 섹골녀라는 건 결국 거짓으로 탄로난 상태. 따라서 소정은 지금 무려 아다였다! 아프로디테만 아니었어도 그 아다는 내가 가져갔을 터였다. 어쨌든 그녀는 아프로디테의 가호를 받고 있는 이상, 모든 남자들의 이상형이 될게 분명했다.
주니와 리카는 앞으로 더 겪어봐야 알겠지만, 유스걸의 멤버였던 경력이 있기 때문에 춤이라던지 노래 실력만큼은 발군이다. 한 번 데뷔를 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상당하다. 주니는 지아와 함께 외모의 쌍두를 맡을 것이고 리카는 베테랑, 맏언니로써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Z 사에서 탈퇴하고 온 삼인방인데...
결국 퇴사한 다섯명을 데리고 그룹을 꾸리게 된 건가.
이름은 닉네임을 썼는데 각각 제이, 루, 아민이었다.
제이는 아홉 명의 여자 중에서 가장 걸레같이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녀는 항상 헐벗은 착장을 입고 다녔는데 은근한 색기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문제는 저런 매력들은 아이돌이 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아이돌이라는 직업은 일단 번역만 놓고 봐도 ‘우상’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대한민국 유교문화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제이 본연의 매력을 스크린에 담을 수 있겠는가. 앞으로 내 골머리를 썩일 년이 분명했다. 어디에 내어놓으면 “아, 애는 착해요.”라고 말할 수는 있을 정도로 착한 스타일이지만, 몸에 열도 많고 헐 벗는 스타일을 좋아해서 기본적으로 반쯤 찢어진 청바지를 누더기처럼 입고 다닌다.
제이는 내게 권성철이 남자 아이돌과 자라고 시켜서 섹스를 몇 번 한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그 섹스가 너무도 기분이 좋았기 때문에 굳이 그들을 고소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했다.
“어차피 닳아봤자 미래 남편이 조금 덜 느끼는거 아니에요? 내가 스트레스 해소하려고 좀 즐겼을 뿐이에요.”
권성철에 대한 불만이 없는 건 그렇다치고 생각보다 강화된 멘탈과 개방적인 마인드가 나를 놀랍게 만들었다.
루는 혼혈이었는데 사우디쪽 재벌 가의 둘째 딸이라나 어쨌다나... 솔직히 내가 다른 기획사 사장이었으면 루를 제일 눈독 들였을 거다. 그리고 아주아주 예뻐해줬겠지. 일단 루에게는 돈이 많다. 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얘기를 하는걸 보면 못 해도 100억 이상은 있는 모양이다. 그것도 아버지가 아직 물려주지 않은 게 그 정도일 터.
루는 숨만 쉬어도 세워둔 건물들로 돈을 벌 수 있는 그런 재벌 중의 재벌인데 아이돌을 하는 이유는 재밌기 때문이라고 한다.
변태같은 권성철조차 루에게만큼은 누구와 섹스를 하라고 강요하지 못했다. 만약 그랬다간 사우디 화폐로 싸대기를 맞고 당장 전쟁이라도 일으켜서 권성철을 암살시켰을 거다.
그런데 루가 Z 기획사를 떠난 것은 다름아닌 아민 때문이었다.
아민은 루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사귄 절친한 친구였다.
그녀는 얌전한 성격이었고 무엇이든 성실하게 임하는 기똥찬 여자였다. 얼굴도 예쁘장하게 생겼는데 무엇보다 청순하고 일반인스러운 매력이 좋았다. 뭔가 친근한 외모였고 다가가기 편한 그런 무드가 풍겨진달까.
문제는 그런 아민이가 권성철한테 낙인이 찍혀서 성노예처럼 부려졌다는 거다.
싫어도 섹스를 해야만 했던 이유는 루 때문이었다. 루에게도 똑같은 지시를 할거라고 협박을 했고 만약 계속 거부하면 두 사람 다 대한민국에서 아이돌 못할 거라고 으름장을 놓았던 거다.
권성철은 정말 무지막지한 쓰레기였다.
폭력으로 무장했던 최용수조차 여자나 어린아이를 건드리지는 않았는데 이 새끼는 정말이지 답이 없다. 지가 강간을 안 했을 뿐이지 자기를 잘 따르는 남자 아이돌 한 명을 이용해서 섹스를 관전하면서 혼자서 딸딸이를 쳐댔을 걸 생각하면 주먹에서 피가 날 정도다.
아민은 섹스를 몇 번 정도 거부했다. 그러나 결국 그 문제의 남자 아이돌 새끼가 하도 설득을 해대는 바람에 결국 잠자리를 가졌다. 나중에야 놈이 다른 여자 아이돌들한테도 그러고 다녔다는 사실을 알고 질겁을 했던 거다. 물론 사귀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슬픈 사실은 루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거다.
루는 그냥 아민이 힘들다고 그만두겠다고 하니까 자기도 그만둔 거다. 권성철은 아민을 잡지는 않았지만, 루를 몇 차례 잡았다. 그러나 그때마다 루가 권성철을 곱등이 쳐다보듯 노려보면서 꺼지라고 몇 번 말했더니 그 미친 권성철도 아무 말 없이 꺼져버렸다.
이렇게 아홉 명의 멤버가 갖춰진 상태에서 나는 난생처음 해보는 기획사 사장 및 매니저 역할을 도맡아서 해야했다.
내 주변에 매니저 역할을 해줄 사람도 없는데다가 이 아홉명과는 어차피 섹스파트너가 될 예정이기 때문에 남자 매니저든 여자 매니저든 끼어들어서 좋을 일이 하나도 없다.
작은 소속사이면서 동시에 오로지 하나의 그룹을 데뷔시키는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매니저 없이 해도 괜찮다고 판단했다.
그래도 컴퓨터 작업 같은건 하나도 할줄 몰라서 멤버들의 프로필을 만들 때만큼은 사람을 불러서 썼다.
다름아닌 이수진이었다.
이수진은 지금 BD짐의 대표이면서 쇼핑몰 사장 및 모델 일까지 하고 있는 역대급으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여자였다.
그러나 내가 자지를 넣어주겠다고 하면 어떻게든 달려와서 일처리를 하는 여자이기도 했다.
아마 누구라도 상상조차 못할 거다. 대표님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멤버들과 인터뷰를 하고 직접 프로필을 작성하니 말이다.
이수진은 아이돌 준비생들에 비해 비교적 나이가 많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모녀덮밥으로 먹으면 진귀한 맛이 났다.
두 사람은 나와의 삼각섹스를 꺼려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아했다. 처음에는 거부반응이 있었지만, 한 번 소화하고 나니까 목구멍 너머로 쑥쑥 들어가는거다.
그래서 지아는 이수진이 우리 소속사에 일하러 오는 날이면 자기도 섹스하는 날이니까 덩달아 좋아라했다.
후끈한 2시간 짜리 섹스를 끝낸 후에 삼자회의를 했다. 이수진은 매니저까지는 아니지만,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한 마디를 할 정도는 됐다.
“일단 유닛으로 활동을 해보는게 어때?”
“유닛?”
아, 다시 말하지만, 나는 나보다 훨씬 나이 많은 이수진에게 반말을 했고 존댓말로 돌려받는 대화를 했다.
“네. 사람이 너무 많은데 너무 중구난방이어서 먼저 각각의 색깔을 보여주고 합치는 형태가 어떨까 해요. 아홉 명이니까 세 명씩 짝을 지어서 각자 강세인 분야에 도전하는 거예요.”
“음... 어떻게 찢으면 좋을까, 지아야?”
이제 헬스장 관계는 청산했으니 소속사 대표와 아이돌 지망생 사이가 된 지아와 나.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종이 하나를 가져와서 볼펜을 끄적이며 말했다.
“이렇게 해보는게 어떨까요? 지금 맥심 쪽에서 핫바디 콘테스트하고 있어요. 여기에 3명을 넣고 지금 하고 있는 대국민 아이돌뽑기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으니까 거기에 세 명을 배치하는 거예요.”
“오, 그런 게 있다고는 들었는데 다들 쟁쟁한 소속사에서 출전한다고 그러던데 괜찮겠어?”
“방송사 입장에서도 너무 유명한 소속사 아이돌들만으로 구성하면 재미없다는 걸 알고 있을 거예요.”
나는 씩 미소를 지었다.
역시 지아가 구상 하나는 확실하게 잘한다니까.
“근데 나머지 3명을 뭘 시켜야할지 모르겠어요.”
지아가 볼펜으로 휘갈겨놓은 종이를 내려다보면서 골머리를 썩이고 있었다.
나는 좋은 생각이 나서 그녀에게 말했다.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으니까 나머지 세 명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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