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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학원 수석졸업생인 나와 그녀들-42화 (42/159)

〈 42화 〉 42. 에피타이저가 마려울때

* * *

술게임에 자신이 없는 나로써는 순발력이 필요없는 게임이 유리하다. 그리고 분위기를 한껏 달아올릴 수 있는 섹시 손병호 게임을 선택했다.

제시카와 한지우는 이미 내 앞에서 다리를 벌릴 수 있을 정도로 흥분해 있었다.

“흐응... 근데 어떻게 세 사람이 동시에 손가락을 접어요? 다들 애인도 없으면서... 휴우...”

“그러게요. 그게 참 궁금하네요. 자세한 건 개인 프라이버시니까 묻지 말기로 하죠?”

제시카는 분한 얼굴로 나와 한지우를 번갈아 쳐다봤다. 아무리 멍청해도 이 정도는 분위기로 알 수 있는 거다.

“그럼 이제 제시카쌤 차례네요.”

“응깃... 갑자기 물어보면... 음... 야외섹스 해본 사람 접어...”

“야, 야외섹스?”

“음...”

이번에도 똑같은 세 사람이 손가락을 접자 나를 제외한 모두가 저마다의 이유로 화들짝 놀랐다.

“응깃! 뭔가 이상해... 알면 안되는 걸 알아버린 기분이야.”

“아...”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다들... 생각보다 개방적이시네요..?”

“아, 아니에요! 팀장님 이건 팀장님이 생각하시는 그런게 아니라요! 그니까... 사실 한번도 안해본 건데!”

“안 해봤다고요? 안 해봤는데 왜 손가락 접었어요?”

“으... 그니까 이전까지는 안 해봤다는 뜻이에요오...”

“무슨 말인지 도무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제 제 차례죠? 다들 동시에 술 마실 준비해요.”

최지아는 무슨 질문을 할까? 순수하기 짝이 없는 그녀가 뭐라고 할지 궁금했다.

“애인 아닌 사람이랑 키, 키스 해본 사람 저, 접어...”

“...”

나랑 제시카가 성관계를 운운하는 동안 최지아는 키스라는 단어조차 말하는 걸 부끄럽게 생각했다. 원래 대놓고 섹시한 건 오히려 섹시하지 않다는 말이 있듯이 그녀의 보수적인 태도가 내게는 섹시하게 느껴졌다. 이런 거다. 최지아에게도 분명 어두운 음욕이 있을 것인데 그게 드러났을 때 어떤 표정을 짓게 될지 궁금하게 된다.

이번에도 똑같은 세 사람이 손가락을 접었다. 그 동안 정조를 지켜왔더라도 나와의 관계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사실 키스가 아니라 더한 걸 했지.

최지아는 질책하는 눈빛보다는 갈망하는 눈빛으로 우리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봤다. 아직까지는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아, 물론 나 말고도 다른 남자와 키스를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이번에는 한지우 차례. 모두 손가락 세 개씩을 접은 상황에서 타깃은 정해져 있었다.

순서상으로 한지우 다음이 나고 제시카가 손가락 두 개만 더 접으면 벌주를 마시는 상황이니 제시카를 공격하는게 최선이다. 그리고 여전히 내 손은 한지우의 허벅지를 조물딱거리고 있었다.

“흐응... 지, 지금 난 하고 싶다.”

“..?”

“저, 접어...”

뭘 하고 싶은건지는 최지아도 잘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한지우가 애틋할 정도로 붉어진 얼굴로 그런 얘길하고 있으니 덩달아 얼굴이 빨갛게 익었다.

“방금 뭔가...”

“지우쌤..?”

그러면서 한지우가 손가락을 접는 순간,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굳어버렸다.

나 역시 손가락을 접었다. 그러자 제시카도 손가락을 접었고. 최지아는 눈치를 보다가 결국 하나를 마저 접었다.

도미노 효과다. 도미노 타일을 순서대로 세워둔 듯이 줄줄이 손가락을 접었다.

“헐... 다 접었당...”

“하고 싶은 분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하고 싶은거야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요!”

“그치, 그치. 게임도 하고 싶고 술도 마시고 싶고, 랩도 하고 싶고. 우리 이쯤에서 술 한잔하고 할까요?”

“좋아요. 짠!”

“짠!”

달착지근한 소주 한잔을 입안에 털어넣는다. 꼰대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누구 하나 술을 빼지 않는 이 분위기가 참 좋다. 내가 원하는 그림이 바로 이런 그림이었으니까.

시간을 확인해보니 섹서타임까지는 앞으로 1시간이 남아있었다.

그 사이에 애피타이저로 한입 베어 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내가 타깃으로 정한 여자는 지금 내 손에 허벅지를 내준 채 흐물흐물 연체동물처럼 녹아내리고 있는 한지우였다.

“저 할게요.”

모두가 주목하는 가운데 나는 세 사람 중 어느 한 사람도 쳐다보지 않았다. 쳐다봤다가는 독심술에 속마음을 읽힌 것처럼 내 마음이 날 것으로 까발려질만한 소릴 준비했기 때문이다.

“자기 나체 사진을 다른 누군가에게 보내준 적이 있다면 접어.”

“와, 되게 센데요? 기준쌤 이 게임 잘하는구나.”

“응깃! 그런 걸 했어도 접을 수 있을 리가... 만약 아무도 안 접으면 벌주 당첨은 기준쌤이라는거 잊지 말아요... 허겅?”

접을 수 없을 리가 없지. 그 사진을 받은 당사자가 바로 앞에 있는데.

한지우가 고개를 푹 숙이고 나머지 손가락 하나를 마저 접었다.

고개를 숙여서 앞에 있는 두 여자는 볼 수 없겠지만, 그녀는 내게 채택받은 것처럼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몰래 얹어놓은 허벅지 안쪽은 예민한 센서가 달린 자동문처럼 스르르 벌어졌고 내 손길을 갈망하고 있었다.

“분위기가 어째 좀... 냉랭해졌네요.”

“마,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그... 뭐냐... 제시카가 만든 수제 벌주... 이번에는 소주 비율이 70프로에요.”

색깔이 토 나올 정도로 하얗게 변질된 벌주. 저 정도면 소주 반병을 원샷 마시는거나 다름이 없다.

한지우는 자기 앞에 벌주가 놓이자마자 화끈하게 목을 제껴서 입안에 밀어넣었다.

“캬하­”

“와웅... 노래 부르기도 전에 다 넘어가 버렸네...”

“역시 지우쌤... 엄청 강하네요. 근데 사진은 대체 누구한테...”

“아, 그... 그... 아는 사람한테요. 아는 사람한테 보냈죠. 음, 사실 제 타투가 잘 됐을지 좋은 곳에 됐는지 보여주고 싶어서 보낸거 였어요.”

“아! 그럼 그걸 노린 거구나! 기준쌤. 그걸 노린 거예요?”

나는 피식 웃었다.

“그쵸, 뭐.”

내가 의연하게 대처하자 한지우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저, 기준쌤... 잠깐만... 저, 화장실 좀...”

“아, 예.”

테이블과 의자 사이가 좁디 좁았기 때문에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서 그녀가 나오길 기다렸다. 룸의 문을 열고 문 밖에서 서 있는데 한지우가 비틀거리면서 나와 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이따 화장실로 와요...”

다른 두 여자는 룸 안에서 재잘거리느라 우리가 뭘 하는지 보지 못했다. 한지우는 취했는지 노골적으로 내 허벅지 안쪽에 손을 넣고선 혀로 사탕 핥듯이 다리 사이를 슥 훑었다.

그리곤 화장실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는데 전보다 엉덩이에 근육이 더 잡힌건지 딱 달라붙는 레깅스 때문인지 애플힙이 사정없이 나를 유혹하며 덩실거렸다.

뒤. 뒤로 하자. 뒤로 하고 싶어졌다. 옥상에서 했던 대로 뒤로 하고 싶어졌다.

전생에서도 남 부럽지 않게 여러 여자들과 섹스를 해왔지만, 이번 생에서 만난 한지우, 제시카만큼 팔딱거릴만치 싱싱하고 예쁘고 속궁합이 잘 맞는 여자들은 못 봤다. 그게 날 미치게 만드는 요소였고 매번 발정기에 접어들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했다.

우선 룸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휴~ 재밌었다. 역시 간당간당한게 재밌네요.”

나는 손가락 네 개를 접어서 까딱거리며 두 여자에게 보여줬다.

“섹시 손병호! 그거 기준쌤이 만든 거예요?”

“예? 있지 않을까요? 왠지 재밌을거 같아서 해본건데.”

“치... 나한테 너무 불리한 게임이었어요. 난 하나도 못 접었어.

“푸하하. 이 게임은 안 접는게 유리한 게임인데요, 팀장님?”

“그런가? 왠지 소외되는 기분이었어. 섹시는 나한테 맞지 않나봐. 흐엉...”

“그럼 다음 게임은 팀장님 아는 게임으로 할까요? 지우쌤 오기 전까지만 스피디하게 딱!”

“음, 음... 내가 아는 게임?”

“지아팀장이 좋아하는 랜덤 게임. 게임 스타트!”

최지아는 정말 기본적인 게임밖에 할줄 몰랐다. 베스킨31이라던지 삼육구, 007, 아파트 등등... 그래도 이 정도라도 알고 있는게 어딘가.

“바니바니! 바니바니!”

“당근! 당근!”

“바니바니! 바니바니!”

“당근! 당근!”

이 지랄.

나이 쳐먹고 별 짓 다한다고 생각도 했지만, 앞에 존예녀 두 명이 술 안 먹겠다고 열심히 손 올리고 바니바니를 하고 있으니까 이게 또 은근히 꿀잼이다.

그리고 아까 벌주를 거하게 들이킨 최지아는 눈이 반쯤 풀려서 매번 실수하기 마련이었다.

“아으! 또 졌어~ 제시카쌤 너무 잘해요.”

“yo. 나는 이 구역의 지배자. 모든 게임의 절대자. 술게임은 절대 지지 않는 자!”

스피디하게 소주 한잔을 벌주로 해서 벌써 3잔째 연거푸 들이킨 최지아. 텐션이 업이 된 것과는 다르게 혀가 반토막이 된 것처럼 말을 어버버 거려서 마음과 몸이 따로 놀았다. 제시카가 랩을 하자 답가를 하려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도로 앉아버렸다.

귀여워.

나는 시계를 확인했다. 한지우가 화장실에 간지 약 5분 정도 지났다. 이 정도면 화장실에서 꽤나 애닳고 있을 것이다. 감히 내 허락없이 사타구니에 손을 넣고 쓸어올린 죄의 대가다.

“두 분 담배 피워요?”

내가 묻자 두 사람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저 담배 한 대만 피고 올게요.”

“으잉... 기준쌤 담배 펴요? 나 담배 피는 사람은 별룬데.”

“하하... 끊었었는데 술 마시니까 좀 땡기네요. 저 담배 사러 편의점 다녀올 생각인데 두분 뭐 필요한거 없어요?”

“올 때 메로나! 나 메로나로 칵테일 만들 수 있음! 여기 술 뭐 있지?”

“칵테일? 메로나?”

옆에서 최지아가 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제시카와 함께 메뉴판을 물끄럼 쳐다본다. 두 사람 다 귀여워죽겠다.

“응... 데낄라나 과일소주 같은 거에 메로나 섞어 먹으면 맛있어요. 내가 팀장님한테만 특별히 해줄게요. 이거 아무한테나 안 해줘요. 예전 남자친구한테도 해준적 없는 거예요.”

“저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두분 놀고 계세요.”

나는 문을 닫고 한지우가 향했던 화장실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화장실은 출구 방향에 있었기 때문에 안에 있던 두 사람이 봤다고 하더라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여자 화장실 문을 살짝 열고선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지우쌤?”

잠시 후에 대답이 들려왔다.

“네... 여기에요.”

이미 몸을 섞어봤지만, 이런 배덕한 곳에서의 야외섹스는 언제나 사람을 흥분시킨다. 가슴이 콩닥콩닥거린다. 누가 또 화장실에 들어올지 모르니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

양변기 칸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나는 모아뒀던 침을 꿀떡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 안에는 실 한오라기 걸치지 않은 한지우가 기다란 다리를 과시하며 서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복잡하면서도 아름다운 타투가 새겨진 한 편의 예술 작품. 그뿐만이 아니라 구릿빛의 건강한 피부며, 잡티 하나 없는 매끈한 속살들까지. 그녀의 몸은 예술성이 다분했다.

이성을 잃기 1초 전.

나는 지푸라기를 붙잡는 심정으로 한지우의 허리를 한 손으로 꽉 끌어안고 내 몸에 가져와 붙였다. 딱 잡기 좋게 예쁜 사이즈로 봉긋 솟은 가슴이 내 몸에 와서 붙어 뭉개진다.

“오래 기다렸어요?”

하.

내가 뜨거운 숨결을 내뱉자 그녀도 비슷할 정도로 뜨거운 숨결로 화답했다.

“네... 빨리 넣어줘요. 나 진짜 미칠거 같아요, 지금.”

“왜 벗고 있어요. 추울텐데.”

“뜨겁게 해줘...”

“벽 짚어 볼래요? 아까부터 엉덩이 보고 싶었어.”

“으응... 뒤로 하는거 좋아...”

그녀가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상체를 숙였다. 이 세상 비주얼이 아니다.

아. 빨리 끝내야 의심을 안 살텐데.

이에 반응하듯 내 꼬추는 이미 준비가 다 되어 있었다. 허벅지 사이의 은밀한 골짜기 안으로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

내가 그녀의 한쪽 손을 잡고 쭉 당기자 상체가 같이 밀려들어와 입술을 부딪친다. 찐하게 그리고 딥하게 입술을 오물거리며 서로 잡아먹을 듯 키스하다가.

사전작업 없이 고추를 안쪽 끝까지 한번에 밀어넣었다.

질꺽­

얼마나 젖어있었는지 대물이 안으로 밀려들어간다. 꼭 워터파크에서 미끄럼틀을 타는 듯. 쿵쾅대는 가슴을 부여잡고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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