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 21. 케겔운동이 뭔데요
* * *
한지우가 사무실로 걸어들어오자 유성목이 놀라며 말했다.
“지우쌤, 요즘 스타일이 좀 바뀌었나?”
라이딩자켓이나 스포티한 스타일로 입고 다녔던 한지우가 갑자기 원피스를 입었다. 근데 그게 어울렸다. 제시카처럼 블링블링하거나 최지아처럼 다채로운 색깔을 입는 게 아니라 검정색 원피스였다. 가슴쪽에서 매듭같은 게 지어져 포인트를 주는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눈에 띈다고 해야할까. 한지우가 입어서 유독 돋보이는 느낌이다.
“기분 전환 좀 하려고요.”
“패션도 좋은데 아침 운동은 계속 해야 해~”
“네!”
전보다 더 밝고 낭랑했다. 웃음기도 늘어나서 보기에 좋다.
“지우쌤, 예뻐요.”
나도 한마디 거들자 그녀는 나만 보이게 윙크를 보냈다. 처음 보는 모습이다. 부자연스럽지만, 그렇다고 못 봐줄 정도는 아니다. 아니, 노력하려는 마음이 기특해졌다.
“저 그럼 옷 갈아입고 올게요.”
한지우가 흥얼거리며 나가자 유성목이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최지아네 팀은 다들 2시간씩 일찍 오기로 했나보지? 기준쌤도 그렇고. 지아팀장도 아까 도착해서 콜 돌리던데.”
그러면서 콧노래를 부르는 유성목.
밑사람들의 행동이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지난번 회식 때, 유성목이 최지아한테 전화를 했었고 팀내의 경쟁을 부추겼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만든 판인만큼 관심을 갖게 되는 거겠지.
유성목은 BD짐에서 몇 안되는 순혈 보디빌더 출신이다. 나머지 간부들의 출신은 거의 다 양아치나 깡패들이다. 그들은 실력도 없으면서 강남쪽에서 매니저를 달고 떵떵거리며 살고있다. 소위 말하는 낙하산들이다.
때문에 실력 좋은 유성목이 변방의 강서점을 맡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다른 곳에 들어갔으면 지금쯤 총괄 매니저 정도는 하고 있을 사람인데 말이다.
다른 윗대가리들과는 다르게 유성목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는 점을 잘 파악하면 현재 우리가 취해야 할 행동을 알 수 있다.
지금부터는 매출 금액도 중요하지만, 태도도 중요하다. 매출이 나오건 안 나오건 최선을 다하는 거다. 물론 결과도 중요하다. 좋은 동기와 과정이 있으면 좋은 결과도 나오는 법이다. 나머지 팀장들은 그걸 눈치채지 못한 것 같지만.
오후조 팀장 중 하나인 김준 팀장은 호빠 출신이다. 얼굴은 그럭저럭 생겼는데 몸이 비리비리하고 하루종일 팀원들이랑 토토만 하고 있다. 유성목이 좋아할 수 없는 스타일. 당연히 일찍 출근하지도 않는다.
이정석은 당연히 깡패새끼라서 언급할 가치도 없다.
그렇기에 최지아의 말마따나 우리가 1등을 하지 못하면 이상한 상황이다.
이정석의 압도적인 개인플레이만 찍어누르는 순간, 우리가 1등이다. 나만 잘하면 전지점 1등도 노려볼 수 있다.
최지아는 청담점의 김명성 팀장을 최대의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다. 이전 생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이름. 이정명팀은 이번년도 내내 1등을 놓친적이 없어서 매달 보너스를 탔다고 한다.
나는 기본기를 다져야 했다. 섹스 스킬은 논외로 하고 공부 오로지 공부다.
공부는 꼬박 이틀동안 계속됐다.
그동안 최지아와 제시카도 자기 매출을 했고 모두가 매출을 시작한건 우리 팀이 유일했다.
그럼에도 이정석 한명의 매출보다 조금 낮은 금액이었다. 스타트가 좋다고는 해도 아직까지 마음 놓을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마무리 미팅이 끝나면 항상 팀끼리 모여서 따로 팀미팅이라는 걸 했다. 원래는 상담실에서 했는데 오늘은 1층에 있는 카페에서 모였다.
“이번에 들어온 스텝, 전화 다 돌렸어요?”
스텝이란 건, 회원권을 처음 등록한 회원들에게 서비스로 지급되는 PT 수업을 의미한다. 사실 명목상의 서비스 수업이지 트레이너들을 위한 기회나 다름없다.
나 역시 한명을 배정받았다. 19살짜리 여고생이었다.
“네, 돌렸습니다.”
팀원들 중에 전화를 돌리지 않은 사람은 없다.
“각자 다음주 스텝 수업 어떻게 잡았는지 보고해요. 아, 기준쌤은 여고생 배정 받았잖아요? 그 회원이 어머니랑 같이 왔는데 기준쌤을 지목했대요.”
“저를요? 저를... 왜?”
“후훗. 나는 왜 그랬는지 알거 같은데.”
“저도요.”
설마 여고생이 잘생긴 남자 선생님한테 배우고 싶다고 한 건가. 여고생인데? 젠장.
“조심해요. 이번에는 신예인 회원이랑은 다르게 철창 갈 수도 있으니까.”
“앗! 저도 그렇게 미친 도둑놈은 아닙니다.”
“잘해봐요. 대학 가기 전에 다이어트하려는거 같으니까.”
“수능은 봤대요?”
“아마 수시 합격자일 거예요. 예술 쪽이라고 하는거 같더라고요.”
“그렇군요. 근데 정말 미성년자는 생각을 안 해봤네요.”
“수업 들어가기 전에 미팅 한번 해요. 어떻게 들어가야할지 가이드라인 잡아 드릴테니까요.”
이렇게 든든한 팀장이 있겠는가.
나는 어느때보다도 최지아에게 신뢰감을 느꼈다. 이번에도 이 여고생을 등록시키면 클로징율 100퍼센트다. 강서점 매니저 유성목은 물론이고 전지점을 통틀어서 유명세를 탈 수도 있다.
휘트니스 업계에서 유명세는 무시할 요소가 아니다. 트레이너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트레이너라면 회원들에게도 입김이 들어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내일부터 주말인데 제시카쌤이랑 기준쌤 오늘도 공부할 거예요?”
“아...”
내가 대답하려고 하자 제시카가 나 대신 큰소리로 대답했다.
“해야죠! 당연히 해야죠! 아직 갈 길이 멀다고요. 기준쌤, 상완삼두근 기능이 뭐예요.”
“상완골 신전입니다.”
“으아니! 이렇게 술술 나오다닝. 그럼 시작위치는?”
“오리진은 두군데로 나뉘는데 견갑골 관절하 결절 부분과 상완골 후면입니다.”
“우오옷!!!”
“오~ 기준쌤~! 공부 열심히 했네요?”
나는 씩 웃으면서 덧붙였다.
“삼두근은 테니스 엘보우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운동할 때 특히나 스트레칭을 많이 해줘야 하는 부분이고 이상증상이 있으신분들은 마사지를 통해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꺄아. 멋있어요. 기준쌤!”
“하나를 알려주면 둘을 알아오다니. 내가 잘 알려주긴 잘 알려줬지!”
“제시카쌤도 고생 많았고요.”
“그래서 오늘 공부 안할 거예요?”
나는 최지아의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오늘까지는 제시카쌤한테 신세좀 지겠습니다. 다음주부터는 제가 스스로 공부해야죠.”
“그래요, 그럼 그렇게 해요. 제시카쌤도 괜찮아 보이고요.”
“흥. 나중에 어떻게든 보답 받을거라고요~”
“그럼 오늘 미팅은 여기까지 할게요. 다들 힘내요.”
옆에서 계속 장난치는 제시카. 이제는 제법 친해져서 스킨십도 아무렇지 않게 한다.
“기준쌤. 나 목마 태워줘. 센터까지 걸어가기 힘들어~”
나는 제시카의 겨드랑이를 잡아서 높이 올려 목마를 태워줬다. 키가 154에 뼈도 가늘고 살이 없어서 솜털처럼 가볍다. 무엇보다 빈유. 격하게 빈유. 가슴에 지방이 0g이겠지.
“오예! 우와, 역시 윗공기가 좋기는 좋아. 히힛!”
완전 어린애처럼 굴지만, 미운 구석이 하나도 없다.
“언제 한번 놀이동산 데려가야 겠어요.”
“흐. 그 말 후회하지 않기에요.”
나는 이 순간 최지아가 나를 바라보는 눈길을 느꼈다. 그 눈길은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와는 사뭇 변질되어 있었다. 순결을 지키고 있는 여자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야릇한 눈이다. 그렁그렁하기도 하면서 갈망에 가득찬 눈. 호기심과 질투심이 가득 묻어있었다.
제시카는 목마를 탄 상황에서도 내게 퀴즈를 계속 냈다.
“대퇴사두근 분류.”
“대퇴직근, 중간광근, 내측, 외측광근.”
“기시정지는?”
“전하장골극에서 슬개골까지.”
“하나 더 있는 건 알죠?”
“네. 관골구 상연부터 슬개골까지입니다.”
“작용은?”
“슬관절 신전이랑 고관절 굴곡입니다.”
“아우, 예뻐 죽겠어. 쪽쪽쪽이야, 그냥.”
“하하하...”
센터 앞에 도착하자 최지아가 쭈뼛거리며 말했다.
“그럼 저희는 이만 퇴근할게요. 지우쌤이랑 할 얘기도 있고.”
“네~ 들어가세요. 근데 제시카쌤 오늘은 뭐 공부해요?”
“오늘은 그냥 성교육을 할까하는데?”
“뭐라고요?”
“캬캬캬캬. 농담이에요. 그렇게 놀랄 일인가?”
“어휴, 앉은뱅이도 벌떡 일어날 소릴.”
“푸하하. 앉은뱅이도 일어난데. 성교육이 아니라 케겔 운동에 대해서 알려줄게요.”
케겔운동! 말이 케겔운동이지 회음부 운동을 뜻한다. 질 주위 근육을 조였다 펴는 운동이니 섹스할 때 조임이 더 좋아진다는 말도 있다.
그나저나 조만간이네. 최지아도 마음이 얼추 넘어온거 같고. 남은건 이정석이다. 이정석이라는 혹을 떼주는 게 그녀의 정조대를 풀어주는 계기가 될 거다.
최지아는 나와 제시카가 티키타카하는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다가 사라졌다.
*
케겔운동.
정말 이렇게밖에 공부하는 방법이 없는 건가.
“끄읏. 후... 응기잇♡ 후우...”
어째 목소리 뒤에 야릇한 소리를 일부러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건 나만 그런건가.
“응긋♡ 후우... 이렇게 직접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요. 흐기잇♡ 후우... 실전이 중요하니까.”
사실 케겔운동이라고 해서 막 야한 동작이 섞여있는 건 아니다. 근데 왜 이 여자가 하니까 이렇게 야하게 보이는거냐고. 목소리도 그렇고 표정도 그렇고. 저기요, 혀는 왜 내미는데.
그리고 쫙 달라붙는 레깅스를 입고 저렇게 엉덩이를 들었다 내리길 반복하니 도톰한 보짓살이 돌출됐다.
꿀꺽. 저 자국을 보면서 눈이 안 돌아갈 수 있을가. 침을 삼키고 맞은편에 앉아서 숫자를 셌다.
“하나, 둘... 셋...”
“속도 좀 줄여요. 케겔은 응깃♡!! 후우... 타이밍이 생명이라구.”
“네에엣... 다서어어엇...”
내 카운트에 맞게 엉덩이를 들어서 골반 주변에 힘을 꽉 주는 제시카.
한껏 내 하반신을 달궈놓더니 다리를 90도로 벌려 앉았다.
“손.”
“네?”
“손 줘봐요.”
내가 손을 건네자 너무도 자연스럽게 깍지를 꼈다.
“기준쌤도 똑같이 다리벌려요. 이 자세 알죠? 마주보는 커플 운동. 케겔운동을 한다는거는 커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집에서 할 수 있는 커플운동을 알려주면 반응이 좋죠.”
나는 그녀와 마주앉아서 발바닥을 맞댔다. 그러자 조금씩 손과 발바닥을 밀어내면서 다리를 찢기 시작했다.
...
점점 가까워지는 볼트와 너트. 발기라도 되면 끝장이다.
“응기잇♡”
울것처럼 얼굴을 붉히는 제시카. 생각보다 유연성이 좋지는 않은 모양이다.
“내전근 스트레칭을 통해... 응흣♡ 하는 거예요. 잠깐만. 하악♡ 하악♡... 이 상태로 좀만 쉬어요. 후. 기준쌤은 꽤 유연하네요?”
그렇다. 나는 환생하고서 어린아이와도 같은 순정의 몸을 얻었다. 안 되는 자세가 없을 정도로 몸이 유연했다.
“네, 평소에 스트레칭을 자주 해요.”
“좋아요. 좋아요. 그럼 나만 벌리면 되겠네.”
“네... 제시카쌤만 벌리면 되겠네요.”
나는 넣기만 하면 되고.
“아, 진짜 잔뜩 벌리고 싶다. 쫙쫙. 맞죠.”
“네...”
“후, 다시 해볼까요?”
“도와드릴거라도?”
“허벅지 잡아서 당겨요. 내가 아프다고 해도 계속 하고.”
아, 야해. 말맛이 너무 달착지근하다고.
아랫도리에 반응이 왔다. 살짝 꼴릿. 그러나 수련을 통해 발기 정도는 컨트롤할 수 있다. 보지와 자지가 닿기 전까지는.
내가 제시카의 허벅지를 잡고 확 당기자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자석처럼 사타구니와 사타구니가 서로 맞닿았다.
물컹.
꼬무룩한 자지와 도톰한 보짓살이 탄력있게 부딪쳤다.
“흐악? 꺄응♡ 왜 그렇게 세게 잡아당겨요흥.”
서로 인사를 하고 쑥스럽게 떨어지는 봊이와 잦이. 이것이 유사 성행위인가.
“근데 효과는 좋네... 확 찢어진거 같아요.”
“그럼 한번 더 할까요?”
“아흣. 잠만. 마음의 준비 좀...”
그녀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소복이 가렸다. 손바닥 하나에 꽉차는 얼굴. 그 안을 꽉꽉 채우는 인형같은 눈. 아무리 봐도 학생 때 인기 엄청 많았을거 같은 얼굴이다. 대게 어린 학생들은 귀여운 스타일의 여학우들을 좋아하니까.
“아, 됐어요. 자, 당겨봐요. 힘껏!”
“흡!”
“꺄흥♡”
닿았다. 또 닿았다. 서로 알고있으면서도 어물쩍 넘어가는 분위기지. 근데 아까보다 촉촉해진건 내 기분 탓일까.
“한번 더?”
“한번 더!”
“흡!”
“으아핫♡ 조, 조아요. 음, 엄청 유연해진 느낌이랄까.”
말은 침착하게 하지만, 손은 엄청 젖어있었다. 그리고 사타구니도 마찬가지. 손과 사타구니가 전부 미끄덩거리고 질척해서 야한 소리를 자아냈다.
“이번에는 천천히 해볼까요?”
“오오... 그럴까요? 역시 케겔운동은 타이밍이지...”
“그럼 당깁니다.”
“네넷♡ 흐극응으...”
조금씩 다리를 벌릴 때마다 눈을 질끈 감는 제시카. 완전히 다리를 찢어놓자 다리와 다리가 11자 상태로 붙었다. 그것도 아주 찐득하게.
쵹♡
아, 쓰발. 이 소리를 어떻게 참아.
“그, 그만! 아, 아파요! 아파!”
제시카는 ?이와 잦이의 만남보다 다리가 땡기는 게 더 아픈 모양이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그만하라고 해도 멈추면 안 된다.
나는 고추에 혈액이 몰리는 게 느껴졌지만, 그녀의 허벅지를 놔주지 않았다.
“응긋! 하아..♡ 하아..♡ 근데 기준쌤.”
“네?”
“우리 이러면 안 될거 같은데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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