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몽마학원 수석졸업생인 나와 그녀들-10화 (10/159)

〈 10화 〉 10. 이렇게 된 이상 노템으로 간다

* * *

마무리 미팅이 끝나고 이정석이 나만 따로 불렀다.

나는 군말 없이 이정석의 뒤를 따라갔고 그는 나를 이 건물의 옥상까지 데려갔다. 설마 린치를 가하려는 걸까. 출근 첫날부터 누굴 패고 싶지는 않은데.

아니. 사실은 놈이 나를 먼저 때려주길 바라고 있었다.

한껏 줘팬다고 해도 신입 트레이너한테 깨졌다고 소문 낼 놈도 아니니까.

아예 작정을 하고 빡치게 해볼까.

난간에 기댄 이정석은 담배를 꺼내더니 입에 물었다. 그가 내게도 한 대 피겠냐고 물었지만, 사양했다.

맛있게 담배를 빠는 이정석. 나는 그의 얼굴을 노려보면서 속으로 분노를 삭혔다. 이전 생의 날 죽인 놈이다. 정상적인 눈으로 쳐다본다는게 말이 안 된다.

“담배도 안 피워?”

“끊었습니다.”

“파하. 웃기지도 않네. 언제부터 끊었는데?”

“오늘부터.”

“뭐? 야, 근데 너 말이 좀 짧다?”

내가 대답하지 않고 있자 이정석이 잔뜩 껄렁거리며 말했다.

“너 있잖아. 얼굴 믿고 까부는 모양인데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인지는 몰라도 개념은 챙기고 다녀라. 응?”

개념을 챙기라고? 무슨 소리지. 또 뭔 말같지도 않은 트집을 잡으려고.

“무슨 말씀이십니까?”

무슨 대단한 말이라도 하려는 듯 한참 뜸을 들이면서 담배를 쪽 빨았다가 연기를 내쪽으로 내뱉는다. 담배연기가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쳐죽여 버릴까? 뼈와 살을 분리해서 모조리 도륙낼 수도 있다.

“야. 너 신예인 건드렸지? 그 회원 원래 내 회원이었어, 새꺄. 사람이 상도덕이 있지 남의 밥을 건드리냐.”

“매니저님이 허락하셨습니다만?”

“매니저가 허락한 건 내가 작업 쳐놓은지 몰라서 그러는 거지. 아무튼 그 회원은 등록시키지 말아라. 좋은 말로 할 때. 그게 여기 트레이너들 위계질서고 매너야. 오래 살아남으려면 그 정도는 알아야지. 너 군대 안 갔다왔냐?”

“갔다왔습니다.”

“좆까고 있네. 요즘 군대가 군대냐? 너 하는 짓 보니까 알겠다. 이 새끼는 시발 사회생활을 어디 굴다리 밑에서 배웠나. 아무튼 그 회원은 등록시키지마. 등록시키려면 그 전에 나한테 와서 허락 받아. 내가 생각해보고 해줄지 말지 고민해볼게.”

흠. 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이 새끼를 이쯤에서 한번 조져놔야겠다.

태도를 날카롭게 돌변해서 사납게 질문했다.

“이정석 팀장님.”

“뭐, 왜?”

“전과가 있으시죠? 폭행, 살해협박으로 전과 2범으로 옥살이하고 나오셔서 군대 못 가셨잖아요? 근데 왜 군대를 운운하십니까?”

“... 뭐, 뭐? 이, 이 새끼가... 어떻게 그걸...”

“요즘은 주변에 전과범들 찾기가 아주 쉽거든요. 조심하십시오. 전과 3범부터는 가중처벌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회 부적응자로 낙인 찍히셨으니까요.”

“이 시발 새끼가... 그냥 확...”

“왜요. 확 죽여버리시게요?”

내 질문에 이정석은 뜨끔해서 뒤로 한걸음 물러났다.

“주, 죽이긴 누가 누굴 죽여.”

멍한 얼굴을 보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왜 저러고 살까. 나는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했다.

“여덟시 팔분이네.”

“뭐, 너, 너 지금 나한테 욕하는 거야?”

“후, 이정석 팀장님. 이 얘기는 매니저님과 상의를 해보십시오. 그 후에 저한테 전달할게 아니라 최지아 팀장님을 통해서 전달하시는 게 맞다고 생각됩니다. 그럼 용무 끝나셨으면 이만 내려가보겠습니다. 팀원분과 선약이 있어서요. 그럼.”

내가 뒤돌아서 계단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뒤에서 어이없어 하는 소리가 들렸다.

“허... 허허허허...”

정말 똑똑한 동물은 궁지에 몰렸을 때, 지혜롭게 막다른 골목을 빠져나간다. 이런 동물을 잡기 위해서는 치밀한 함정을 설계해야만 한다.

하지만 무식한 물고기는 미끼를 물자마자 낚시꾼과 힘겨루기를 시도한다. 힘은 반작용을 낳고 자기 힘에 부쳐 결국 딸려가고 만다.

무식한 놈을 잡을 때는 미끼를 살짝 던져주는 게 정석이다. 그걸 무는 순간 겉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죽음에 가까워진다.

이정석. 아무리 용을 써도 결국은 네 무덤을 파게 될 것이다. 물론 스스로 무덤을 파지 않더라도 너는 어떻게든 내가 판 무덤에라도 들어가게 될 거다.

BD짐 센터 입구. 나는 퇴근 중인 유성목과 마주쳤다.

“기준쌤. 아직 퇴근 안 했어? 미팅 끝나는데로 갈 사람 다 가라고 했잖아.”

“네. 오늘 지우쌤이랑 둘이 운동하기로 했거든요.”

“오올~ 근데 어디갔다 오는 길이야? 왜 비상계단에서 나와?”

“아, 그게...”

굳이 여기서 이정석의 이름을 언급할 필요는 없다. 유성목이 개입하는 순간,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옥상에서 담배 한 대 피고 왔습니다.”

“흡연하는구나? 담배는 끊는 게 좋아. 트레이너가 담배 냄새나면 회원들이 싫어해. 그나저나 지우쌤이랑 그새 친해진 모양이네? 지우쌤한테 많이 배워.”

“네, 알겠습니다.”

“난 퇴근한다. 수고.”

매니저에게 인사하고 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내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제시카쌤? 지아팀장님도?”

한지우뿐만 아니라 제시카와 최지아도 옷을 갈아입고 몸을 풀고 있었다.

“왜요. 우리는 같이 운동하면 안 돼요?”

“아니, 안 될건 없는데요.”

안 될거 없긴 하다. 그렇긴한데...

이제 곧 대물 페로몬초가 발동할텐데?

[악신 ‘일곱마리 발정난 암캐’가 난교파티를 기대하며 자기도 끼고 싶다고 헥헥거립니다. 100코인을 후원합니다.]

[악신 ‘고품격 승차감’은 당신이 세 여자와 한 번에 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자위를 시작합니다. 10000코인을 후원합니다.]

출근 첫날부터 외모 순위 1, 2, 3위를 다 따먹으라는 소리냐?

하... 말도 안 돼는 소리다. 머리가 복잡해진다.

심란하다. 심란해. 언뜻보면 행복한 고민이다. 오늘 한지우와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따먹었을텐데 이렇게 되면 노선을 좀 변경해야 한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가자 한지우는 이미 운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랫풀다운부터 시작인가.

한지우는 등과 복부가 훤히 들어나는 스포츠브라만 착용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타투가 눈에 아른거린다. 허리 전체를 가득 채운 타투. 어쩐지 등 전체에 타투가 가득할거 같다. 물론 나는 이전 생에 주변에 타투한 남자들이 많아서 타투에 위화감 같은 건 없다. 근데 여자 몸에 타투가 저렇게 크게 그려져 있는건 처음이다.

근데... 예쁘다! 아니, 아름답다는 말이 적절할것 같다. 타투도 사람 나름인지라 몸매가 좋고 피부도 깨끗하니 예술품에 보석을 새겨넣은 것만 같았다.

바를 내릴 때마다 조여지는 등근육이 선명하게 보였다. 특히 기립근의 계곡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탐스러웠다. 나도 모르게 한지우와의 뒤치기를 상상했다. 힙업된 엉덩이와 발달된 기립근이라. 아주 맛깔난다!

그녀는 한 세트를 끝내고 쉬는 동안 멀찍이서 지켜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손짓했다.

“빨리 와요. 번갈아가면서 한 세트씩 하게.”

“아, 예.”

옆에서 제시카가 눈치없이 쪼르르 달려왔다. 그녀는 아디다스 삼선으로 옆라인을 장식한 상하의 세트를 입었다. 목부터 엉덩이까지 라인이 1자로 떨어진다. 그리고 그 예쁜 맵시는 전면부도 마찬가지였다. 빈유. 염치도 없고 눈치도 없는 노랑머리 빈유.

“지우쌤. 나도 껴줘요. 같이해.”

“나는 같이 해도 상관없어요.”

“아... 저도 상관없습니다.”

“어머, 뭐야? 같이 등운동 조지는 거야? 그럼 저도 같이 해요. 이왕 이렇게 된 거 팀 운동 확정!”

최지아까지.

하, 돌아버리겠네. 이거.

본격적으로 운동이 시작되자 여자들은 자신의 운동능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쉬는 동안에도 나불나불 운동에 대한 설명을 멈추지 않는다.

“랫풀다운은 너무 무겁게 할 필요가 없어요.”

한지우가 손을 들어올려서 자신의 겨드랑이 안쪽을 가리킨다. 왁싱을 깔끔하게 한 밋밋한 겨드랑이. 팔뚝이 탄력있어서 축처지는 살도 없고 가슴과 겨드랑이를 잇는 굴곡이 섹시하다. 심란하다. 심란해.

“여기서부터.”

등을 돌려 자신의 허리부분을 가리킨다. 온몸이 탄력적이고 건강미가 흘러넘친다.

“여기까지. 하지만 운동이 익숙하지 않으면 겨드랑이 밑부분에만 부하가 걸릴 거예요. 하지만 이것도 느껴지게 하는 게 트레이너의 역할이죠. 하부 승모근을 조금만 활용하면 가능해요. 자, 여기서 조금만 엉덩이를 뒤로 빼고. 오케이. 쫙 끌어당겨요. 나이스. 잘하네요.”

한지우의 말대로 자세를 잡고 하부 승모근 부분에 신경을 썼더니 광배근의 처음부터 끝부분까지 쫙 수축하면서 자극이 넓게 느껴졌다.

완전 신세계다. 사실 하부 승모근이라는 근육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승모근하면 바로 떠오르는게 보디빌더들 목 바로 옆에 있는 언덕을 생각하니까.

한지우는 오늘 내게 알려주려고 했던 운동지식을 대방출하며 아낌없이 나를 가르쳤다.

세 사람 다 운동을 잘한다. 몸매도 좋다. 얼굴도 미친 듯이 예쁘다. 이 세 여자에게 둘러싸여서 운동하는 기분은 황홀 그 자체. 나는 가끔씩 서포팅하면서 가슴이 닿거나 사타구니쪽이 엉덩이에 닿으면 발기를 참기 위해 속으로 애국가를 속사포랩으로 불렀다. 이게 나라다.

제시카는 운동할 때도 땡추같은 짓을 했다. 3~4개까지의 자세는 베스트. 그런데 그 이후부터는 힘이 부치는지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응기잇! 응잇!”

“제시카쌤! 힘내서 10개 채워요!”

“알았응! 이기잇!”

바보같지만, 저 얼굴로 저러고 있으니까 모든 게 용서가 된다.

전부 3번씩 돌아가면서 했고 남은 건 앞으로 2세트.

나는 슬슬 시간을 된 것 같아 시간을 확인했다. 메르세데스가 협찬한 아이템의 위력이 어느정도일지 궁금하다. 이참에 그냥 센터에서 모조리 따먹어버려?

띵­

대물 페로몬초가 발동했다. 몸 밖으로 물씬 풍기는 기운들. 색기다. 닿자마자 느껴버리게 된다. 이 색기는 나와 같은 환생자나 악마급 이상만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엄청난 오라다. 내 고추 길이에 비례해서 농도가 측정된다고 했던가. 이걸 들이마시면 꼬시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섹스를 하게 될 거다.

나쁘지는 않아. 나쁘지는 않다고. 최지아, 한지우, 제시카. 세 여자 모두와 섹스를 하고 싶을 정도로 다들 미인이다. 하지만 이대로는 제대로 된 회사생활이 불가능하단 말이다.

“어...”

“으읏..?”

한지우와 제시카가 먼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몸을 베베 꼬기 시작했다.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고 타이즈를 입고 있는 한지우는 손을 사타구니 사이에 껴서 음란한 자국을 가려야만 했다.

곧 이어 제시카는 이상현상을 감지하고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버리기까지 했다.

아이템이 너무 강력하다. 인간들에게 자칫 고급 아이템을 썼다간 위험한 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

메르세데스. 그 악신년이 나한테 장난질을 한 거다. 벨라도 한통속이다. 자극적인걸 원한 거다.

“제시카쌤?”

반면에 최지아는 완벽하리만큼 정상적이었다.

“괜찮아요?”

“하악... 하악... 네, 네... 그냥 갑자기 으응... 아래쪽이 후끈후끈 간지러워서.”

야하다. 제시카, 한지우 두 사람의 얼굴 표정이 극도로 야하게 물들어져갔다. 동시에 분위기도 조금씩 야릇하게 흘러갔다. 어떤 특정한 행위 없이도 이런 기운을 발산하는 게 가능했구나.

시발, 그나저나 빨리 멈추지 않으면 제시카가 스스로 팬티까지 벗어버릴지도 모른다.

나는 휘청거리는 한지우의 허리를 감싸 안은 후에 내 무릎에 얼굴을 대고 눕혔다.

“하아... 하아...”

진짜 큰일이네, 이거.

의문점은 최지아였다. 만약 여기서 최지아까지 대물초의 영향을 받았다면 끈적끈적하게 셋 다 질내사정을 해줬으면 될 일. 하지만 이렇게 최지아가 한없이 정상적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나는 재빨리 벨라를 불러서 해독약을 찾아야 했다.

­벨라. 지금 나랑 장난쳐?

­크킄크. 왜애~ 보기 좋은데.

­나한테 뭘 먹인건지 지금 보고 있어?

­응. 보고 있어. 근데 악신들 반응이 좋은데? 달아오른 트레이너들의 얼굴 때문에 후원금이 밀려들어와. 여기서 너가 화룡점정을 찍어주길 바라고 있어.

­안 돼. 큰일 나게 생겼어. 게다가 여자 하나는 아이템 효력이 없어. 이 상황을 의심할 게 분명해. 해독약을 보내줘.

­흠. 그러고보니 그렇네. 알겠어.

나는 벨라가 보내준 해독약을 사용했다. 그러자 대물 페로몬초의 오라가 점점 사라졌고 제시카와 한지우도 조금씩 원상태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최지아는 왜 아이템이 안 통하지?

내 질문에 벨라는 잠깐 생각하는 듯 조용하고 있다가 말했다.

­... 천신의 가호를 받고 있는 거야. 왼손 중지에 낀 반지 보여?

자세히보니 최지아의 왼손에 반지가 있었다.

­어. 보여.

­악마의 아이템이 통하지 않는 걸로 봐선 천신의 가호가 깃든 반지가 분명해. 아마도 최지아는... 천주교 신자일 거야.

­컥... 그럼 설마 저거...

­응. 맞아. 혼전순결 반지. 천신의 가호가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건.

­혼전순결? 세상에나 처녀구나. 저 얼굴, 저 몸매에 처녀라니. 저건 가호가 아니라 죄악이야. 미적 가치의 어마어마한 낭비라고! 젠장할...

근데 왜 가슴은 뛰냐.

처녀라니. 처녀라니. 처녀라니!

근데 그럼 이정석은? 푸핫! 그 새끼는 뭐야. 병신새낀가. 거세라도 할 생각이었는데 그럴 필요도 없어졌다.

섹스트림을 엿보자 악신님들 채팅창도 아주 난리가 났다.

[악신 ‘왕자지제’가 처녀를 발견하고 몸을 부르르 떱니다. 100코인을 후원합니다.]

[악신 ‘무털도사’가 “우리 업계에선 무모보다도 처녀를 최고로 치지. 무모 처녀라면 더할 나위 없고.”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100코인을 후원합니다.]

[악신 ‘일곱마리 발정난 암캐’가 “너가 안 먹을거면 나 줘.”라며 미친듯이 짖기 시작합니다. 100코인을 후원합니다.]

[악신 ‘고품격 승차감’이 당신의 다음 섹스 상대가 처녀라는 사실에 자위에 박차를 가합니다. 10000코인을 후원합니다.]

그나저나 천신의 가호라니. 아무쪼록 이번 상대가 자빠트리기 어려운 상대임에는 확실하다.

오냐. 그럼 이렇게 된 이상 노템으로 밀고 간다.

­벨라. 지금부터 모든 협찬은 거부해. 지금부터 우리 방송 컨셉은 ‘순정’이다.

­뭐, 순정? 진짜 미치겠다. 아이템을 안 쓰겠다는 거지? 과감한 선택이긴 해. 상관없긴한데 너는 괜찮겠어? 자신있냐고.

­자신있지. 정조대 차고 있으면 부숴버리면 그만이야. 내 복수의 길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

­그놈의 복수. 어차피 섹스할 때는 사정없이 아껴줄거면서. 그게 네 컨셉이기도 하고.

­뭔 소리야. 사정있이 아껴줘야지. 안에다 잔뜩 사정해줄거야.

­푸큭. 그래, 알았으니까 보여주라고.

한지우와 제시카는 조금씩 진정됐다. 운동 시작 전부터 땀을 잔뜩 뺀 두 여자는 기진맥진해서 운동은 불가능해 보였다.

“두분 오늘 컨디션이 완전 별론가보네요.”

“음. 그런건 아닌데 모르겠어요. 기분이... 음... 좋았어.”

“큼흠흠.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팀장님. 몸에 무리가 온 건 아닌데 이상이 생긴 것 뿐이에요.”

“?”

최지아가 추가 설명을 원하는 표정을 짓자 제시카가 한지우의 손을 잡으며 샤워실로 데려갔다.

“저희 둘은 여기까지 할게요! 두분이서 마무리 잘 하세요!”

그래서 나와 최지아만 남아서 마무리 운동을 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