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몽마학원 수석졸업생인 나와 그녀들-1화 (1/159)

* * *

〈 1화 〉 1. 어떤 이름으로 살겠는가

* * *

죽은 자는 말이 없다? 틀렸다. 말 존나 많다.

지옥 곳곳에서 들리는 고성은 온통 주저리주저리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었다.

“내가 왜! 내가 왜 지옥에 와야하는건데? 니들이 태어나서 부모한테 학대 당해봐. 시팔, 그러면 얼굴이라도 잘생기게 태어나야 되는데 이게 시팔, 시멘트에다 얼굴을 갈아서 태어난거여, 트럭에 두 번 정도 치인 얼굴이여?”

“고추라도 크면 몰라, 시팔! 첫날밤 와이프한테 넣었더니 자기 첫경험인데 원래 이렇게 아무 느낌도 없냐고... 흑..! 미안하다. 나도 처음이었다. 근데 솔직히 너도 나 출장 나갈 때마다 내 친구랑 붙어먹었잖아! 그 꼴을 직접 봤는데 눈까리가 돌아요, 안 돌아요?”

“나는요. 회개할 생각이었어요. 매일밤마다 신께 절하면서 고해성사할 준비가 됐었다니까요? 근데 별안간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서 뒈져버린 게 어디 저 때문입니까? 좆나 불공평한 거예요. 모든 사람한테 기회는 평등해야죠.”

누가 앞에 있기라도 한 것처럼 하소연하는 이유가 있다.

대기열을 기다렸다가 차례가 되면 재판을 받는다. 재판에서 패소하게 되면 앞으로 몇 백년 동안은 불구덩이에 쳐박혀야 한다.

정작 재판장 앞에 서면 한 마디도 못할 인간들이 혹시나 구제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이 자리에서 서러움을 털어놓는 거다.

오직 나만을 제외하고.

나는 굳이 저렇게 소리를 지르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진 않았다.

억울함을 호소하면 오히려 죄인처럼 느껴진다. 죄가 없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억울해하지도 않겠지. 멍청한 놈들은 하나같이 자기 잘못을 까발리고 있다.

죽고나서 첫 재판까지 남은 기한이 1000일이라고 했나. 이제 내 재판까지도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전생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라. 솔직히 없지는 않다. 그냥저냥 살아온 인생이다. 지옥에 온 다른 이들에 비해 특이점이 있다면 양아치 새끼들 골라서 복수해줬다는 것 밖에.

복수를 대신해주는 사람. 복수대행업. 그게 나였다.

갱생한 양아치여도 남들 괴롭힌 돈으로 인생 반전에 성공했으면 그에 따른 보복을 받아야 마땅했다. 심지어 20년 전에 일어난 일이어도 끝까지 찾아가서 복수해줬다.

복수의 방법은 간단했다. 피해자가 받은 스트레스를 그대로 받게 해주는 것. 그리고 잊혀진 과거를 뼈에 각인시켜주는 것. 대게는 폭행이었다. 어쩔 때는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을 때도 있었다.

그렇게 인생 좆된 다음에 자기 인생 돌아보고 후회하게 만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그게 내 죄라면 달게 받으리라.

구원해달라느니 억울하다느니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날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놈들한테 복수라도 할 수 있다면 또 모르겠다.

복수대행하던 놈이 정작 자기 원수들한테는 복수를 못하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기억이 난다. 내가 죽는 바로 그 순간이. 죽어서도 기억하게 되는 그 끔찍한 광경.

담배가 있으면 한대 거하게 빨아제끼고 싶네.

나는 지금 내 손가락 사이에 불붙은 타르 6밀리짜리 담배가 꽂혀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눈을 감고 마치 담배가 손에 잡혀있는 것처럼 입에 가져다대고 크게 빨았다.

상상흡연이다.

스읍­

탁한 풍미가 입안 가득 스며들어온다. 심장이 격하게 뛰기 시작했다. 마치 다시 살아난 것처럼 느껴지는 이 생동감. 손가락 사이에 매끈한 담배의 감촉. 코로 내뱉는 짜릿한 숨.

죽고 난 후에 이런 기분은 처음인데.

눈을 떠보니 실제로 내 손에는 담배가 들려있었다.

와. 이건 뭐지? 긴가민가해서 한 번 더 빨아봤다.

이거 리얼인데.

뭐지, 말보로? 던힐? 뭐 어쨌든.

다른 망자들이 날 놀란 눈으로 바라본다. 전생에 흡연 꽤나 했던 놈들이 많기 때문에 내 손에 들려있는 담배를 바라보며 침을 삼킨다. 그러나 함부로 덤비지는 못했다. 딱 봐도 나한테 개기면 안 된다는 걸 눈치챈 모양이다.

반면, 행렬을 지키고 있는 지옥의 간수들은 나를 신경쓰지 않았다.

혹시 몰라서 대열을 이탈해 봤는데 역시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았다.

호오...

담배를 중간 정도 깊이 빨았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몸매 좆되는 여자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눈을 감았다 뜨니 내 앞에 벌거벗은 슈퍼모델이 있었다.

나는 흠잡을 데 없이 매끈한 여체를 손으로 쓸어내렸다. 갓 태어난 것처럼 야들야들한 속살이다. 손으로 느껴지는 이 탄성. 이번에는 보기좋게 솟아오른 가슴을 콱 움켜잡았다.

“하읏­”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고 오금에 힘이 살짝 풀린다. 활어회같은 반응.

주변을 둘러보니 역시나 망자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었다. 간수들은 초지일관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럼 어디...

내가 담배를 입에 꽂은 후 약 10분 가량, 지옥의 모든 망자들이 침묵했고 덕분에 고요함이 낮게 깔렸다.

팡­ 팡­ 팡­ 팡­

하으읏!

으흥!

앙!

신성한 재판장 앞은 고요함 속에서 내 떡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이거 좋은데... 감각은 최상. 콘돔도 없이 막 갖다 꽂는데 쪼임은 이 세상 쪼임이 아니다. 당연하게도 여기는 지옥이니까.

스테미나는 또 어떤가. 육체의 속박이 없으니 날아가는 기분으로 추삽질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상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몸매의 미녀라니. 그 좆돼는 몸에 내가 피는 담배의 재와 내 몸에서 흘러나오는 땀이 뚝뚝 떨어진다. 우월감. 형언할 수 없는 우월감에 빠져들었다.

다 피고 땀에 젖은 담배를 바닥에 내던져 껐다.

혀를 내밀어서 황금비율의 유륜을 거칠게 핥았다. 추잡할 정도로 마구 핥고 이빨로 깨무는데 이 여자는 어떤 거부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너무 좋다! 아주 그냥 죽길 잘했다!

어느새 사정감이 느껴졌고 나는 허리를 더 빠르게 움직여 안에다 마음껏 싸질렀다.

“후우... 후우...”

분명 체력이 많다고 느꼈지만, 걸쭉하게 토정하고 나니까 숨이 차는 게 느껴졌다. 그래, 이게 섹스지. 섹스가 끝나면 자고로 숨을 헐떡이고 온몸이 땀으로 젖어들어야 한다고. 그건 여자쪽도 마찬가지였다. 지옥의 불꽃이 석양처럼 여자의 몸에 스며들었다. 촘촘히 땀으로 젖은 여자의 몸이 정열적인 색상으로 변해 관능미까지 더해줬다.

불끈.

언제 쌌는지 모르게 재차 분노하는 고추.

나는 2차 삽입을 하기 위해 여자의 몸을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여자는 내쪽으로 끌려오면서 손바닥으로 내 가슴에 손을 얹었다.

“잠깐만.”

처음으로 여자가 말했다. 이것도 이거 나름대로 즐거운 일이랄까. 나는 웃으면서 여자가 뭘 원하는지 들어주기로 했다.

“내가 위에서 하고 싶어.”

“좋지.”

내가 바닥에 눕자 여자는 망설임없이 자기 것에 내 것을 겨냥해 찔러넣었다. 충분히 젖어 있어서 매끄럽게 들어가지만, 그렇다고 입구가 넓은 건 아니었다. 쫀쫀하게 달라붙는 질의 내벽은 내 걸 잡아놓고 놓치지 않으려고 앙탈을 부렸다.

움직이는 허리. 그녀는 내 자지를 자동차 기어 움직이듯 돌돌 돌리면서 좋아하는 위치를 찾는 듯했다.

그러다 점차 빨라지는 방아. 넘실 거리는 두 개의 둔덕. 아찔할 정도로 움푹 들어간 허리라인에 손을 가져다댔다.

“하읏! 조, 좋아!”

“크윽...”

나 또한 참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쾌감을 느꼈다. 내가 위에서 박았을 때와는 전혀 다른 절경과 함께 어울러져 쾌감이 증폭됐다.

솟구친 유두와 붉은 기운이 합쳐진 절경은 이곳이 지옥이라고 생각되지 않게 만들었다. 오히려 이곳은 천국. 그녀의 가슴은 에덴동산이 아닐지.

뭐라고 설명할까.

내 머릿속에서 탄생한 이 여자는 섹스를 존나 잘하는 여자였다. 망자일까. 망자라면 아쉽다. 전생에서 만났으면 매일 밤 여덟 번씩 안에다 듬뿍 사정할 자신 있는데.

바로 그 순간, 여자의 허리가 부들거리며 활처럼 휘었다.

“꺄흥!”

지금이다. 내게 쪼임의 신호를 준 여자와 호흡을 맞춰 안에다 잔뜩 사정했다. 사정 타이밍까지 전달하니 심적인 부담감도 확실히 내려놓게 된다.

만족. 격하게 만족.

“후우...”

누운 채로 만족하는 숨을 내뱉자 여자도 내 옆에 나란히 누웠다.

“좋았어?”

이젠 마치 여자친구처럼 물어본다.

“응. 너 잘한다. 맛있어.”

“내가 좀 맛있지.”

“이름이 뭐야?”

내가 묻자 여자는 후훗하며 웃으며 상체를 들었다. 여체의 아름다움은 살짝 뒤틀린 상태에서 더 잘 보이는 법. 상체를 꺾어 날 바라보는 자세에 옆구리가 살짝 뭉개지고 가슴은 한쪽으로 쏠리며 출렁거린다. 매끈한 다리는 자랑이라도 하는 것처럼 쭉 뻗어서 교차됐다.

후아. 절경이네. 절경이야.

얼굴은 또 얼마나 예쁜지.

“나는 몽마야.”

“몽마..? 서큐버스 뭐, 그런건가?”

“맞아. 축하해. 내가 널 점찍었어.”

“음. 그러면 정기를 쪽쪽 빨리게 되는 건가?”

“푸훗. 그건 아니야. 어차피 너는 망자니까. 정기 따위 있을 리 없잖아. 저기 간수들 보이지?”

“어...”

“저 간수들도 한 때는 망자였어. 다 이 지옥의 악마들한테 찍혀서 후원을 받는 거지. 하지만 여기서 간수질이나 하고 있다는 건 악마들의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야. 기대에 충족한 인간들은 환생해서 인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

환생이라고..?

나는 그 단어가 이렇게까지 먹음직스럽게 느껴질줄은 상상도 못했다.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자 몽마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널 후원해줄게.”

“어떻게?”

“지옥에는 몽마학원이라는 곳이 있어. 그곳에서 네 섹스 스킬을 갈고 닦아 최고의 섹서가 돼. 그러면 널 지상으로 보내줄게.”

“그 얘기는 방금 섹스로 날 시험해봤다는 얘기처럼 들리는데.”

몽마는 내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랬으면 바로 탈락이겠지. 넌 그냥 내 말에 복종하는 노예였을 뿐이야.”

“뭐?”

순간 열이 뻗쳐서 몽마를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탔다.

본때를 보여줘야겠다는 본능적인 생각이었다. 마침 불끈 솟아오른 음경이 몽마의 클리토리스를 짓눌렀다.

“길이도 합격. 두께도 합격. 강직도도 합격. 이대로 학원 졸업하고 환생하면 더 커지고 단단해질 거야. 근데 그것만으론 안 돼.”

몽마는 내 단단해진 고추 기둥을 양손으로 붙잡고 귀두의 절반 정도를 보지에 삽입했다.

찌걱­

“크읏...”

입구부터 미친 듯이 조여댄다. 벌써부터 쿠퍼액이 질끈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하, 존나 황홀하네.

몸통을 넣은 것도 아니고 귀두의 절반만 밀어넣은 것 뿐인데 이렇게 기분이 좋다고? 대체 이 몽마는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걸까.

“색기야.”

“크읏..!”

“만지는 것만으로 상대방을 극락으로 보내버리는 경지의 색기. 몽마학원을 나오면 이렇게 될 수 있어. 심지어 싸는 순간도 내가 정할 수 있지.”

“누가, 내가? 아님 너가.”

“풋. 당연히 너지.”

“차, 참을 수 있을거 같은데?”

“귀두만 넣은 걸로 가버리려고 하는 주제에 자신감이 과하네.”

몽마는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한 차례 나를 올려다보더니 귀두 끝을 물었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귀두의 1/2 정도가 입술 안쪽으로 파고들자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사정감이 솟아났다. 몽마의 혀는 어쩔땐 소프트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다가도 어쩔땐 조여대는 뱀처럼 두껍게 느껴졌다.

슈릅­ 후릅­

쿠퍼액과 타액이 질척하게 섞여 몽마의 입안에서 야릇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읏!”

참을 수가 없었다. 솟구치는 사정감을 주체하지 못하고 몽마의 입안에 잔뜩 지려버렸다.

기둥까지도 내주지 않았는데 사정한 거다.

하지만 패배한 기분은 뒷전이고 온갖 황홀경에 휩싸여 잠시동안 선 채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분명 안에 있는 걸 다 게워낸 고추는 여전히 흥분 상태로 뻣뻣하게 고개를 치켜들고 있었다.

뽁­

몽마는 입술 밖으로 귀두를 뽑아냈다. 그리곤 혀를 내밀어 잔뜩 고인 내 정액을 자랑스럽다는 듯이 보여준 후에 그대로 목구멍으로 삼켰다.

꼴딱거리는 소리가 다 들릴 정도였다. 맛있다는 표정으로 씩 미소짓는 몽마. 오늘 처음 만났지만, 사랑한다, 시발년아...

“물어볼 것도 없겠지? 지금 바로 손잡고 학원 등록하러 가자. 학원은 망자의 길을 돌아서 걷다 보면 나올 거야. 여기 오기 전에 종종 길가에 고층 건물들을 봤지? 그것들이 다 악마들 육성하는 건물들이야.”

“좋아. 근데 한 가지 물어볼게 있어.”

몽마는 입 밖으로 새어나간 정액을 손등으로 쓸어냈다.

“뭔데?”

“날 도와주면 너한테 돌아가는 이익이 뭐지?”

몽마는 손등에 묻은 정액을 다시 혀로 싹싹 핥아먹었다. 마지막 한방울까지 핥아먹곤 나를 보며 지그시 웃었다.

“그래도 호구는 아닌 모양이네. 그래, 설명해줄게. 지옥은 최단 기간 최고의 쾌락을 추구하는 이익 집단이야. 악신들은 대부분 관음증이 있어서 악마들의 섹스를 방송채널을 통해 구경하면서 마음에 드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코인을 후원하지. 악신들은 그중에서도 몽마들의 방송을 참 좋아해. 몽마들만 유일하게 현세인들과 섹스할 수 있으니까. 현세인들은 꼭 내일 죽을 것처럼 섹스하거든. 그럼 당연히 더 좋아하는 방송은 뭘까?”

나는 가만히 듣고있다가 나한테 질문한다는 걸 깨닫고 대답했다.

“... 인간끼리의 섹스?”

“그치. 근데 인간한테는 채널 계약을 따로 할 수 없으니까, 환생자. 즉, 섹서의 방송을 본다는 거야. 넌 내 선수고. 내 후원을 받는 조건으로 나와 계약을 맺게 돼. 당연히 수익금의 일부를 나랑 나누게 될 거야.”

“내가 거절하면?”

몽마는 손가락 끝으로 망자들의 행렬을 가리켰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았기에 굳이 되묻지 않았다.

결국 답은 정해놨다는 거네.

하지만 그렇게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상대는 악마다. 현세로 따지면 사기꾼들과 다를 바 없다는 뜻. 그녀가 말한대로 악마나 악신들은 최대 쾌락을 위한 이익 집단이니까.

내가 망설이자 몽마는 내 결정을 돕기 위해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나는 꽤 잘 나가는 채널의 운영자야. 너도 느낌이 오겠지만, 이 많은 망자들을 조용히 시킬 정도의 영향력 정도는 있다는 얘기지.”

그녀는 내 손을 자기 뒷문으로 가져갔고 나는 본능적으로 손가락 반마디 정도를 안에 찔러넣었다. 질척이는 액체가 느껴진다. 쏙 빼내서 눈 앞으로 가져왔는데 시큼하거나 비린내가 날 줄 알았는데 달달한 냄새가 났다. 아니, 아니다. 자리에 주저앉을 정도로 매혹적인 냄새였다.

“몽마들 중에서도 나한테서만 나오는 S급 후장 애액이야. 내가 선택받은 몽마라는 증거. 악신들은 별의별 패티시가 다 있는데 똥구멍에 삽입했는데 애액이 질질 새는 걸 좋아라하는 패티시도 있어서.”

그녀의 애액이 묻은 손가락 끝이 성감대라도 된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호기심이 동한다. 잔뜩 박아넣고 싶어졌다.

“몽마학원, 등록하자. 내가 책임지고 널 최강 섹서로 만들어줄게. 환생 후의 부와 명예는 물론이고 수 많은 여자들과 무한한 쾌락까지 얻을 수 있어. 그리고 나...”

몽마가 내게 가까이 밀착하더니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이번 기수 특별수업인 후장섹스 교생이다? 원래는 망자들끼리 서로 삽입 실습하는데 신입 중에선 너만 특별하게 교생한테 본보기 삽입을 허락할게.”

“콜.”

다른 미사여구가 필요한 게 아니었다고! 그 말이 제일 듣고 싶었다고!

물론 그뿐만이 아니었다. 환생하면 날 죽인 놈들에게 복수할 수 있다. 어쩌면 그게 가장 큰 이유이다.

내 말을 들은 몽마가 기쁜 듯이 미소지었다. 몽마가 손가락을 튕기자 알몸이었던 나와 그녀가 언제 그랬냐는 듯 정장차림이 되었다.

한시간 정도를 걸었을까. 우리는 한문으로 몽마학원이라고 쓰인 간판 앞에 도착했다.

*

그로부터 1000일 후.

[몽마학원 졸업식이 시작됩니다!]

[당신은 수석졸업자입니다.]

[섹스트림 등록됩니다.]

[몽마 이사벨라와 단독계약이 성립됩니다.]

[계약 추가사항 : 이사벨라의 후장은 당신의 음경만 허락합니다. 이를 어길 시, 계약은 파기되고 대상은 소멸합니다. 당신의 성기는 다른 누구의 성기에도 귀속되지 않습니다. 최대 다수와 섹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악신 ‘모세의 어두운 면’이 당신에게 흥미를 표현합니다. 100코인을 후원합니다.]

[악신 ‘왕자지제’가 당신의 방송계약을 축하합니다. 100코인을 후원합니다.]

[악신 ‘일곱마리 발정난 암캐’가 당신에게 잔뜩 기대를 겁니다. 100코인을 후원합니다.]

“하아... 내가 못 살아, 진짜. 수석 졸업하면 내 후장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니 할 말은 없다만...”

악마들의 졸업식이라 그런지 상상 그 이상이다. 학생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미친 난교파티를 열었다. 둘이서 한데 엉키기도 했고 여럿이서 하는 무리도 있었다.

나는 그중 일품 중의 일품. 벨라의 애널에 내 걸 잔뜩 집어넣고 괴롭히는 중이었다.

주변에서 탄성이 쏟아진다.

다른 남학생들은 섹스 중에도 전부 내쪽을 부럽다는 듯이 쳐다봤다.

자기들은 아직 환생하지 못한 망자들이나 서큐버스 후보생들과 섹스하는데 나만 완성형 서큐버스랑 떡을 치고 있으니까.

게다가 벨라가 오죽 예뻐야지. 몸매도 최상, 얼굴도 최상이다. 그뿐이겠는가. 애널에 거대하고 기다란 성기가 삽입될 때마다 철철거리며 쏟아지는 S급 애액 때문에 놈들은 자기 고추에서 느끼는 쾌감보다 나를 통한 카타르시스를 더 느끼는 중이다.

퍼억­ 퍼억­

“흐읏­ 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지. 으큭!”

바닥은 벨라의 후장 애액으로 질척거렸고 몇번이나 가버린 표정을 지었다.

철옹성처럼 굳게 닫혀 있던 이사벨라의 후문. 실습 때 나에게만 허락했던 그 문은 결국 졸업 때까지 다른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았고 졸업 이후에도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많은 학생들의 질투를 받을만도 하지.

“후아앙... 조, 좆나 잘... 잘해...”

1000일 전까지만 해도 자신감에 가득찼던 얼굴이 영락없이 무너져 내린다. 원래라면 뻑뻑하고 둔탁한 조임의 구멍이 S급 애액 때문에 부드럽고 질감이 좋다. 벨라의 경우에는 앞으로 넣는 것보다 뒤로 넣는 게 훨씬 쾌감이 좋다.

그리고 이제 이 후장은 ‘오롯이’ 제 겁니다.

“꺄흥­ 으흥! 조, 좋아... 싸줘... 안에 잔뜩..!”

싸달라고 애원하는 벨라. 하지만 허리를 멈출 생각은 없었다. 귀두 끝에서 뿌리 부분까지 넣었다 빼기를 반복. 나는 사정감을 마음대로 컨트롤하면서도 쾌감은 유지시킬 수 있게 됐다.

이게 다 기초부터 탄탄히 훈련한 덕이다.

이제 슬슬 싸볼까.

벨라의 후장 안에다 잔뜩 사정하며 씩 미소를 지었다.

하늘에서는 학원 졸업을 축하하는 폭죽이 뻥뻥 터져댔다.

그와 동시에 들려오는 알림음.

[축하드립니다. 몽마학원을 졸업하였습니다. 환생조건을 달성하였습니다.]

[‘섹서’가 됐습니다.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 가능 아이템 : 몽마학원 교장 릴리아의 추천서 @추신­지옥으로 돌아오면 꼭 방문 바람. 연락없이 방문해도 언제든 환영. 제발 부탁드림. 당신의 맛난 릴리아가. 그 외 교생 및 담당교사들 추천서 다수]

[추천서 사용시 환생 할 때 좋은 DNA를 타고납니다.]

“추천서 모두 사용.”

[추천서를 전부 사용하셨습니다. 바로 환생하시겠습니까?]

“오케이.”

“잠깐만.”

“응?”

“전생에 썼던 이름은 기억 속에 고이 간직하기만 해. 이제부터는 새로운 삶, 섹서의 삶을 사는 거야. 어떤 이름으로 살래?”

어떤 이름으로 살거냐고?

생각해보지 않았다.

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하는 동안 미친 듯이 수련에만 집중했다. 금강불괴의 자지와 사정 타이밍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능력, 삽입만으로 보내버리는 각종 체위까지.

아마 내가 다시 태어나면 지구에서 나만큼 섹스 잘하는 놈은 없을 거다.

전생을 살면서 간혹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여자가 여행을 떠나 흑인이랑 한 번 자고나면 다시는 귀국하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를.

그 말은 즉, 모든 사람은 잠자리를 비교한다. 누군가와 섹스를 하면서도 최고의 잠자리를 떠올리기 마련이기도 하다.

나는 그 누구와도 비교가 불가능한 최강 섹서. 섹스의 기준. 스탠다드 오브 섹스!

“성기준. 성기준으로 살겠다.”

“좋은 이름이네. 처음에 나 만났을 때 생각나?”

“당연하지. 미치지 않고서야 그때를 잊겠어?”

“담배.”

“응. 기억나.”

“눈을 감고 그때처럼 담배를 떠올려봐.”

나는 눈을 감았다.

갑자기 공기가 차가워졌다.

눈을 떴고, 내 손에는 담배가 들려 있었다.

어떤 건물의 옥상. 멀리 국회의사당과 높은 고층빌딩. 스카이스크래퍼.

이곳은 서울이다.

두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이사벨라가 난간에 기대 서 있었다. 방금까지 홀딱 벗고 있던 그녀는 이번에는 섹시한 가터벨트만 착용했다. 유두가 다 드러나는 파격적인 옷차림이다.

벨라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려 좋은 향기가 났다.

“스타트는 깔끔하게 스물다섯. 4년제 휴학하고 군대 제대한 시점이야. 부모님도 없고 친구도 없고 집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 있는 건 오로지 악신들한테 후원받은 2000코인이 전부야. 물론 내가 따로 코인을 빌려줬어. 그건 천천히 갚으면 되.”

“민증은?”

“다 준비됐어. 이제 성기준이라는 이름으로 살기만 하면 돼. 자신있어?”

풋. 자신있냐고? 나는 웃고 말았다.

“당연하지.”

손에 들고 있는 담배를 입에 가져다 물고 뜨거운 불구덩이를 삼키듯 목구멍 너머로 넘겨보냈다. 목구멍에서부터 코까지 매운 기운이 확 올라오는 게 내 신체가 순정이라는 걸 증명했다.

살아있는 느낌. 그것도 아주 싱싱한 신체. 사타구니에 묵직한 기운은 전생에서 달고 다녔던 것보다 훨씬 우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굿. 굿... 만족스러워.

그럼 일단 날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놈들이 잘 살고 있는지나 확인해볼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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