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1화 〉 [비밀 연구소]
* * *
“성녀님, 이건…….”
“제가 너무 서툴러서……. 실망하신 건가요?”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을 던지는 성녀의 태도에 나는 단호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그게 아닙니다.”
“아닌가요?”
“네. 제가 얼마 전에 저주를 받았었는데, 아무래도 아직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저, 저주를 받으셨다고요?”
저주라는 말에 성녀가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리고는 곧 이상함을 느낀 듯, 손을 뻗어 내 가슴팍을 어루만졌다.
“……저, 정말이네요. 현자님의 몸에서 저주의 흔적이……. 아니, 저주라고 하기엔 조금 다르네요. 마법? 매혹 마법인 것 같아요.”
매혹 마법이란 말에 나는 순간 라미아를 떠올렸다.
그때, 안 걸렸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그건 내 착각이자 오만이었던 모양이었다. 설마하니 정말로 매혹 마법에 걸렸을 줄이야. 하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하긴 했다. 라미아가 아무리 아름다운 여성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에는 마물이었기 때문이었다.
지극히 건전한 성적 취향을 지닌 나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에르밀을…….’
심지어 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드래곤의 모습을 한 에르밀을 덮치기까지 했다. 물론 엄밀히 말하자면, 상호 합의하에 저지른 짓이긴 했지만……. 과정이야 뭐, 어찌 되었든 간에 내가 에르밀한테 반해서 그녀를 유혹했다는 건 엄연한 사실이었다.
“근데 조금……. 기분 나쁜 매혹 마법이네요. 마치 인간이 아닌 존재가 현자님을 유혹하려고…….”
“라미아가 쓴 매혹 마법이었으니까요.”
“아, 역시……. 으음, 잠깐 똑바로 앉아주시겠어요? 제가 풀어드릴게요.”
“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성녀의 말에 나는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소파 위에 똑바로 앉자, 소피아가 내 어깨 위에 두 손을 얹고 조용히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머리에 구멍이 날 만큼 시원하면서도 상쾌한 박하 향이 강렬하게 코를 찌르며, 안개비처럼 촘촘하게 내 주변을 감쌌다.
‘이거 호불호가 심하겠는데…….’
박하 향은 성녀가 기도를 끝마치고도 꽤 오랫동안 남았다.
나는 코끝을 간질이는 박하 향을 한 차례 맡고는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모니카가 나를 등 뒤에서 끌어안으며 입을 열었다.
“앞으로 위험한 일은 자제해주세요.”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성녀의 태도에 가슴이 저절로 따스해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아랫도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이를 확인한 나는 아까 못다 한 일을 끝마치기 위해서 모니카의 손목을 붙잡아, 다시 소파 위에 넘어뜨렸다.
“……현자님, 약속해주세요. 위험한 일은 자제하겠다고.”
“약속하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나는 성녀의 턱을 잡아 벌린 다음에 억지로 입맞춤을 했다. 일방적인 키스에 모니카는 곤란해하면서도 기뻐했다.
“하읏, 응. 하아, 하아.”
무작정 벌려진 입안을 거칠게 훑으며 헤집어놓은 나는 천천히 고개를 떼어냈다. 그러자 입 주변을 흥건하게 적신 타액이 턱 끝에 아슬하게 매달린 채, 흘러내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누가 이 모습을 보고 성녀라고 생각할까?
“보이십니까?”
나는 단단하게 발기한 남근을 한 손으로 붙잡아 성녀의 입 쪽으로 가져다 댔다.
“흐읏, 네……. 네, 보여요.”
“성녀님 덕분입니다.”
“아.”
짤막한 외마디 탄성과 함께 모니카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었다. 성녀는 반쯤 풀린 눈으로 남근을 빤히 쳐다보았고 이에 나는 살짝 웃으며 남근을 조금 더 들이밀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모니카가 혀를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읏.”
하지만 곧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려고 했던 건지, 뒤늦게 자각을 한 건지 부끄러워하며 볼을 붉혔다.
“성녀님이 하고 싶은 대로 하셔도 됩니다.”
나는 부끄럼을 타는 성녀를 다독여주며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후읍.”
말랑거리는 입술을 억지로 비집고 들어간 남근이 성녀의 입천장을 긁으며 점점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성녀는 자신의 입안으로 들어온 남근이 조금 버거웠던 모양인지, 미간을 좁히며 숨을 허덕였다.
발개진 얼굴로 코로 급하게 숨을 들이켜고 내쉬면서도, 용케 남근을 뱉어내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어찌나 야한지, 모니카가 스스로 원해서 내 것을 정성껏 빨게 만들고 싶단 욕정이 치밀어 올랐다.
“쭈읍, 쪽……. 우읏.”
그리고 이런 내 욕정을 마치 눈치챈 듯, 모니카가 소심하게 남근을 빨며 혀로 이곳저곳 감싸고 쓸었다. 쪼옥, 쪽. 젖을 빠는 아기처럼 점점 빠는 솜씨가 능숙해졌다. 심지어 때때로 양 볼이 홀쭉하게 오므라들 정도로 세게 남근을 빨아대기까지 했다.
순진한 얼굴을 하고서 이런 음란한 행동을 하는 성녀의 모습이 숨 막힐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그래, 이게 정상이지.’
심장이 더없이 빠르게 뛰었다. 나는 그제야 확신할 수 있었다. 라미아가 내게 걸었던 매혹 마법이 완전히 풀렸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남근 전체를 포근히 감싸는 성녀의 입 안의 감촉을 느끼며 허리를 뒤로 빼냈다. 그러자 쭈읍, 하고 집요하게 매달리는 소리와 함께 말랑거리는 입술이 귀두 끝에 아슬하게 매달렸다. 뜨겁고 축축하면서도, 부드러운 것이 귀두에 닿는 느낌이 소름 돋을 정도로 기분 좋았다.
“쪼옥. 쭈읍.”
이처럼 내가 감탄하며 허리를 멈추자, 이번엔 모니카가 먼저 고개를 앞으로 내밀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찌걱거리며 쭙쭙대는 소리가 음란하게 울려 퍼졌다. 빈말로도 잘한다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지만, 이런 건 조금 서툴더라도 괜찮았다. 오히려 서툴면 서툰 대로 사랑스럽고, 능숙하면 능숙한 대로 사랑스러운 법이었다.
“하음, 응. 꿀꺽. 쭈읍.”
성녀는 중간중간 침을 꼴깍, 꼴깍 삼켜대며 열심히 남근을 빨았다. 그리고 이런 그녀의 노력 덕분에 사정감이 한계까지 치밀어 올랐다.
나는 모니카의 머리를 붙잡은 다음에 허리를 좀 더 밀어붙여 깊숙이 찔렀다가 천천히 당겨 빼기를 반복했다. 목구멍까지 깊숙이 찌르고 들어갔다가 도로 빠져나가는 남근에 괴로울 법도 하건만, 모니카는 오히려 기쁘다는 듯 남근의 뿌리까지 전부 다 삼켜주었다.
“쿠흡, 응! 으응, 쭈읍. 꿀꺽.”
꾸욱, 꾸욱. 허리를 눌러 박을 때마다 성녀의 목구멍이 귀두를 삼키듯 조여왔다.
나는 등골을 타고서 찌르르 치밀어 오르는 쾌감에 숨을 토해내며 성녀의 젖은 머리카락을 꽉 붙잡았다. 그리고는 욕정이 시키는 대로 허리를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쭈읍! 응! 흐읏! 응!”
질컥질컥하는 소리가 울려 퍼질 정도로 거친 움직임이었지만, 성녀는 입술과 혀로 열심히 남근을 받아주었다.
나는 성녀의 헌신에 기댄 채,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다가 움찔 몸을 떨며 모니카의 입 안에 사정했다.
“흐읏, 응……. 꿀꺽. 꿀꺽.”
울컥 뿜어져 나간 정액을 성녀가 꿀꺽 삼켜주었다. 어쩌다가 삼킨 게 아니었다. 처음부터 기다렸다는 듯, 기쁜 얼굴로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다 마셨다. 심지어 양 볼이 홀쭉해질 정도로 세게 빨아대며 요도구에 남아있는 정액까지 모조리 빨아 마셨다.
그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엘레노아가 떠올랐다.
“맛있었습니까?”
쓰게 웃음을 흘리며 성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그녀가 싫지 않다는 듯 내 손길을 음미하며 입을 열었다.
“현자님이 저를 좋아해 주신다는 증거니까요. 그리고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굉장히 맛있어요. 꿀처럼 달콤하고 맛있어서……. 아, 근데 어쩐지 저번에 먹었을 때보다 더 맛있어진 것 같아요. 정순해졌다고 해야 할까? 탁한 느낌이 없어진 것 같아요.”
“그렇습니까?”
“그러고 보니 현자님의 몸도 많이 변한 것 같아요.”
“특히 외모 같은 게요?”
“외모요? 후후, 현자님은 예전부터 멋지셨답니다.”
자그맣게 웃음을 터트린 모니카는 오른손을 들어 올려서 남근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는 아까보다 조금 더 능숙해진 손길로 남근의 몸통을 움켜쥐고서, 정액이 조금 묻어있는 남근을 정성스럽게 혀로 핥으며 삼켰다.
나는 그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슬쩍 질문을 던졌다.
“혹시 제 외모를 예전으로 되돌릴 방법은 없겠습니까? 매혹 마법을 없애주신 것처럼요.”
바쁘게 혀를 움직이던 성녀가 고개를 살짝 들어 올렸다.
“어디 다치신 건가요? 다친 곳은 안 보이는데…….”
“다친 건 아닙니다. 다만 사정이 있어서, 조금 달라졌을 뿐입니다.”
사실은 꽤 많이 달라졌지만.
나는 손끝에 엉키는 성녀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대답했다.
“외모를 가꾸셔서 멋져지신 게 아닌가요?”
“그것과도 다릅니다. 음, 사실……. 우연치 않게 드래곤의 허물을 먹게 되었습니다.”
결국 나는 사실대로 밝혔다. 그리고 이런 내 말에 성녀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서 나를 올려다보았다.
“드래곤의 허물을요? 그게 정말인가요?”
“네.”
“어쩌다가 그걸 드시게 된 건지……. 드래곤의 허물을 먹은 사례가 없어서, 저도 지금 당장은 어떻게 대답을 못 드릴 것 같아요.”
“그렇습니까? 그럼 어쩔 수 없죠.”
“죄송해요. 도움을 드리지 못해서…….”
“아뇨, 라미아의 매혹 마법을 풀어주신 것만 해도 저에겐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미안해하는 성녀를 다급히 달래준 후, 나는 몸을 살짝 뒤로 뺐다. 그리고는 반쯤 헐벗은 모니카의 몸을 느리게 훑어보았다.
이대로 놔두더라도 훌륭한 눈요깃거리가 되겠지만,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좋은 건 여성의 알몸이었다.
나는 손을 뻗어 성녀의 옷을 마저 다 벗겼다.
“읏.”
마지막 하나 남은 팬티를 벗기자, 성녀가 조금 부끄러워진 모양인지 미약하게 신음하며 얼굴을 붉혔다. 알몸이 되었기 때문에 부끄러워하는 게 아니었다. 그녀의 팬티가 애액으로 흠뻑 젖어있었기 때문이었다.
남의 걸 빨면서 이만큼 느끼기도 힘들 텐데…….
‘아니, 감각 공유 때문인가.’
나는 성녀의 팬티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음부 쪽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빨갛게 부풀어 있는 클리토리스에 살짝 키스했다.
“아흣, 현자님…….”
성녀가 애틋한 목소리로 나를 불러보지만, 나는 일부러 대답하지 않았다. 굳이 목소리를 내어 대답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살짝살짝 혀를 움직여서 클리토리스를 핥다가 애액으로 젖어있는 균열을 스윽, 쓸면서 민감한 틈을 간질였다.
“하으으읏!”
이 자극에 성녀가 헛숨을 들이켜며 두 손으로 내 머리를 꽈악 움켜쥐었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든 모양이었다. 실제로 번들거리며 촉촉하게 젖어있는 성녀의 음부가 어서 빨리 남근을 달라며 움찔대고 있었다.
“현자님……. 현자님…….”
급기야 성녀가 애타는 목소리로 나를 연거푸 부르며 내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게다가 보기 좋게 벌어져 있는 소음순 사이에선 맑은 물이 계속 흘러내리고 있었다. 속살에 숨겨져 있던 은밀한 입구도 노골적으로 보였다.
“흐읏! 유현 님, 얼른……!”
그렇게 계속 애간장을 태우자, 참다못한 성녀가 현자란 칭호가 아닌 내 이름을 부르며 애원했다.
확실히 이름으로 불리는 것만큼 친근한 것도 없다. 게다가 이토록 애타하는 모니카의 모습이 너무나도 마음에 쏙 들었다. 속으로 웃음을 삼킨 나는 발기한 남근을 음부 쪽으로 가까이 가져다 대며 속삭였다.
“사랑해, 모니카.”
“저도, 저도……. 흐읏!”
질 내 깊숙이 남근을 찔러넣자, 날카로운 쾌감에 모니카가 허리를 비틀며 교성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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