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2화 〉 [비밀 연구소]
* * *
‘신기한 감촉이네.’
단단한 비늘이 자꾸만 손끝에 닿으니,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보통 이 정도 애무를 해주면 속살이 딱 넣기 좋을 정도로 뜨뜻해져선 녹진녹진하게 변해야 했는데, 라미아의 질내는 조금 서늘하다 싶을 정도로 차가웠다.
‘피부도 차갑고.’
인간 여성과 다른 건, 단순히 외형뿐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하아, 하아……. 나, 더 이상은 못 참겠어…….”
이처럼 내가 속으로 감탄하고 있을 때, 라미아가 내 남근을 더욱더 강하게 움켜쥐며 바짝 엉겨 붙어왔다.
“뭘 못 참겠다는 겁니까?”
“하읏! 아앙, 안 돼……. 거길 그렇게 휘저으면……. 손가락, 넣으면 안 돼…….”
입으로는 안 된다고 하면서도 사실은 좀 더 깊숙이 찔러넣어 줬으면 하는지, 꼬리로 내 허리를 휘감고서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질 구멍도 아까보다 훨씬 더 크게 벌어져서는 애액을 군침 흘리듯이 뚝뚝 흘려대고 있었다.
“참는 건 몸에 좋지 않습니다.”
“하아, 아……! 머, 멈춰……! 이제 멈춰줘, 으읏!”
“억지로 참을 필요 없대도요?”
찌걱, 찌걱. 음란한 소리가 연거푸 고막을 때렸다. 이에 라미아가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보지만 부질없는 몸부림일 뿐이었다. 오히려 이런 그녀의 행동이 나를 더 흥분시키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반응을 즐기며, 손가락으로 쉴새없이 질 내를 쑤셔대며 괴롭혔다.
“흐으으읏! 아윽! 아앙!”
계속되는 달콤한 자극에 라미아가 더는 버티지 못하고 3미터에 달하는 기다란 몸을 움찔 떨며 앙증맞은 신음을 터트렸다.
“어때요? 기분 좋죠?”
“흐, 흐으읏. 기, 기분. 좋아. 좋아, 너무 좋아. 이런 거, 처음이야. 흐읏.”
절정의 여운 탓인지, 몽롱한 정신 속에서 라미아가 해롱대며 대답했다. 동시에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던 그녀의 눈동자가 어느샌가 노랗게 돌아왔다. 이젠 매혹 마법을 유지하고 있을 여유조차 없는 모양이었다.
피식, 웃음을 터트린 나는 라미아의 힘을 조금 더 빼놓고자, 고개를 들어서 키스를 했다.
“흐읍? 흐응, 응! 하음. 흣.”
입안을 점령한 나는 망설임 없이 그녀의 입안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낯설고 어색한 모양인지, 그녀의 기다란 혀가 내 혀를 밀어내며 발버둥 쳤다. 심지어 양 끝이 갈라져 있기까지 해서 상당히 대처하기가 난해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밀어내는 힘이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나는 라미아에게 익숙해질 여유조차 주지 않은 채, 거칠게 몰아붙이며 그녀의 혀를 강하게 억눌렀다. 하지만 이걸로는 약간 부족했기에 손도 부지런히 움직였다.
“읏, 아! 으윽! 하윽! 응!”
애액으로 흠뻑 젖어있는 손으로 음부를 문지를 때마다 찌걱찌걱하고 야한 소리가 리드미컬하게 울려퍼졌다.
라미아는 위아래에서 느껴지는 쾌락에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저 무기력하게 나한테 당하기만 할 뿐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데.’
내 허리를 감싸고 있던 라미아의 꼬리에 힘이 풀린 걸 느낀 나는 천천히 고개를 떼어내며 입술을 떨어트렸다. 그리고는 라미아의 음부에 남근을 가까이 가져다 대며 그녀의 새하얀 피부 위에 흔적을 새겼다.
“하윽!”
목과 쇄골, 가슴에 차례대로 키스 마크를 새기자 라미아의 입에서 비명과도 같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걸 보고 있자니, 어쩐지 온전히 나만의 것이 된 것만도 같아서 기뻤다.
라미아의 흰 목덜미에 진하게 새겨져 있는 키스 마크를 확인한 나는 만족스럽게 웃고는 하체에 힘을 주어서 질 내에 남근을 찔러넣었다.
“응앗!”
자세는 불편했지만, 열기를 차갑게 식히면서도 온몸의 감각을 일깨우는 기묘함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라미아도 자신의 질 내 깊숙이 찔러 들어온 뜨거운 기둥에 앓는 신음 소리를 내며 몸을 비틀었다.
“아앙, 으흐읏! 뜨거워……. 이거, 뭐야……. 흐읏! 응!”
내가 허리를 흔들 때마다 라미아가 숨을 쉬기 힘들다는 듯 헐떡이며 두 손으로 내 몸을 꽉 붙잡았다.
어찌나 세게 붙잡던지, 어깨가 살짝 뻐근해질 정도였다. 하지만 이 정도쯤이야, 지금 그녀가 느끼고 있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는 고개를 숙여, 그녀가 처녀였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후아, 하아. 하아, 아앙.”
잠깐의 여유가 생긴 덕분인지, 라미아의 미간에 있던 주름이 풀어졌다. 이를 확인한 나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가슴 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리곤 한 손에 다 잡히지 않는 젖가슴을 움켜쥐며 주물럭대기 시작했다.
“후아앗, 아앙. 가슴 주무르는 거……. 기분 좋아. 앗, 거기……. 젖꼭지 꼬집어주는 것도……. 아앙, 좋아. 빨아줘. 입으로, 아까 전에 해줬던 것처럼. 아앗, 앙! 좋아, 그거……. 응. 흐으응.”
조르는 말투로 자기 가슴을 빨아달라며 보채는 라미아의 태도에 나는 쓴웃음을 터트리며 순순히 유두를 입으로 물었다. 그리고는 쪼옥, 쪽 소리를 내며 빨아주자, 그녀의 몸이 바들바들 떠는 게 느껴졌다. 덩달아 거칠었던 숨결도 어느샌가 달콤하게 변해있었다.
그리고 이처럼 충분히 숨돌릴 시간을 준 나는 다시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극! 하응, 읏! 가, 갑자기 움직이는 건, 싫어……. 흐으응!”
예고 없이 재개된 행위에 라미아가 깜짝 놀란 듯, 토라진 목소리로 나를 질책했다. 하지만 그녀도 슬슬 원하고 있었던 모양인지, 나를 밀어내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아까 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나를 받아주고 있었다.
단단하게 발기한 남근이 몇 번이고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며 라미아의 구불구불한 질 내를 찔러댔고, 그 자극에 그녀는 기쁜 듯 콧소리까지 섞어가며 신음했다.
“하앙, 앙! 엄청 깊숙이 찔러 들어와서……. 흐으읏! 아앗!”
라미아의 덩치가 인간보다 훨씬 더 컸기에 질 내가 헐거울 거란 편견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건 정말로 편견일 뿐이었다.
질 내는 인간에 비해서 지나치게 차가웠지만, 대신에 그만큼 끈적끈적하면서도 윤기 있는 점막이 강하게 옥죄고 있었다. 게다가 자세 때문에 뿌리 끝까지 삽입하기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질 내의 길이가 생각보다 짧아서 자궁구까지 쉽게 닿을 수 있었다.
“배, 뱃속이 쿵쿵 찔려서……. 흐으응! 아앗, 쌀 거 같은 거야? 하응! 응! 싸줘, 안에……!”
내가 점점 속도를 실어 거침없이 허리를 흔들어대자, 라미아가 기쁜 듯 숨을 헐떡이며 나를 꼬옥 끌어안았다.
부드러운 젖가슴의 압박과 거기서 흘러나오는 체취가 너무나도 황홀했다. 설마 페로몬 같은 걸까? 나는 둔탁하면서도 강한 압박감에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하지 못한 채,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어댔다.
“하응! 으응! 그렇게 깊숙이 찌르면……. 흐응! 하윽! 앗!”
질 내 깊숙이 찔러댈 때마다 질척질척하게 야한 물소리가 울려퍼졌다. 질구에서 흘러나온 애액은 어느샌가 그녀의 비늘 덮인 하반신을 흠뻑 적시고 있었다.
“후아, 하읏! 햐읏! 아앙, 안 돼. 아가방 망가져 버려……! 흐으응! 아응!”
이처럼 거듭된 허리 놀림에 돌연 질 주름이 경련하듯 수축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라미아가 넋 나간 표정을 지은 채, 기다란 혀를 길게 내밀고 있는 게 보였다. 나보다도 먼저 가버린 모양이었다.
‘어쩔 수 없나.’
나는 라미아가 절정의 여운을 만끽할 수 있도록 잠깐 기다려준 다음에 다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호오오옥! 위, 위험해……! 너무 기분 좋아서, 아무것도…….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어. 아앗! 앙!”
팡팡,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박아댈 때마다 라미아의 꼬리 끝이 요란하게 흔들렸다. 이에 나는 그녀의 입술에 자잘한 키스를 쏟아부으며, 그녀의 자궁 깊은 곳에 정액을 잔뜩 쏟아 냈다.
“흐으읏! 아응, 응! 엄청 뜨거운 게, 안에……. 흐읏, 부륫부륫하고 들어오고 있어…….”
힘차게 맥박치며 뿜어져 나간 정액이 질 내를 가득 채우자, 라미아가 너무나도 행복하단 듯 어깨를 들썩이며 황홀함에 젖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하아……. 배 속이 가득 차서……. 이런 걸 알아버린 이상, 다른 건 하고 싶지 않아. 흐읏.”
“그럼 좀 더 할까요?”
“바로……. 또 할 수 있는 거야? 정말로?”
“물론입니다.”
가볍게 웃으며 대답한 나는 다시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으읏! 아앙, 뭐야? 흣! 아까보다 더 커진 것 같아……! 하윽! 더 잘 느껴져서……! 아아앙!”
한 번 해본 덕분인지, 아까보다 훨씬 더 요령 있게 삽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처럼 내가 훨씬 더 능숙하게 찔러대자, 리미아가 기쁨에 몸서리치며 환희했다. 하지만 비단, 요령이 생긴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그녀도 스스로 허리를 흔들며 나를 유혹했고, 질 내의 점막들도 좀 전보다 훨씬 더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어 왔다.
“아흣! 아아앙! 좋아, 너무 좋아……! 하응!”
마치 라미아의 음부가 내게 아양을 떨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하으으으윽!”
결국, 나는 라미아의 질 내에 세 번 이상 사정을 하고 말았다. 솔직히 말해서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이종간의 섹스가 이토록 기분 좋을 줄이야. 새로운 것에 눈을 떠버릴 것만 같았다.
“하아, 하아. 하으으읏.”
라미아는 몇 번이나 반복된 절정에 완전히 탈진해버린 모양인지, 아예 바닥에 드러누운 채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에 나는 그녀가 편히 쉴 수 있도록, 똬리를 틀게 만들고는 바지를 입고 두둔을 찾기 위해 움직였다.
‘라미아의 매혹 마법이 풀렸으니까, 어쩌면 지금쯤 난동을 피우고 있을지도.’
물론 온갖 마물들로 득실거리는 연구소 안에서 두둔이 제대로 된 저항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지만, 일단은 찾으러 가는 게 맞는 듯 싶었다. 게다가 따로 묻고 싶은 것도 있었고 말이다.
이런 생각에서 나는 두둔을 찾기 위해서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끼잉. 끼잉. 두둔 아저씨, 그거 하자. 그거!”
그러다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이름이 들렸다. 이에 소리가 난 쪽으로 들어가자, 얼굴에 흰털이 수북이 나있는 염소 아가씨가 동물의 울음소리를 내며 두둔을 보채고 있는 게 보였다.
“흐흐, 요 앙큼한 것. 그렇게 원한다면 어쩔 수 없지……. 으차.”
염소 아가씨의 보챔에 두둔이 힘없이 웃으며 여우 아가씨의 품에서 벗어났다. 그러자 양 볼이 핼쑥하게 들어가 있는 그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대체 얼마나 해댔기에 저렇게 변한 걸까? 이에 고개를 돌려보니, 방안 곳곳에 너부러져 있는 온갖 종류의 수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심지어 이들 중에는 돼지 수인도 있었다.
‘아니, 저건 좀…….’
사실상, 저거면 오크랑 섹스한 게 아닐까?
나는 돼지 수인의 가랑이에서 흘러내리고 있는 정액을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