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1화 〉 [또 다른 이계]
* * *
“우리 얼른 먹어봐요!”
알마가 꼬치구이 두 개를 집어 든 뒤에 그중에 하나를 내게 내밀었다. 이에 내가 꼬치구이를 받아들자, 그녀는 너무나도 기대된다는 표정으로 꼬치구이를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그리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곧 행복함에 푹 젖은 미소를 지었다.
“……진짜, 진짜로 너무 맛있어요.”
“그럼 내기는 제가 이긴 겁니까?”
“네, 깔끔하게 인정할게요. 유현 씨의 말이 맞았어요. 지금 이것보다 더 맛있게 만든다는 건, 솔직히 상상이 안 되네요.”
알마가 고개를 끄덕이며 결과에 승복했다. 이를 본 나는 알마에게 어떤 소원을 빌지 고민하며 꼬치구이를 입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불에 잘 구워진 고기에서 진한 육즙과 야채의 단맛이 입안 가득 넘쳐 들어왔다. 향 또한 훌륭했다.
알마가 어째서 미소를 지었던 건지,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꼬치구이로도 이런 맛을 낼 수 있구나.’
확실히 요리는 정성을 얼마나 들였느냐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진다. 시간과 노력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다, 라는 말이 마치 요리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만 같았다.
“근데 이거 가격은 어떻게 하죠?”
“그건 알마 씨한테 전적으로 맡기겠습니다.”
“으음, 제겐 너무 무거운 짐인 것 같은데요. 너무 저렴하면 단가가 안 맞고, 너무 비싸면 손님이 사지를 않을 테니까.”
“제 몫은 따로 챙겨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러면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습니까?”
“네? 하지만 그러면 유현 씨가…….”
“전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게다가 우리의 목적은 야시장에서 꼬치구이를 많이 파는 게 아니라 손님들에게 식당을 홍보하는 거니까, 너무 그렇게 부담가지지 않으셔도 됩니다.”
내 말에 알마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 손목을 붙잡았다.
“왜……. 왜 이렇게까지 저한테 잘 해주는 거예요?”
“알마 씨가 잘 되었으면 좋겠으니까요.”
나는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이건 진심이었다. 알마만큼 실력 좋은 요리사가 단지 외딴곳에 식당을 열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망하는 건 절대로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무엇보다 나는 그녀가 만든 요리가 좋았다.
그리고 이런 내 말에 알마가 피식, 웃더니 내 옆구리를 툭 쳤다.
“보통 이럴 땐, 절 좋아해서 그런다고 해야 하지 않나요?”
“물론 그것도 있습니다.”
“너무 늦었어요.”
퉁명스럽게 핀잔을 주고 있었지만, 그래도 아주 싫진 않은 모양인지 알마의 입가에 한결 편안해진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우린 그렇게 서로를 마주 보며 웃다가 내일 야시장에서 팔 꼬치구이용 고기를 준비하기 위해서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순 반복 노동일 뿐인 지루한 작업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알마와 함께하니 그렇게 마냥 지루하진 않았다.
‘그러고 보니 소원을 빌어야 하는데.’
무슨 소원을 빌어야지 잘 빌었다고 소문이 나려나.
고기를 손질하며 고민하던 나는 문득 알마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허리를 깊게 숙인 채, 아래에서 무언가를 꺼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뭘 꺼내는 건가 싶어서 빤히 쳐다보자, 이런 내 시선을 느낀 듯 알마가 잠깐 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소리 없이 씩 웃으며 치마를 살짝 들쳐 팬티를 보여줬다.
“뭐야? 그새를 못 참고 또 하고 싶어진 거예요? 후후, 지금은 이걸로 참아줘요.”
“아니, 저기…….”
“얼른 끝내고 올라가죠.”
내 시선을 오해한 알마가 한층 더 분주해진 손길로 식재료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이에 나는 그녀의 오해를 풀어줄까 싶었지만, 이내 그만두기로 했다.
굳이 여기서 분위기를 초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아까부터 계속 실룩거리며 흔들리는 엉덩이가 내 성욕을 자극하고 있었다.
이건 한 번 풀어줄 필요가 있었다.
나는 남은 고기들을 서둘러 손질하고는 향신료와 양파물을 섞어 넣은 그릇에 담아서 재워두었다.
“유현 씨, 얼른요. 얼른!”
이처럼 준비를 모두 다 끝마치자, 알마가 조금 안달이 난 목소리로 나를 보채며 팔을 잡아당겼다. 이에 나는 순순히 그녀가 이끄는 대로 2층 침실로 올라갔다.
덜컹.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간 알마가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옷을 훌렁 벗더니 홍수라도 난 것처럼 흠뻑 젖어있는 음부를 내게 보여주었다.
“대체 얼마나 참았던 겁니까?”
“앗, 읏. 아까부터 계속 쭉……. 야한 여자는 싫어요?”
내가 음부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묻자, 알마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대답했다.
“싫을 리가 있겠습니까?”
“하읏, 읏. 아앙. 거기, 좋아.”
피아노를 치듯이 손끝으로 클리토리스를 톡 건드리자, 알마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애무 없이 바로 삽입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나는 서두르지 않고, 음부의 꽃잎 하나를 살짝 옆으로 밀며 열었다.
“흣.”
음부가 벌어지면서 서늘한 밤공기가 안으로 스며들자, 온도 차에서 생기는 아찔한 감각에 알마가 몸을 떨었다.
“……괴롭히지 말고. 얼른 넣어줘요.”
“어떻게요?”
“짐승처럼 격렬하게……. 해주세요.”
숨을 헐떡이며 격렬함을 원하는 알마의 요구에 나는 기꺼이 바지를 벗고 이미 오래전부터 단단하게 부풀어 올라있던 남근을 꺼냈다. 그러자 알마가 한층 더 기대된다는 듯, 내 목에 팔을 두르고 한쪽 다리는 내 허벅지에 걸쳤다.
덕분에 서로의 몸이 바짝 밀착하게 되면서 크고 풍만한 가슴이 내 가슴팍에 짓눌리게 되었다. 거기에 닿을 듯 말 듯 떨어져 있던 입술이 더는 참지 못하고 서로를 덮치듯이 단숨에 집어삼키자, 하체로 피가 더욱 쏠렸다. 당장이라도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나는 남근의 몸통 부분을 손으로 움켜쥔 다음에 그녀의 다리 사이에 밀어 넣었다.
“흐읏!”
찌걱, 소리와 함께 질 내로 남근을 밀어 넣은 순간 알마가 길게 신음을 토해내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갑자기 안쪽까지……. 들어와 버리면, 하앙! 아앗!”
“격렬하게 해달라면서요?”
“부, 분명 그렇게 말했지만……! 으읏! 응!”
“그래서 싫습니까?”
“조, 좋아앙……!”
좋아한다면 문제 될 건 없었다. 나는 허리를 앞뒤로 흔들며 삽입과 후퇴를 반복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색정적인 마찰음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찌걱. 찌걱. 음란한 소리가 울려 퍼지고, 내가 알마의 허리를 붙잡은 채로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질이 더욱 강하게 옥죄여왔다.
그야말로 상대방의 의사는 일절 무시한 채로 무자비하게 교미만 할 뿐인 짐승 같은 행위. 상당히 난폭한 섹스였지만, 그럼에도 알마는 무척이나 좋아했다. 특히나 남근이 질 구멍에 귀두만 겨우 걸칠 정도로 아슬하게 빠져나갔다가 단숨에 질 내 깊숙이 찔러 들어갈 때는 일순 숨을 쉬는 것조차 잊을 만큼 좋아했다.
“하으읏! 응! 굉장해, 아앙! 하악!”
그렇게 머릿속이 새하얗게 텅텅 빌 정도로 세게 질 내를 찔러대고 있는데, 문득 허리의 움직임에 맞춰서 출렁출렁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는 가슴이 눈에 들어왔다.
확실히 가슴이 크다 보니, 위에서 아래로 떨어질 때의 묵직함이 장난 아니다.
‘물론 운피레아보단 작지만.’
나는 살짝 몸을 떨어트린 다음에 손으로 가슴을 꽈악 움켜쥐었다.
“으으읏!!”
그 순간, 알마가 자지러지는 듯한 교성을 토해내며 몸을 바르르 떨었다. 심지어 방금 전의 그걸로 절정에 달한 건지 질 내가 경련하며 남근을 강하게 조여댔다. 가슴이 성감대였던가. 나는 속으로 감탄하며 이번에는 유두를 검지와 엄지로 꼬집어봤다.
“햐윽! 읏, 아, 안 돼……! 거긴 꼬집으면……! 아! 아앗! 기분이 이상해져서……! 힉!”
안 된다고 말하는 것치고는 알마의 표정이 너무나도 야했다. 게다가 질 내도 계속, 끊임없이 경련하고 있어서 엄청나게 기분이 좋았다.
살짝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
나는 알마의 풍만한 가슴을 쉴 새 없이 괴롭히며 질 내를 마구 찔러댔다.
찌걱! 찌걱! 찌걱!
“가, 가아……! 흐으으으으응!!”
그리고 이윽고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알마가 길게 교성을 토해내며 몸 전체를 바르르 떨었다. 나 또한 그것에 맞춰서 그녀의 질 내에 사정을 했다.
“하아, 하아, 하아…….”
울컥하고 뿜어져 나간 정액이 질 내를 가득 채우자, 알마가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배를 오른손으로 쓰다듬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걸로는 아직 부족한 모양인지 슬쩍 나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야, 야한 여자는 싫지 않다고 했죠?”
“네.”
“그럼……. 한 번만 더 해도 될까요?”
“한 번으로 괜찮습니까?”
씩, 웃으며 대답한 나는 다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직 발기가 풀리지 않은 남근이 힘차게 껄떡이며 질 내를 찔러댔다.
“흐으읏! 아앙, 바로 또 할 줄은……! 하으윽! 아앙, 너무……!”
“쉬기에는 시간이 아깝지 않습니까?”
“그, 그렇지만……! 하앙! 앗! 또, 또 갈 것 같아……! 흐으읏!”
“가고 싶을 때, 가면 됩니다.”
“앗, 아앗! 앙! 유현 씨, 잠깐……! 진짜로 가버려……! 하아아앙! 아앗! 앙!”
나는 앙앙대며 울부짖는 그녀를 무시한 채로 계속해서 허리를 흔들어댔고, 결국 또다시 가버린 알마가 푸슛하고 애액을 뿜으며 몸을 떨었다. 하지만 이건 아직 시작에 불과했다.
나는 알마가 완전히 지쳐 떨어질 때까지 계속 박아대며 질 내에 사정을 했다.
부르릇!
“하으으으윽!”
얼마나 많이 쌌는지, 이 정도면 임신을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하아, 하아……. 하아.“
결국, 먼저 나가떨어진 알마가 가쁘게 숨을 토해내며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더는 날 상대할 체력이 남아 있지 않은 모양이었다.
피식, 웃음을 터트린 나는 그녀의 통통한 엉덩이를 만지작거리며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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