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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어플-519화 (519/599)

〈 519화 〉 [또 다른 이계]

* * *

“정말로 쉬었다가 할까요?”

나는 마음에도 없는 질문을 하며 질 내 깊숙이 남근을 찔러 넣었다.

“꺄읏! 아앙, 정말……. 몰라, 그런 거……! 크흐흥!”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보고 잠깐 쉬었다가 하자고 했으면서 지금은 콧소리까지 섞인 앙탈을 부리며 모른다고 발뺌을 하는 알마다.

다행히도 더 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이에 나는 사양하지 않고,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붙잡은 채로 강하게 찔러넣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뜨겁게 달아오른 점막이 끈적하게 달라붙으며 밀려 나갔다.

“하읏! 하앙!”

찌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알마의 입술 사이로 달콤한 교성이 터져 나왔다.

이렇게 보니, 제법 귀여운 구석도 있었다. 특히나 자꾸만 치밀어 오르는 쾌감에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이 두 눈을 꼬옥 감은 채로 불규칙하게 숨을 내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좀 더 그녀를 괴롭히고 싶다는 짓궂은 마음이 자꾸만 들었다.

나는 내가 허리를 흔들 때마다 그에 맞춰 흔들리는 물컹한 젖가슴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리곤 마치 반죽을 치대듯 보드라운 살을 문지르자 움찔하고 그녀의 몸이 저릿하고 떨었다. 더불어 흥분으로 도드라진 젖꼭지가 빨딱 선 채로 자신의 모습을 한껏 과시했다.

“이게 좋은 겁니까? 이렇게 만져지는 게?”

애액으로 흠뻑 젖어 반들거리는 남근이 질 내를 푹푹 찌르며 드나들 때마다 물먹은 음탕한 소리가 고막을 때렸다. 특히나 내가 허리를 조금만 뒤로 뺀다 싶으면 끈적한 애액이 침대 시트 위로 뚝뚝 떨어졌다.

“흐으응! 몰라, 그런 거……. 하아, 그보다 얼른 움직여줘……! 으으읏!”

그리고 이처럼 내가 짓궂게 행동하자, 알마가 그대로 내 목을 양팔로 꽈악 끌어안으며 소리치듯 대답했다. 심지어 스스로 허리를 흔들며 나를 재촉하기까지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쯤에서 그만 괴롭혀야 할 듯 싶었다. 게다가 지금 내 남근을 감싸고 있는 그녀의 질 내가……. 조임이 너무나도 강해서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

나는 등골을 타고서 치미는 짜릿한 쾌감을 느끼며 알마가 원하는 대로 허리를 재차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으으응! 나 어떡해……! 아앙, 너무 좋아! 하윽!”

알마는 정말로 기분 좋단 듯이 내 목을 세게 끌어안으며, 목 놓아 울음을 터트렸다. 더불어 질 내의 주름들이 끊임없이 요동치며 내 남근을 꽈악꽈악하고 물어대었다.

나는 그 아찔한 감각에 잠시 헛숨을 토했다가 이윽고 그녀의 질 내, 안쪽 가장 깊은 곳까지 찔러대었다.

“후읏! 아! 거기 그렇게……! 흐읍! 찔러대면……! 아앙!”

당장에라도 사정을 할 것처럼 크게 부푼 남근이 질 내를 단번에 관통해 자궁구까지 찔러 들어갔다가 귀두로 질벽을 긁으며 뒤로 물러나자, 알마는 그 아찔한 감각에 울음 섞인 목소리로 크게 울부짖으며 내 몸에 매달려왔다.

하지만 이건 아직 시작에 불과했다.

“……하으, 아……! 거기, 좋아……. 흐으윽, 응! 나 이런 거 처음이야……! 하윽! 응!”

나는 마치 보란 듯이 질척한 구멍 속으로 남근을 쉴 새 없이 찔러넣었다. 그리고 이처럼 내가 거칠게 허리를 치댈수록 알마의 얼굴이 색욕에 물든 암컷의 것으로 변해갔다. 손길도 더더욱 간절해져선, 나를 붙잡지 않고선 도저히 버틸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후아, 아! 유현 씨……. 하으응!”

그 때, 갑자기 알마가 스스로 먼저 내게 키스를 해왔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짙은 술냄새를 동반한 여성의 달고 희미한 향기가 내 코를 간질였다.

남성의 욕정을 부추기는 그런 향기였다.

나는 그 향기에 취한 채, 한 점 머뭇거림 없이 허리를 움직여 그 안을 마음껏 탐했다.

“……아으윽! 좋아, 좋아……. 아아앙! 아앗, 유현 씨! 하으윽!”

욕정이 이끄는 대로 그녀의 질 내를 무자비하게 유린할 때마다 알마의 입술 사이로 거친 숨이 터져 나왔다. 더불어 잇따른 삽입에 울컥 쏟아진 애액이 미처 흐르지 못하고 하얀 거품을 일으켰다.

“하으으윽!”

그러던 중에 알마가 내 등을 손톱으로 강하게 긁으며 등허리를 활처럼 휘었다.

절정에 가까워진 모양이었다. 실제로 내 허리를 감싸고 있던 그녀의 두 다리가 춤을 추듯이 허공에서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었다. 물론 어지러이 흔들리는 건 몸뿐만이 아니었다. 내 입술에 키스를 퍼붓고 있는 그녀의 입술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녀의 젖가슴을 움켜쥐고 있던 손을 아래로 내려, 엉덩이를 양손으로 꽉 움켜쥔 채로 허리의 움직임을 더욱 빠르게 했다.

“후아! 아! 하으으으읏!”

찰박찰박, 소리를 내며 움직임이 빨라지자 그녀의 피부에 맺혀있던 땀들이 사방에 튀며 이불이며, 바닥, 심지어 벽까지도 적셨다.

“하으, 아!”

자지러지는 듯한 교성.

그 교성에 맞춰, 마치 큰 북을 두드리는 것만 같은 맥동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크윽!”

계속 참고 있었던 만큼, 심지어 멸망한 세계에 들어오면서 본의 아니게 금욕을 했었기에 쌓여 있던 정액의 양이 엄청 났다.

어찌나 많던지, 알마의 질 내를 가득 채울 것처럼 무서운 기세로 쏟아져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알마는 이마저도 쾌감으로 느끼고 있는 듯, 내 어깨에 이마를 딱 붙인 채 몸을 뻣뻣하게 굳히고 있었다.

“하으으으…….”

그리고 이윽고 사정이 끝나자, 배부른 고양이가 갸르릉 거리는 듯한 울음소리가 알마의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

어지간히도 만족한 모양이었다.

나는 한동안 그녀의 몸을 끌어안은 채로 절정의 여운을 만끽했다.

“너무 좋았어요.”

문득, 알마가 내 귓불을 살짝 깨물며 말했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도 행복하단 듯, 배시시 웃고 있었다. 심지어 나를 올려다보는 눈동자에선 애정이 뚝뚝 흘러넘치고 있었다. 누가 봐도 내게 푹 빠진 모습이었다.

“좋았다니 다행입니다.”

“유현 씨는요?”

“저도 좋았습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알마의 입가에 함박웃음이 피어올랐다. 그 웃음에 전염됐는지, 내 입가에도 미소가 그려졌다. 우린 서로를 마주 보며 한참 동안 웃다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또다시 몸을 섞으며 섹스를 했다.

“하읏! 하아앙! 하으으윽! 읏! 하윽!”

내가 선사해주는 쾌락에 흠뻑 빠진 알마는 아직 식당 문을 열어두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신음했다. 만약에 누군가 식사를 하기 위해서 식당을 찾아왔다면, 2층에서 들리는 난잡한 교접 소리를 그대로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알마는 그런 걱정 따윈 하나도 들지 않는다는 듯, 몽롱한 정신 속에서 달뜬 숨을 뱉으며 교성을 내질렀다. 심지어 나중엔 자기가 내 위에 올라타선 음란하게 허리를 흔들어대기까지 했다.

“하아, 하아.”

그렇게 몇 번의 섹스 끝에야 비로소 만족한 알마가 깊은 잠에 들었다.

나는 가쁘게 숨을 토해내며 자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내려다보다가 슬쩍 창 밖을 내다보았다. 시간이 어느덧 저녁을 향해 가고 있었다.

‘하루를 통째로 날려버렸네.’

이래도 되려나. 문득 걱정이 들긴 했지만, 어차피 내게는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다. 그리 생각하며 걱정을 떨쳐낸 나는 깊이 잠든 알마를 침대 위에 놔둔 채로 침실을 빠져나갔다. 그리곤 1층으로 내려가 보니, 손님 한 명 없이 횡하니 텅 비어있는 식당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도둑조차 들지 않는 식당이라니.’

혹시나 싶은 생각에 계산대를 살펴보았지만, 딱히 누가 만진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알마가 말했던 대로 진짜로 손님 한 명 찾아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식당이네.”

그리 생각하며 발걸음을 돌리려고 하는데, 살짝 열려 있는 계산대 서랍 속에 들어있는 수첩 하나가 보였다. 이에 호기심이 든 나는 서랍을 열어서 수첩을 꺼내 보았다.

‘요리 레시피?’

수첩의 첫 장에는 요리 레시피가 빼곡히 적혀있었다. 그녀가 얼마나 요리에 열정적인지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나는 수첩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계속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조금씩 요리 레시피가 줄어들고, 잡담 같은 낙서가 늘어났다.

­닭고기로 육수를 내봤는데, 너무 오래 걸려. 맛도 생각보다 별로고. 내가 뭔가 잘 못 한 걸까?

­손님이 왜 안 올까? 내 요리가 맛없나? 아빠는 맛있다고 해줬는데.

­엄마한테 혼났다. 매일 그렇게 요리만 붙잡고 있다간 좋은 남자를 못 만난다고. 그래서 홧김에 요리사 남자친구를 만들 거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좋아하신다. 아……. 그래, 좋아해 주시니까 다행이다.

­요리사들끼리 모여서 친목회를 연다고 한다. 이건 기회다. 할 수 있다. 만들자. 넌 할 수 있어, 알마! 자신감을 가져!

­망했어

­제임스, 그 개새끼가 모든 걸 망쳤다. 기껏 예쁘게 차려입고 나갔더니, 호박이 예쁘게 꾸며봤자 호박이라느니. 개소리를 지껄이더니, 급기야 술에 취한 척 일부러 내 엉덩이를 만지기까지 했다. 그걸 참지 못하고, 얼굴에 주먹을 꽂았더니 다른 요리사들이 날 피한다.

­내가 잘 못 한 거야?

­오늘은 좋은 사슴 고기가 들어왔다. 이걸로 스튜를 끓이면 손님들이 좋아해 주시겠지?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볼까? 뭐가 좋을까? 구이? 찜? 고민되네.

­사이 좋아 보이는 노부부와 친해졌다. 부럽다. 나도 저렇게 우아하게 늙고 싶은데……. 결혼, 할 수 있을까?

­요리 대회에서 우연히 밀이라는 이름의 요리사와 친해졌다. 얼굴도 잘생겼다. 숫기가 조금 없는 게 문제긴 하지만, 나한테 마음이 있어 보이는 눈치다. 이건 무조건이야.

­뭐지? 왜 사귀자는 말을 안 하지?

­못 참겠다. 내가 말해야지.

­사귀자고 하니까, 싫단다. 지금 날 가지고 논 건가?

­식당까지 찾아가서 물어봤다. 폭력적인 여자는 싫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난 결혼하기 글렀다.

­혼자 살다가 조용히 죽어야지

이후로 잡담은 줄어들고, 요리 레시피에 대한 내용만 수첩에 빼곡히 적혔다. 일에만 전념하기로 마음을 먹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곧 최근에 와서는 바뀌었다.

­유현이란 이름의 남자가 나보고 요리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돈까지 주면서……. 대체 왜지? 요리를 배울 거라면 좀 더 큰 식당을 찾아가는 게 낫지 않나?

­물어보니까 이왕이면 미인 요리사에게 배우는 게 좋단다. 이거 나 꼬시려는 거지?

­처음 봤을 땐, 영락없이 초보자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실력이 엄청 빠르게 늘고 있다. 아니, 실은 못 하는 척했던 게 아닐까? 이거 무조건 날 꼬시려고 일부러 못하는 척 했던 게 분명하다.

­진지하게 요리하는 모습이 조금 멋있다. 듬직한 맛도 있고……. 요리사 남자친구로는 딱이지 않을까?

­오늘은 하루 종일 요리만 하고 갔다. 날 꼬시려고 한 게 아닌가? 뭐지? 왜 안 꼬셔?

수첩에 적혀있는 내용을 보니, 정말로 내가 자기를 꼬시려고 한 줄 착각했던 모양이었다.

피식, 웃음을 터트린 나는 수첩을 닫고 도로 서랍장 속에 넣었다. 그리곤 주방에 들어가서 오늘 사온 식재료를 사용해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에 혹시나 손님이 식당을 찾아오지 않을까 싶어서 밖을 살펴봤지만, 아쉽게도 찾아오는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이 정도면 안타까울 정도였다.

‘어떻게 하면 손님을 끌어모을 수 있을까?’

무언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좀처럼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알마의 요리가 맛있는 편이긴 하지만.’

식당이 외진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건 너무나도 큰 단점이었다.

‘이러면 직접 발로 뛰어서 식당을 홍보해야 한다는 건데.’

홍보할 방법을 고민해보던 나는 문득 야시장을 떠올렸다. 야시장에서 음식을 만들어 팔면서 식당을 홍보하면, 자연스럽게 손님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 방법도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상품 가치를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해.’

야시장에서 판다고 하면, 역시 사슴 꼬치구이가 가장 적당할 것이다. 그리고 알마의 사슴 꼬치구이는 무려 7점짜리 요리였다. 하지만 멀리 외진 곳에 위치한 식당까지 손님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들려면 7점 가지고는 역시나 모자랐다.

‘8점. 8점짜리 요리를 만들어야 해.’

나는 이 문제를 알마와 상의해보기 위해서 식당 문을 닫고, 저녁으로 먹을 음식을 간단히 만든 후에 2층 침실로 올라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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