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화 〉 [또 다른 이계]
* * *
“깨어있었습니까?”
내가 놀란 목소리로 묻자, 알마가 소리 없이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만져대는데 어떻게 안 깨요?”
“음, 죄송합니다.”
“미안하면 나가지 말아요.”
“하지만…….”
나가지 말아 달라는 말에 내가 망설이자, 알마가 돌연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왜요? 싫어요? 제가 그렇게 매력 없어요? 유현 씨가 말했잖아요. 저보고 미인이라고요. 그거 설마 거짓말이었던 거예요?”
“알마 씨, 많이 취하신 것 같습니다.”
“싫어요! 취한 김에 계속 말할래요. 유현 씨, 사실은 저 꼬시려고 일부러 요리 못하는 척 했던 거 맞죠? 그렇죠?”
“아니, 그건…….”
“왜, 왜 이제 와서 아닌 척 빼는 거예요? 흐윽, 남자들은 다 이래! 마지막에 와서는 맨날 도망쳐. 도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 지금 나 가지고 노는 거예요?”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럼요? 왜 나가려고 했던 거예요?”
울분 섞인 목소리로 소리치던 알마가 갑자기 내 팔을 세게 잡아당기며 얼굴을 가까이 들이댔다. 이에 나는 짐짓 곤란하단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혹시라도 식당에 손님이 찾아오실지도 모르니까 걱정되어서…….”
“안 와요.”
“네?”
“오늘은 안 오신다고요. 손자 보러 가신다고 하셨거든요.”
알마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매일 식당을 찾아오는 노부부를 제외하면 더 이상 손님이 없을 거라면서 말이다.
실제로도 손님이 거의 없는 편이기도 했다.
“그래도 혹시라도 찾아오는 손님이 있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내가 끝까지 방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알마가 내 팔을 꽈악 붙잡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유현 씨는 제가 싫어요? 제가 이렇게 부탁하는데도?”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마음이 약해졌다.
“싫은 건 아닙니다.”
“그럼 왜 자꾸 절 피하는 거예요? 역시……. 유현 씨가 생각해도 제가 글러 먹은 여자라서 그런 거예요?”
“알마 씨가 글러 먹은 여자라니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알마 씨가 얼마나 매력적인 여성인데요.”
나는 결국 어쩔 수 없이 도로 몸을 돌려서 침대에 앉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처럼 내가 그녀의 옆에 앉자, 알마가 기쁘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요? 거짓말 아니죠?”
“거짓말을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실제로도 알마는 매력적인 미인이었다.
물론 다른 여성들에 비해서 외모가 조금 드세 보이긴 했지만, 건강하게 그을린 갈색 피부와 밝은 빛을 띤 적갈색 머리카락이 오히려 그걸 장점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렇단 말이죠?”
이런 내 칭찬에 기분이 한결 풀린 모양인지, 알마가 헤실헤실 웃으며 몸을 바짝 밀착해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내 가슴팍에 닿자, 다시금 아랫도리에 힘이 저절로 들어갔다.
“……그러면요, 유현 씨.”
그 때, 알마가 느물스러운 목소리로 나를 부르며 오른손을 들어 올려 내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다분히 의도가 느껴지는 손길이었다.
“네.”
“우리 할래요?”
“…….”
“제가 원래 이런 여자가 아닌데…….”
수줍음 섞인 목소리로 말하던 알마가 말꼬리를 늘어트리며 내 입술 쪽으로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뭘 하려는 건지,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매정하게 피할 수 있었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매끄러운 윤기가 머금어져 있는 그녀의 입술이 마치 잘 익은 앵두처럼 먹음직스러워 보였기 때문이었다. 도무지 거부할 수가 없었다.
‘이젠 나도 모르겠다.’
결국, 남자의 본능을 이기지 못한 나는 그대로 고개를 숙여 알마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갰다.
“으음.”
오랜만에 맛본 키스는 달콤하단 말로는 부족했다. 원래 이런 느낌이었던가 싶을 정도였다.
말랑거리면서도 탄력이 느껴지는 입술을 한동안 음미하던 나는 혀를 내밀어 부드럽게 핥았다. 그러자 내 몸에 바짝 밀착해 있던 알마의 몸이 가늘게 떨리는 게 느껴졌다.
“하읏…….”
알마가 두 눈을 꼬옥 감은 채로 애달픈 신음을 토해냈다.
내가 해주는 키스에 완전히 푹 빠져버린 모습이었다.
나는 천천히 숨을 토해내며 그녀의 오른팔을 쓸어내렸다. 그리고는 허리와 갈비뼈 부근을 더듬듯이 애무하자, 그녀의 엉덩이가 조금씩 들썩거리는 게 느껴졌다.
그 감각을 손끝을 통해 느끼니, 참을 수 없을 만큼 흥분이 되었다.
‘미치겠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신이 짜릿해지는 감각에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앙…….”
그리고 이처럼 내가 키스를 해주자, 알마의 입술 사이로 야릇한 신음성이 연거푸 터져 나왔다.
순간 머릿속이 텅 비는 듯했다. 나는 좀 더 세게 그녀의 몸을 끌어안으며 혀를 내밀었다. 그러자 입술을 가르고 침범한 내 혀가 알마의 고른 치열을 훑으며 입안의 말랑거리는 혀를 툭 하고 건드렸다.
“……읍!”
이런 식의 키스는 난생처음인 모양인지, 그녀의 몸이 살짝 굳었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듯했다. 이에 내가 몇 번이고 다정하게 등허리를 쓰다듬어주자, 금세 알마의 몸이 부드럽게 풀렸다.
더불어 내 혀와 맞닿아있던 그녀의 혀도 이런 식의 키스가 마음에 든다는 듯 내 혀에 적극적으로 얽혀왔다.
“하아……. 유현 씨……. 흐읏.”
나를 애타게 부르는 알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게다가 어느샌가 그녀의 손이 내 옷을 풀어헤치고 있었다.
술에 취한 탓에 서툰 손길이었지만, 그녀가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는 것인지 확실하게 알 수가 있었다.
나는 열기가 머리끝까지 왈칵 치미는 것을 느끼며, 윗옷을 대충 벗어 던졌다. 그러자 꿀꺽, 하고 침을 삼키는 알마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더불어 내 손바닥에 맞닿아있는 그녀의 엉덩이가 또다시 들썩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어서 빨리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이러한 생각에서 나는 그대로 몸을 일으켜, 알마를 뒤로 넘어트렸다.
“아……!”
순간, 그녀의 입술 사이로 놀란 소리가 새어 나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내가 고개를 숙여 키스를 해주자 알마는 자기가 언제 놀랐냐는 듯이 자연스럽게 두 팔로 내 목을 끌어안으며 두 눈을 감았다.
완전히 푹 빠진 모습이었다. 이에 안심한 나는 몸을 살짝 왼쪽으로 눕힌 뒤에 오른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풍만한 가슴의 감촉이 느껴졌다.
“흐읏.”
암소처럼 커다란 젖가슴을 강하게 주무르자, 알마의 입술 사이로 들뜬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는 좀 더 그녀를 기쁘게 해주고자, 고개를 숙여 옅은 붉은색을 띠고 있는 갈색 피부에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리고 이 자극에 알마가 거친 신음을 토해내며 양손으로 내 머리를 움켜쥐었다.
무언의 재촉이 담겨 있는 행동이었다.
나는 딱딱하게 서있는 분홍빛 유두에 한 차례, 쪽 소리가 나도록 키스를 해준 뒤에 왼손을 아래로 떨어트려 팬티를 벗기기 시작했다.
“유현 씨…….”
이런 내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알마가 모를 리가 없었다.
한층 더 애타는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그녀의 행동에 나는 다정하기 짝이 없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입술에 부드러운 키스를 해주었다. 그리고 이 키스에 알마는 금세 또 푹 빠져버린 모양인지, 몸을 부들거리며 떨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나는 알마의 은밀한 곳을 감싸고 있던 팬티를 완전히 벗겨내었다. 그러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녀의 몸이 내 눈에 들어왔다.
확실히 팔다리가 길고 늘씬하니, 이렇게 침대 위에 눕혀놓고만 있어도 예술 작품이 되었다.
나는 미친 듯이 끓어오르는 욕정을 느끼며, 거칠 것 없이 알마의 음부 쪽으로 고개를 떨어트렸다.
“햐읏! 자, 잠깐……. 아!”
적갈색 음모에 뒤덮여 있는 음부에 입술을 가져다 댄 순간 알마가 진저리를 치며 나를 제지하려 했다. 하지만 내가 혀를 내밀어 음순을 핥거나 뜨거운 숨결을 불어넣을 때마다 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 채, 짤막한 탄성을 연거푸 터트렸다.
어쩔 땐, 내 머리카락을 양 손으로 꽉 움켜쥔 채로 경기라도 일으키는 것처럼 몸을 부르르 떨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처럼 알마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동안 나는 재빨리 바지를 벗었다. 그러자 아까 전부터 한계까지 부풀어 올라있던 남근이 크게 기지개를 켜며 어서 빨리 자기를 안으로 넣어달라며 아우성쳐대기 시작했다.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에 내가 묻힌 타액과 애액으로 흥건하게 젖어있는 음순을 가르고, 그 안으로 천천히 밀어 넣었다.
“아윽!”
뜨거운 열기와 함께 음탕하다 싶을 정도로 흥건하게 젖어있는 질 내의 살결들이 내 남근을 옥죄었다. 동시에 알마가 아픈 듯 엉덩이를 들썩이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자세가 불편했던 모양이었다. 이에 나는 오른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쥐는 것과 동시에 자세를 똑바로 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여, 키스를 해주자 찌푸려져 있던 이맛살이 스르륵 풀렸다.
“흐응. 하으, 응……. 아앙.”
심지어 간간이 기쁜 듯 신음성을 터트리기까지 했다. 이에 나는 만족스럽게 웃고는 좀 더 안쪽으로 남근을 밀어 넣었다. 그러자 그에 맞춰서, 알마의 다리가 꿈틀대더니 이윽고 내 허리를 꽈악하고 뱀처럼 휘감았다.
“윽!”
그와 동시에 사정없이 죄어드는 질 내의 압박에 나는 그만 무심코 신음성을 터트리고 말았다.
알마는 이런 내 반응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인지,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며 나를 재촉했다. 어서 빨리 움직이라면서 말이다. 이에 나는 거칠게 숨을 토해내며 허리를 움직였다. 그러자 좁은 질 내를 가르고 남근을 밀어 넣을 때마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은 사정감이 치밀어 올랐다.
만약에 여기서 조금이라도 힘을 푼다면, 십중팔구 꼴사납게 사정을 해버릴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이를 악 물고서 좁디좁은 길을 억지로 벌리며 격렬하게 안쪽을 찔러대었다.
“아으으읏!”
그때마다 알마의 입술 사이로는 환희에 가득찬 달콤한 신음성이 연거푸 터져 나왔다.
내가 맛보여주는 쾌감에 완전히 푹 빠져버린 모습이었다. 그녀는 마치 사랑에 푹 빠진 여인처럼 나를 올려다보며 정신없이 숨을 헐떡였다.
“……아앙! 아앗, 거기……! 흐읏! 좋아! 하앙!”
급기야 알마가 기쁨에 소리치며 나를 끌어안았다. 이에 나는 거칠게 숨을 토해내며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혀를 밀어 넣어, 기쁨에 허덕여대고 있는 혀를 휘감아 이리저리 희롱하며 이 즐거움을 만끽했다. 그리고 이 자극에 그녀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부르르 몸을 떨어대었다.
“으으응! 유현 씨……! 하으으윽! 우으읏!”
그러다 절정에 달하려는 모양인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나를 부르는 알마의 애타는 애원에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며 짐승처럼 허리를 흔들어대었다. 그리고 이런 내 움직임에 마치 보답이라도 해주듯이 그녀의 질이 급격하게 수축하며 경련했다.
“……하으으으윽!!”
그리고 이처럼 격렬하게 몇 번이고 질 내를 찔러대자, 알마는 결국 치밀어오르는 쾌감을 견디지 못하고 절정에 치닫고 말았다.
나는 절정에 도달해 칠칠치 못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알마를 내려다보며 이루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을 만끽했다.
확실히 이건 몇 번을 보더라도 도저히 질리지 않았다.
“하아, 하아……. 엄청 좋았어…….”
그 때, 혼자서만 절정에 달했던 알마가 겨우 정신을 차린 듯, 가쁘게 숨을 토해내며 소감을 밝혔다.
완전히 만족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아직 만족하지 못한 상태였다.
나는 여전히 내 남근을 꽈악꽈악 조여 대고 있는 질 내의 압박을 만끽하며 허리를 움직였다. 그러자 ‘하으응!’하고 알마의 입술 사이로 앙증맞은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후아! 아앙, 잠깐……. 또, 또 하려고……? 하으응!”
말은 그렇게 하지만 내 몸을 끌어안고 있는 그녀의 팔다리는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