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협] -->
“아앙, 나도……. 아까처럼 또 키스해줘. 후웅,”
“앗, 넌 아까 전에 했었잖아! 이번엔 내 차례라고……. 쭈읍, 응! 후아.”
이처럼 내가 사정을 끝마치자, 옆에서 자위를 하며 기다리고 있던 엘프들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일제히 아우성치며 내게 달려들었다.
어서 빨리 자기를 안아달라며 애원하는 것이었다.
남자라면 한번쯤 상상해 봤을 법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다들 하나 같이 눈이 홱 돌아갈 만큼 아름다운 미인들이었다. 그랬기에 이 상황이 도무지 질리래야 질릴 수가 없었다.
나는 내 팔과 목을 꼬옥 끌어안으며 앙앙 울어대고 있는 엘프들을 하나하나 상대해주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렇게 대여섯 시간 정도를 상대해주고 나니, 다들 녹초가 되어선 뻗어버렸다.
‘더 부를까?’
술라 이후로도 세 명이나 더 불러서 상대해줬음에도 불구하고, 도합 아홉 명의 엘프들은 나보다 먼저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물론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내가 먼저 나가떨어지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는 조교의 방이었다.
더욱이 아홉 명의 엘프들 모두 쾌감에는 익숙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금방 지칠 수밖에 없었다.
“음…….”
나는 넓은 침대 위에 서로가 뒤엉킨 채로 색색 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는 아홉 명의 엘프들을 돌아보며 고민에 빠졌다.
이대로 더 몇 명 더 불러내서 섹스를 할 것인지, 아니면 이쯤에서 관둘 것인지 말이다.
‘오늘은 이 정도로 끝낼까?’
그러다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이 방에 들어온 지, 벌써 여섯 시간이 다 되어가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이제 그만 마물 사냥꾼들을 만나러 가는 게 좋을 듯이 싶었다. 더욱이 너무 오랫동안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괜한 엉뚱한 의심을 사게 될 지도 몰랐고 말이다.
이렇듯 결정을 내린 나는 침대에서 일어난 뒤에 바닥에 떨어져 있는 옷을 집어 들었다.
이 때, 저택 내에 있는 화장실로 가서 몸을 깨끗이 씻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그 생각을 접었다.
왜냐하면 어차피 현실로 돌아가게 되면 도로 깨끗해지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구태여 헛고생할 필요가 없었다.
‘……다들 여전히 수련하고 있으려나?’
나는 옷을 다 입은 뒤에 서둘러 방 밖으로 나갔다.
그런 다음에 가면을 얼굴에 쓰고 저택 현관문을 벗어나, 에나의 지도를 받고 있는 마물 사냥꾼들이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에나를 향해 주먹을 뻗으며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는 유 지아의 모습이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물론 몰아붙인다고는 하지만 유 지아가 휘두른 주먹이 에나의 몸이 닿는 일은 결코 없었다. 하지만 이럼에도 불구하고 유 지아는 결코 주눅 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더욱 화가 돋는다는 듯이 지치지 않는 맹수처럼 달려들고 있었다.
‘무섭네.’
무섭다는 걸 넘어서 살벌할 지경이었다.
한편 이 소현과 김 예지는 멀찍이 떨어져선 에나와 유 지아의 대련을 구경하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망신창이나 다름없는 행색이었지만, 대련을 지쳐보고 있는 두 눈에는 생기가 가득했다.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두 사람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는 것인지 얼추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런 마물 사냥꾼들의 기특한 모습을 보고나니, 입가에 미소가 절로 그려졌다.
‘다들 능력치가 얼마나 올랐을까?’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서 매니저 어플을 실행시켰다. 그러자 화면에 새로운 알림문구가 차례차례 떠올랐다.
[리샤가 당신이 해준 애무에 황홀해합니다.]
[리샤의 호감도가 3 상승했습니다.]
[리샤가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했습니다. 자신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당신에게 고마워합니다.]
[리샤의 호감도가 1 상승합니다.]
[리샤가 당신과의 섹스에 만족했습니다!]
[리샤의 호감도가 5 상승합니다!]
[스란이 당신의 손길에 좋아합니다!]
[스란의 호감도가 1 상승합니다!]
.
.
.
[술라는 더 이상 당신을 증오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랑합니다!]
[술라의 호감도가 10 상승합니다.]
[샤린의 마음이 당신에게로 확실히 기웁니다.]
[샤린의 호감도가 10 상승합니다.]
[카라라가 당신에게 애정을 품습니다.]
[카라라의 호감도가 5 상승합니다.]
호감도 상승을 알리는 알림문구가 화면을 가득 채웠다.
술라 이후로 더 불러냈던 세 명의 엘프, 클라리스, 루들, 카라라의 호감도도 착실하게 올라있었다.
이 정도면 오늘 불렀던 아홉 명의 엘프들 모두 호감도 80은 찍은 듯이 싶었다.
‘많이도 올렸네.’
확실히 긴 시간을 들인 만큼 효과는 확실했다.
나는 만족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엄지로 확인을 눌렀다. 그러자 뒤이어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주간 퀘스트 ‘넷이서 하기엔 버겁지 않나요?’를 달성하셨습니다.]
[보상으로 랜덤 아이템 상자가 주어집니다.]
[랜덤 아이템 상자를 수령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축하합니다!]
[주간 퀘스트 ‘당신은 분명 전생에 변강쇠였을 겁니다.’를 달성하셨습니다.]
[보상으로 랜덤 아이템 상자가 주어집니다.]
[랜덤 장비 상자를 수령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오…….”
전혀 생각지도 못 했던 이득이었다.
주간 퀘스트 보상이라니……. 나는 자그맣게 탄성을 터트리며 서둘러 각각 보상을 수령했다.
[축하합니다!]
[아이템 ‘공용 변소 스티커(1회)’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 대상의 신체에 붙이면 모든 사람들이 대상을 공용 변소로 인지하게 됩니다. 장소 불문하고 대상은 공용 변소로 이용됩니다. (대상은 반항 할 수 없습니다.)]
[지속 시간 : 24시간]
[축하합니다.]
[장비 ‘은빛 장검(N)’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1 : 강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10초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 2 : 공격 시, 10%의 확률로 대상에게 은빛 표식을 남깁니다. 이 때, 아군이 은빛 표식이 걸려있는 대상을 공격하면 치명타를 입힐 확률이 10% 증가합니다.]
[현재 사용자는 ‘은빛 장검(N)’과 중복되는 장비를 보유하고 계십니다.]
[중복되는 장비를 획득할 시에는 장비 강화 혹은 정기 교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정기 획득양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장비 강화 / 정기 교환]
‘잊을만 하니까 튀어나오네.’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해주는 은빛 장검이었다. 혀를 내두른 나는 이 소현의 손에 들려있는 은빛 장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반짝반짝 빛을 뿜어내고 있는 은빛 장검의 아찔한 자태가 내 눈에 들어왔다.
“어쩌지.”
고민이 되었다.
위험을 무릎 쓰고서 저걸 강화시킬지, 아니면 이번에 얻은 장비를 정기로 교환할지 말이다. 잠시 고민하던 나는 이윽고 장비 강화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이번에 강화에 실패하더라도 한 단계 하락으로 끝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일반 등급의 장비였다. 아쉬울 건 하나도 없었다.
‘지르자!’
결단을 내린 나는 곧바로 장비 강화를 선택했다.
[주의. 5단계 강화부터는 일정한 확률로 강화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주의. 강화에 실패할 경우 1단계 하락하게 됩니다.]
[스킬을 강화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강화 실패 시, 강화 단계가 하락한다는 알림문구가 떠올랐지만 이미 그것까지 감안하고 결정을 내린 것이었기에 나는 망설임 없이 네를 눌렀다. 그러자 금으로 된 망치가 화면에 나타나더니, 그대로 은빛 장검을 탕탕!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두드리자, 환한 빛과 함께 좌우에서 폭죽이 팡! 하고 터졌다.
[축하합니다!]
[장비 ‘은빛 장검(N)(+8)’이 ‘은빛 장검(N)(+9)’로 강화되었습니다!]
[효과 1 : 강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5초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 2 : 공격 시, 50%의 확률로 대상에게 은빛 표식을 남깁니다. 이 때, 아군이 은빛 표식이 걸려있는 대상을 공격하면 치명타를 입힐 확률이 55% 증가합니다.]
“역시 갓검…….”
이러다가 20까지 강화에 성공해서 행성 파괴 무기로 거듭나게 되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와아!”
그 때, 저 멀리서 탄성 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은빛 장검을 가슴께까지 들어 올리고 있는 이 소현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더불어 예지가 그 옆에서 꺅꺅 대고 있었다.
“너무 예뻐요, 언니.”
“그러게…….”
이 소현은 넋을 잃은 듯, 멍한 얼굴로 은빛 장검을 바라보다가 이윽고 허공에 검을 휘둘러보았다. 그러자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채가 잔상을 만들며 서서히 사라졌다.
‘광채에 이은 잔상이라니……!’
강화가 잘 된 장비만이 가질 수 있는 특징이었다.
이 소현도 그걸 알고 있는 모양인지, 함박 미소를 지어보이며 허공에 이리저리 검을 휘둘러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저택 현관 쪽에 서있는 나를 발견하곤 앗! 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
나와 눈이 마주친 그녀는 자기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은빛 장검을 등 뒤로 숨겼다. 아무래도 방금 전, 어린애처럼 좋아하던 자신의 모습을 내게 보인 게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이에 나는 그녀를 안심시켜주고자 그녀 쪽으로 다가갔다.
“검이 마음에 드셨습니까?”
“어, 언제부터 보고 계셨어요?”
“소현 씨가 유 지아 씨와 에나 씨가 대련을 하고 있는 걸 지켜보고 있을 때부터요.”
“으읏…….”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소현의 모습을 지켜보았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이런 내 대답에 그녀는 우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별로 창피한 일도 아닌데, 이리도 부끄러워하는 소현을 보고 있자니 위로해주기보단 놀려주고 싶단 마음이 불쑥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래선 괜히 미움만 받을 테니, 나는 장난기를 꾹 억누르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검은 어떻습니까?”
이런 내 물음에 소현은 잠시 쭈뼛쭈뼛 거리다가 이윽고 말소리를 뽑아내었다.
“너, 너무 마음에 들어요…….”
“다행이네요.”
나는 짐짓 다정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로 속삭여주었다. 그러자 부끄러움에 젖어있던 소현의 얼굴이 스르륵 풀리며, 입가에 수줍은 미소가 매달렸다.
그 모습이 도저히 마물들을 상대로 싸우는 마물 사냥꾼의 리더로 보이지가 않았다.
“저는 없어요?”
그러던 중에 예지가 불쑥 우리 사이에 끼어들며 입을 열었다.
자기도 뭔가를 강화시켜주었으면 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은빛 장검을 강화시켜준 것은 순전히 운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아니, 오히려 이 경우에는 운이 나쁘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하필 장비 상자에서 나온 게 은빛 장검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걸 소현의 앞에서 내색할 수는 없었다. 이렇게나 잔뜩 생색을 내어놓았는데, 재수가 없어서 은빛 장검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내킨 김에 강화까지 해보았죠. 라고 할 수 있겠는가?
만약 그런 소리를 했다간 미운털이 아주 단단히 박혀버릴 것이다.
“예지 씨는 마리오네트가 있잖아요.”
“읏……. 그렇긴 하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챙겨드리겠습니다.”
이리 말하며 예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잔뜩 실망하고 있던 소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매달렸다.
나는 예지의 머리를 한창 쓰다듬어주다가 문득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인기척을 느끼곤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어느새 대련을 멈추고서 내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유 지아와 에나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오셨습니까?”
“하아, 언제 왔어?”
에나는 항상 그랬듯이 담담한 목소리로 날 반겨주었고, 유 지아는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굉장히 상반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었다.
특히나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있는 에나와 상의, 하의 할 것 없이 전부 다 땀에 젖어있는 유 지아의 모습은 무척이나 비교되었다.
‘그나저나…….’
유 지아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있는 듯이 싶지만, 땀에 젖은 그녀의 모습을 상당히 야했다.
방금 전에 아홉 명의 엘프들을 상대로 몇 시간 동안이나 질펀하게 섹스를 즐겼던 나를 흥분시킬 정도로 말이다.
“뭔가 갈아입을만한 옷은 없습니까?”
나는 괜히 무안해져서는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그리고 이런 내 말에 유 지아는 그제야 자기 옷이 땀에 젖어서, 몸에 착 달라붙고 있단 사실을 깨닫곤 깔깔 웃음을 터트렸다.
“괜찮아. 본다고 닳는 것도 아니니까.”
하여간 불같은 성격만큼이나 호탕한 유 지아였다. 심지어 보란 듯이 두 손으로 자기 가슴을 아래에서 위로 받치며 과시하기까지 하고 있었다.
“어, 언니!”
그리고 이런 지아의 행동에 소현이 크게 소리치며, 서둘러 그녀의 행동을 제지했다.
역시 소현을 마물 사냥꾼의 리더로 삼기를 잘한 것 같다.
나는 내 선견지명에 감탄하며 에나에게 말했다.
“에나 씨, 이 소현 씨와 유 지아 씨 그리고 김 예지 씨를 데리고 잠시 씻고 와주시겠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내 말에 고분이 고개를 끄덕인 에나는 세 사람을 데리고서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나는 다시금 스마트폰을 들어서 매니저 어플을 확인해보았다. 그러자 뒤이은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올라 있는 게 내 눈에 들어왔다.
[축하합니다, 노예를 상대로 바람둥이(다섯 명 이상의 여성과 성관계 맺기)를 했습니다.]
[바람둥이 업적이 달성되었습니다!]
[보상으로 개인 특성이 주어집니다.]
[개인 특성을 수령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개인 특성?”
이번에 받게 된 보상은 아이템도, 장비도, 스킬도 아닌 전혀 다른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개인 특성 오픈!
수천천사 님 : 최대한 탈 안나게 마물 사냥꾼들 잡아먹어야죠! 솔직히 말해서 아청법이 아직도 무서워요 ㅂㄷㅂㄷ
데빌캇슈 님 : 에로!
Arcy 님 : 지금 끝났습니다! 전 약속을 아주 잘 지킨다고요!
당분이부족 님 : 눙물..ㅠㅠ
마녀서윤 님 : 힉ㅋㅋ 아니에요! 전 스토리를 뽑았습니다!
겨울잠곰 님 : 응원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반딧가 님 : ㄹㅇ 자박꼼ㅋㅋ
렘던트 님 : 후후, 틀리셨습니다!
사라진향기 님 : 죄송합니다.ㅠㅠ 흑흑, 근데 H 쓰는게 너무 재밌어요
선무하 님 : 아이 태어나기 전에 매니저 어플 완결 날 거 같은데요? 근데 나중에 조교의 방 확장되면 남녀 노소 다 데려올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변경될 수 있는 설정입니다.
클모강 님 : 운피레아하고 아이린은 훈련하느라 바쁘잖아요 ㅋㅋ
인페르니우스 님 : 핡핡 안 그래도 메이드 저택으로 만들려고요
허니앙쥬 님 : 아닙니다! 전 약속 지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