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96 [타협] =========================
“글쎄요. 제 눈에는 딱히 예뻐 보이지 않는데요?”
“응? 누가?”
“당신이요.”
“아하핫, 너 정말 웃긴다. 내가 예뻐 보이지 않다니……. 네가 시험을 볼 때부터 쭉 지켜보고 있었는데, 너 같은 수컷은 난생처음 봤어. 좋아! 넌 좀 재밌어 보이니까, 특별히 내 침실 노예로 써줄게! 한 십년 정도 귀여워해줄게.”
서큐버스 퀸은 불쾌해하는 기색 하나 없이 천진난만하게 말하고 있었다.
과연, 얼굴값을 한다는 건가. 이 정도로는 그녀의 동요를 이끌어낼 수가 없을 듯이 싶었다. 하지만 그랬기에 더더욱 승부욕이 끓어올랐다.
어서 빨리 눈앞의 서큐버스 퀸을 굴복시킨 다음에 내 아래에서 앙앙대며 울게 만들고 싶었다. 게다가 처녀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다른 누구의 손길도 타지 않는 새하얀 도화지 같은 여자……. 그 위에 나라는 색깔의 물감을 마구 칠하고 싶었다.
“전 당신의 침실 노예가 될 생각이 없는데요?”
나는 여유롭게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러자 서큐버스 퀸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왜? 나랑 자고 싶지 않아?”
“당신보다는 엘레노아 씨가 더 나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그 못난이가 나보다 더 낫다고? 다시 생각해봐.”
확실히 서큐버스 퀸에 비해서 엘레노아의 외모는 한 수……. 아니, 세 수는 접어 줄 만큼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걸 순순히 인정해서는 안 되었다.
나는 두 번 생각해볼 것도 없다는 듯이 단호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엘레노아 씨가 훨씬 더 낫습니다.”
“와아! 자존심 상하네! 어떻게 그 못난이가 나보다 훨씬 더 낫다는 거야? 얼굴로 보나, 몸매로 보나, 가슴으로 보나 내가 더 낫잖아? 안 그래?”
서큐버스 퀸은 오른손으로 자기 얼굴과 어깨 그리고 가슴을 차례대로 툭툭 치며 말했다.
그녀가 자기 외모에 가지는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에 공감해주지 않았다. 속으론 공감하더라도 겉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식으로 연기했다.
“얼굴이야 개인마다 취향 차이가 있는 거고, 몸매는 엘레노아 씨 정도가 딱 적당합니다. 가슴도 마찬가지고요. 당신은 너무 과합니다.”
이런 내 지적에 서큐버스 퀸은 정말로 화가 난다는 듯이 양 불을 잔뜩 부풀렸다.
“너 되게 건방지다? 너 같은 건, 내가 마음만 먹으면 바로 홀릴 수 있거든?”
이리 말하며 그녀가 날 향해 한 걸음 성큼 내딛는 순간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동시에 묘한 냄새가 내 코끝을 간질였다.
이전에 한 번 맡아본 적이 있는 냄새였다.
‘엘레노아한테서 나던 냄새…….’
이성을 유혹하는 달콤한 체취였다. 덕분에 안 그래도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내 이성의 끈이 금방이라도 툭 하고 끊어질 것처럼 위태롭게 변했다.
나는 이 이상으로 서큐버스 퀸을 도발하는 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다른 방법으로 가야겠군.’
하지만 그 전에 한 가지 실험해볼 게 있었다.
나는 작은 목소리로 ‘민감도 2배 스티커 소환.’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러자 내 손바닥 위에 녹색 동그라미 스티커가 생겼다. 다행히도 아이템 소환 기능까지는 막히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러면 내게도 기회가 있었다.
“그럼 내기를 해볼까요?”
“내기?”
“간단한 겁니다. 제가 당신을 애무하고, 당신은 1시간동안 버텨내는 겁니다. 만약에 제가 진다면 당신이 엘레노아 씨보다 더 낫다는 걸 인정하겠습니다.”
“내가 진다면?”
“엘레노아 씨가 당신보다 훨씬 더 낫다는 걸 인정하셔야겠죠.”
이런 내 말에 서큐버스 퀸은 정말로 어이가 없단 듯이 코웃음 치며 말했다.
“어이없네. 내가 왜 너랑 그런 내기를 해야 하는 건데?”
“왜요? 질 것 같습니까? 아니면 엘레노아 씨가 당신보다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아니거든?”
“정말로요?”
“진짜 어이없네. 너 같은 인간 남자는 난생 처음이야. 날 보고도 발정하지 않는 것도 어이가 없는데, 나보다 그 못난이가 더 낫다고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기나 하고……. 좋아. 해봐! 대신에 내가 이기면 넌 그걸로 끝이야. 딱 숨만 붙여놓고서 평생 괴롭힐 거니까, 각오하게는 게 좋을 거야.”
제법 살벌한 경고였다.
서큐버스 퀸은 자기가 질 거라곤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는 모양인지, 무척이나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실로 오만한 얼굴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오만함조차도 너무나도 아름답게 보였다.
그리고 그랬기에 더더욱 흥분이 되었다.
어서 빨리 저 예쁘장한 얼굴을 쾌락으로 망가트려버리고 싶었다. 과연 서큐버스 퀸은 어떤 울음소리를 낼까? 나름 여왕님이니까, 우아하게 울지는 않을까? 나는 속으로 웃음을 삼키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이리 말한 나는 서큐버스 퀸의 등 뒤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그녀는 마치 내게 자신의 뒤태를 과시하기라도 하듯이 검은색 날개를 곱게 접은 뒤에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솜털 하나 없이 깨끗한 목덜미와 매끈한 겨드랑이가 내 눈에 적나라하게 보였다.
그 모습이 어찌나 매혹적이던지, 지금 당장 그녀의 겨드랑이 사이에 내 남근을 끼워두고서 비벼보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래서는 서큐버스 퀸의 의도에 휘둘리는 것 밖에는 되지 않았다.
나는 차분히 흥분을 가라앉힌 뒤에 두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안마를 하듯이 부드럽게 주무르며 천천히 가슴 쪽으로 손을 옮겼다.
이 때, 나는 그녀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민감도 2배 스티커를 어깨에 붙였다.
‘됐군.’
이걸로 반쯤 넘어왔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주 방심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민감도 2배 스티커는 어디까지나 민감도를 2배로 올려주는 효과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내가 서큐버스 퀸을 흥분시키지 못 한다면 말짱 도루묵이었다.
나는 서큐버스 퀸의 가슴을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감싸 쥐듯이 움켜쥐었다. 그러자 내 손가락이 부드러운 살덩이에 파묻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
정말이지 깜짝 놀랄 만큼 부드럽고 커다란 가슴이었다. 게다가 뜨겁기는 얼마나 뜨거운지, 이대로 내 손이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어쩌면 모니카보다 더 클지도…….’
이쯤 되면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나는 크게 숨을 들이켜고는 조금 더 세게 가슴을 주물러보았다. 그러자 이런 내 손놀림을 따라 서큐버스 퀸의 가슴이 크게 출렁였다. 하지만 그다지 큰 충격을 받지 않는 모양인지, 금세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렇게 해서 날 흥분시킬 수나 있겠어? 좀 더 분발해보지 그래?”
불쑥 웃음 섞인 서큐버스 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보채지 마십시오. 내기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입니다.”
이리 말하는 것과 동시에 나는 단순히 가슴을 만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가슴의 중앙에 위치한 유두를 검지와 엄지로 꽉 붙잡아서 비벼대었다.
“흐읏, 응……. 이건 꽤 괜찮네. 하아, 근데 말이야……. 내 가슴 어때? 굉장하지 않아? 여기까지 온 수컷들은 죄다 내 가슴만 보면 정신을 못 차렸는데……. 아! 너는 빼야겠다. 넌 내 가슴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았으니까.”
“그 수컷들은 죄다 어떻게 됐습니까?”
“어떻게 되긴? 죄다 기둥에 매달아버렸지! 후후, 너도 그걸 봐야 됐는데! 사랑이니, 뭐니 운운하던 놈들이 날 보자마자 돌변하던 걸 말이야.”
서큐버스 퀸은 정말로 즐겁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 때의 일을 떠올리듯이 눈을 감고 감상에 빠진 표정을 지어보였다. 실로 악취미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신경 쓸 바는 아니었다.
지금 내가 해야 될 일은 서큐버스 퀸을 흥분시키는 일이었다.
나는 내 손에 잡혀있는 두 개의 젖가슴이 흉하게 일그러질 만큼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러자 서큐버스 퀸의 입새로 가느다란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더불어 내 손에 잡혀있는 유두가 점점 쫄깃해지는 게 느껴졌다.
마치 커다란 푸딩 위에 올려져있는 젤리 같았다.
“……흐으응, 수컷 주제에 제법인 걸……! 하아, 너처럼 내 가슴을 잘 주무르는 수컷은 처음이야. 아앙, 거기 좀 더 만져봐. 응, 거기……. 하읏, 너무 좋다. 아! 물론 내가 가버릴 정도로 기분 좋다는 건 아니야! 그냥 어디까지나 기분이 좋다는 것뿐이야. 그러니까 착각하지 마!”
서큐버스 퀸은 이게 내기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모양인지, 흥! 하고 콧방귀를 뀌며 내게 엄포를 내어놓았다. 하지만 이런 그녀의 말과는 다르게 그녀의 몸은 민감하게 반응해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내가 이길 거란 생각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나는 서큐버스 퀸의 가슴을 주무르던 오른손을 아래로 내려, 잘록한 허리를 쓸며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그러자 손 안에서 둥근 엉덩이가 탱탱하게 흔들렸다.
어찌나 탱글거리던지, 싱그럽다 못 해 신비하단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이 신비를 연구하고 싶었다. 철저히 파헤쳐서 나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탱글거리면서도 부드러운 엉덩이를 내 마음대로 주물러대었다.
“햐으읏! 아앙, 진짜……. 너 너무 잘하는 거 아냐? 나 원래 이렇게까지 잘 안 느끼는데……. 흐읏, 되게 잘하네. 하앙.”
이처럼 가슴과 엉덩이가 동시에 희롱 당하자, 서큐버스 퀸은 기분 좋게 신음하며 자기 심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토로했다. 더불어 그녀의 등이 내 가슴팍에 바짝 기대어져왔다. 다리에 힘이 풀려버린 모양이었다.
“고작 이 정도로 흥분해버리신 겁니까? 아무래도 당신에겐 여왕이란 호칭보단 공주님이란 칭호가 더 잘 어울릴 것 같군요.”
실제로 서큐버스 퀸의 외모는 여왕이라 부르기엔 지나치게 앳되어보였다. 그리고 이런 내 말에 빈정이라도 상한 모양인지, 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서 고개를 홱 하니 돌렸다.
“흐흥, 누가 흥분했단 거야……. 흐읏.”
“그래요? 그럼 이쪽을 한번 봐볼까요?”
제법 귀여운 투정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마치 아이린을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나는 입가를 이죽이며 엉덩이를 만지던 손을 앞으로 옮겨, 음부를 감싸고 있는 팬티 안쪽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그러자 손끝에 까끌거리는 음모가 닿으며 기분 좋은 감촉을 전해주었다.
‘이제 막 젖기 시작한 건가.’
가지런히 정돈 되어 있는 음모를 지나쳐 부드러운 살결이 느껴지는 음순을 건드리자, 이제 막 나오기 시작한 애액이 손끝에 닿았다. 그걸 느낀 나는 꽉 닫힌 꽃봉오리를 벌리기 위해서 손끝에 애액을 묻힌 다음에 균열을 따라 천천히 문지르기 시작했다.
“자, 잠깐……. 흐으읏! 아앙, 거긴……. 난 만지라고 한 적 없는데……. 아!”
엘레노아가 그랬던 것처럼 서큐버스 퀸 또한 자신의 처녀를 지키기 위해서 몸부림을 쳤다.
“걱정 마세요. 당신의 처녀를 깨트리려는 건 아니니까요.”
“그, 그렇지만……. 하읏!”
일순 들썩 하고 서큐버스 퀸의 몸이 크게 뛰었다. 더불어 그녀의 몸에 힘이 빠지더니, 꽉 닫혀있던 꽃봉오리가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손끝에 매달리는 탄력 있고 보들보들 거리는 살결의 느낌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
============================ 작품 후기 ============================
민감도 2배 스티커 앞에선 아무도 버틸 수 없죠!
수천천사 님 : ㅋㅋㅋ엌ㅋㅋ 빈유의 축복ㅋㅋㅋ
밀뷰 님 : 그럼요! 거유 퀸이 어디서 주인공한테!
ddf3426 님 : 빈유, 거유 둘 다 진리죠.ㅎ
넷마의뭐땜에살까 님 : 네, 감사합니다. 건강 잘 챙기겠습니다!
Lunalu 님 : 아뇨, 거유 좋아하시는 분들 많습니다.ㅂㄷㅂㄷ
니르쪼 님 : 거기다가 츤데레까지!
운명이란...님 : 네, 퀸 교체요.
니알라토텝 님 : 서큐버스 덮밥은 안 쓸거 같아요. 아마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