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478화 (478/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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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기세를 잘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현재 주 혜경 선수가 서브를 준비 중입니다. 이번 시즌 서브 9득점에 상대 경기에서 서브 1개가 있습니다.”

서브를 준비하고 있는 대한 건설 힐스테이트의 주 혜경 선수의 모습이 화면에 비추어 보여졌다.

“……주 혜경 선수의 서브! 하지만 이 재연 선수가 받아냅니다. 공은 조 승화 선수를 거쳐서, 한 진경 선수가 안쪽 깊숙이 밀어 넣습니다! 유 은혜 선수가 막아보지만 터치아웃 됐습니다!”

주 혜경 선수가 서브한 공을 상대편 선수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자세를 잡고서 여유롭게 받아내었다. 그리고 그렇게 뜬 공을 조 승화 선수가 받아내어 바로 옆에 있던 선수에게 주는가 싶더니, 뒤에 있던 한 진경 선수가 갑작스레 끼어들어 대한 건설 진형에 깊숙이 공을 밀어 넣었다.

‘허.’

방금 전, 대한 건설 선수들이 썼던 수법을 그대로 똑같이 따라해서 득점에 성공한 것이었다.

덕분에 대한 건설 선수들은 살짝 화가 난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고, 반면에 GS 칸텍스 선수들은 잔뜩 신이 난 듯이 저들끼리 둥그렇게 모여서 등을 토닥여주고 있었다.

“이거 재밌는 장면이 나왔는데요? 자기들이 당했던 걸 그대로 되갚아주는 GS 칸텍스 선수들! 어떻게 보십니까?”

“똑같이 되갚아주었다고 하기엔 굉장히 멋진 공격이었습니다! 특히나 신 정원 선수의 속공을 건너뛰고, 그 뒤에 들어간 한 지경 선수의 낮은 시간 차 공격은 어떻게 막을 도리가 없었을 정도로 완벽했습니다.”

해설자의 말대로 굉장히 멋진 장면이었기에 감히 이견을 낼 수가 없었다.

“초반에 대한 건설이 한 발자국 멀리 도망치나 싶었더니, GS 칼텍스가 그 뒤를 바짝 쫓습니다. 확실히 한 진경 선수가 시기적절하게 득점을 뽑아주다 보니까, 조 승화 세터가 안정감을 많이 되찾은 것 같습니다.”

민서의 활약으로 잠시나마 휘청이었던 GS 칼텍스였지만, 민서 못지않은 한 진경 선수의 활약으로 기세가 다시금 살아났다. 하지만 글쎄, 과연 한 진경 선수가 민서의 체력을 제대로 잘 따라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자, 경기는 3:2. 이 유인의 서브! 윤 지원이 받고, 김 민서가 칩니다! 상당히 낮은 볼! 하지만 그대로 잘 받아 처리했습니다. 자, 이 재연! 그리고 가운데로 이나바!”

윤 지원이 받은 볼을 민서가 쳐보지만, 상대 선수가 그걸 또 슬라이딩으로 받아내었다. 그리고 그렇게 허공에 붕 뜬 공을 이나바 선수가 껑충 뛰어 올라, 대한 건설의 진형에 꽂아 넣었다.

“……그러나 그걸 받아내는 주 혜경! 그리고 스파이크! 그러나 가로막힙니다. 하지만 기회는 다시 한 번 더! 넘어가는 볼을 김 민서 선수가 밀어 넣습니다! 결국 김 민서 선수가 득점을 하는 군요.”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될 것만 같았던 볼은 주 혜경 선수가 아슬아슬하게 받아내면서 무마되었다.

그 후, 허공에 뜬 공을 대한 건설 선수가 있는 힘껏 쳐보지만 미리 기다리고 있었던 GS 칼텍스 선수들의 블로킹에 의해서 가로막혀버리게 되었다.

하지만 이대로 죽으란 법은 없는 모양인지, 공이 다시금 허공에 뜨며 기회를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이 때, 민서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서 달려들어 공을 상대 진형 속으로 슬그머니 밀어 넣어 득점을 올렸다.

“네, 아주 재치 있는 플레이였습니다. 순발력도 좋았고요. 반면에 조 승화 세터는 지난 경기에서 이나바 선수와 함께 볼 점유율을 많이 가져왔던 것처럼 오늘 경기에서도 레프트 쪽에서 상대 볼을 많이 끊어서 가져와줘야 할 겁니다.”

해설자들은 민서를 칭찬하는 한편 GS 칼텍스 선수들이 이번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을 제시해주고 있었다.

‘위태위태하네.’

서로 실력이 비슷해서 그런지, 두 팀 모두 2세트를 진행하는 내내 엎치락뒤치락 하며 아슬아슬한 경기를 이어나갔다.

“어때?”

그 때, 누나가 파스타가 담겨져 있는 접시를 부엌 탁자 위에 올려두며 내게 물었다.

“이기고 있어요.”

이 말에 누나는 곁눈질로 화면을 슬쩍 보더니, 픽 하고 웃었다.

“전처럼 여유롭게 이기진 못 하네.”

“아무래도 1부 리그이니까요.”

민서의 독무대나 다름이 없었던 2부 리그와는 다르게 1부 리그에선 민서의 독주가 거의 이뤄지지 못 하고 있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2부 리그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이지, 지금 이 경기에서 보여주고 있는 민서의 활약은 단연 독보적이었다.

“대체 무슨 수로 민서를 정신 차리게 만든 거야?”

이처럼 생각에 잠겨있는데, 불쑥 누나가 파스타를 작은 접시에 덜어내며 내게 질문을 던졌다.

호기심이 잔뜩 담겨져 있는 목소리였다. 하긴 민서의 무대 공포증은 나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실제로 처음 보았던 민서의 능력치 중에서도 침착성과 중요 경기 수치가 다른 능력치들에 비해서 유독 낮았었다.

그리고 그걸 올려주자마자 기적처럼 민서의 경기력이 되살아나기도 했었다.

“이걸로 능력치를 올려줄 수 있어요.”

“능력치? 게임처럼?”

“네.”

“그거 참 편리하네.”

누나는 납득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한편 굉장히 흥미가 돋는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리고는 이내 파스타를 먹기 좋게 덜어낸 접시를 내게 내밀며 말을 이었다.

“……민서만 올려줄 수 있는 거야?”

“그건 아니에요.”

“그럼 나도 돼?”

“아마도 될 걸요?”

서연이 누나의 능력치를 확인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아마도 될 것이다. 아마도.

“대답이 왜 그렇게 시원찮아?”

“누나 능력치는 확인해본 적이 없어서요.”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이런 내 대답을 들은 누나는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검지로 자신의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그래?”

아무래도 이런 내 행동이 의외였던 모양이었다.

누나는 한참동안 나를 바라보다가 이윽고 내 옆에 엉덩이를 깔고 앉으며 입을 열었다.

“……뭐, 됐어. 이런 이야기는 그만두고, 얼른 파스타나 먹어봐.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을 거야.”

꽤 자신작인 모양인지, 보기 드물게 나를 보채는 서연이 누나였다. 이에 나는 살포시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누나가 만들어 준 건, 뭐든지 맛있어요.”

“하여간 아부는…….”

핀잔을 주면서도 내 아부가 그리 싫지만은 않았던 모양인지, 누나는 양 손으로 내 볼을 살짝 꼬집으며 눈매를 예쁘게 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서 빨리 자기 요리에 대한 감상을 해주었으면 싶은 모양인지 두 손을 내려놓으며 내게 눈짓을 보냈다.

어서 먹어보라면서 말이다. 그 보챔에 나는 포크를 집어든 뒤에 한 입 먹어보았다.

“음…….”

한 입 먹은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서연이 누나가 보채기에 맛이 있을 줄은 알았지만, 설마하니 이 정도로 맛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적당히 잘 익은 파스타에 게살이 아낌없이 비벼져 있어서 그런지, 씹는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게다가 올리브 오일의 느끼함을 레몬의 상큼함이 제대로 잡아주고 있었다.

“어때? 맛있지?”

“네, 정말 맛있어요.”

나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그리고 이런 내 감탄에 누나는 정말로 기쁜 듯이, 활짝 웃고 있었다.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만 해. 전부 다 해줄 테니까.”

“전부 다요?”

“그래, 전부 다.”

다정하기 짝이 없던 서연이 누나의 목소리는 어느샌가 요염하게 바뀌어 있었다. 더불어 내 팔에 누나의 커다란 가슴이 자꾸만 닿고 있었다.

“저기 누나…….”

“난 신경 쓰지 말고, 얼른 먹어.”

누나는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더니, 시선을 화면에 고정시켰다. 이 이상으론 날 건드리지 않겠다는 누나의 의사 표현이었다.

한동안 누나를 바라보던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게살파스타를 마저 먹기 시작했다. 여기서 더 신경을 써봤자, 내가 얻을 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누나가 만들어준 파스타가 생각 이상으로 맛있었다.

그리고 이처럼 내가 파스타를 먹고 있는 동안, 배구 경기는 어느새 3세트 13대 12이라는 아슬아슬한 점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여기서 누가 3세트를 가져가더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그래, 잘 한다……. 민서야, 그대로 끝내버려.”

이런 상황에서 누나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입술까지 잘근잘근 씹어가며 배구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 서연이 누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저절로 설렜다. 신기한 기분이었다. 민서의 경기를 집중해서 지켜보고 있는 누나의 얼굴에서 빛이 나는 듯했다.

‘누나도 사람은 사람이구나.’

왜 나와는 다르다고 생각했었던 걸까? 나는 빈 접시를 옆으로 살짝 치워놓은 뒤에 누나를 내 품으로 잡아당겼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누나의 몸이 내 품 안에 쏙 들어왔다.

“다 먹었어? 더 안 먹어도 돼?”

서연이 누나가 몸을 돌려, 내 가슴팍에 자기 가슴을 맞대자 뭉클한 감촉이 확연하게 느껴졌다. 더불어 따스한 체온과 함께 얇은 천을 통해서 거칠게 뛰고 있는 심장의 박동이 전해져왔다.

“더 안 먹어도 될 거 같은데요.”

나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대답했다. 그리고 내 대답에 누나는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누나랑 운동 좀 할까?”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집중해서 보고 있었던 민서의 배구 경기는 이미 누나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버린 모양인지, 서연이 누나는 내 허리를 보다 세게 끌어안으며 바짝 밀착해왔다.

나는 내 허리를 감고 있는 누나의 팔과 가슴팍에서 느끼지는 뜨거운 열기를 느끼며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그러자 누나가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기라도 한 듯이 내 쪽으로 고개를 들어올렸다.

우리는 잠시 동안 아무런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다가 이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고개를 내밀어 입맞춤을 했다.

“하아.”

누나의 매끄러운 입술 사이로 터져 나오는 더운 숨이 나를 매혹시켰다. 한 번에 꿀꺽 집어 삼키고 싶을 정도로 달콤했다.

나는 말랑이면서도 탄력이 느껴지는 입술을 한동안 맛보다가 불쑥 혀를 내밀어 부드럽게 핥았다. 그리고 이런 내 애무에 누나는 몸을 가늘게 떨며 신음하다가 이윽고 자신 또한 혀를 내밀어 내 입술을 핥았다.

“음…….”

절로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더불어 내 허리를 끌어안고 있던 누나의 손이 내 갈비뼈를 더듬어오자, 전신이 화끈 달아올랐다.

간지러운 듯하면서도 발끝까지 저릿해져오는 감각에 숨이 턱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안아줘.”

누나의 입술 사이로 애틋한 목소리가 터져 나온 순간, 솜털까지 곤두서는 듯한 감각이 전신을 휩쓸고 지나갔다. 짜릿하단 말로는 부족했다. 나는 들끓는 욕정을 느끼며, 누나의 입술을 재차 점령했다.

입술을 가르고 혀를 밀어 넣어, 그 안의 치열과 혀를 훑자 누나의 두 눈이 저절로 감겼다. 누나는 숨을 쉬는 것조차도 잊은 것처럼 숨을 멈추고, 내가 해주는 키스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처럼 누나가 키스에 취해있는 동안, 나는 손을 아래로 내려 엉덩이를 어루만졌다.

숏팬츠 위로 봉긋한 엉덩이의 감촉이 느껴졌다.

“하아…….”

엉덩이를 움켜쥔 순간 누나의 입술을 뚫고 애타는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무척이나 사랑스런 반응이었다. 특히나 내 손길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움찔움찔 떠는 누나의 모습은 나를 더없이 만족시켜주고 있었다.

나는 누나가 입고 있는 나시티를 어깨에서 조심스럽게 밀어낸 뒤에 새하얀 피부 위에 입술을 맞대었다.

“흐읏.”

동시에 누나의 가슴이 팽팽하게 부풀어 올랐다. 안 그래도 큰 가슴이 더 커진 것만 같았다. 나는 그 모습에 놀라면서도 끊임없이 입술을 아래로 미끄러트렸다. 그리고 이윽고 입술에 유두가 닿았을 때, 텔레비전에서 전혀 예상지도 못한 긴급 뉴스가 흘러나왔다.

“속보입니다. 오늘 오후 12시 7분 경.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마물이 출현했다는 소식입니다. 이번에 출현한 마물의 종류는 오크이며, 그 숫자가 열 마리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중국 정부 측에서는 그 동안 독자적으로 키워온 중국인 마물 사냥꾼들을 긴급 소집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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