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협] -->
“말도 안 돼…….”
민서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리고 이런 그녀의 반응에 서연이 누나 또한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말도 안 되는 거 알아.”
“…….”
민서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 했다. 충격이 어지간히도 컸던 모양이었다. 그녀는 멍한 얼굴로 나와 서연이 누나를 번갈아 보다가 이윽고 겨우 짜낸 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지, 지금 나 놀리는 거지? 그렇지? 둘이서 짜고서 나 놀리고 있는 거 맞지?”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
“인정하긴 싫지만……. 너랑 나랑 베갯동서더라.”
“…….”
하아, 서연이 누나의 한숨 소리가 방 안에 조용히 울려 퍼졌다. 누나는 머리가 아프다는 듯이 자기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는 뒤이어 질책하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쏘아보았다. 그 눈동자가 무엇을 말하려는 건지, 무엇을 뜻하는 건지 바보가 아닌 이상 모를 수가 없었다.
나는 괜히 민망해져서 누나의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민서가 걱정 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 어떡해?”
“뭘 어떡해? 당장 그만둬야지.”
그만둔다는 서연이의 말에 민서의 고개가 번쩍 들어졌다.
그 모습을 본 순간, 그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알 것만도 같았다. 그리고 이런 내 생각대로 민서는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올라 있는 목소리로 재차 질문을 던졌다.
“헤어지게……?”
마지막 ‘게’부분이 놀랍도록 높은음을 내며 치솟았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질문이었다.
아무래도 민서는 자기감정을 감출 생각이 전혀 없는 모양이었다. 아니면 자기감정을 어떻게 주체하지 못 할 만큼 기대하고 있는 중이거나……. 여하튼 이런 민서의 질문에 서연이 누나는 어처구니가 없단 표정을 지어보이며 대꾸했다.
“내가 미쳤어? 누구 좋으라고?”
“…….”
서연이 누나가 으름장을 내어놓자, 민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 한 채 어깨를 추욱 늘어뜨렸다.
그 모습이 어쩌나 처연해보이던지, 내 마음도 같이 미어질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나와는 다르게 누나는 그렇지 않은 모양인지, 아까 전보다 훨씬 더 차가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이젠 더 이상 만나지 마. 이건 경고야.”
“서, 서연아…….”
“안 돼.”
“그렇지만 나…….”
“안 된다고 말했어. 그 이상 말하지 마. 난 경고했어.”
“서연아, 제발……. 아무리 네 남자친구라도……. 나도 좋아한단 말이야.”
“…….”
민서가 이처럼 몇 번이고 거듭해서 애원하자, 서연이 누나의 표정이 눈에 띌 정도로 크게 흔들렸다. 누나는 고민에 빠진 표정을 지어보이며 미간을 좁혔다. 긴 침묵이 방 안을 휘감았다. 그리고 그 긴 침묵을 깨고서 서연이 누나가 말문을 열었다.
“……그래서 어쩌자고?”
“우리 그냥 베갯동서하면……. 안 될까?”
“너 미쳤어?”
베갯동서를 하자는 민서의 말에 누나가 기겁하며 빽하고 소리쳤다. 이에 민서는 어깨를 잔뜩 움츠리면서도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는 듯이 겨우겨우 목소리를 쥐어 짜내어 자신의 생각을 내비쳐보였다.
“아니, 난……. 뭐,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서로 좋잖아. 게다가 다른 사람들도 아니고 서연이, 너니까……. 거부감도 별로 없고…….”
“으이구, 이 미련 곰탱아. 너랑 나니까 더 하면 안 되지!”
“왜, 왜?”
“너는 그럼 내가 얘랑 섹스하는 거 보고도 가만히 있을 수 있어?”
“응, 괜찮아.”
“…….”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는 민서의 태도에 누나는 그만 할 말을 잃어버린 모양인지, 입술을 꾹 다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불쑥 두 팔을 쭉 뻗어 내 목을 휘감았다. 그리고는 민서가 보는 앞에서 보란 듯이 내 입술에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우응, 음.”
혀를 샐룩 내밀어 내 입술을 쿡쿡 찌르는 누나의 행동에 나는 그대로 입술을 벌려 혀를 받아들여주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내 입 안 깊숙이 혀를 밀어 넣어, 마치 신대륙에 발을 들인 탐험가처럼 내 입 안 구석구석을 핥아대는 누나다.
그 덕분에 내 입 안의 타액은 내 것인지, 누나의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잔뜩 섞여버렸다.
“…….”
민서는 이런 우리의 모습을 마냥 부럽다는 듯이 하염없이 쳐다만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와 시선을 마주치더니 애원에 가까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자기하고도 키스를 해달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 애원은 들어줄 수가 없었다.
“츄읍, 응……. 하아, 우응.”
누나는 자기가 만족할 때까지 키스를 하고, 잠깐 쉬었다가 다시 키스. 그리고 다시 쉬었다가 키스하기를 무수히 반복하며 내 입술을 탐했다.
놀랄 만큼 집요한 키스였기에 심장이 터질 것처럼 빠르게 뛰어댔다.
나는 입 안 가득 고이는 침을 꿀꺽꿀꺽 삼켜대며 누나의 키스를 받아주었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나 키스했을까, 드디어 내 입술로부터 누나의 입술이 멀찍이 떨어졌다. 동시에 떨어진 입술 사이로 타액이 길게 늘어지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아…….”
오랜 키스로 인해서 뜨겁게 달궈져 있던 입술에 서늘한 공기가 맞닿자, 온 몸이 쩌릿해졌다. 하지만 그 뒤에 다시금 덮쳐오는 누나의 뜨거운 숨결이 내 몸을 다시금 뜨겁게 데웠다.
내 평생, 이토록 강렬하고 집요한 키스는 처음이었다.
“……어때? 이래도 괜찮아?”
이처럼 내게서 입술을 떼어낸 서연이 누나는 보란 듯이 민서를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그리고 이 질문에 민서는 자신의 다리를 베베 꼬며 입을 열었다.
“미, 미안해……. 가만히 못 있겠어…….”
“그렇지? 그러니까 그만 포기…….”
“서연아, 미안해. 나도 같이 하게 해줘……!”
“뭐?”
그 순간, 서연이 누나는 자기도 모르게 얼빠진 표정을 짓고 말았다.
설마하니 민서가 이런 식으로 대답을 할 줄은 몰랐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처럼 당황해하고 있는 누나를 향해 민서가 또다시 결정타를 날렸다.
“나도 하고 싶어……. 주인님하고 키스하고 싶어…….”
“…….”
숨까지 거칠게 헐떡여대며 몸 전체를 들썩이고 있는 민서의 태도에 서연이 누나는 도무지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심지어 작은 목소리로 ‘쟤가 정말 민서라고? 가짜 아니야?’라고 중얼거리기까지 하고 있었다.
도저히 지금의 현실을 받아드릴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뭐, 누나는 여기서 섹스를 해본 적이 없으니까 그렇겠지.’
만약에 누나가 민서처럼 오랫동안 조교의 방에서 내게 조교를 당했었다면 분명 똑같은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나는 혼란스러워하는 서연이 누나를 바라보다가 불쑥 오른손을 내밀어, 누나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마침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진짜로 베갯동서가 되는 건 어때요, 누나?”
이리 말하는 것과 동시에 누나의 커다란 가슴이 흉하게 일그러질 정도로 세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이런 갑작스런 자극에 누나는 크게 어깨를 들썩이며 입술을 뻐끔뻐끔 거렸다. 동시에 그 안에서 헐떡이고 있는 작고 귀여운 분홍색 혀도 엿보였다.
“아읏, 너……!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야, 흡! 건방지게……. 흐읏!”
이 자극에 누나는 나를 사납게 노려보려보면서도, 기쁜 듯 군침을 뚝뚝 흘려대고 있었다. 게다가 본인은 자각하지 못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가슴의 중앙에 위치해있는 유두가 딱딱하게 선 채로 내 손바닥을 자꾸만 긁어대고 있었다.
자기를 꼬집어달라면서 말이다.
“누나는 싫어요?”
그걸 느낀 나는 누나의 유두를 검지와 엄지로 잡은 뒤에 꼬집듯이 잡아당겼다. 그러자 앗! 하는 소리와 함께 유두가 꼬집힌 채로 앞으로 늘어져 있던 커다란 가슴이 파도처럼 출렁출렁대며 그 모양을 보기 좋게 바꾸어나갔다.
“하읏! 아앙, 지금 어딜 멋대로……. 크흥!”
금방이라도 자지러질 것처럼 부르르 떨어대던 누나는 결국 밀려오는 쾌감을 이겨내지 못 하고, 내 품에 안긴 채 가벼운 절정에 도달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민서가 무척이나 신기하단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서연이도 여자긴 여자였구나.”
이런 민서의 말에 잠시 숨을 고르고 있던 누나가 갑자기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럼 내가 무슨……. 남자인 줄 알았어?”
“아니었어? 난 네가 하도 남자한테 관심이 없어서 남자인 줄 알았지!”
“이게…….”
“왜에?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그러는 너야말로 남학생처럼 머리 짧게 자르고 다녔잖아!”
“그거야 난 배구 선수였으니까 그랬지! 그리고 대학 가서는 다시 길렀다고!”
“그래서 발렌타인데이 때, 받은 초콜릿 개수가 어떻게 되더라?”
“윽…….”
짧은 말다툼은 서연이 누나의 승리로 끝났다.
그렇다면 이제 승자에게 상을 줄 차례였다.
나는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내 손가락이 부드러운 살덩이에 파묻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정말이지 놀랍도록 부드럽고 커다란 가슴이었다.
“읏! 자, 잠깐……! 왜 또 만지는……. 흐읏!”
불쑥 질책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나는 그걸 무시한 채로, 좀 더 세게 가슴을 주물렀다. 그러자 이런 내 손놀림에 따라 누나의 가슴이 크게 출렁였다. 하지만 큰 충격을 받지 않은 듯이 금세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야 당연히 말싸움에서 이긴 누나한테 특별한 상을 주고 있는 거죠.”
이리 말한 나는 단순히 가슴을 만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가슴의 중앙에 위치한 유두를 검지와 엄지를 꽉 붙잡아서 비벼대었다.
“흐읏, 아……! 너 진짜 아까부터 계속……. 아앙! 오늘따라 왜 이렇게……. 흐으읏, 나중에 가만히 안 둘 줄 알아. 아윽!”
거칠게 다뤄지는 게 좋은 모양인지, 누나는 연거푸 달콤한 신음성을 내뱉으며 몸을 가늘게 떨었다. 더불어 내 손에 잡혀있는 유두가 뾰족하게 선 채로, 얇은 셔츠 위로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뽐냈다.
그 모습을 보니, 가슴은 충분히 만져준 듯이 싶었다. 이에 나는 내 욕망을 채우고자, 누나의 가슴을 거칠게 만지던 손을 아래로 내려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그러자 손 안에서 엉덩이가 마시멜로마냥 말랑거렸다.
역시 누나의 엉덩이는 참을 수 없을 만큼 기분 좋았다.
나는 부드럽고 말랑거리는 엉덩이를 떡 주무르듯이 주무르며 보란 듯이 모양을 일그러트렸다.
“……아앙, 좀 천천히……! 흐으읏!”
평소보다 훨씬 더 민감해져 있는 상태라서 그런지, 서연이 누나는 무기력하게 신음하며 몸을 벌벌 떨었다. 더불어 누나의 몸이 힘을 잃은 것처럼 내 몸에 기대어왔다.
그리고 이런 서연이 누나의 모습에 민서는 애간장이 타는 모양인지, 나를 애타게 쳐다보았다. 이에 나는 그녀 또한 만족시켜주기 위해서, 누나의 엉덩이를 계속해서 주무르는 한편 다른 한손으로는 민서가 앉아있는 의자 쪽으로 뻗어 구속을 풀어주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벌떡 일어나, 서연이 누나의 맞은편에 서서 내 품에 포옥 안기는 민서다.
“너……! 흐읍!”
그걸 본 서연이 누나가 불같이 화를 내며 무어라 소리치려 했다. 하지만 그 전에 내가 먼저 누나의 엉덩이를 강하게 움켜쥐자, 그 목소리는 금세 힘을 잃었다.
역시 천하의 서연이 누나라고 하더라도 조교의 방에선 나한테 꼼짝도 하지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