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418화 (418/599)

<-- [2차 예선] -->

“현재 열 한 개의 팀이 무대 앞에 나와 있습니다. 이 이상으로 팀의 변경을 희망하는 팀이 있으십니까?”

진행자 강 유라의 말에 실내 체육관 안이 잠시 술렁거리긴 했지만, 더 이상 나오는 팀은 없었다.

이걸 확인한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재차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네 팀 미만이 된 연합 팀장님들은 이 앞으로 나와 주십시오. 여기 앞에 한 분씩 차례대로 서주시면 됩니다.”

강 유라가 한쪽 측면을 가리키며 말하자, 신 하람을 포함한 여섯 명의 연합 팀장이 앞으로 나왔다. 이에 팀의 변경을 희망하는 각 팀의 리더들이 주의 깊게 연합 팀장을 바라보며 숨을 죽였다.

“가장 우측에 서계신 연합 팀장님부터 부족한 팀의 숫자를 말씀해주세요.”

이러한 강 유라의 말에 가장 우측에 서있던 연합 팀장이 입을 열어 대답했다.

“한 팀 부족합니다.”

“한 팀 부족하다고 합니다. 이 연합 팀에 소속되기를 희망하시는 팀의 리더님 계십니까?”

라고 물으며 강 유라가 열 한 명의 리더를 바라보자, 다들 저마다 웅성거리며 망설이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한 남성이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다.

“여기 있습니다.”

이처럼 한 명이 나서자, 뒤늦게 또 한 명이 앞으로 나섰다.

“저, 저도요.”

부족한 팀은 한 팀인데, 변경을 희망하는 팀은 두 팀이었다. 이에 강 유라는 손을 들어 희망한 두 팀의 리더를 바라보며 말했다.

“두 팀의 리더가 연합 팀장님의 팀에 속하기를 희망하셨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팀의 숫자가 한 팀이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는 연합 팀장님께서 한 분을 지목해주셔야 합니다.”

강 유라의 설명에 연합 팀장은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이윽고 먼저 손을 들고 앞으로 나온 남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팀 크러쉬를 선택하겠습니다.”

이처럼 연합 팀장의 선택을 받은 팀 크러쉬의 리더는 무척이나 기뻐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연합 팀장과 악수를 나누었고, 선택받지 못 한 리더는 어깨를 축 늘어트리며 자기 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강 유라는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이내 마이크를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그럼 계속해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도 한 팀 부족합니다.”

진행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음 순서의 연합 팀장이 말을 했다. 그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몇몇 팀의 리더들이 연합 팀장의 선택을 받기 위해 앞으로 나서며 소리쳤다.

“저요!”

“저도 희망합니다.”

“여기도 있어요!”

다들 어떻게든 연합 팀에 들어가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그리고 이런 팀 리더들의 행동에 연합 팀장은 내심 흐뭇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앞으로 나온 각 팀의 연합 팀장을 바라보다가 이내 실력이 좋으면서 마음에 드는 팀의 리더로 뽑았다.

그리고 그렇게 두 번째 연합 팀장까지 원하는 팀을 보충하고 나자, 세 번째에 서있던 신 하람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저희는 세 팀 부족합니다.”

라고 말한 신 하람은 기대감으로 한껏 부푼 표정을 지어보이며 각 팀의 리더를 바라보았다.

그 표정을 보아하니, 자신의 팀에 소속되기 위해서 많은 팀의 리더들이 앞으로 나올 것이라고 조금도 의심치 않은 표정이었다.

“…….”

그러나 이런 그녀의 예상과는 다르게 그 누구 한 명도 앞으로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몇몇은 신 하람과 눈을 마주치는 것도 불쾌하다는 듯이 대놓고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진행자가 다급히 입을 열었다.

“신 하람 연합 팀장님의 팀에 소속되길 희망하시는 리더님, 안 계십니까?”

“…….”

강 유라의 물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 한 명 입을 열지 않았다. 다들 방금 전에 있었던 소란으로 신 하람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 여자인지 눈치 챈 까닭이었다. 그러다보니 다들 못 볼 걸 봤단 표정으로 그녀를 외면하고 있었다.

“…….”

그리고 이처럼 모든 이들에게 외면 받게 된 신 하람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각 팀의 리더들을 돌아보다가 이윽고 양 손으로 가지 얼굴을 감싸며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흑흑.”

흐느껴 우는 소리가 실내 체육관 안을 가득 채웠지만, 어느 누구 한 명 신 하람을 위로해주지 않았다. 심지어 동정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없었다. 오히려 네가 뭘 잘 했다고 우냐는 식으로 매몰차게 바라만 볼 뿐이었다.

‘자기 무덤을 팠군.’

차라리 곱게 팀을 나갔었더라면 적어도 이런 망신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 틀림없었다.

쯧쯧, 혀를 찬 나는 진행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잠시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강 유라가 이내 입을 열었다.

“일단 신 하람 연합 팀장님의 차례는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연합 팀장님, 부족한 팀의 숫자를 말씀해주세요.”

이러한 진행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네 번째 연합 팀장이 앞으로 나와 입을 열었다.

“두 팀 부족합니다.”

두 팀이란 말에 지현이가 재빨리 윤우를 데리고서 앞으로 나갔다.

“저희요! 저희 좀 뽑아주세요!”

이러한 지현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존에 연합 팀장이었던 선운을 비롯한 몇몇 팀들이 앞으로 나왔다. 앞선 신 하람과는 다르게 무려 여섯 개의 팀이 지원을 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처럼 사람이 몰리자, 연합 팀장은 잠시 곤란하단 표정을 지어보이며 각 팀의 리더를 쭉 훑어보았다.

‘여기서 뽑혀야 할 텐데…….’

나는 오른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연합 팀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런 내 시선을 받고 있는 연합 팀장은 지현이한테 시선을 주더니, 넌지시 말을 던졌다.

“방금 전에 저희라고 하셨는데, 그쪽을 뽑으면 저쪽도 뽑아야 되는 건가요?”

눈치를 보아하니, 윤우네 팀을 별로 뽑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왕이면 같이 뽑아주시면 안 될까요?”

“꼭 그럴 이유가 있나요?”

“네? 아, 그러니까……. 아무래도 안면이 있는 사람이랑 같이 해야지 좀 더 잘 할 수 있으니까…….”

“그럼 안면이 없는 사람이랑은 잘 못 한다는 건가요?”

연합 팀장의 표정이 점점 더 차게 가라앉았다. 보아하니 지현이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에 윤우가 슬쩍 뒤로 물러나며 입을 열었다.

“저는 그냥 여기서 빠질게요. 일단 지현이 누나부터 들어가세요.”

“뭐?”

“전 괜찮아요. 다른데 들어가도 제 몫 할 수 있으니까요.”

이리 말한 윤우가 뒤로 빠지자, 지현이는 잠시 자기 뒷머리를 벅벅 긁더니 연합 팀장에게 꾸벅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저도 빠질게요.”

이처럼 지현이마저도 빠지자, 연합 팀장은 조금 아쉽다는 듯이 혀를 차다가 이내 남은 네 개의 팀 중에 두 개의 팀을 뽑아서 가져갔다.

“그럼 다음 연합 팀장님, 나와 주시겠습니까?”

“세 팀 부족합니다.”

신 하람과 마찬가지로 세 팀이 부족한 팀이었다. 대체 어떤 연합 팀이기에 저리도 많은 팀원이 빠져나갔다 싶어서 유심히 살펴보니, 일찍이 과한 의욕으로 팀원들에게 미움을 받았던 여성 연합 팀장이었다.

‘표정이 많이 어둡네.’

처음 봤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의욕이 넘쳐보였는데, 지금은 반대로 우울한 표정마저도 짓고 있었다. 하긴 무려 팀 전체가 연합 팀을 버리고 나간 것이었다. 사실상 연합 팀장인 그녀가 팀원들에게 버림받았다고 하더라도 결코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처럼 연합 팀장이 기운 없이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있을 때, 이번에도 지현이가 재빨리 윤우를 데리고서 앞으로 나갔다.

“이렇게 두 팀 뽑아주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현이의 말에 윤우도 열심히 소리쳐 말했다. 그리고 이처럼 두 팀이 나오자, 선운을 비롯한 두 개의 팀이 더 나와서 앞에 섰다. 이에 여성 연합 팀장은 살짝 고개를 들어 올리더니 지현이한테 자신 없어 하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제가 좀 고집이 강해요. 그래도 괜찮아요?”

“괜찮아요! 뭐든 시켜만 주세요!”

라고 말하며 지현이가 떵떵거리며 큰소리치자, 그녀의 표정에 옅은 미소가 그려졌다. 여성 연합 팀장은 잠시 지현이와 윤우 그리고 다른 세 팀을 번갈아보다가 이윽고 지현이와 윤우 그리고 팀 김밥의 리더와 악수를 나누며 입을 열었다.

“이렇게 세 팀 뽑겠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연합 팀에 뽑히게 되자, 지현이가 함박미소를 지어보이며 연합 팀장의 몸을 꽉 끌어안았다.

“잘 부탁해요, 언니!”

스스럼없이 언니라고 부르는 것까지 보면 확실히 기쁘기는 한 모양이었다. 나는 쓴웃음을 터트리며 지현이와 여성 연합 팀장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번에도 뽑히지 못 한 선운을 바라보았다.

‘저 사람도 참 고생이네.’

낙담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발길을 돌리는 선운을 보며 나는 살짝 고개를 가로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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