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물 사냥꾼이 할 수 있는 것] -->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아.’
아야세 공주는 쿵쿵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오른손으로 제 가슴을 꾹 눌렀다. 그러나 이런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거세게 뛰는 심장은 좀처럼 진정되지가 않았다. 도리어 그의 시선을 좀 더 받고 싶다는 듯이 크게 아우성치고 있었다.
“뭔가 더 궁금하신 건 없으신가요?”
공주의 물음에 유현은 슬쩍 창밖을 내다보며 물었다.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겁니까?”
“마침 점심시간이기도 해서 근처 레스토랑으로 가고 있는 중이에요. 아, 혹시 뭔가 따로 드시고 싶은 건 없으신가요?”
“먹고 싶은 거라…….”
잠시 말끝을 늘린 유현은 이 소현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이 소현 씨는 뭔가 드시고 싶은 거라도 있으십니까?”
“네? 아, 아뇨! 전 아무거나 다 좋아요. 아무거나요.”
갑작스런 질문에 소현은 허둥지둥 대며 대답했다. 어찌나 허둥대던지, 그녀의 얼굴이 점점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유현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작게 웃음소리를 내고는 옆에 앉아있는 에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에나 씨는 어떻습니까? 따로 드시고 싶은 게 있으십니까?”
“아?”
순간 에나의 입술 사이로 얼빠진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이에 유현은 그녀의 손을 슬며시 잡아주며 재차 물었다.
“뭘 그렇게 놀라고 그러십니까?”
“아, 아…….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생각이요?”
이러한 유현의 물음에 에나는 살짝 고개를 치켜들어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유현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말도 없이 달리는 마차라니……. 이전에도 한번 보긴 했지만, 이렇게 직접 타보니……. 정말로 놀랍습니다. 이건 마법, 그 이상입니다.”
그 목소리는 조금 들떠있었다. 실제로 에나에게 있어서 자동차라는 건, 너무나도 생소한 것이었다. 반면에 아야세 공주와 소현은 에나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 하고 있었다.
‘마법?’
‘놀라워?’
유현과는 다르게 에나가 이계에서 왔다는 사실을 모르다보니, 이런 의아함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오로지 이 자리에서 유현만이 에나를 이해해주고 있었다. 그는 에나의 손을 꼭 감싸 쥐며 입을 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비행기도 태워드리겠습니다.”
“비행기가 무엇입니까?”
“사람을 태우고서 하늘을 나는 기계입니다.”
“기계? 그건 또 무엇입니까?”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자동차가 바로 기계입니다.”
“서, 설마……. 비행기란 것도 이것처럼 철로 만들어진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
사람을 태우고서 하늘을 난다는 말에 에나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떠졌다. 그 모습이 마치 깜짝 놀란 토끼를 보는 것만 같았다.
그녀의 머리카락처럼 새하얀 토끼 말이다.
쿡쿡, 웃음을 터트린 유현은 굳은살이 베여있는 에나의 손바닥을 엄지로 슥슥 문질렀다. 그리고 자극에 정신을 차린 에나가 작게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이 세계는 정말로 놀라운 것 같습니다.”
이러한 에나의 말에 이번에는 아야세 공주가 깜짝 놀랐다.
‘이 세계? 그럼 저 에나라는 여성은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건가?’
이 의문은 비단 아야세 공주만 가진 것이 아니었다. 소현 또한 공주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수호자라고 했으니까……. 확실히 다른 세계의 사람일 수도.’
이처럼 두 여성이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에나를 바라보자, 유현은 쓰게 웃음을 터트리며 자세를 똑바로 했다. 무언가 화제를 바꿀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생각에서 다른 무언가 주제가 없을까 싶어 고민하는데, 문득 유리 너머로 새하얀 천막 하나가 세워져 있는 게 보였다.
“저긴 뭡니까?”
“아, 저긴……. 부상당한 시민들을 치료하는 천막이에요.”
“다친 사람이 있는 겁니까?”
“아무래도 갑자기 많은 인원이 일시에 움직이다보니 다치는 사람이 나올 수밖에 없죠.”
“크게 다친 사람도 있는 겁니까?”
“아뇨, 그렇게 심하게 다친 사람은 없어요. 있다 하더라도 가벼운 찰과상 정도니까요.”
아야세 공주의 말에 유현은 잠시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몇 명 정도가 다쳤습니까?”
“오백 명 정도라도 들었어요. 하지만 저 천막 안에는 삼, 사십 명 정도 밖에 없겠네요.”
“의외로 많이 안 다쳤군요.”
“평소에 지진 대피 훈련을 자주 하니까요. 사실 이것도 많이 다친 거예요.”
아야세 공주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나 있었다. 실제로 일본에선 대규모 지진 발생을 가정해, 학교와 직장 등에서 셰이크 아웃이라 불리는 훈련을 실시하니 말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갑작스런 마물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큰 혼란 없이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유현은 내심 감탄하며 입을 열었다.
“잠시 저곳에 들려도 되겠습니까?”
“네?”
“치료를 돕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나지막하게 내뱉는 유현의 말에 아야세 공주의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치료를요?”
“네, 그렇습니다.”
도의적 책임이라고 해도 좋았다. 이 일은 분명 유현, 자신 때문에 일어난 것이었으니 말이다.
반면에 아야세 공주는 그의 친절함에 감격하고 있는 중이었다. 사실 그가 마물을 처리해준 것만 하더라도 이쪽에선 감지덕지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서 다친 시민들을 치료해주기까지 하겠다고 하니, 그녀의 입장……. 아니, 일본의 입장에선 두 팔 벌려서 환영할 일이었다.
더욱이 마물 사냥꾼의 수장이라 불리는 그가 직접 움직여준다면, 도쿄 시민들에게 적잖은 위로가 될 것이 틀림없었다. 아니, 위로뿐이겠는가? 그가 일본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인식을 전세계에 남길 수 있었다.
즉, 마물의 출현으로 관광 산업이 흔들리고 있던 일본을 다시금 굳건하게 잡아줄 수 있는 일이었다. 마물 사냥꾼의 비호 아래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게다가 여기서 아야세 공주가 그와 함께 나란히 서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일본 왕실에 대한 이미지도 더욱 좋아질 것이 틀림없었다.
“당장 준비하겠습니다.”
“아, 이왕에 이렇게 된 거 다른 대피소도 돌아다니면서 치료하도록 하죠.”
이쯤 되니, 아야세 공주의 입꼬리가 귀밑에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고는 운전기사에게 일러서 다친 시민들을 치료하고 있는 천막 쪽으로 방향을 바꾸도록 했다. 그리고 이윽고 임시 천막에 도착하자, 유현은 아야세 공주와 함께 리무진에서 내렸다.
“와아아아!”
“마물 사냥꾼이다!”
그 순간, 여기저기서 환호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비록 유현이 짙은 검은색 로브와 가면을 쓰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가 마물 사냥꾼의 수장이란 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물며 그의 옆에는 아야세 공주가 함께 서있기도 했다.
유현은 잠시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이내 아야세 공주에게 부탁해서 다친 사람들을 한 자리로 모아달라고 했다. 그리고 이처럼 부상자들을 한 자리로 모으는 동안 유현은 예지에게 성자의 지팡이를 잠시 빌렸다.
그 후, 칠흑의 지팡이를 역소환하고 성자의 지팡이를 오른손에 쥔 유현은 줄을 맞춰서 서있는 일본인들을 바라보며 거리를 계산했다.
‘반경 5미터 이내니까……. 충분하네.’
자신을 중심으로 10미터이다 보니, 삼십 명 정도는 간간히 수용할 수 있었다. 옅게 웃음을 터트린 유현은 사람들 곁으로 바짝 다가갔다. 그러자 그에 맞춰서 경호원들이 혹시 모를 상황에 바짝 긴장한 채로 유현을 경호했다. 더불어 부상자들 또한 불안해하는 얼굴로 유현을 바라보았다.
일단 상처를 치료해준다기에 모이긴 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치료를 거부한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설마 죽기야 하겠어?”
“맞아, 무슨 일이 있진 않을 거야.”
다들 반신반의해하며 유현의 다음 행동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 모습에 유현은 성자의 지팡이로 살짝 치켜들며 입을 열었다.
“광역 상처 회복.”
그리 크지 않은 목소리였지만, 유현의 목소리는 사람들의 귓가에 뚜렷하게 들렸다. 더불어 산들바람처럼 부드럽게 이는 바람이 부상자들의 몸이 휘감았다. 그리고 이윽고 욱신거리던 상처 부위가 순식간에 아물기 시작했다.
“와아!”
“세상에!”
그 광경에 다들 감탄성을 터트리며 상처 부위를 감싸고 있는 거즈를 떼어내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깨끗이 나아있는 상처가 사람들의 눈에 들어왔다.
아니, 단순히 상처만 나은 게 아니었다.
평소 허리 디스크가 있던 사람도, 치질이 있던 사람들도 모두 다 깨끗이 나아있었다.
특히나 허리를 굽히고 있던 나이 많은 할아버지가 돌연 탄성을 터트리며 허리를 곧추 세울 때는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다.
이건 기적이 아니고서야 설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눈물까지 흘리며 연심 감사하단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기자들이 플래시를 터트리며 정신없이 사진을 찍었다.
이건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만약에 이게 세간에 알려지게 된다면 마물 사냥꾼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이처럼 유현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아야세 공주가 재빨리 그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이며 감사인사를 했다. 자신과 그가 각별한 관계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과시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말에 유현은 아야세 공주의 고개를 들게 하며 입을 열었다.
“도움이라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리 말하며 유현과 아야세 공주가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자, 기자들은 더더욱 미친 듯이 사진을 찍어대었다. 이건 일본 전체를 들썩이도록 만들기에 충분했다. 더불어 1면 기사에 이렇게 쓰기에 딱 적당했다. 아야세 공주, 마물 사냥꾼의 수장과 각별한 관계! 라고 말이다.
전 세계를 뒤흔들만한 연애 기사가 될 것이 틀림없었다.
반면에 유현은 다음 장소로 이동할 생각인 모양인지, 성자의 지팡이를 든 채로 리무진에 탔다. 그러자 치료받은 사람은 물론이고 주변에서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까지 나와서 그를 배웅해주었다.
인파가 어찌나 많이 몰리던지, 차가 쉽사리 이동하지 못 할 정도였다.
때문에 아야세 공주가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잠시 지체되고 있어서…….”
“아닙니다. 천천히 가죠.”
이러한 그의 말에 안 그래도 상승 곡선을 그리던 호감도가 그대로 수직 상승하며 정점을 찍었다. 아야세 공주는 그의 호의적인 태도에 고마움을 느끼는 한편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의 호의를 이용해서 기자들에게 기사거리를 제공했으니 말이다.
‘나도 참 속물이구나.’
고개를 가로저은 아야세 공주는 유현과 함께 차례차례 임시 대피소를 방문하며 부상자들을 치료해주었다.
이 때, SNS를 통해서 치료에 대한 소식이 퍼져나가면서 대피 중에 다친 게 아닌 사람들까지 몰렸다. 하지만 유현은 대피 중에 다친 사람만 치료하겠다는 의사를 뚜렷하게 밝힌 탓에 그 사람들은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처럼 부상자 치료를 거의 다 끝마쳤을 무렵, 여러 명의 남성들이 나타나 큰 소리로 유현을 비난했다.
“현혹되지 마라! 이건 다 마물 사냥꾼 놈들의 흉계다!”
“맞아, 지금도 한국 놈들이 우리한테서 이권을 빼앗아가고 있다고! 우린 자랑스러운 일본인이다! 한국년들의 도움 따윈 필요 없어!”
“이번 마물도 그래! 이렇게 금방 처리할 수 있으면서 일부러 시간을 끌었어! 한국인 따윈 애초에 믿을 수가 없어! 당장 마물 사냥꾼들을 일본인으로 바꿔라! 아니면 일본에서 떠나라!”
이 소란에 아야세 공주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소리쳤다.
“당장 끌어내세요!”
이러한 아야세 공주의 외침에 경호원들이 남성들을 끌어내려고 하자, 유현이 다급히 입을 열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이리 말한 유현은 일본인 남성들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
“……일본인 마물 사냥꾼으로 바꾸라고요?”
“그래! 당장 바꿔라! 왜 한국인들로만 구성한 거냐!”
남자의 외침에 몇몇 사람들이 술렁였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그의 말이 억지란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부정하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일단은 두고 보자는 식으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를 만나자고 한 건, 다름 아닌 유현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남자의 말에 유현은 상당히 흥미롭단 듯이 가면을 매만지며 대답했다.
“그러니까 마물 사냥꾼들이 한국인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게 마음에 안 드신다는 거로군요.”
“그래!”
“좋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제가 당신을 마물 사냥꾼으로 임명해드리겠습니다.”
“어?”
남자를 마물 사냥꾼으로 임명하겠다는 유현의 말에 그가 당혹감에 가득찬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나 유현은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없단 듯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다만 남성의 경우, 약간의 제약이 걸리기 때문에 다른 분들처럼 소원을 들어준다거나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그쪽에서 희망한 것이니, 그런 사소한 것은 상관없겠죠? 안 그렇습니까?”
“아, 어…….”
“왜 그렇게 당황해하십니까? 너무 기뻐서 말이 안 나오십니까? 자, 좀 더 기뻐하세요! 당신은 지금 일본인 최초로 마물 사냥꾼이 되신 겁니다.”
이리 말한 유현은 남자의 등을 두드려주며 기자들을 향해 손짓을 했다. 그러자 기자들이 어떨떨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일단 유현이 일본인 남성을 마물 사냥꾼으로 임명해 줬으니, 싫으나 좋으나 최초의 일본인 마물 사냥꾼이 탄생한 셈이었다.
애당초 마물 사냥꾼이 어떻게 되지는 모르기 때문에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름이 뭡니까?”
“아, 저기…….”
“이런! 너무 긴장한 모양이로군요. 걱정 마세요. 잠깐 이름 좀 보겠습니다.”
짧게 웃음을 터트린 유현은 남자의 주머니를 뒤져서 지갑을 꺼냈다. 이 때, 남자가 유현이 자신의 지갑을 꺼내지 못 하도록 막으려 했지만, 유현은 그 전에 속박 스킬을 사용해서 남자가 저항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일본어도 읽어지네.’
유현은 남자의 지갑을 꺼낸 뒤에 운전 면허증을 보았다. 그리고는 술술 읽어지는 일본어를 보며 입을 열었다.
“기무라 카즈나리 씨였군요. 기무라 씨라고 부르면 되겠습니까?”
“자, 잠깐……!”
“기무라 씨, 다음에 일본에 마물이 나타난다면 꼭 막아주세요! 아, 물론 기무라 씨의 소원대로 한국인 마물 사냥꾼은 부르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나, 난 하고 싶지 않아!”
“그게 무슨 소립니까? 아, 혹시 쑥스러우신 겁니까? 그렇다면 이렇게 하죠! 저 분들도 함께 마물 사냥꾼을 하는 겁니다. 어디보자, 다 합쳐서 열 네 분이군요. 꽤 많긴 하지만 마물을 상대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겠죠. 참 든든하군요.”
이러한 유현의 말에 순간 뒤에 선 남자들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리고는 곧 으으 소리를 내다가 하나 둘씩 몰래 도망치려고 했다. 그러나 그걸 경호원들이 얌전히 놔둘 리가 없었다.
유현은 이 광경에 만족하며 입을 열었다.
“기무라 씨, 당신이 바라는 대로 일본인 마물 사냥꾼이 구성되었습니다.”
“나, 난 마물 사냥꾼이 되고 싶지 않다고!”
“그게 무슨 소리이십니까? 그럼 누구는 마물 사냥꾼이 되고 싶어서 된 줄 아십니까?”
이리 말한 유현은 기무라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선언하듯 말했다.
“……여러분들, 모두 환영해주십시오! 새로운 일본인 마물 사냥꾼들입니다! 다음부턴 이분들이 마물을 처리해줄 겁니다.”
이 말과 동시에 유현은 아야세 공주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공주님, 이 분들을 잘 모셔주세요. 다음에 일본에 마물이 나타난다면 이 분들이 아주 잘 처리해 줄 겁니다.”
라고 말한 유현은 성자의 지팡이를 김 예지에게 건네주고는 재사용 대기 시간이 모두 끝난 공간 이동 반지을 사용해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처럼 유현이 사라지고 나자, 아야세 공주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입술을 벌벌 떨었다.
‘망했어!’
그것도 저 미친 일본인 남성들 때문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