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370화 (370/599)

<-- [마물 사냥꾼이 할 수 있는 것] -->

“이제야 주제 파악이 좀 되는 모양이로군요.”

입가를 이죽이며 속삭인 나는 새빨갛게 물들어 있는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두세 차례 두드려주었다. 그러자 환희에 가득찬 신음성을 토해내며 보다 적극적으로 내게 아양을 떠는 현주다.

“아앙! 아읏, 앙! 네, 네! 전 암퇘지에요! 꿀꿀! 주인님의 암퇘지에요! 하앙! 앗!”

방 안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크게 소리쳐 말한 현주는 부끄러워하는 기색 하나 없이 자기 엉덩이를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었다. 마치 더 세게 때려달라는 것처럼 말이다.

그 모습이 완전히 발정난 암퇘지, 그 자체였다.

‘이래서야…….’

앞선 체벌이 지금의 쾌락을 위한 발판 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쯧쯧, 혀를 찬 나는 오른손에 들려있는 말채찍을 다시금 어깨 높이까지 들어올렸다. 그러자 일순 현주의 표정이 샛노랗게 질렸다. 지금부터 내가 뭘 할지 깨달은 모양이었다. 그녀는 다급히 엉덩이를 아래로 쑥 내리며 입을 열었다.

“주, 주인님……. 그건 싫어요. 저 정말로 잘 할게요! 주인님의 암퇘지잖아요? 꿀꿀! 계속 암퇘지처럼 짖을게요. 네? 네? 꿀! 꿀꿀꿀! 저 이렇게 잘……!”

조금 우스꽝스러워 보일 정도로 꿀꿀꿀 울부짖으며 날 향해 애원하는 현주다. 그러나 나는 그 애원을 단호히 뿌리치며 그대로 오른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쌔액! 소리와 함께 댓가지 끝에 매달려 있는 여러 가닥의 가죽이 그녀의 엉덩이를 가차 없이 때렸다.

“……꺄악!”

순간 현주의 입술 사이로 찢어지는 듯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더불어 고통에 가득 찬 그녀의 표정이 내 눈에 들어왔다.

“아흐윽! 아아, 주인님……. 히익!”

지나친 고통 탓인지, 현주의 엉덩이가 움찔움찔 떨며 경련하기 시작했다. 아니, 이건 엉덩이뿐만이 아니었다. 팔, 다리 그리고 어깨를 비롯한 모든 신체 분위기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고통에 온 몸이 비틀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실제로 현주는 몸을 둥글게 말하고서 얼굴을 침대 시트 위에 묻고 있었다.

짜악!

“……아으윽!! 으읍!”

어떻게든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것이 참 애처로워보였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는 현주를 보고 있자니, 기분이 한 없이 치솟았다.

‘말채찍이 정답이었어.’

다소 과격하긴 하지만, 현주에게 벌을 주는데는 이것이 딱 제격이었다. 기분 좋게 웃은 나는 보다 세게 그녀의 엉덩이를 말채찍으로 때렸다. 그리고 그 때마다 현주는 앞으로 몸을 숙이며 고통에 찬 신음성을 터트렸다.

짜악!

“아악! 아윽!”

채찍을 휘두를 때마다 엉덩이에 새빨간 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어느 순간, 엉덩이 전체가 새빨갛게 물들었다. 심지어 울긋불긋하게 부어오르기까지 했다. 반면에 채찍에 맞지 않는 신체 분위는 핏기가 가신 것처럼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붉은색과 하얀색의 조합. 그것이 내 눈을 너무나도 즐겁게 해주었다.

특히나 반쯤 헐벗은 채로 흐느끼고 있는 현주의 모습은 마치 강제로 겁탈한 여성을 연상시켜서 내 배덕감을 자극하고 있었다.

혀를 살짝 내밀어 마른 입술을 축인 나는 보다 세게 말채찍을 휘둘렀다.

짜악!

“하으으윽!!”

그 순간, 현주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더불어 반쯤 벌어진 입술 사이로 새빨간 혀가 튀어나와서는 허공에 허덕이는 것이 보였다.

‘응?’

그 순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 말할 수 없는 위화감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 위화감을 미처 잡아내기도 전에 현주의 입술 사이로 애원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흐윽! 윽, 아아……. 주인님, 제발……. 아으윽…….”

눈물로 흠뻑 젖은 눈동자로 나를 돌아보며 애원하는 현주를 보니, 여전히 고통스러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 확실히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내가 잘 못 본 건가?’

잠시 손을 멈추었던 나는 이윽고 다시 채찍을 휘둘러 엉덩이를 때렸다. 그리고 그 때마다 현주의 몸이 괴로움에 번민하며 벌벌 떨었다.

‘……잘 못 봤나보네.’

하긴 말채찍이었다. 말을 보채는데 쓰는 채찍을 사람에게 쓰고 있었다. 그걸 사람이 쾌감으로 느낄 리가 없었다. 아마도 방금 전에 그건 내가 잘 못 본 모양이었다.

나는 불길한 예감을 애써 떨쳐내며 거듭 현주의 엉덩이를 말채찍을 때렸다.

아니, 이번에는 엉덩이뿐만이 아니라 잘록한 허리와 매끈한 등도 때려주었다.

짜악! 짝!

“하으윽! 아윽! 아악!”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하던 새하얀 등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어갔다. 그리고 그 통증에 현주는 목 놓아 울부짖으며 내게 자신의 괴로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나는 그 호소를 못 들은 척 하며 거듭 채찍을 휘둘렀다.

짝! 짜아악!

“히아앗! 아악!”

수십 개의 붉은색 선이 매끈한 등에 수를 놓았을 때, 나는 다시금 시선을 아래로 내려서 원숭이 엉덩이마냥 새빨간 엉덩이를 말채찍으로 때려주었다.

짜악!

“햐윽! 하앙!”

그 때, 크고 뚜렷한 신음성이 현주의 입술 밖으로 터져 나왔다.

“…….”

순간 나도 모르게 주춤 한 걸음 뒤로 물러나고 말았다.

‘뭐지? 내가 잘 못 들었나?’

하지만 잘 못 들었다고 생각하기에는 그 소리가 너무나도 뚜렷했다.

‘……설마.’

나는 쿵쿵 뛰는 심장을 애써 가라앉히며 현주의 얼굴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무척이나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술을 꾹 다물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이것마저…….’

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에 치를 떨며 입을 열었다.

“언제부터였습니까?”

이런 내 물음에 현주는 잠시 우물쭈물거리다가 이윽고 자기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대답했다.

“주인님께서 제 엉덩이를 만져주셨을 때……. 그 때, 너무 기분이 좋아져서……. 계속 쭉 기분 좋았어요. 하지만 주인님께선 절 계속 혼내키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서……. 저도 모르게 그만…….”

“…….”

실수였다. 그 때, 엉덩이를 쓰다듬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는 왼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뼈아픈 실책이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뒤였다.

이제 현주에게 말채찍은 통하지 않게 되었다.

‘이젠 어쩌지.’

작게 한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아래로 내리는데, 불현듯 현주가 날 향해 엉덩이를 내밀며 살랑살랑 흔들었다.

“주인님, 계속 때려주세요! 버릇없는 암퇘지를 혼내주세요. 네? 꿀꿀, 이렇게 울고 있을게요.”

바보처럼 헤헤 웃으며 자기를 혼내켜 달라고 애원하는 현주의 태도에 기분이 땅바닥까지 추락했다. 이래서야 내가 현주에게 농락당하는 것 밖에 되지 않았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른 채, 현주의 엉덩이를 말채찍으로 흠씬 두드려줄 때가 기분 좋았다.

‘뭔가, 뭔가 방법이…….’

말채찍보다 더 효과적인 것이 필요했다. 나는 날 향해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는 현주를 바라보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오크를 소환할까?’

아주 잠깐 현주가 오크에게 범해지도록 방치해볼까도 싶었지만, 이내 나는 그 생각을 떨쳐내었다.

아무리 현주에게 벌을 주고 싶다고 해도 내 여자를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겨주는 건 내 가치관에 어긋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내 사전에 공유란 없었다.

‘잠깐.’

그러던 중에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아주 기가 막힌 방법이었다.

‘……반대로 하면 되잖아?’

순간 온 몸의 털이 쭈뼛쭈뼛 섰다.

‘그래, 이 방법이 있었어!’

입꼬리를 짓궂게 올린 나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 그러자 날 향해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던 현주가 깜짝 놀란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주, 주인님? 주인님, 어디 가세요!”

내가 자기를 버리고 도망친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구슬픈 목소리가 나를 불러 세웠다. 그러나 나는 그녀를 버리고 도망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녀에게 확실한 체벌을 주기 위한 것이었기에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이윽고 방 문 앞에 선 나는 오른손에 들고 있는 말채찍은 근처 서랍장 위에 올려놓은 뒤에 문을 열었다. 그러자 거실 소파에 앉아서 한가로이 차를 마시고 있는 운피레아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이에 나는 방 문을 닫은 뒤에 운피레아를 불렀다.

“운피레아 씨.”

이런 내 부름에 찻잔을 들고 있던 운피레아가 기다란 귀를 쫑긋 세우며 날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곧 만개한 꽃처럼 활짝 웃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주인님!”

큰 소리로 나를 반긴 그녀는 서둘러 찻잔을 내려놓은 뒤에 날 향해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에 나는 가볍게 그녀의 몸을 받아준 뒤에 입을 열었다.

“많이 기다리셨죠?”

“아니에요.”

수줍게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가로젓는 운피레아의 태도에 마주 웃은 나는 살짝 고개를 들어 집 안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아이린은 어디에 있습니까?”

“아이린은 잠시 숲에 갔어요.”

“숲? 아……. 그렇군요.”

아무래도 저택 밖에 있는 숲에 간 모양이었다. 조금 아쉬운 일이었다. 이 기회에 현주 앞에서 운피레아와 아이린 모녀를 안는 모습을 보란 듯이 보여주려고 했는데 말이다. 쓰게 웃음을 터트리던 나는 이내 내 품에 안겨있는 운피레아로 만족하기로 했다.

========== 작품 후기 ==========

현주에게 NTR을 맛보여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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