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369화 (369/599)

<-- [마물 사냥꾼이 할 수 있는 것] -->

“죄, 죄송합니다. 제가 그만 주제넘게……. 용서해주세요, 주인님.”

애걸복걸하는 목소리가 방 안 가득 울려 퍼졌다. 눈물까지 글썽이며 나를 올려다보는 현주의 모습을 보니, 화가 조금씩 풀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화가 풀리는 건 풀리는 거였고, 벌은 벌이었다.

애당초 현주가 이렇게 구속되어 있는 이유도 내 허락 없이 날 덮치려 했기 때문이었다.

“아셨다면 됐습니다.”

“그럼…….”

“다음부턴 실수하지 않도록 조심해주세요.”

“네! 주인님이 말씀하신대로 특별한 사정을 가진 여성이나 장애를 가진 여성으로 추려올게요!”

“좋습니다.”

현주의 대답을 들은 나는 고개를 들어, 주변을 훑어보았다. 그러자 방 안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여러 가지 도구들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마치 물색을 하듯이 방 안을 둘러보았다.

‘뭐가 좋으려나.’

어지간한 체벌은 금세 쾌감으로 받아들이는 현주였기 때문에 다소 과격한 체벌이 필요했다. 실제로 내 옆에서 현주가 한껏 기대에 부푼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저 표정을 일그러트리고 싶은데.’

뭘 해야지 현주가 엉엉 울면서 잘 못 했다고 내게 빌까? 나는 곰곰이 생각하며 이것저것 살펴보았다. 집게부터 시작해서 양초, 관장 그리고 삼각 목마까지……. 실로 훌륭한 체벌 도구들이었지만, 이미 한 차례 현주에게 경험시켜줬던 것들이었다. 심지어 현주는 앞선 체벌들을 모두 쾌감으로 느끼고 있었다.

즉, 체벌로는 더 이상 효력이 없다는 뜻이었다.

‘이래서 마조히스트는 곤란하다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디스트는 안 곤란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내게 있어서 사디스트는 더더욱 곤란했다. 일단 나는 맞는 것보다는 때리는 것이 좋았으니 말이다.

잠시 침음성을 삼키며 다시금 방 안을 훑어보는데, 문득 내 눈에 벽에 걸려있는 말채찍이 들어왔다.

‘……말채찍이라.’

홀쭉하고 날씬한 채찍이 무척이나 내 마음에 쏙 들었다. 특히나 댓가지 끝에 매달려있는 여러 가닥의 검은색 가죽이 내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맞으면 꽤 아프겠지만, 현주를 상대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할 듯이 싶었다.

음흉하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성큼 걸음을 내딛어 벽에 걸려있는 말채찍 쪽으로 다가갔다. 그런 다음에 오른손으로 말채찍을 집어 들자, 일순 현주의 얼굴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주, 주인님……. 설마……. 아니죠? 요, 용서해주신다고 하셨잖아요?”

두려움에 질린 현주의 표정을 보니, 흥분감이 왈칵 치밀어 올랐다. 딱 내가 바랐던 표정이었다. 기분 좋게 입꼬리를 말아 올린 나는 마치 손을 털듯이 말채찍을 허공에 한번 휙 털었다. 그러자 여러 가닥의 가죽이 빠르게 허공을 훑어내며 쌔애액 소리를 내었다.

그 소리가 어찌나 섬뜩하던지, 오소소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주인님? 주인님?”

그 때, 덜덜 떠는 현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급기야 눈물까지 뚝뚝 떨어트리며 날 향해 애원하기 시작했다. 제발 용서해달라고 말이다. 이에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입을 열었다.

“물론 용서해드렸지요.”

“그, 그럼…….”

“긴장 푸세요, 이 현주 씨. 저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닙니다.”

이리 말하며 벙긋 웃음을 터트린 나는 현주의 뺨을 살살 어루만져주었다. 마치 아기를 어르고 달래는 것처럼. 그렇게 계속해서 달래주자, 현주의 표정이 서서히 풀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윽고 완전히 풀어졌을 때, 현주가 슬며시 눈동자를 아래로 내리며 입을 열었다.

“그럼……. 그 말채찍은 왜 꺼내신 건가요?”

“아, 이거요?”

현주의 물음에 짐짓 깜짝 놀란 목소리를 낸 나는 내 손에 들려있는 말채찍을 어깨 높이까지 치켜들며 말을 이었다.

“……그야 당연히 벌을 주기 위해서죠.”

“네? 누, 누구를요?”

“이 현주 씨를요.”

라고 딱 잘라 말한 나는 현주의 몸을 억압하고 있는 구속을 풀어주었다.

“히익!”

그리고 그것에 맞춰 그녀의 양 팔이 튀어 오르듯이 자기 가슴 쪽으로 모였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두려움에 질린 여성의 표정은 언제 보아도 즐거웠다. 싱글벙글 웃은 나는 말채찍을 허공에 가볍게 털며 입을 열었다.

“알아서 침대 쪽으로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오크들한테 질질 끌려가시겠습니까?”

나는 자비롭게도 무려 두 가지의 선택권을 그녀에게 주었다. 그리고 이런 내 말에 현주는 굵은 눈물방울을 뚝뚝 떨어트리며 모기만한 목소리로 반발했다.

“요, 용서해주신다고……. 용해주신다고 했잖아요.”

“네, 용서해드렸지요. 장애인에 관련되어서요.”

“네? 그, 그럼…….”

순간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인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서 나를 올려다보는 현주다. 이에 나는 더없이 상냥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제가 이 현주 씨에게 벌을 주려는 이유는 제 허락도 없이 절 덮치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 그건…….”

이런 내 말에 무어라 변명을 하려고 하는 현주의 태도에 나는 재빨리 그녀의 말을 중간에 딱 자르며 말했다.

“덤으로 말대꾸도 추가겠습니다.”

“…….”

이처럼 딱 잘라서 말하자, 현주는 꿀 먹은 벙어리마냥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는 서글픈 표정을 지어보였다. 제발 용서해달라고 무언의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 소리 없는 아우성을 철저히 무시하며 그녀에게 말했다.

“자, 침대 쪽으로 가주시겠습니까?”

“주인님…….”

또다시 나를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지간히도 맞기 싫은 모양이었다. 하긴 나라도 이 말채찍에 맞는 건, 사양하고 싶었다. 하지만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날 뛰는 현주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 밖에 없었다.

이번 기회에 누가 우위인지를 확실히 가르쳐줘서, 두 번 다시는 제멋대로 행동하지 못 하도록 못을 박아둘 필요가 있었다.

나는 살짝 눈살을 찌푸린 뒤에 그녀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참고로 오크를 부르면, 이 말채찍은 제가 아니라 오크가 때릴 겁니다.”

“힉!”

이런 내 으름장에 일순 현주의 입술 사이로 새된 비명성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이가 딱딱 소리를 내며 부닥치기 시작했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오크가 휘두르는 말채찍에 얻어맞는 거였다.

성인 남자라도 버티지 못 할 것이다.

현주는 한동안 울먹거리다가 이윽고 얌전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행히도 현명한 판단을 내린 것이었다. 진작부터 이래주었다면 얼마나 편했을까? 나는 히죽, 질 나쁘게 웃으며 현주를 침대 쪽으로 데려갔다.

그 후, 그녀를 침대 위에 눕힌 나는 침대 머리맡에 놓여있는 수갑을 집어 들었다. 그러자 촤르륵 소리와 함께 침대와 연결되어 있는 쇠사슬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확실히 조교의 방이라서 그런지, 준비성 하나는 철저했다.

“주, 주인님…….”

불쑥 나를 부르는 현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애절한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현주의 모습이 보였다. 더불어 반쯤 풀어헤쳐진 와이셔츠 사이로 보라색 브래지어가 보였다.

자기 나름대로 날 유혹하기 위해서 분발하고 있는 듯이 싶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초점이 어긋났다. 물론 현주가 에나만큼이나 아담한 가슴을 가지고 있었다면 제법 강렬한 유혹이 되었을 테지만, 불운하게도 현주의 가슴은 상당히 큰 편이 속했다.

“…….”

쯧쯧, 혀를 찬 나는 그대로 가차 없이 현주의 양 손에 수갑을 채웠다.

“주인님, 제발……!”

철컥하고 수갑이 채워진 순간 현주의 입술 사이로 제발이란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들은 척, 만 척 하며 그녀의 윗옷을 꽉 붙잡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거칠게 옷을 잡아 뜯었다.

“……꺅!”

그 순간, 뚜둑 소리와 함께 셔츠에 달려 있던 단추가 뜯겨져 나갔다. 그리고 곧 새하얀 나신과 풍만한 가슴을 감싸고 있는 브래지어가 내 눈에 들어왔다. 확실히 매력적인 광경이었다. 특히나 보라색 란제리 속옷은 누가 보더라도 혹할 만큼 섹시했다.

그러나 나는 일부러 무심하게, 관심 없는 척 하며 브래지어마저 벗겨내었다. 그러자 곧 서연이 누나와 비슷한 크기의 가슴이 위아래로 출렁였다. 확실히 사촌지간이라서 그런지, 형태나 크기가 엇비슷했다.

물론 서연이 누나는 싫어하겠지만 말이다.

쿡쿡, 웃음을 터트린 나는 가슴에서 시선을 떼어내며 치마와 팬티를 벗겨내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헐벗은 나신이 내 눈 앞에 드러났다.

“주, 주인님……. 용서해주세요. 네? 저……. 저 이렇게 주인님에게 예쁨 받으려고 몸관리도 받았어요! 저 어때요? 예쁘지 않나요?”

불현듯 현주가 내 앞에서 다리를 벌리며 유혹해왔다. 그리고 그 말대로 꿀이라도 바른 것처럼 매끈거리는 피부와 잘 다듬어져 있는 음모가 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내 관심은 오로지 체벌에만 가있었다.

“예쁘긴 예쁘네요.”

능글맞게 웃으며 대답한 나는 손에 들려있는 말채찍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일순 현주의 입술을 꾹 다물어졌다. 나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말채찍을 두세 차례 허공에 휘둘렀다.

쌔액! 쌔액!

“히익!”

댓가지 끝에 매달려 있는 여러 가닥의 가죽이 허공을 때릴 때마다 현주의 몸이 움찔움찔 떨며 반응해왔다. 더불어 창백하게 질린 얼굴색이 내 눈에 들어왔다. 정말이지,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입가를 이죽인 나는 이대로 몇 번 더 어깨를 푼 뒤에 예고도 없이 현주의 몸을 말채찍으로 때렸다.

짜악!

“꺄악!”

가죽으로 만든 여러 개의 가닥이 새하얀 복근을 때린 순간 현주의 입술 사이로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픔을 느껴보는 건, 꽤 오랜만이 아닙니까? 꼭 이러고 있으니까,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짓궂은 목소리로 말을 건넨 나는 다시금 말채찍을 어깨 높이까지 치켜들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가볍게, 묘기를 부리듯이 그녀의 가슴을 때렸다.

짜악!

“꺄아악!”

가볍게 휘두른 것이었지만, 말채찍은 내 기대 이상으로 그녀에게 고통을 선사해 주었다. 더불어 선명하고 뚜렷한 낙인도 찍어주었다. 나는 현주의 가슴에 선명하게 찍혀 있는 붉은색 선을 바라보며 반대쪽 가슴도 때려주었다.

“……히익!”

또다시 고통에 찬 비명성이 터져 나왔다.

“시, 싫어……! 주인님, 제발……. 흐윽! 읏, 아파요! 아파서……. 끅!”

급기야 자기 몸을 웅크리며 내가 주는 체벌을 피해보려 하는 현주였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악수였다. 왜냐하면 그녀가 몸을 둥글게 웅크린 순간 오동통한 둔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오…….’

저 엉덩이를 채찍으로 흠씬 때려주고 싶단 욕망이 물씬 치솟았다. 꿀꺽, 군침을 삼킨 나는 그대로 손을 뻗어 현주를 완전히 뒤집은 뒤에 엉덩이를 들어 올리도록 만들었다.

“꺅! 주, 주인님? 잠깐……!”

자신의 엉덩이가 내 표적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인지, 뒤늦게 소리치며 양 손으로 자기 엉덩이를 가려보려 하는 현주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그녀의 양 손은 수갑으로 채워져 있는 상태였다.

짜악!

“……꺄아악!”

말채찍이 엉덩이를 때린 순간 그녀의 입술 사이로 놀랄 만큼 커다란 비명성이 터져 나왔다. 더불어 아픔에 일그러진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것이 보였다. 나는 그 모습에 왠지 모를 흥분감을 느끼며 거듭 말채찍으로 엉덩이를 때렸다.

짜악! 짝!

“아윽! 악! 아으윽! 히익!”

이처럼 말채찍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때릴 때마다 붉은색 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아무리 발정난 암퇘지라도 채찍에는 별 수가 없군요.”

짜악! 짜악!

나는 그녀를 비웃으며 말채찍을 거듭 휘둘렀다. 그리고 그 때마다 현주의 어깨가 크게 들썩이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아악! 아윽! 으으읏!”

점차 현주의 표정이 허물어져가기 시작했다. 더불어 얼굴이 눈물로 온통 범벅이 되었다. 이를 본 나는 잠시 손을 멈추고서 입을 열었다.

“이 현주 씨, 당신에게 있어서 저는 누굽니까?”

“흐윽……. 끅, 끅……. 주, 주인님……. 주인님이십시다. 흐윽.”

훌쩍훌쩍 우는 와중에도 꼬박꼬박 대답을 하는 현주였다. 이에 나는 만족한 미소를 띠워 보이며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럼 당신은 누굽니까?”

“저는……. 흐윽, 윽……. 이 현주…….”

“틀렸습니다.”

이리 말한 나는 다시금 말채찍을 휘둘렀다. 그러자 짜악 소리와 함께 현주의 고개가 치켜들어졌다.

“아악!”

날카로운 비명성을 터트린 그녀는 한동안 숨을 꺽꺽대다가 이윽고 고개를 침대 시트 위에 묻었다. 이에 나는 빨갛게 부어오른 그녀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다시 한번 더 묻겠습니다. 이현주 씨, 당신은 누굽니까?”

“하으응!”

채찍과는 다르게 손바닥으로 맞는 건, 확실하게 느끼는 모양인지 야릇한 신음성을 터트리며 몸을 베베 꼬는 현주다. 그리고 그것에 활력이라도 얻은 듯이 그녀는 칠칠맞지 못 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얼른 입을 열었다.

“……하앙, 아……! 저, 저는 주인님의 암퇘지에요. 아앙, 암퇘지……! 꿀꿀! 꿀!”

따로 내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꿀꿀 소리를 내며 아양을 떠는 이 현주다.

========== 작품 후기 ==========

세상에, 말채찍이 이렇게나 훌륭한 물건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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