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364화 (364/599)

<-- [마물 사냥꾼이 할 수 있는 것] -->

서연이 누나의 옷을 다 입혀준 나는 빨래 건조대에 걸려있는 내 옷을 집어 들었다. 그런 다음에 옷을 입으려는데 문득 선 채로 화장을 하고 있는 누나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꼿꼿하게 허리를 곧추세우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요염해보였다.

마치 담장 위에 올라가 있는 암고양이를 보는 것만 같았다.

특히나 얼룩 하나 없이 깨끗한 흰색 블라우스와 탐스러운 엉덩이를 감싸고 있는 검은색 정장치마는 쭉 빠진 몸매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고 있었다.

한동안 넋을 빼고서 누나의 뒤태를 바라보는데, 불쑥 누나가 날 유혹하는 것처럼 엉덩이를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었다. 이에 뭔가 싶어서 누나를 보자, 내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리며 웃고 있는 서연이 누나의 얼굴이 보였다.

“할래?”

솜사탕보다 달콤한 목소리가 내 귓가를 간질였다. 마치 어서 빨리 뒤에서 거칠게 박아달라며 나를 유혹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실제로 누나의 엉덩이가 탐스럽게 흔들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 저 건방진 엉덩이를 양 손으로 꽉 움켜쥔 다음에 흠씬 박아주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재차 상기시키며 입을 열었다.

“출근해야죠.”

“흥.”

출근해야 된다는 내 말에 마음이 상하기라도 한 모양인지, 차게 콧방귀를 뀌며 입술을 빼죽 내미는 서연이 누나다. 이럴 때 보면 영락없이 어린 아이였다. 쓰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윗옷을 마저 입을 입고는 누나를 등 뒤에서 끌어안아주었다.

“……얼른 출근하라며?”

톡톡 쏘는 목소리가 날 향해 날아들었다. 잔뜩 삐진 것처럼 보였다. 이에 나는 누나를 달래주고자, 있는 힘껏 허리를 꽉 끌어안아주며 뾰로통하게 튀어나온 입술에 입을 맞춰주었다. 그러자 일순 누나의 입술 사이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하아.”

온 몸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은 전율이 휩쓸었다. 누나 또한 그걸 느낀 모양인지, 부르르 어깨를 떨다가 이윽고 엉덩이로 내 남근을 문지르며 입술을 벌렸다.

“……하고 싶어.”

“퇴근하고 나서요.”

“못 기다릴 것 같아.”

“주말엔 계속 붙어있어 드릴게요.”

이리 속삭인 나는 좀 더 진하게 입술을 맞춰주었다.

“알았어.”

겨우 납득한 모양인지, 누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는 마저 화장을 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나는 수건으로 누나의 머리카락에 미약하게 남아있는 물기를 깨끗이 닦아내주었다.

그 후, 모든 준비가 다 끝나자 나는 누나의 출근을 배웅해주기 위해서 함께 방을 나섰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응, 갔다 올게.”

이리 말하며 서글서글하게 웃은 누나는 그대로 고개를 빼꼼 내밀어선 내 입술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 입술 끝에 매달리는 부드러운 감촉이 더없이 기분 좋았다. 나는 기꺼이 입맞춤을 받아주며 누나의 허리를 살포시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 상태로 몇 번 더 진하게 입맞춤을 한 뒤에 서연이 누나를 놓아주었다.

“늦겠어요. 어서 가세요.”

“알았어.”

이런 내 말에 조금 서운해 하는 기색을 내비쳐 보이긴 했지만, 늦은 건 진짜였기에 누나는 순순히 내 몸을 놓아주고는 차에 탔다. 이에 나는 뒤로 물러난 다음에 누나의 차가 골목길을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갔네.’

뭔가 이러고 있으니까, 남편의 출근을 배웅하는 아내가 된 것만도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니, 맞으려나?’

서연이 누나한테 있어서 나는 기둥서방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누나가 내게 생활비를 주는 건 아니었지만, 비싼 저녁밥을 꼬박꼬박 사주고 있으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피식, 웃음을 터트린 나는 고개를 좌우로 털고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 자취방 안으로 들어섰다.

“어디보자.”

방 안을 한번 훑어본 나는 책상 위에 올려져있는 스마트폰을 발견하고는 곧바로 집어 들었다. 그런 다음에 매니저 어플을 실행하자, 화면에 여러 개의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출석 체크에 성공하셨습니다!]

[보상으로 랜덤 장비 상자가 주어집니다.]

[랜덤 장비 상자를 수령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사용자의 명령을 받은 던전 수호자 ‘렉스’의 성과를 보고합니다.]

[마정석 파편 8개 수집]

[피해를 집계합니다.]

[사망 0, 부상 0]

[성과를 정산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렉스는 현재 4000의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사용자의 명령을 받은 던전 수호자 ‘엘레노아’의 성과를 보고합니다.]

[마정석 파편 7개 수집]

[피해를 집계합니다.]

[사망 0, 부상 0]

[성과를 정산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엘레노아는 현재 3500의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엘레노아의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던전 수호자 ‘엘레노아’의 레벨이 21 -〉 24 로 변경됩니다.]

“많이도 모았네.”

마정석 파편을 무려 15개씩이나 모아온 렉스와 엘레노아였다. 심지어 죽거나 다친 던전 일원도 없었다.

효율이 너무 좋아서 도리어 이쪽이 다 질릴 정도였다.

‘이래서 던전을 운영해야 하는 건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 나는 확인을 눌러서 다음 알림문구도 확인해보았다.

[축하합니다!]

[노예 ‘김 민서’가 대한 건설 힐스테이트 1부 리그의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습니다.]

[현재 노예 ‘김 민서’는 드래프트 지명을 보류한 상태입니다.]

“드디어 드래프트 지명을 받은 건가.”

오히려 조금 늦은 감이 없잖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민서의 실력이면 충분히 1부 리그에서도 통했기 때문이었다. 내심 흐뭇하게 알림문구를 확인하는데, 문득 지명을 보류 중이란 말이 눈에 들어왔다.

‘보류?’

순간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민서의 입장에선 이 제안을 보류를 할 이유가 조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두 말 않고 받아야 될 제안이었다. 애당초 민서의 꿈은 프로 무대에서 당당하게 활동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실제로 나 또한 그녀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서 성실하게 지원해주고 있는 중이었다.

‘……무언가 말 못 할 이유가 있는 건가?’

잠시 고민하던 나는 이윽고 민서를 조교의 방으로 부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원래 이런 문제는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제일이었으니 말이다. 이리 생각한 나는 엄지로 확인을 눌렀다. 그러자 뒤이어서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노예 ‘이 현주’가 회사 ‘대한 에너지’를 설립했습니다.]

[노예 정보가 갱신되었습니다.]

[노예 정보를 확인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대한 에너지라…….”

슬슬 본격적으로 사업을 벌일 생각인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영국에서 오기로 한 공주가 있었지?”

아무래도 현주도 만나봐야 될 듯이 싶었다. 이에 나는 확인을 누른 뒤에 민서와 현주를 부르기에 앞서 일단 오늘 출석 체크로 받은 랜덤 장비 상자를 개봉했다.

[축하합니다!]

[장비 ‘유령 기사의 중갑(S)’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1 : 피격 시, 상대방의 신체 부위 중 하나를 1%의 확률로 얼립니다.]

[효과 2 : 10%의 확률로 마법을 무효화시킵니다.]

[세트 (2/4) : 언데드 계열 소환물을 소환하는데, 더 이상 시체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세트 (3/4) : 반경 1KM 이내 존재하는 모든 언데드 계열 소환물의 공격력과 방어력, 체력을 각각 상승시킵니다. : 자세히 보기]

[세트 (4/4) : 유령마를 소환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랜덤 장비 상자 속에서 전혀 예상지도 못 한 장비가 튀어나오자, 나도 모르게 감탄성을 터트리고 말았다. 너무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유령 기사의 중갑이라니!

일전에 얻은 유령 기사의 장갑과 같은 세트 장비였다. 심지어 이걸로 세트 효과가 발동돼서 언데드 계열 소환물을 소환할 때, 더 이상 시체가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즉, 칠흑의 지팡이로 소환할 수 있는 96마리의 스켈레톤이 아무런 제약 없이 소환되는 것이었다.

“……이게 여기서 나와 주네?”

아무래도 은빛 장검으로 액땜이 아주 제대로 된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딱 나와 줄 리가 없었으니 말이다.

나는 실없이 히죽히죽 웃으며 화면에 표시되어 있는 유령 기사의 중갑을 보고 또 보았다.

‘그나저나 이거 엄청 좋은데?’

피격 시, 상대방의 신체 부위 중에 하나를 얼리는 건 둘째 치더라도 10%의 확률로 마법 자체를 무효화시키는 건 보호의 반지에 버금가는 능력이었다. 물론 확률이 좀 낮기는 했지만, 그 10%의 확률로 보호의 반지로도 못 막을 마법을 막아낸다면 충분히 제 값어치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세트 효과에 비하면 새 발의 피지.”

세트 장비의 진가는 세트 효과에서 발휘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그 말대로 유령 기사 세트의 효과는 내 마음에 쏙 들었다. 특히나 칠흑의 지팡이와 상성이 아주 잘 맞아서, 더욱 더 그런 면이 없잖아 있었다.

========== 작품 후기 ==========

남은 유령 기사 세트를 전부 다 모은 다음에 서리한만 뽑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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