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346화 (346/599)

<-- [소리] -->

‘볼 때마다 감탄 밖에 안 나오네.’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는 둘째 치더라도 운피레아 이상으로 커다란 가슴은 그야말로 폭유, 그 자체였다.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나 큰 가슴을 달고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성녀의 가슴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집중하자.’

지금은 쓸데없는 감상평이나 늘여놓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천천히 숨을 고른 나는 성녀의 가슴을 바라보며 최대한 음란한 생각을 해보았다. 일단 가장 먼저 생각해본 것은 저 음탕하고 천박한 가슴을 양 손으로 꽉 움켜쥐는 것이었다. 일단 겉보기에는 미련해보일 정도로 커다란 가슴이지만, 일단 속살은 야들야들한 게 주무르는 맛이 일품일 것이 분명했다.

하물며 성녀의 반응으로 보건데 처녀였다. 분명 유두가 선명할 정도로 싱그러운 분홍빛일 것 틀림없었다. 나는 성녀의 가슴 중앙을 바라보며 유두를 상상했다. 딱딱하게 선 분홍빛 유두를 말이다.

그 모습을 상상하니, 흥분감이 물씬 치솟았다. 나는 군침을 삼키며 유두를 엄지와 검지로 꼬집는 상상을 해보았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 발걸음 더 나아가 상상해보았다.

내게 유두를 희롱당하며 어쩔 줄 몰라해하는 성녀를 말이다.

고귀함과 성스러움 그리고 신의 사도를 상징하는 성녀가 내 손 안에서 쾌감에 울부짖는 것이다.

간밤에 내린 새하얀 눈밭을 밟듯이 말이다. 심지어 아무도 밟지 않은 순백의 눈밭을 말이다.

내가 첫 발을 찍는 것이다.

그 쾌감은 분명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할 것이 틀림없었다.

‘저 커다란 가슴을 좌우로 흔들면서 쾌감이 신음할 성녀라니……!’

무엇이 신의 사도라는 말인가? 그저 단순히 가슴만 클 뿐인 암퇘지가 아닌가? 자고로 성녀라고 하면 단아하고 검소한 가슴을 가져야 되는 법이었다. 이런 요사스런 가슴을 달고 있어서는 안 되었다.

이건 심각한 오류였고 사고였다.

단언컨대 신은 성녀를 잘 못 뽑았다.

‘……아니, 어쩌면 성녀를 그만두게 만들기 위해서 이런 벌을 내려준 것일지도 모르지.’

신조차도 자신의 성녀가 이런 가슴만 큰 암퇘지로 성장할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

결론이 여기까지 다다르자, 신이 무슨 생각에서 성녀에게 이런 능력을 내려준 것인지 이해가 되었다. 이것은 실로 정당한 신벌이었다. 이 얼마나 현명한 신이라는 말인가? 아단트 여신이라고 했던가? 언젠가 만나게 된다면 나는 기꺼이 여신의 발등에 입술을 맞출 것이다.

그녀의 현명함에 감탄하며 말이다.

분명히 여신은 지적이고 단아한 가슴을 가진 성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

나는 아단트 여신을 칭찬하는 동시에 솟구치는 욕정을 참지 않고 성녀에게 퍼부었다. 그리고 이런 내 시선을 받은 성녀는 귀까지 새빨갛게 물들이며 한동안 어쩔 줄 몰라 했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내 생각에 전해진 모양이었다.

나는 만족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성녀의 가슴에서 시선을 떼어내었다.

“제 생각이 들리셨습니까?”

이런 내 물음에 성녀는 머리를 좌우로 가볍게 흔들며 대답했다.

“아니요……. 현자님의 말씀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들리지 않으셨다고요?”

나도 모르게 놀란 목소리를 내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분명히 욕망을 끌어올려서 성녀의 가슴을 능욕했기 때문이었다. 주무르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유두를 희롱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그녀의 가슴을 욕하기까지 했다.

“네…….”

그럼에도 성녀는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도통 이해할 수 없단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이상한 일이로군요. 그렇다면 성녀님께선 어째서 부끄러워하신 겁니까?”

“네?”

불현듯 성녀의 입술 사이로 새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녀는 놀란 토끼마냥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는 몇 번 입술을 뻐끔뻐끔 거리다가 이윽고 눈꺼풀을 아래로 내리며 수줍게 대답했다.

“……그, 그게……. 부끄러워서…….”

이리 말하며 자기 가슴을 슬쩍 가리는 성녀다. 그 태도에선 조금의 가식도 거짓도 느껴지지 않았다. 정말로 순수하게 부끄러워서 그랬던 모양이었다. 하긴 그 정도로 나는 진심을 담아서 성녀의 가슴을 희롱했었다.

이런 노골적인 남성의 시선을 받고서 부끄러워하지 않을 여성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이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 여성의 가슴을 노골적으로 쳐다보더니, 대뜸 뺨을 맞더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군요.”

고개를 작게 끄덕인 나는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턱을 쓰다듬었다.

‘성녀의 가슴과는 상관없이 내가 이방인이기 때문에 속마음이 읽히지 않는 게 아닐까?’

혹은 내가 정말로 진심으로 성녀의 가슴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 몰랐다.

‘……아니면 정신병일지도.’

환청 같은 것일지도 몰랐다.

나는 세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어두고서 입을 열었다.

“성녀님께선 언제부터 타인의 생각을 듣게 되신 겁니까?”

이런 내 물음에 성녀는 곰곰이 생각해보고는 대답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입니다.”

“혹시 그 때,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무슨 일이요?”

“예를 들어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거나……. 혹은 남성에게 못된 짓을 당했거나요.”

이런 내 말에 성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그럼 별다른 징후도 없이 타인의 목소리가 들리게 된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성녀의 태도에는 일말 거짓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긴 애당초 이걸로 성녀가 내게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턱을 문지르고 있던 손을 천천히 내리며 말을 이었다.

“성녀님께서는 남성의 성기를 본 적이 있으십니까?”

“네? 남성의……. 아니요, 본 적 없어요.”

부끄러운 모양인지, 황망하단 표정을 지어보이며 서둘러 고개를 가로젓는 성녀다.

“그럼 남성과 사귀신 일도 없으십니까?”

“아뇨, 없어요.”

이러한 성녀의 대답에 나는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재차 물었다.

“혹시 남성과의 교제가 금지 되어 있는 겁니까?”

“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는 물론이고 모든 신관이 자유롭게 이성과 교제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남성에게 고백을 받으신 적도 많으시겠군요.”

“고, 고백이라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다니요? 그럼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받아보신 적이 없으신 겁니까? 이거 참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성녀님처럼 이렇게나 아름다우신 분을 놔두고서 남성들이 고백해오지 않다니……. 어처구니가 없군요.”

“아, 아름답다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제가 아름답다니……. 그런 말은 처음 들어봅니다.”

“처음 듣다니요?”

“그……. 현자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다들 저만 보면…….”

말끝을 흐린 성녀는 더없이 슬퍼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더불어 오른손이 가슴께까지 올라와, 그녀의 커다란 가슴을 살포시 눌렀다. 이 때, 가슴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살짝 건드린 것만으로도 푸딩처럼 탱탱하게 흔들렸다.

‘확실히 저런 살인적인 가슴을 달고 있으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가슴으로 향할 수밖에 없겠지.’

성녀가 제아무리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가슴의 존재감 앞에선 주춤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간단히 말해서 태양 아래에 놓인 등불인 셈이었다.

“징후도 없이, 남성 경험이 하나도 없는 성녀님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혹시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병인 건 아닌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그건 아니었던 모양이로군요.”

이리 말한 나는 세 번째 가설을 지웠다. 이건 정신병이 개입할 여지가 하나도 없었다. 정말로 신이 내린 벌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단정 짓는 건 안 되었다.

지고의 보물인 빈유환을 먹이는데는 심사숙고가 필요했다.

다른 아이템들처럼 아무런 생각도 없이 1회성으로 쓰고 버리는 그런 하찮은 게 아니었다.

“역시 여신님께서 제게 내리신 벌이 아닐까요?”

그 때, 성녀가 양 손을 가지런히 모으며 두려움에 질린 목소리를 내었다. 그야말로 길을 잃은 가녀린 어린 양이었다. 나는 재빨리 성녀의 어깨를 붙잡으며 입을 열었다.

“여신님께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성녀님에게 벌을 주시진 않았을 겁니다.”

“그, 그런가요?”

“분명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러니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현자님…….”

“제가 무슨 일이 있어도 성녀님을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분명 무언가 해답법이 있을 겁니다.”

“아아…….”

이러한 내 말에 성녀의 입술 사이로 작은 탄성이 새어나왔다. 푸른색 사파이어를 닮은 눈동자에 내 모습이 비추어 보였다. 나는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다정하기 짝이 없게 미소 지어 보여주었다.

========== 작품 후기 ==========

조교가 아닌 정성적으로 꼬시는 건, 정말 오랜만이네요. 후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