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319화 (319/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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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

“힉……!”

해고당하고 싶냐는 내 질문에 두 사람 모두 놀란 토끼처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새된 비명소리는 덤이었다. 나는 내 손에 잡혀있는 한 채원과 김 예지의 어깨를 가볍게 두어 번 두드려주며 속삭이듯 말했다.

“여러분들의 마음은 십분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저는 타인에게 함부로 얼굴을 보여줄 수가 없습니다.”

“…….”

이리 말한 나는 어깨에서 손을 떼어낸 뒤에 멍하니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한 채원과 김 예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잘 정돈된 머리카락의 감촉이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특히나 한 채원의 풍성한 머리카락은 유독 기분이 좋았다. 뭐라고 할까? 푹신푹신한 솜사탕과도 같았다.

만약에 내가 머리카락에 대한 페티시를 가지고 있었다면 기꺼이 채원이의 머리카락에 내 남근을 휘감고서 문대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 기분 좋은 감촉이었다. 그렇게 몇 번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나는 이윽고 손을 떼어내었다.

“앗!”

“후아.”

이처럼 손을 떼어낸 순간 두 사람의 표정에 안타까움이 서렸다.

좀 더 머리를 만져주었으면 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하염없이 만져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더욱이 나를 쳐다보는 유 지아의 표정이 심상치 않게 변해가고 있었다. 저건 분명히 범죄자를 바라보는 듯한 눈길이었다.

오해였다.

아무리 내가 여자를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스무 살도 안 된 미성년을 건드릴 정도로 타락하지는 않았다. 이건 양심에 손을 얹고서 장담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참고로 나는 양심이 성감대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건들 생각은 없지만.’

솔직히 말해서 한 채원이나 김 예지 그리고 신 혜진 같은 경우에는 이성이라기보다는 귀여운 여동생이란 느낌이 강하게 드니 말이다.

나는 짧게 헛기침을 한 뒤에 이 소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크흠, 그나저나 마물 사냥꾼 여러분의 능력치에 조금씩 변화가 생겼던데…….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이런 내 물음에 다섯 명의 마물 사냥꾼들이 하나 같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리고는 곧 이 소현이 배시시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지아 언니의 체육관에 모여서 다 같이 운동을 했어요.”

“운동이요?”

“네, 거기서 복싱하고 낙법을 배웠어요.”

복싱과 낙법.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건 전혀 예상지도 못 한 이야기였다. 나는 고작 해봐야 헬스를 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게 아니었다. 체육관에 등록해서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한 것이었다.

나는 놀란 눈으로 이 소현과 유 지아 그리고 한 채원, 김 예지, 신 혜진을 번갈아보았다. 그러자 곧 내 곁에 있던 채원이와 예지가 칭찬을 바라는 어린애마냥 귀엽게 입술을 뻐끔뻐끔 거리며 그간 있었던 일들을 쏟아내었다.

“맞아요! 저 이제 낙법을 할 줄도 알아요!”

“관장님이 저보고 복싱선수를 해도 된다고 했어요!”

발을 동동 구르며 양 팔을 휘두르는 모습이 무척이나 앙증맞았다. 나는 짧게 웃음을 터트리며 ‘그거 대단하네요.’ ‘의외의 재능이네요. 유 지아 씨가 긴장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맞장구쳐주었다. 그러자 더더욱 신이 나서는 일본에 있을 때의 일들까지 술술 이야기하는 두 사람이다.

“엄청 신기했어요! 눈앞에 갑자기 언어가 추가된다는 말이 나타나더니, 일본어가 우리말처럼 들리는 거예요!”

“맞아요! 다들 그 때, 얼마나 놀랐는지 아세요? 지아 언니는 끝까지 일본말을 안 하려고 버티다가 결국 답답해서 먼저 말했잖아요.”

“화장실 어디 있냐고!”

“맞아! 까르르!”

이처럼 두 사람이 잔뜩 신이 나서는 깔깔대며 웃음을 터트리자, 일순 유 지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동시에 성난 악귀마냥 채원이와 예지의 뒤통수를 쏘아보는 그녀의 시선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두 사람의 극락왕생을 위한 묵념을 해주어야 될 듯이 싶었다.

‘그나저나…….’

유 지아에 대한 일화는 둘째 치더라도 언어는 좀 의외였다.

‘……언어가 추가되었다고?’

좋은 소식이었다. 언어가 추가된다는 것은 차후 마물 사냥꾼들을 다른 나라로 보냈을 때, 언어 문제로 고생할 일이 없다는 뜻이었으니 말이다. 이걸로 마물 사냥꾼이 지어야 될 짐을 하나 덜었다고 볼 수 있었다.

나는 내심 감탄하며 매니저 어플의 편의성에 찬사를 보냈다.

‘안드레아라고 했던가? 참 대단한 마왕이네.’

이쯤 되면 한번쯤 얼굴을 마주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애당초 마왕 안드레아를 부활시키기 위해서는 수십억 개로 나뉜 마정석 파편을 모을 필요가 있었다.

무려 수십억 개였다.

어느 세월에 다 모은다는 말인가? 수만 명이서 함께 모은다면 모를까, 나 혼자서는 절대로 무리였다.

나는 내 곁에서 재잘재잘 떠는 현역 여고생들을 조용히 시키며 입을 열었다.

“한 채원 씨, 김 예지 씨. 일본에서 있었던 일은 다음에 또 듣도록 하겠습니다.”

“에에…….”

이러한 내 말에 두 사람 모두 아쉬워하는 기색을 내비치며 어깨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좀 더 떠들고 싶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더욱이 이들은 여기에 놀라온 사람들이 아니었다. 전투를 앞둔 마물 사냥꾼들이었다.

하물며 그 상태는 오우거였다.

긴장을 너무 하는 것도 좋지 않았지만, 너무 풀리는 것 또한 좋지 않았다. 딱 적당하게 조여 놓은 다음에 현실로 보내줄 필요가 있었다.

“자리로 돌아가시죠.”

이처럼 내가 엄하게 말하자, 두 사람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틈에 나는 재빠르게 스마트폰을 들어 올린 뒤에 엄지로 상점을 꾹 눌렀다.

[랜덤 스킬 상자 뽑기]

(1회 뽑기 시, 정기 50 소모 / 10회 뽑기 시, 정기 450 소모)

[랜덤 아이템 상자 뽑기]

(1회 뽑기 시, 정기 20 소모 / 10회 뽑기 시, 정기 180 소모)

[랜덤 장비 상자 뽑기]

(1회 뽑기 시, 정기 100 소모 / 10회 뽑기 시, 정기 900 소모)

현재 내가 보유하고 있는 정기의 양이 2695이니, 랜덤 장비 상자 10회 뽑기를 두 번하고 1회 뽑기를 여덟 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1회 뽑기는 그다지 효율이 좋지 않으니, 하지 않는 편이 좋았다.

‘아니, 그것보다 정기가 5 부족해서 10회 뽑기를 세 번 하지 못 하다니…….’

여러모로 다사다난했다. 혀를 내두른 나는 정기 900을 소모해서 10회 뽑기를 선택했다. 그러자 곧 팡파르와 함께 차례차례 랜덤 장비 상자가 개봉되기 시작했다.

[축하합니다!]

[장비 ‘딜도(R)’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1 : 초진동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0분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 2 : 여성에게 사용 시, 쾌감이 10% 강해집니다. 남성에게 사용 시, 배덕감이 10% 강해집니다. (10분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 3 : 어딜 도망가! 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딜 도망가! 에 맞은 상대는 최소 10초 / 최대 30분 동안 움직이지 못 합니다. (딜도를 다시 회수해야지만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

첫 번째 랜덤 장비 상자를 확인한 순간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딜도…….

그래, 이건 내가 100보 양보해서 이해할 수가 있었다. 애당초 조교의 방도 있는 게임이었다. 장비로 딜도가 없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 와중에 내가 할 말을 잃은 것은 두 번째 효과 때문이었다.

남성에게 사용 시라니? 애당초 딜도라는 건, 여성용 자위 기구가 아니었던가? 잠시 혼란에 휩싸였던 나는 이윽고 생각하기를 그만뒀다. 이건 오래 생각할수록 나만 피곤해지는 일이었다.

한숨을 푹 내쉰 나는 두 번째 랜덤 장비 상자를 개봉했다.

[축하합니다!]

[장비 ‘클레이모어(N)’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1 : 일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30초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 2 : 공격 시, 20%의 확률로 상대를 경직시킵니다.]

[축하합니다!]

[장비 ‘요정의 날개옷(R)’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1 : 민첩이 1 상승합니다.]

[효과 2 : 피격 시, 5%의 확률로 하급 치유가 발동합니다.]

[효과 3 : 플라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10분 동안 유지됩니다.) (3시간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좋다.’

희귀 등급으로 나온 요정의 날개옷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감탄성을 터트리고 말았다.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효과들이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시선이 가는 것이 있다면 바로 첫 번째 효과였다.

‘……여기서 민첩 1은 고작이 아니지.’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유 지아의 민첩 수치를 1 올려주기 위해서는 2500이란 정기가 필요했다. 무려 2500이었다! 그런데 그 엄청난 양의 정기를 거저먹는 것이었다.

나는 이걸 유 지아에게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게다가 하급 치유도 붙어있으니까.’

하급 치유가 얼마나 큰 효율을 발휘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우거와의 전투에서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전투 중에 치유가 되고 안 되고의 차이는 크니 말이다. 더욱이 여차할 때는 세 번째 효과인 플라이로 도망치는 것이 가능했다.

여러모로 좋은 장비였다.

나는 만족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편하게 네 번째 랜덤 장비 상자를 개봉했다.

[축하합니다.]

[장비 ‘단풍 머리핀(N)’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 사용자의 집중력을 상승시켜줍니다.]

[축하합니다.]

[장비 ‘은빛 장검(N)’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1 : 강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10초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 2 : 공격 시, 10%의 확률로 대상에게 은빛 표식을 남깁니다. 이 때, 아군이 은빛 표식이 걸려있는 대상을 공격하면 치명타를 입힐 확률이 10% 증가합니다.]

[현재 사용자는 ‘은빛 장검(N)’과 중복되는 장비를 보유하고 계십니다.]

[중복되는 장비를 획득할 시에는 장비 강화 혹은 정기 교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정기 획득양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장비 강화 / 정기 교환]

“장비 강화인가.”

내 기억이 맞다면 은빛 장검은 이 소현의 장비였다. 이왕이면 희귀 등급의 장검 류가 나와 주었으면 했지만 강화도 그리 나쁘지 않은 이야기였다.

나는 곧바로 장비 강화를 선택했다.

[축하합니다!]

[장비 ‘은빛 장검(N)’이 ‘은빛 장검(N)(+1)’로 강화되었습니다!]

[효과 1 : 강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9.5초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 2 : 공격 시, 15%의 확률로 대상에게 은빛 표식을 남깁니다. 이 때, 아군이 은빛 표식이 걸려있는 대상을 공격하면 치명타를 입힐 확률이 15% 증가합니다.]

“어?”

이처럼 강화에 성공한 순간 소현의 탄성 소리가 들려왔다. 보아하니 장비가 강화되었다는 알림문구가 그녀의 눈앞에도 나타난 모양이었다. 나는 안심하라는 뜻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여보이고는 이어서 여섯 번째 랜덤 장비 상자를 개봉했다.

[축하합니다.]

[장비 ‘은빛 장검(N)’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1 : 강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10초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 2 : 공격 시, 10%의 확률로 대상에게 은빛 표식을 남깁니다. 이 때, 아군이 은빛 표식이 걸려있는 대상을 공격하면 치명타를 입힐 확률이 10% 증가합니다.]

[현재 사용자는 ‘은빛 장검(N)’과 중복되는 장비를 보유하고 계십니다.]

[중복되는 장비를 획득할 시에는 장비 강화 혹은 정기 교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정기 획득양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장비 강화 / 정기 교환]

“응……?”

이게 무슨 일인지, 세 번째 은빛 장검이 튀어나왔다.

‘이게 좋은 일인가?’

중복되는 장비가 나와서 강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소식이었지만 정작 문제는 장비의 등급이었다.

‘……일반 등급의 장비를 아무리 강화시켜봐야, 결국 일반 등급인데.’

물론 이게 비정상적도로 강화가 된다면 어지간한 희귀 등급의 장비보다 좋아질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다음에 또 은빛 장검이 나오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실제로 장비가 중복되어 나온 건, 이번 것까지 합쳐서 네 번이 고작이었다.

‘음, 뭐……. 상관없겠지.’

잠시 스마트폰의 화면을 바라보던 나는 이윽고 장비 강화를 선택했다.

당장 대체 할 장비가 없는 이상 은빛 장검이라도 강화를 시켜놓을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일반 등급이라고 해서 정기를 절반만 돌려받는 것은 아까운 일이었다.

[축하합니다!]

[장비 ‘은빛 장검(N)(+1)’이 ‘은빛 장검(N)(+2)’로 강화되었습니다!]

[효과 1 : 강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9초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 2 : 공격 시, 20%의 확률로 대상에게 은빛 표식을 남깁니다. 이 때, 아군이 은빛 표식이 걸려있는 대상을 공격하면 치명타를 입힐 확률이 20% 증가합니다.]

이처럼 강화에 성공한 나는 다음 랜덤 장비 상자를 개봉했다.

[축하합니다.]

[장비 ‘은빛 장검(N)’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1 : 강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10초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 2 : 공격 시, 10%의 확률로 대상에게 은빛 표식을 남깁니다. 이 때, 아군이 은빛 표식이 걸려있는 대상을 공격하면 치명타를 입힐 확률이 10% 증가합니다.]

[현재 사용자는 ‘은빛 장검(N)’과 중복되는 장비를 보유하고 계십니다.]

[중복되는 장비를 획득할 시에는 장비 강화 혹은 정기 교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정기 획득양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장비 강화 / 정기 교환]

“……?”

순간 내 눈이 의심이 되었다. 나는 혹시 잘 못 본 건가 싶어서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떠보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떠오른 알림문구를 그대로였다.

분명히 은빛 장검이었다.

‘어이없네.’

헛웃음을 터트린 나는 장비 강화를 선택했다.

[축하합니다!]

[장비 ‘은빛 장검(N)(+2)’이 ‘은빛 장검(N)(+3)’로 강화되었습니다!]

[효과 1 : 강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8.5초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 2 : 공격 시, 25%의 확률로 대상에게 은빛 표식을 남깁니다. 이 때, 아군이 은빛 표식이 걸려있는 대상을 공격하면 치명타를 입힐 확률이 25% 증가합니다.]

이처럼 세 번째 강화까지 하고나자, 소현이 ‘에?’하고 새된 소리를 내뱉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이에 나는 진정하라는 뜻에서 손을 가볍게 흔들어준 뒤에 다음 랜덤 장비 상자를 개봉했다.

[축하합니다.]

[장비 ‘은빛 장검(N)’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1 : 강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10초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 2 : 공격 시, 10%의 확률로 대상에게 은빛 표식을 남깁니다. 이 때, 아군이 은빛 표식이 걸려있는 대상을 공격하면 치명타를 입힐 확률이 10% 증가합니다.]

[현재 사용자는 ‘은빛 장검(N)’과 중복되는 장비를 보유하고 계십니다.]

[중복되는 장비를 획득할 시에는 장비 강화 혹은 정기 교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정기 획득양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장비 강화 / 정기 교환]

“…….”

버그인가? 순간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건 버그가 아니고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어떻게 한두 번도 아니고 무려 네 번씩이나 같은 장비가 뽑힌다는 말인가? 헛웃음을 터트린 나는 한동안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다가 이윽고 장비 강화를 선택했다.

버그든 뭐든 간에 여기서 할 수 있는 건 장비 강화 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주의. 3단계 강화부터는 일정한 확률로 강화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장비를 강화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재차 떠오른 알림문구에 나는 망설임 없이 엄지로 네를 눌렀다. 그러자 곧 팡파르와 함께 은빛 장검의 모습이 위풍당당하게 나타났다.

[축하합니다!]

[장비 ‘은빛 장검(N)(+3)’이 ‘은빛 장검(N)(+4)’로 강화되었습니다!]

[효과 1 : 강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8초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 2 : 공격 시, 30%의 확률로 대상에게 은빛 표식을 남깁니다. 이 때, 아군이 은빛 표식이 걸려있는 대상을 공격하면 치명타를 입힐 확률이 30% 증가합니다.]

이처럼 강화에 성공하자, 일순 소현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떠졌다. 그래, 놀랄 만도 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무려 세 번째 강화였다. 나는 그 심정을 이해하며 아홉 번째 랜덤 장비 상자를 개봉했다.

‘설마 이번에도 나오겠어?’

이렇게 생각하면서 말이다.

[축하합니다.]

[장비 ‘은빛 장검(N)’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1 : 강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10초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 2 : 공격 시, 10%의 확률로 대상에게 은빛 표식을 남깁니다. 이 때, 아군이 은빛 표식이 걸려있는 대상을 공격하면 치명타를 입힐 확률이 10% 증가합니다.]

[현재 사용자는 ‘은빛 장검(N)’과 중복되는 장비를 보유하고 계십니다.]

[중복되는 장비를 획득할 시에는 장비 강화 혹은 정기 교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정기 획득양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장비 강화 / 정기 교환]

========== 작품 후기 ==========

은빛 장검의 상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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