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던전 디펜스] -->
‘전투 설정? 아……! 방금 전에 고블린한테 명령한 게 이런 식으로 설정된 건가?’
실제로 전투 설정이 회피로 되어있었다.
이를 확인한 나는 확인을 누른 뒤에 영애는 내 노예로 삼았다. 이 후, 던전 내부 지도를 열람해보니, 붉은색 점들로 이루어진 이바이크 백작의 병사들이 던전 입구를 지나쳐 코카드리유의 방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반면에 코카드리유는 내 명령에 따라서 방을 버리고 아라크네와 합류한 상태였다.
“마침 잘 됐군.”
나직이 미소를 머금은 나는 영애의 몸을 살짝 떼어놓았다. 그러자 찌걱이는 색정적인 소리와 함께 질구로부터 애액과 정액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에 영애는 상실감과 안타까움에 가득 찬 교성을 입술 사이로 흘리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후아, 아……. 싫어. 빼지마……. 하으읏, 좀 더…….”
그 애달픈 목소리에 쿡쿡, 웃음을 터트린 나는 영애의 입술에 몇 번 입술을 맞춰주고는 우는 어린 아이를 달래주듯이 속삭여주었다.
“조금만 참으세요. 금방 또 잔뜩 안아드리겠습니다.”
“또, 또……. 정말이지? 날 또 안아주는 거지?”
“약속하겠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좀 참아주세요.”
이리 말하며 영애의 몸을 일으킨 나는 노예 목록을 열람했다. 그러자 곧 엘레노아를 선두로 마틸다, 에나 그리고 렉스 등등의 노예 정보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마지막에는 역시나 영애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름 : 레이첼 이바이크]
[종족 : 인간]
[레벨 : 1]
[등급 : Normal]
[보유 스킬 : 사치(+1), 사교(+3), 유명인(+2), 성노예]
[보유 아이템 : 없음]
[보유 장비 : 없음]
[호감도 : 72]
[충성도 : 37]
‘레벨이 1 밖에 안 되면서 스킬이 무슨…….’
사치는 말 그대로 사치였다. 무언가 물건을 구매할 때, 좀 더 비싼 값으로 구매를 하거나 애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사는 것이었다. 일종의 충동구매라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사교와 유명인……. 분명 귀족들 사이에서 꽤나 유명한 영애라는 뜻일 것이다.
과연, 괜히 영애의 콧대가 높은 게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성노예는 아마도 내 영향일 것이 틀림없었다.
‘……확실히 스티커의 위력이 대단하긴 하네.’
내심 혀를 내두른 나는 영애, 레이첼의 몸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넝마가 되다시피 한 옷을 전부 벗겨내었다. 그러자 곧 깨끗하다 싶을 정도로 고운 피부가 한 점 숨김없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확실히 귀족 영애라서 그런지, 피부가 잘 관리되어있었다.
특히나 내 어깨를 꽉 움켜쥐고 있는 레이첼의 손바닥은 고운 비단결처럼 부드럽기 그지없었다. 굳은살이 박혀있는 에나의 손바닥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나는 그 부드러운 손길을 만끽하며 스마트폰을 조작해, 내 정보를 불러왔다.
[김 유현]
[나이 : 25살]
[직업 : 대학생 4학년]
[현재 레벨 : 8 (다음 레벨에 필요한 정기 : 600)]
[보유 스킬 : 고속 이동(+1), 고블린 소환(+6), 정력(+1), 오크 소환(+1), 매력, 속박, 꾸짖음, 힘, 칭찬, 야수화(곰), 슬라임 소환, 정기 주입, 쾌감 공유(+1)]
[보유 아이템 : 빈유환 (1회), 풍유환 (1회), 염색약(블루 블랙 : R61 G79 B105) (1회), 무료 장비 조합(2회), 풍둔환 (1회), 폭유환 (1회), 소물환 (1회), 투명화 (1회), 랜덤 스킬 교환권(1회), 어디로든 문(1회), 꽃미남 스티커(1회), 투명 스프레이(1회), 꼭두각시(1회), 강아지(1회), 인터넷 검색(1회), 절정 금지 스티커(1회), 진동 스티커 (1회), 병풍 스티커 (1회)]
[보유 의상 : 귀족 영애 의상 세트(자주 : R121 G21 B110)]
[보유 장비 : 칠흑의 지팡이(R)(+4), 치료술사의 지팡이(N)(+1), 보호의 반지(N), 저주 받은 마리오네트(R), 깃털 달린 챙모자(N), 은장도(N)]
[보유 인첸트 : 굳건한]
‘이럴 때, 의상을 써야지.’
귀족 영애 의상 세트를 확인한 나는 영애를 끌어안은 채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내 품에 안겨 있는 레이첼을 내려다보며 속삭였다.
“영애, 잠시 눈을 감아주시겠습니까?”
“눈을……?”
“그렇습니다. 잠깐이면 됩니다.”
이러한 내 말에 레이첼은 잠시 주저주저하다가 이윽고 두 눈을 꼭 감았다. 어깨를 바들바들 떠는 걸 보니, 불안한 모양이었다. 나는 그 불안감을 잠재우고자, 영애의 이마에 살짝 입술을 맞춰주고는 귀족 영애 의상 세트를 사용했다.
“아!”
그 순간, 영애의 입술 사이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귀족 영애 의상 세트가 적용됨과 동시에 자줏빛의 고급스런 드레스가 영애의 몸을 감쌌다. 확실히 옷이 날개라더니, 영애의 미모가 한층 더 빛을 발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감탄하며 영애의 이마에서 입술을 떼어내었다. 동시에 영애의 눈꺼풀이 들어올렸다. 레이첼은 금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자신에게 입혀진 옷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사뭇 황홀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살랑살랑 몸을 흔들었다.
지금 자기가 입고 있는 옷을 확인하듯이 말이다.
“……세상에! 이렇게나 아름다운 옷이라니……! 굉장해! 마법? 이건 마법인가?”
레이첼은 마치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을 받은 어린아이처럼 활짝 웃으며 내게 거듭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그 물음에 나는 영애의 허리를 가볍게 끌어안으며 대답해주었다.
“네, 마법입니다. 어떻습니까? 제가 드린 선물이 마음에 드십니까?”
“마음에 들다마다! 이런 옷은 난생처음 본다! 분명 많은 이들이 내게서 감히 시선을 떼어내지 못 할 것이다. 아아……. 대단하구나.”
영애는 진심으로 감탄하며 사뭇 존경스런 눈초리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이에 나는 옅게 웃는 것으로 화답한 뒤에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해보았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화면에 영애의 호감도와 충성도 상승을 알려주는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레이첼에게 귀족 영애 의상 세트를 선물해주었습니다.]
[레이첼의 호감도가 5 상승했습니다.]
[레이첼의 충성도가 10 상승했습니다.]
역시 호감도, 충성도 상승에는 선물 공세가 최고였다.
나는 만족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손님을 맞이하러 가볼까요?”
이리 말한 나는 옷을 고쳐 입은 뒤에 영애를 데리고서 병사들이 있는 위치까지 걸음을 옮겼다. 여기서 최고의 상황이라고 한다면 역시 이바이크 백작 혹은 그 기사와 병사들이 레이첼의 말을 듣고서 얌전히 던전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바이크 백작이 고분이 레이첼의 말을 듣고서 물러나리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도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다는데…….’
나는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이바이크 백작의 병사들이 있는 장소로 향했다. 그리고 곧 던전 내부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지점에 도착하자, 사방을 경계하며 코카드리유의 방 안을 살펴보고 있는 병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
그 때, 레이첼이 크게 소리치며 앞으로 나서려고 했다. 이에 나는 재빨리 영애의 손목을 붙잡으며 나가지 못 하도록 했다. 여기서 영애를 그냥 보내줄 수는 없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처럼 내가 제지하자, 영애는 왜냐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지만 77이라는 높은 호감도 덕택에 내 손을 뿌리치려고는 하지 않았다.
“오, 레이첼! 무사했구나.”
이렇듯 내가 영애의 손목을 붙잡고 있는 사이, 병사들 사이로 중년의 사내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중년 사내가 사뭇 감격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레이첼을 향해 양 손을 쭉 뻗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와 시선을 마주친 순간 눈초리가 사납게 치솟았다.
“……그대는 누구이기에 내 딸의 손목을 붙잡고 있는 것인가?”
그 물음에 나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레이첼과 사랑을 약속한 남자입니다.”
여기서 레이첼을 구한 사람이라는 등의 거짓말을 할 수도 있었지만, 나는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레이첼은 라인펠덴 가문과 결혼하기로 예정되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만약에 여기서 레이첼을 백작에게 넘겨주게 된다면 꼼짝없이 영애를 빼앗기고 보상이랍시고 약간의 금화만 받게 될 것이 틀림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건 그다지 마음에 드는 결과가 아니었다.
일단 레이첼은 내 여자가 되었으니 말이다. 내가 이렇게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줄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물론 영애가 내 노예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여기로 불러낼 수 있었지만, 그래서는 결국 상황이 반복될 뿐이었다.
여하튼 이러한 내 말에 이바이크 백작이 불같이 성을 내며 레이첼에게 윽박을 질렀다.
“뭐라? 레이첼, 그게 정말이냐!”
그 외침에 영애는 잠시 몸을 떨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죄송해요, 아버지……. 저 이 남자와 섹스를 하고 말았어요. 잔뜩 사정당해서……. 임신해버렸을 거예요. 저…….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요. 이 남자가 아니면 더 이상 살 수 없어요. 아버지의 기대에 배신해서 죄송해요. 하지만……. 저는 지금이 너무나도 행복해요. 하지만 이걸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세, 섹스라니! 거기에 임신이라니!”
그 순간, 이바이크 백작의 두 눈에 불길이 치솟는 듯했다. 반면에 레이첼은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에? 거, 거짓말! 난 아직 아무런 말도 안 했는데……. 나 지금 속마음을 전부 말하고 있었던 거야? 그런……!”
영애의 경악 어린 목소리가 방 안 가득 울려 퍼졌다. 동시에 이바이크 백작의 얼굴이 악귀처럼 변했다.
“이 더러운 년! 넌 더 이상 내 딸도 아니다! 처녀성을 잃어버린 이상 라인펠덴 가문도 안 받아주겠지. 에잇! 퉤!”
이리 소리쳐 말한 이바이크 백작은 자신의 딸, 레이첼을 향해 침을 뱉었다. 다만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는 탓에 침이 닿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딸을 향해 침을 뱉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의도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가볍게 한숨을 내뱉은 나는 슬쩍 고개를 돌려 영애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옥구슬과도 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사시나무 떨 듯이 몸을 떨고 있는 레이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 어떻게……. 아버지한테 버림받았어. 가문한테도……. 나, 나는…….”
어쩔 줄 몰라해하는 영애의 태도에 나는 재빨리 손을 뻗어, 레이첼의 몸을 꽉 끌어안아주었다. 몸이 으스러질 정도로 세게 말이다. 그리고 그 상태로 나는 조용히 속삭여주었다.
“걱정 마세요, 레이첼. 당신에게는 제가 있지 않습니까?”
이리 속삭인 나는 이바이크 백작과 그 병사들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레이첼이 필요 없다면 이만 돌아가시죠.”
이러한 내 말에 이바이크 백작이 수염을 부들부들 떨며 소리쳤다.
“가문의 명예에 먹칠한 더러운 년을 살려둘 수는 없다! 물론 네 녀석도 마찬가지다! 뭣들 하는 것이냐! 당장 저 두 년놈을 죽여라!”
백작의 호령에 맞춰 서른 명의 병사들과 중갑을 둘러 입은 기사가 내 쪽으로 슬금슬금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에 한숨을 내뱉은 나는 왼손을 내밀며 입을 열었다.
“칠흑의 지팡이 소환. 고블린 소환.”
내 말이 딱 떨어진 순간 왼손에 칠흑의 지팡이 손에 잡혔다. 더불어 아흔 여섯 마리의 고블린들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말 그래도 사방을 빽빽하게 채운 것이었다. 우리를 포위하려던 서른 명의 병사들은 도리어 역으로 아흔 여섯 마리의 고블린들에게 포위당해버렸다.
“뭐, 뭐야!”
“고블린이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거야!”
병사들은 전혀 예상지도 못 한 상황에, 그것도 상식을 벗어나는 고블린의 숫자에 당황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백작이 이끌고 온 병사들답게 실력과 배짱이 있는 모양인지, 빈틈없이 전열을 이루고 고블린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물러나지 마라! 상대는 고블린이다!”
“고블린 따위에게 겁먹지 마라!”
확실히 상식적으로 고블린들은 한없이 약한 생명체였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고블린들에 한정되어 있었다.
칠흑의 지팡이가 주는 효과를 받은 아흔 여섯 마리의 고블린들은 요란하게 케륵케륵 울어대며 병사들을 유린했다.
“고블린들 주제에!!”
“제기랄, 물러나! 도망치란 말이야!”
“사방이 고블린입니다! 도망칠 곳이 없습니다!”
병사들의 창칼이 고블린의 살가죽을 찢고 죽이지만, 그 자리를 새로운 고블린이 거듭 채웠다. 끝이 안 보이는 물량 공세! 하지만 이대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때문에 나는 새로이 입을 열었다.
“렉스 소환.”
이거 한 마디면 충분했다.
========== 작품 후기 ==========
칠흑의 지팡이도 강화시켜야하는데...ㅂㄷㅂ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