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297화 (297/599)

<-- [던전 디펜스] -->

“후후, 이번에는 아래쪽을 맛봐볼까? 아, 처녀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여자의 구멍은 세 개니까.”

이리 말하며 까르르 웃음을 터트린 엘레노아는 불쑥 소피아의 엉덩이 쪽으로 손을 내뻗었다. 그리고 그 손길에 화들짝 놀란 소녀가 이리저리 몸을 비틀며 도망쳐보려고 했다. 그러나 양 손이 리자드맨에게 꽉 붙잡혀 있는 탓에 도망가기란 요원한 일이었다.

“싫어! 놔라! 이 악마!”

“나 악마 맞아!”

소피아의 외침에 당당히 맞받아친 엘레노아는 거침없이 손을 놀려 소녀의 아담한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다. 그러자 히익! 하고 새된 비명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더불어 소피아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렸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어지간히도 싫은 모양이었다.

‘이쯤에서 그만두게 해야겠지.’

솔직히 말해서 소피아는 아직 어린 소녀였다. 물론 어린 아이치고는 정신력이 제법 대단하기는 했지만 그래봤자 결국 어린애는 어린애였다. 실제로 내게 엉덩이를 흠씬 두드려 맞은 뒤에 엉엉 울음을 터트리지 않았던가? 나는 그 날을 추억하며 헛기침을 했다.

“크흠!”

이렇듯 내가 헛기침을 하자, 일순 엘레노아와 소피아의 고개가 내 쪽으로 향했다.

“주인님!”

“그대여!”

두 사람 모두 크게 소리치며 나를 반겼다. 이에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받아주고는 걸음을 내딛었다. 그러자 엘레노아가 새까만 날개를 파닥파닥 나부끼며 한달음에 달려와 내 품에 포옥 안겼다.

“언제 오셨어요?”

내가 어지간히도 반가운 모양인지, 배시시 웃음을 터트리며 물음을 던지는 엘레노아다.

나는 그녀의 금색 머리카락을 살살 쓰다듬어주며 입술에 입을 맞춰주었다. 그러자 엘레노아의 등에 나있는 날개가 파르르 떨며 기쁨을 표시했다.

“……하음, 응……. 아아, 주인님…….”

좀 더 키스해달라면서 애타게 나를 찾는 엘레노아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목구멍이 꽉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심장이 쿵쿵 뛰는 것을 느끼며 다시금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춰주었다. 더불어 혀를 내밀어 그녀의 입 안을 헤집었다. 타액으로 젖은 따뜻한 입 안은 무척이나 기분 좋았다.

엘레노아 또한 내 혀의 움직임이 마음에 든다는 듯이 연신 뜨거운 숨을 토해내며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그리고 이윽고 그녀의 손이 내 엉덩이까지 내려왔을 무렵, 나는 입술을 떼어내며 입을 열었다.

“꽤 재밌게 노시고 계시더군요.”

“아……. 보셨어요?”

두 눈을 귀엽게 깜빡이며 물음을 던지는 엘레노아다. 이에 나는 쓰게 웃음을 터트리며 그녀의 목덜미를 간질였다. 솜털 하나 없이 깨끗한 목덜미의 감촉이 야릇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 감촉을 만끽하며 속삭였다.

“소피아 씨를 너무 괴롭히지 말아주세요.”

“하지만 쟤가 먼저 건방떨었는걸요?”

선홍빛 입술을 삐죽 내밀고서 귀엽게 투덜대는 엘레노아다. 그 말에 나는 그게 정말이냐는 듯이 소피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소녀가 억울하단 듯이 곧바로 소리쳤다.

“결단코 소녀는 건방을 떤 적이 없다! 전부 다 저 요녀가 지어낸 이야기다!”

그 외침에 나는 다시금 엘레노아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정말입니까?”

“아니에요! 주인님은 왜 저를 못 믿으세요?”

이리 소리쳐 말한 엘레노아는 눈물까지 글썽였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엘레노아가 딱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흠, 하고 숨을 들이켠 나는 엘레노아의 눈가에 맺혀있는 눈물을 엄지로 닦아내어주며 입을 열었다.

“설명해보시죠. 어떻게 된 겁니까?”

“소피아가 제 앞에서 자랑했어요! 자기가 인간들의 목적을 알아냈다면서요! 심지어 저를 비웃기까지 했다니까요?”

이러한 엘레노아의 말에 소피아가 경악어린 표정을 지어보이며 빽 소리쳤다.

“자랑이라니? 아니다! 나는 단지 던전 마스터인 그대에게 정보를 전하기 위해서 던전 수호자인 엘레노아를 찾아갔을 뿐이다. 정말로 그것뿐이다. 나는 자랑할 뜻도 없었고, 심지어 비웃음을 터트리지도 않았다.”

마치 일본 영화 중에 하나인 라쇼몽을 보는 듯했다.

‘거기서도 서로 다른 증언을 하며 싸웠지.’

쓰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오른손을 들어 리자드맨을 향해 손짓했다.

“소피아 씨를 이리로 데려와주시겠습니까?”

“쌔애액.”

이러한 내 부탁에 리자드맨은 바람 새는 소리를 내며 내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윽고 소피아가 내 앞에 서자, 나는 곧바로 소녀의 뺨을 붙잡았다. 아직 젖살이 빠지지 않은 오통통한 볼 살이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읏!”

반면에 소피아는 적잖게 당황한 듯이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며 나를 불만스레 쳐다보았다. 이에 나는 소녀의 볼 살을 쭈욱 잡아당기며 입을 열었다.

“가만히 계세요. 이건 소피아 씨에게 주는 벌입니다.”

이리 말한 나는 소녀의 볼 살을 몇 번 잡아당긴 뒤에 놓아주었다. 그러자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라 있는 뺨이 내 눈에 들어왔다. 더불어 조금 아팠던 모양인지, 눈물까지 글썽이는 소피아다.

“어째서 내가 벌을 받아야 되는 것이냐? 이건 불합리하다.”

소피아는 억울하다는 듯이 나와 엘레노아를 번갈아 쏘아보며 물어보았다. 그리고 그 물음에 나는 엘레노아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며 대답했다.

“그렇다면 반대로 묻겠습니다. 왜 하필 엘레노아 씨에게 보고한 겁니까? 마틸다도 있지 않았습니까?”

“그건…….”

내 물음에 잠시 말꼬리를 늘리던 소피아는 이윽고 말소리를 뽑아내었다.

“……그냥이다.”

“그냥이요? 정말입니까?”

“…….”

내 추궁에 소피아는 처연하다 싶을 정도로 고개를 푹 숙였다. 이에 나는 토실토실한 엘레노아의 엉덩이를 희롱하며 치마 안쪽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그러자 속옷을 입고 있지 않은 맨살이 손바닥 전체에 여실히 전해져왔다. 특히나 손끝에 닿는 까끌까끌한 음모의 감촉은 더없이 음란하게 느껴졌다.

“마틸다 씨에게 보고했다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을 왜 하필 엘레노아 씨에게 보고한 겁니까? 설마 그걸 몰랐다고 할 생각은 아니겠죠, 소피아 씨?”

연달아 쏟아지는 내 질문에 소피아는 속눈썹을 파르르 떨었다. 더불어 입술이 몇 번 달싹였다. 무언가 변명할 말을 찾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이건 소피아라고 해도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인정한다. 내가 잘 못 했다.”

“좋습니다. 그럼 엘레노아 씨에게 사과하시죠.”

이러한 내 말에 소피아는 고개를 들어 올려 엘레노아를 바라보았다. 이에 엘레노아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소녀의 사과를 기다렸다.

“미안하다. 내가 잘 못 했다. 생각이 짧았다.”

“좋아, 받아줄게. 하지만 다음부턴 조심하는 게 좋을 거란다, 인간 꼬맹아.”

“새겨듣겠다.”

이리 대답하며 고개를 주억인 소피아는 이윽고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사과도 했으니, 이제는 벌을 받아야 될 차례인가?”

“벌이라면 아까 받지 않았습니까?”

“그게 벌이라고? 그대여, 농담하지 마라. 그런 건, 어린애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그대는 내게 보다 거친 벌을 줄 수 있지 않는가? 저번처럼……. 그……. 엉덩이를 때릴 때처럼 말이다. 그건 제법 훌륭한 벌이었다. 음, 그래. 그 정도는 되어야지, 마음속으로 깊이 반성할 수 있을 듯이 싶구나.”

중간에 말을 더듬은 소피아는 이윽고 양 볼을 발그레 물들이며 엉덩이를 가볍게 흔들었다.

‘응?’

그 순간, 뭐라 말할 수 없는 위화감이 느껴졌다. 마치 현주와 마주하고 있을 때처럼 말이다. 잠시 혼란스러워진 나는 그럴 리가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설마 소피아가 현주와 같은 과일 리가 없었다.

물론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는 하지만 소피아가 맞는 걸로 느끼는 마조일 리가 없었다.

나는 소피아를 그렇게 키우지도 않았다!

“아니면 다른 벌을 줄 텐가?”

그 때, 소피아가 뜨겁게 나를 올려다보며 재차 물음을 던졌다.

“…….”

이건 내가 알던 소피아가 아니었다.

내가 알던 소녀는 좀 더 오만하고 고고한 존재였다. 나를 속일 줄도 알고, 남을 희롱할 줄도 아는 소녀였다. 고귀한 귀족이었다. 그렇기에 소녀를 보호하고 싶었던 건데……. 내가 다 망쳤다.

속으로 자조한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입을 열었다.

“엉덩이를 때리겠습니다.”

“음, 역시 그 벌인가? 여전히 악취미로구나.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엄연히 잘 못 한 것이니 기꺼이 받도록 하겠다.”

소피아는 근엄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런 태도와는 반대로 입꼬리가 실룩실룩 거리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함박미소를 지을 것처럼 말이다. 아아, 내가 망쳤다. 한 소녀의 인생을 망친 것이다. 그 때, 엉덩이를 때리지 말고 다른 벌을 주었어야 했는데 잘 못 했다.

재차 한탄한 나는 엘레노아를 떨어트려놓은 뒤에 리자드맨에게 붙잡혀 있는 소피아를 잡아당겼다.

========== 작품 후기 ==========

독자님들이 소피아를 이렇게 만든 겁니다! 왜 혼내라고 하신 겁니까!

소피아는... 소피아는 이런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흑흑흑.

그 때, 소피아가 훌륭하게 던전을 성장시켜서 주인공에게 칭찬받아야 되었는데... 그리고 칭찬 받은 다음에 던전 수호자로서 멋지게 자리매김을 해야했는데! 흑흑, 망했어요. 우리 소피아가 마조가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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