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275화 (275/599)

<-- [하이 엘프] -->

‘저기 있군.’

주변을 둘러보자 소파에 앉은 채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운피레아와 아이린의 모습이 보였다. 두 사람 모두 꽤나 진정이 된 모양인지, 간간히 웃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나 아이린은 언제 울었냐는 듯이 뾰족한 귀를 연신 파닥파닥 거리고 있었다.

어지간히도 운피레아가 좋은 모양이었다.

‘뭐, 그만큼 존경하고 있다는 뜻이겠지.’

옅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모녀 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일순 두 모녀의 수다가 뚝 끊겼다. 그리고는 곧 운피레아가 반가운 기색을 띠우며 나를 바라보았다. 물론 아이린은 그 옆에서 와락 눈살을 찌푸리며 대놓고 싫다는 기색을 내비쳤다.

그 모습을 보니, 운피레아가 보는 앞에서 그녀를 범하고 싶다는 못된 욕망이 들끓었지만 나는 그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입을 열었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재밌게 나누고 계셨습니까?”

이런 내 물음에 운피레아가 수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옛날이야기를 조금 하고 있었어요.”

“옛날이야기요? 저도 듣고 싶군요.”

나는 얼굴에 쓰고 있던 가면을 벗은 뒤에 근처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런 다음, 보란 듯이 운피레아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아이린이 으르릉 대며 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 어서 빨리 꺼지라는 듯이 말이다. 그 기세가 당장에라도 욕을 할 것처럼 보였지만, 운피레아에게 꾸중을 들었던 만큼 험한 말은 하고 있지 않았다.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옛날이야기를요? 아……. 그럼 그게 좋겠네요! 아이린이 첫 사냥을 성공했을 때…….”

“어머니!”

그 때, 아이린이 경악 어린 표정을 지어보이며 소리쳤다. 설마하니 자기 이야기를 할 줄 몰랐다는 듯이 말이다. 그러나 운피레아는 반드시 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 모양인지, 아이린의 손을 꽉 붙잡는 것으로 침묵시켰다.

그 의도는 불 보듯 뻔했다.

여기서 아이린의 옛날이야기를 꺼내서 우리가 좀 더 친밀해졌으면 하는 소망일 것이다. 일단 그녀의 입장에선 나와 아이린이 친하게 지내면 지내줄수록 마음이 편안해질 테니 말이다. 실제로 좋은 계획이었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식으로 어중간하게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일단 내 최종 목적은 아이린의 처녀를 가져가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어중간한 호감은 필요가 없었다. 때문에 나는 가볍게 손을 가로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이린 씨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으니 다른 이야기를 하죠.”

“하지만…….”

이러한 내 말에 운피레아는 적잖게 서운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반면에 아이린은 안도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슬쩍 눈을 내렸다. 자신의 소중한 추억이 타인에게 들려지는 게, 어지간히도 싫었던 모양이었다.

짧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박수를 치며 말했다.

“아, 그게 좋겠군요. 맹세에 대한 걸 이야기해주시겠습니까?”

“맹세요?”

“그렇습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아이린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자기 어머니인 운피레아 대신에 대답했다.

“맹세란 몸과 마음을 여신 아단트님에게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어머니께서 진정으로 받들어 모셔야 될 분은 여신 아단트님뿐이라는 거다.”

오만함으로 번들거리는 두 눈동자가 내게 꽂혔다. 마치 나와 처음 만났을 때처럼 말이다. 아이린은 지금 내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넌 결코 어머니의 마음을 가져갈 수 없다.’라고 말이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만약 그걸 어기게 되면요?”

“하이 엘프로서 모든 걸 내려놓아야 된다. 그리고 숲에서 추방된다.”

생각보다 간단한 처벌이었다. 물론 엘프들 입장에선 그게 아닐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실제로 내 옆자리에 앉아있는 운피레아의 표정이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이에 나는 슬쩍 그녀의 손을 붙잡아주며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까? 그럼 아무런 문제가 없군요.”

“무, 무슨……!”

“어차피 여긴 더 이상 숲도 뭣도 아닙니다. 하물며 저는 운피레아 씨가 그런 말 같잖은 의무를 계속해서 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여신 아단트에게 몸과 마음을 받쳐요? 누구 마음대로요? 아니, 애당초 아이린 씨를 포함한 다른 엘프들은 모두 제 노예입니다. 그런 이상, 그런 말 같지도 않은 의무를 질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도요.”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

“그럼 그 때, 한 말은 거짓말이었습니까? 전 분명히 여러분들을 노예로 받았을 텐데요?”

“읏…….”

이러한 내 말에 아이린의 표정이 형편없이 무너졌다. 그녀는 이를 악 물며 사납게 나를 쏘아보았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상처 입은 맹수의 발악에 불과했다. 나는 그 시선을 비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걸로 맹세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끝났군요. 아주 간단하네요.”

이러한 내 말에 운피레아와 아이린 모두 복잡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이린이 귀를 뾰족하게 세우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건 수천 년 동안 내려온 맹세다! 우리는 수 세대에 걸쳐 여신 아단트님에게 몸과 마음을 받쳤으며 고귀한 의무를 지켜왔다. 그런데 그걸 이렇게 간단하게……. 난 용납할 수 없다!”

그 말에 나는 콧방귀를 끼웠다.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아이린 씨를 원래 있던 곳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잿더미가 되어버린 엘프의 숲에서 혼자 맹세를 지켜보세요. 얼마나 잘 지키는 지, 한번 봐드리겠습니다.”

이리 말하며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돌연 아이린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동시에 운피레아가 다급히 내 팔을 붙잡으며 입을 열었다.

“주인님, 용서해주세요! 아직 제 딸이 어려서 잘 모릅니다!”

옥구슬과도 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애원하는 운피레아의 태도에 나는 흠, 하고 숨을 내뱉고는 아이린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이런 내 시선에 아이린은 잠시 아랫입술을 꽉 깨물다가 이윽고 나직이 입을 열었다.

“미, 미안하다. 내 생각이 짧았다.”

사과치곤 다소 오만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내 팔을 붙잡으며 울고 있는 운피레아도 있고 해서 이쯤에서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여기서 아이린을 내쫓게 되면 내 계획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 했다.

나는 다시금 자리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사과를 받아들이겠습니다.”

이처럼 내가 사과를 받아들이자, 운피레아는 그제야 안도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눈가에 맺혀있는 눈물을 닦아내었다. 그 모습이 도저히 아줌마로는 보이지 않았다. 아니, 애당초 아이린과 운피레아 두 사람 모두 엘프였기 때문에 모녀라기보다는 대여섯 살 정도 차이나는 자매 정도로 보였다.

나는 잠시 두 모녀를 번갈아보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목이 마르군요. 혹시 뭔가 마실 거라도 없습니까?”

이러한 내 말에 운피레아가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제가 가져올게요.”

이리 말하며 운피레아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아이린이 아차 싶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뒤따라 일어났다.

“어, 어머니! 어머니는 여기에 계십시오!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아이린, 네가?”

“네, 어머니께서 그런 일을 하실 필요는……. 하물며…….”

잠시 말끝을 늘린 그녀는 나를 흘겨보았다. 운피레아가 나를 위해서 일을 한다는 게 어지간히도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에 나는 어깨를 으쓱이는 것으로 화답하고는 입을 열었다.

“그럼 되도록 음료 쪽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물로 가져오겠다!”

큰 소리로 대답한 아이린은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모습에 운피레아는 가볍게 웃음을 터트리더니 이윽고 도로 자리에 앉아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저택 거실에는 나와 운피레아, 이렇게 단 둘이 되었다.

운피레아도 그걸 눈치 챈 모양인지, 발그레 얼굴을 물들이며 내 가슴팍에 제 머리를 기대었다.

‘마침 좋네.’

나는 내 가슴팍에 기대어져 있는 운피레아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안아 드릴까요?”

“네? 하, 하지만……. 그 아이도 금방 돌아올 텐데…….”

곤란하단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소리를 내는 운피레아다. 하지만 그래도 마냥 싫지만은 않은 모양인지, 슬쩍슬쩍 내 바짓가랑이를 흘겨보았다. 하긴 꽤 오랫동안 안아주지 않았으니, 그 욕구가 꽤나 쌓여있는 상태일 것이다.

“그럼 이렇게 하죠. 운피레아 씨가 제 남근을 빨아주시는 겁니다.”

“네?”

“이거라면 금방 끝낼 수 있는데다가 운피레아 씨도 꽤나 기분 좋게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일단 내 스킬 중에 쾌감 공유가 있었으니 말이다. 분명 그녀도 적잖게 즐길 수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이런 내 말에 운피레아는 잠시 주저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이윽고 결정을 내린 듯이 소파에서 내려간 뒤에 내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저어…….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이리 말한 운피레아는 가늘고 보드라운 손으로 내 바지를 풀어헤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 그녀의 눈앞에 꼿꼿이 선 채로 발기해 있는 남근이 나타났다.

그 모습에 운피레아는 잠시 탄성을 터트렸다가 이윽고 숨을 들이켜며 양 손으로 조심스럽게 내 남근을 움켜쥐었다.

========== 작품 후기 ==========

우젤랑은 혼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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