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240화 (240/599)

<-- [마물 사냥꾼] -->

“하아, 하아…….”

나는 내 위에 올라탄 채로 숨을 색색 내쉬고 있는 현주를 바라보았다. 꽤나 지쳐보였다.

하긴 대충 횟수로만 따져보아도 서른 번은 족히 절정에 달했었다. 평범한 사람인 이상 지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땀에 젖어있는 현주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었다. 그러자 두 눈을 반짝이며 빼꼼 고개를 들어 올리는 현주다.

“……아앙, 주인님.”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은근슬쩍 허리를 움직이는 현주다. 아직도 부족한 모양이었다. 정말이지 욕망의 화신……. 아니, 욕망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었다.

‘서연이 누나도 이러지는 않는데…….’

솔직히 말해서 조금 무서워질 지경이었다. 예전에 얼핏 여성의 성욕이 가장 왕성할 때가 30대라고 들었는데, 딱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실제로 현주의 나이가 31살이었으니 말이다.

그것도 관리가 잘 된 30대 커리어 우먼 말이다.

‘……설마 서연이 누나도 이렇게 되는 건 아니겠지?’

순간 오한이 밀려왔다.

“주인님, 주인님…….”

그 때, 현주가 조금 더 격하게 허리를 놀리며 나를 애타게 찾았다. 더불어 그녀의 얼굴은 어느덧 내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이대로 또 키스해주었으면 하는 모양이었다. 이에 나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는 그녀가 원하는 대로 키스를 해주었다.

“……하음, 응……. 츄읍, 앙. 하아, 아아…….”

서로의 혀가 설래 왕래하는 동안 현주는 끊임없이 교태어린 교성을 터트렸다. 그리고 이윽고 서서히 절정감이 몰려오는 모양인지, 숨을 헐떡이며 격렬하게 내 남근을 탐하기 시작했다.

“하윽! 으읏! 아아앙, 아아! 아아앙!”

그렇게 몸 전체를 크게 들썩이며 쾌락을 탐하던 현주는 그 끝에 절정에 달한 모양인지 등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그리고는 황홀감으로 한껏 물들 표정을 지어보이며 내 쪽으로 상체를 쓰러트렸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그녀의 크고 풍만한 가슴이 내 가슴팍에 딱 맞닿으며 말랑거리는 감촉을 전해주었다. 더불어 입술이 다시금 부딪치며 감미로운 감각을 만들어내었다.

“하으, 응.”

나는 그 감각을 만끽하며 현주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동안 숨을 고르는데, 돌연 현주가 양 팔로 내 목을 휘감으며 입을 열었다.

“……하아, 주인님과 평생……. 이러고 지내고 싶어요.”

그 속삭임에 나는 옅게 웃음을 터트리며 대답했다.

“이 현주 씨가 계속 이렇게 제 말을 잘 따른다면 평생 이렇게 지낼 수 있을 겁니다.”

“주인님의 말씀만…….”

“네, 그렇습니다. 제 말만 잘 들으면 됩니다.”

마치 세뇌하듯이 이리 속삭인 나는 현주의 부드러운 입술에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리고는 몇 번이고 입 안의 치열을 혀로 훑어낸 나는 이윽고 입술을 떼어내며 입을 열었다.

“……자, 이만 돌아가 볼까요?”

“아…….”

이러한 내 말에 아쉬움으로 가득 찬 탄성을 터트리는 현주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못 들은 채 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 후, 침대 밖으로 나간 나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바지를 집어든 뒤에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럼 다음에 또 뵙죠.”

이리 말한 나는 곧바로 조교를 끝마쳤다. 그러자 일순 눈앞이 일그러졌다가 이윽고 조각조각 맞춰지며 현실로 돌아왔다.

‘이것도 꽤 익숙해졌네.’

예전에는 좀처럼 이 감각에 익숙해지지 못 했는데, 지금은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것만큼이나 편하게 느껴졌다. 피식, 실없이 웃음을 터트린 나는 계단에 엉덩이를 깔고 앉은 뒤에 스마트폰 화면에 떠올라 있는 정산을 확인했다.

[조교에 따른 정기를 정산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사용자는 현재 3090의 정기를 획득했습니다. (누적 정기의 양 3950)]

“됐다.”

상납을 하고도 남을만큼 정기가 모인 것을 확인한 나는 환호에 가까운 탄성을 터트렸다.

‘이걸로 일단 상납을 하고서 남은 건, 마물 사냥꾼들의 능력치를 올려주면 되겠지.’

이러한 생각에서 나는 곧바로 상납을 하기 위해 확인을 눌렀다. 그러자 돌연 화면에 새로운 알림문구가 덩그러니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이 현주’의 쾌감 단계를 10단계까지 상승시켰습니다!]

[‘이 현주’를 조교의 방으로 부를 때, 더 이상 단계를 상승시키지 않더라도 조교를 끝마칠 수 있습니다!]

“이걸로 현주도 10단계인가.”

이로서 현주를 조교의 방으로 부를 때마다 반드시 안아줘야 된다는 제약이 사라졌다.

“……그런데 업적은 더 이상 안 뜨는 건가?”

나는 혹시라도 민서 때처럼 업적 달성이 나타나지는 않을까 기다려보았다. 그러나 업적은 한번까지만 적용되는 모양인지, 더 이상 알림문구가 떠오르지 않았다. 이에 혀를 내두른 나는 확인을 눌렀다.

그러자 돌연 화면 상단에 선물 상자 표시가 반짝거리는 게 눈에 들어왔다.

‘아, 그러고 보니 출석 체크 보상이랑 던전 퀘스트 보상을 안 받았구나.’

이 사실을 깨달은 나는 서둘러 각각의 보상을 받았다.

[축하합니다!]

[스킬 ‘쾌감 공유’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 신체 접촉 시, 사용자가 느끼는 쾌감의 10%를 접촉자도 느낍니다.]

[축하합니다!]

[아이템 ‘투명화 (1회)’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 10분 동안 투명해집니다.]

“오…….”

출석 체크의 보상으로 나온 스킬은 쾌감 공유였고, 던전 퀘스트의 보상으로 나온 아이템은 투명화였다. 여기서 투명화는 일전에 사용해 본 것이니 넘어가고, 스킬인 쾌감 공유는 상당히 특이한 스킬이었다.

‘내가 느끼는 쾌감의 일부를 상대가 느낀다고?’

상당히 흥미가 돋는 스킬이 아닐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이 능력을 가지고서 치한 짓을 하게 된다면, 피해자가 내게 당하는 와중에 느끼게 되어버리는 기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었다. 물론 지금 당장은 10%에 불과했지만, 만약에 강화를 해서 100%……. 아니, 50%까지만 올린다면 상상도 못 할 진풍경을 만들어낼지도 몰랐다.

‘……올리고 싶다.’

꿀꺽, 군침을 삼킨 나는 한동안 쾌감 공유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안타까움에 찬 한숨을 토해내었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여기서 쾌감 공유의 스킬 레벨을 올릴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랜덤 스킬 상자를 구입해서 쾌감 공유가 나올 때까지 뽑는 방법이 있기는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 모은 정기는 상납과 마물 사냥꾼들의 능력치를 올리는데 사용해야 되었다.

‘민서를 부를까?’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민서를 부른다면 버릇이 나빠지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방금 전에 현주와 성관계를 가지면서 무리가 간 모양인지, 허리가 삐걱삐걱 거리고 있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살짝 진절머리가 나려고 하고 있었다.

“좀 쉬어야겠지.”

길게 한숨을 내뱉은 나는 확인을 눌러서 보상을 껐다.

그 후, 상납을 하기 위해서 상납 기능으로 들어간 나는 1400의 정기를 상납했다.

[축하합니다!]

[이번 달 상납이 완료되었습니다.]

[상납 보상으로 사용자에게 경험치가 주어집니다.]

[경험치 1400을 획득했습니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남은 경험치가 다음 레벨에 필요한 정기의 양에서 차감됩니다.]

[축하합니다!]

[사용자의 레벨이 7에서 8로 상승했습니다.]

[여성 목록을 열람할 수 있는 범위가 500미터에서 1킬로미터로 상승합니다!]

[이제부턴 사용자보다 다섯 단계 더 높은 직위의 여성을 조교할 수 있습니다.]

[현계 퀘스트의 범위가 1000킬로미터로 증가합니다.]

“무슨 범위가…….”

1000킬로미터라고 하면 한국뿐만이 아니라 북한과 중국 그리고 일본에까지 닿을 거리였다.

‘교란인가?’

확실히 교란 측면에서 상당히 득이 된다고 할 수 있었다. 일단 마물이 내게서 멀리 떨어져서 등장한다면 서연이 누나가 나를 의심할 확률이 대폭 줄어드니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서연이 누나가 나와 마물 사냥꾼의 연관점을 찾아낸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신도 아니고, 알아낼 수 있을까?’

현주처럼 정기적으로 내게 불리는 것도 아니었고, CCTV 회수 같은 일을 도맡아 하는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래, 툭 까놓고 말해서 서연이 누나가 내 정체를 알아낸 가능성은 극히 희박했다.

‘그래, 들킬 리가 없지.’

나는 애써 찝찝한 마음을 떨쳐내며 확인을 눌렀다. 그러자 뒤이어서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사용자의 레벨이 8이 되어서 조합 상점 이용이 가능해졌습니다!]

[보상으로 무료 장비 조합 (1회)이 지급 되었습니다.]

[조합 상점으로 바로 이동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이번엔 조합 상점인가?”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조합해버려야 될 장비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혹시 나중에라도 장비를 조합해야 될 일이 생긴다면 용의하게 사용할 수가 있었다.

“……그나저나 내가 지금 무슨 아이템이랑 장비를 가지고 있더라?”

턱을 매만진 나는 이윽고 아니요를 누른 뒤에 내 정보를 열람해보았다.

[김 유현]

[나이 : 25살]

[직업 : 대학생 4학년]

[현재 레벨 : 8 (다음 레벨에 필요한 정기 : 600)]

[보유 스킬 : 고속 이동(+1), 고블린 소환(+5), 정력(+1), 오크 소환(+1), 매력, 속박, 꾸짖음, 힘, 칭찬, 야수화(곰), 슬라임 소환, 정기 주입, 쾌감 공유]

[보유 아이템 : 빈유환 (1회), 풍유환 (1회), 염색약(블루 블랙 : R61 G79 B105) (1회), 무료 장비 조합(2회), 꽃미남 스티커(1회), 풍둔환 (1회), 폭유환 (1회), 소물환 (1회), 투명화 (1회)]

[보유 의상 : 귀족 영애 의상 세트(자주 : R121 G21 B110)]

[보유 장비 : 칠흑의 지팡이(R)(+4), 치료술사의 지팡이(N)(+1), 보호의 반지(N), 저주 받은 마리오네트(R)]

[보유 인첸트 : 굳건한]

“그 사이에 많이도 모였네.”

얼핏 훑어보니, 조합해야 될 것이 몇몇 개 보였다.

가령 예를 들어 스킬 중에는 꾸짖음과 칭찬, 야수화(곰)이 있었고, 아이템으로는 풍유환과 폭유환, 소물환이 있었다. 여기서 굳이 넣자면 꽃미남 스티커도 있었지만, 남자로 태어나서 한번쯤 꽃미남이 되어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그래, 여성들이 공주님처럼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도 언제 한번 써봐야 될 텐데.’

피식, 웃음을 터트린 나는 이윽고 조합 상점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스킬 조합]

(1회 조합 시, 정기 10 소모)

[아이템 조합]

(1회 조합 시, 정기 5 소모)

[장비 조합]

(장비 2개 조합 시, 정기 20 소모 + 보다 높은 등급의 아이템으로 조합될 확률 10% / 장비 3개 조합 시, 정기 40 소모 + 보다 높은 등급의 아이템으로 조합될 확률 20% / 장비 4개 조합 시, 정기 80 소모 + 보다 높은 등급의 아이템으로 조합될 확률 30%)

“하.”

스킬과 아이템까지는 봐줄만했다. 그래, 어차피 등급이란 게 존재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장비 조합으로 넘어간 순간, 나도 모르게 헛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솔직히 말해서 말이 30%지, 사실상 보다 높은 등급의 장비로 조합시켜주지 않겠다고 행패를 부리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더욱이 30%도 장비 4개를 갈아야지만 나오는 수치였다.

‘아주 정기를 쪽쪽 빨아먹기로 작정을 했네.’

혀를 내두른 나는 조합 상점을 나갔다.

“언제 한번 정기 수급 제대로 해야겠네.”

이리 중얼거리며 매니저 어플을 종료하려는데, 돌연 화면에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현계 퀘스트 ‘오크 무리의 공격!’이 발생했습니다!]

[오크 족장이 오크 전사들을 이끌고서 현계에 나타났습니다! 오크 족장이 이끌고 있는 오크들은 하나 같이 용맹한 전사들이며, 수많은 전투를 경험한 베테랑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그들의 숫자는 사용자가 보유한 마물 사냥꾼의 숫자보다도 많습니다. 때문에 현재 사용자가 보유하고 있는 노예를 마물 사냥꾼으로 동원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허용합니다. 단, 노예의 경우에는 직접 전투 지역으로 데려가셔야 합니다.]

-오크 족장과 오크를 처리하세요! (0/16) (보상 : 랜덤 장비 상자 x2)

“…….”

순간 말문이 턱 막혔다.

‘16마리? 이건 좀 너무하잖아?’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라면 이번 현계 퀘스트는 노예 동원을 허락하고 있었다. 이에 안도한 나는 마물 사냥꾼을 호출하기 전에 마물의 위치를 알아내고자 인터넷 창을 열었다.

일단 마물이 어디에 출현했는지를 알아야지, 에나를 그리로 보낼 것이 아닌가?

이러한 생각에서 마물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보지만, 마물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전부 다 어제 나타난 마물에 대한 것들뿐이었다.

‘……뭐지?’

의아함을 느낀 나는 개인 인터넷 방송을 뒤져보았다.

‘하나도 없네?’

하지만 여기도 아직인 모양인지, 마물의 모습을 찍고 있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

‘……현주가 벌써 막아버린 걸까?’

가능성은 있었지만, 극히 희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주는 이제 막 현실로 돌아온 상태였다. 그런 현주가 무언가 행동을 취하기에는 그 시간이 너무나도 짧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다른 추측들을 하나씩 늘여놓아 보았다.

‘……인적이 드문 산속에 등장한 건 아닐까? 아니, 어쩌면 무인도 같은 장소에 등장한 걸지도 몰라.’

은근한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마침 이번에 레벨이 상승하면서 현계 퀘스트의 범위가 1000킬로미터로 늘어났으니 말이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이런 내 기대감은 15분가량이 지난 순간 와장창 깨어지고 말았다.

“……”

실시간 검색어에 마물 출현이란 단어가 1위로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2위가 일본, 3위가 야스쿠니 신사로 떠올랐다.

‘뭐지? 일본이 또 뭔 짓 했나?’

고개를 잠시 갸웃하던 나는 이윽고 1위의 마물 출현을 엄지로 눌렀다. 그러자 곧 여러 개의 검색 결과가 화면에 떠올랐다.

-일본에 등장한 마물! 그 위치는 ‘야스쿠니 신사’!

-마물, 이제는 대한민국에만 출현하는 것이 아니다. 일본인의 마물 사냥꾼, 등장하나?

-대 마물 사냥꾼 시대! 한국에 이어서 일본도 참여?

========== 작품 후기 ==========

일본 : 이제 일본도 녹색 보석을 생산한다! 한국, 안 부러움 ㅎㅎ

한국 : 헐, 이제 일본도 생산해요?

김 유현 : ㅇㅇ

일본 : ㅋㅋㅋㅋ 나와라, 일본인 마물 사냥꾼! 마물을 쓸어줘! 그리고 내게 녹색 보석을 줘!

김 유현 : 일본인 마물 사냥꾼?

일본 : 네? 그야 일본이니까 일본인 마물 사냥꾼 만들어주셔야죠.

(김 유현 님이 퇴장하셨습니다.)

일본 : 헐

한국 :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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