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236화 (236/599)

<-- [마물 사냥꾼] -->

한시바삐 걸음을 옮겨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 장소로 가보니, 리자드맨들에게 제압당한 채로 무릎을 꿇고 있는 다섯 명의 남녀가 내 눈에 들어왔다. 그 중에 두 명은 던전 코어가 일찍이 말한 대로 검붉은 피를 줄줄 흘리며 힘겹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누가 보아도 중상이었다.

나는 치료술사의 지팡이를 소환한 뒤에 엘레노아 쪽으로 다가섰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아홉 마리의 리자드맨들이 예의를 갖추며 내게 고개를 숙여보였다. 반면에 엘레노아는 활짝 웃으며 내 품에 와락 안겨들어왔다.

“주인님!”

이처럼 엘레노아가 내 품에 안기자, 나는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여주며 입을 열었다.

“어디 다친 곳은 없습니까?”

“후후, 거뜬하죠!”

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었다. 역시 남의 입을 통해서 듣는 것보다는 당사자의 입을 통해서 듣는 게 훨씬 더 안심이 되었다. 이처럼 안도의 숨을 내뱉은 나는 엘레노아의 노고를 치하해줄 생각에서 가볍게 입술을 맞춰주었다.

그 후, 용병들 쪽으로 시선을 던지자, 다들 하나 같이 잔뜩 겁에 질린 표정을 지어보이며 납작 몸을 엎드렸다.

다들 이 던전의 주인이 누구인지, 한 눈에 알아본 모양이었다.

“고개를 드시지요.”

이러한 내 말에 선두에 선 청년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올렸다.

‘오?’

내 눈에 들어온 청년은 무척이나 잘 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아니, 잘 생겼다기보다는 아름답다는 편이 좀 더 옳았다. 높게 솟은 오뚝한 코며 큼지막한 눈동자 그리고 가느다란 얼굴선은 다부진 청년이란 느낌보다는 가녀린 미청년이란 느낌을 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만약에 입고 있는 옷차림과 짧은 머리카락만 아니었다면 여자로 착각할 법한 그런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치료술사의 지팡이로 땅바닥을 찍으며 말을 이었다.

“……무슨 이유에서 이곳을 찾아 온 겁니까?”

“타, 탐색을 하다가 우연치 않게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변성기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모양인지, 목소리는 미성에 가까웠다.

‘이거 여자 아냐?’

나는 의심 가득한 시선으로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런 내 시선을 받은 청년은 안 그래도 낮춘 몸을 아예 땅바닥에 가져다대듯이 납작 엎드리며 입을 열었다.

“정말로 별다른 뜻이 없었습니다. 그저 이 근방에서 고블린들이 갑자기 자취를 감추었다기에 그 원인을 알아보고자 찾아왔을 뿐입니다. 단지 그것뿐입니다. 정말입니다. 이 던전에 들어온 것도 우연에 불과합니다.”

“흐음.”

그 말을 들어보니 나름 일리기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엘레노아가 내 명령을 받고서 처리한 고블린의 숫자는 무려 1417마리였다. 모르긴 몰라도 이 주변의 고블린들은 모조리 죽어버렸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만한 숫자의 고블린들이 갑자기 사라졌으니…….’[

확실히 남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 법한 일이었다.

‘……그럼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지?’

이유를 알았으니 해결방법을 모색해볼 차례였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들을 마을로 돌려보내서 이 근방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소문을 내는 것이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신뢰가 필요했다.

막말로 내가 이들을 풀어주었다가 대뜸 더 강한 용병들을 이끌고 오면 어떻게 되겠는가? 물론 이쪽의 전력도 꽤 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적들의 공격이 거듭되다보면 분명 만만찮은 피해가 일어날 것이 틀림 없었다

특히나 이처럼 내가 없을 때, 공격해오는 것이라면 말이다.

‘남자 세 명에 여자 두 명.’

차선책으로 이들을 던전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 또한 불안하다. 혹시라도 나 몰래 던전 코어를 부수기라도 한다면 엄청난 손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죽여야 하나.’

나는 내 앞에 무릎 꿇고 있는 다섯 명의 남녀를 차례로 훑어보았다. 그러자 돌연 선두에 선 청년이 쿵!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이마를 땅바닥에 박으며 소리쳤다.

“제발 부탁드리겠습니다! 살려주십시오! 하다못해 여자들만이라도 보내주십시오!”

“시류!”

이러한 청년의 외침에 뒤에 있던 두 명의 여성이 발작하듯 크게 소리쳤다.

반면에 남은 두 남성은 시류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듯이 청년과 마찬가지로 머리를 납작 엎드리며 자신들의 의사를 내게 보여주었다.

“…….”

솔직히 말해서 조금 흥미가 당겼다.

‘멋있잖아.’

남자인 내가 봐도 반할 것만 같다. 특히나 시류란 이름의 미청년은 내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었다. 남자일까, 여자일까? 이 호기심이 내 가슴을 거세게 두드렸다. 천천히 숨을 들이켠 나는 살짝 허리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조건이 있습니다.”

“달게 받겠습니다!”

시류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대답했다. 더불어 나를 올려다보는 갈색 눈동자에는 결연함마저도 깃들어 있었다. 지금 그는 자신의 뒤에 있는 여성 동료를 구할 수만 있다면 뭐든 지 다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보이고 있었다.

이 사실을 확인한 나는 옅게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제 노예가 되십시오.”

“네?”

“더불어 여러분 모두 당분간 저희 던전의 일원이 되어주셔야겠습니다. 이 조건만 맞춰주신다면 거기 계신 두 분의 상처도 말끔히 치료해드리겠습니다.”

치료는 일종의 서비스였다. 이왕에 호감을 사기로 한 것, 이런 식으로 왕창 빚을 얹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시류라는 남자는 에나 같은 타입인 것 같기도 하고.’

올곧다 못 해, 부러질 성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실제로 그렇기에 이토록 동료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는 것일 테고 말이다.

“하겠습니다!”

그 때, 시류가 단호히 말했다. 그리고는 나를 반드시 올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동료들을 구할 수만 있다면 노예든 뭐든 다 하겠습니다.”

이러한 시류의 말을 들은 나는 스마트폰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화면에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대상이 사용자의 노예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대상을 노예로 삼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예로 삼으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이 물음에 나는 곧장 네를 눌렀다.

[축하합니다!]

[대상을 노예로 삼았습니다!]

[노예의 정보를 열람해보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이어지는 알림문구에 나는 지체 없이 정보를 열람했다.

[이름 : 시류 발렌시아]

[종족 : 인간]

[레벨 : 7]

[등급 : Rare]

[보유 스킬 : 영웅의 씨앗, 카리스마(+1), 지휘, 전투의 호흡(+1)]

[보유 아이템 : 없음]

[보유 장비 : 경갑 세트, 장검]

[호감도 : 50]

[충성도 : 50]

‘영웅의 씨앗? 이건 대체 뭐지?’

고개를 살짝 갸웃한 나는 곧바로 영웅의 씨앗을 엄지로 눌러서 상세 정보를 살펴보았다.

[스킬 ‘영웅의 씨앗’]

[효과 1 : 레벨이 50을 달성했을 경우, 해당 사용자의 등급이 Rare에서 Hero로 상승합니다.]

[효과 2 : 레벨이 50을 달성했을 경우, 스킬 ‘영웅의 씨앗’이 삭제되고 스킬 ‘영웅의 기개’가 생성됩니다.]

“하?”

영웅의 씨앗 정보를 확인한 순간,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스킬의 설명대로라면 시류가 이대로 레벨 50을 달성하게 되는 순간, 자동적으로 등급이 Rare에서 Hero로 상승하게 된다는 뜻이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영웅의 기개라는 스킬까지 얻게 되는 것이었다.

물론 영웅의 기개가 무슨 효과를 가진 스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영웅의 씨앗보다 덜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뭐, 뭔가 문제라도……?”

그 때, 시류가 조심스런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무언가 내 심기에 거슬렸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이에 나는 큼큼, 목청을 가다듬고는 입을 열었다.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보다 약속대로 두 분을 치료해드려야 되겠군요.”

이리 말한 나는 상처가 심해보이는 여성을 향해 치료술사의 지팡이를 내밀었다.

“……상처 회복, 체력 회복.”

이처럼 주문을 외자, 새하얀 아지랑이가 여성의 몸에 스며들더니 곧 리자드맨의 발톱에 베이거나 찔린 상처를 아물게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윽고 완전히 상처가 낫자, 시류를 비롯한 용병들이 저마다 감탄성을 터트리며 새삼 감탄어린 시선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더불어 내 손에 들려있던 스마트폰에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시류 발렌시아가 당신의 능력에 감탄합니다.]

[시류 발렌시아의 호감도가 3 상승했습니다.]

‘오, 이거 짭짤한데?’

옅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치료술사의 지팡이의 대기시간이 다 되기를 기다린 뒤에 나머지 한 명도 치료해주었다. 이 때, 시류의 호감도가 또 상승하지는 않을까 기대해봤지만 아무래도 감탄은 한번으로 충분한 모양인지 더 이상 오르지 않았다.

여하튼 이처럼 두 명의 부상자를 치료해준 나는 짐짓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여러분들에게 묻겠습니다. 저희 던전의 일원이 되시겠습니까?”

이러한 내 물음에 한 명의 사내가 슬며시 고개를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던전의 일원이 된다는 게, 정확히 무슨 의미입니까?”

“간단합니다. 여기 있는 리자드맨들처럼 던전을 지키거나, 고블린과 함께 던전의 확장을 도와주시면 됩니다.”

“영원히 입니까?”

“아, 그렇군요. 확실히 기간을 정해두는 편이 좋겠지요.”

이리 말한 나는 잠시 기간을 생각해보았다.

‘10년? 아니, 너무 길어. 반발이 일어날지도 몰라. 그럼 5년? 음……. 아니야, 역시 5년도 너무 길어. 용병들이 납득할 수 있는 기간인 동시에 차후 적의 공격에 충분히 대비 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해.’

한동안 고민하던 나는 이윽고 기간을 2년으로 잡았다.

“2년 동안 던전의 일원이 되어, 일을 해주신다면 풀어드리겠습니다.”

이러한 내 말에 용병들이 잠시 술렁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들 납득이 된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차례대려 던전의 일원이 되겠노라고 대답했다. 이로서 시류를 포함한 다섯 명의 용병들을 던전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었다.

“오…….”

“이건…….”

그 때, 용병들이 저마다 탄성을 터트렸다.

허기가 사라진 게, 어지간히도 신기한 모양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이내 엘레노아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엘레노아 씨.”

“네!”

내 부름에 엘레노아는 얼른 내 팔을 꽉 끌어안으며 대답했다. 이에 나는 옅게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고블린들에게 시켜서 방 하나를 사람이 살기에 적당한 거주지로 꾸며주세요.”

“저 인간들이 방 하나를 쓰기엔 너무 넓지 않을까요?”

“소피아와 다른 여자 아이들도 쓰게 만들 생각입니다. 그리고 나중에라도 또 적들이 침입해온다면 함께 쓰게 해야죠.”

“에? 그럼 계속 인간들을 받아들이시겠다는 건가요?”

내 말에 엘레노아는 적잖게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녀 입장에서 인간들을 살려두는 건, 그다지 이해가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나 또한 같은 사람이다 보니, 용병들을 죽이기가 다소 껄끄러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순순히 놓아줄 생각도 없었다.

“일단은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여기까지 말한 나는 용병들이 듣지 못 하도록 엘레노아의 귀에 입을 가까이 데고서 속삭였다.

“……하지만 허튼 짓을 한다면 곧바로 죽여 버리세요.”

이러한 내 말에 엘레노아는 그제야 마음이 놓이는 모양인지,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태도를 보니, 뭔가 모를 불안감이 몰려오기는 했지만 이윽고 나는 그 불안감을 떨쳐내었다.

‘설마 아무런 이유도 없이 죽이겠어?’

고개를 가로저은 나는 여전히 놀라움에 가득 찬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는 시류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시류 씨.”

“네? 아, 네!”

“비록 강압적으로 되기는 했지만, 앞으로 잘 해봅시다.”

이 말과 동시에 오른손을 내밀자, 시류는 잠시 멍하니 나를 쳐다보다가 이윽고 앗! 하는 소리와 함께 오른손을 내밀어 내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는 동굴 안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크게 소리쳤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시류 발렌시아,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힘이 넘쳐 보여서 아주 보기 좋다.

허허, 웃음을 터트린 나는 굳은살로 까끌거리는 시류의 손바닥의 한동안 맛보다가 이윽고 악수를 풀었다.

‘행동하는 건, 딱 남자인데……. 흥미가 당긴단 말이지.’

어서 빨리 발가벗겨보고 싶다. 물론 시류가 정말로 남자라면 실망을 감출 수 없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영웅의 씨앗을 품은 시류가 내 노예로 전락했다는 것은 큰 성과라고 볼 수 있었다. 최소한 나중에 가서는 에나 급의 영웅이 된다는 뜻이었으니 말이다.

천천히 숨을 들이켠 나는 시류의 뒤에 서있는 용병들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여러분들은 이제부터 엘레노아 씨를 명령에 따라서 행동해주시면 됩니다.”

이러한 내 말에 엘레노아가 해맑게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잘 부탁해! 혹시 죽고 싶은 인간이 있으면 나한테 살짝 와서 말해줘. 그럼 정말로 행복하게 죽여줄게!”

상큼 발랄한 목소리와는 다르게 내용은 그다지 좋지가 않았다. 하지만 확실히 엘레노아의 손에 죽는다면 행복하게 죽을 수 있을 것만도 같았다. 물론 실제로 쾌감을 탐하는 게 아니라, 환상 속에서 헐떡이다가 죽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나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엘레노아를 바라보고 있는 용병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여하튼 엘레노아 씨의 명령에만 잘 따르면 별일 없을 겁니다. 그리고 엘레노아 씨, 주거지를 만들 때 고블린만 쓰지 말고 이분들도 동원하세요. 앞으로 인간들이 살 거주지인데, 아무래도 고블린들이 만드는 것보다는 인간이 만드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아, 그러네요!”

내 말에 엘레노아는 참 잘 됐다는 듯이 손뼉까지 치며 소리쳐 말했다. 그 모습을 보니, 적잖게 걱정이 되긴 했지만, 이윽고 나는 그 걱정을 떨쳐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모든 게, 어찌 보면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2년 동안 살 텐데, 고생 좀 해야지.’

이리 생각을 굳힌 나는 엘레노아 쪽으로 손을 내밀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엘레노아 씨, 제게 줘야 될 게 있지 않습니까?”

“맨입으로요?”

이런 내 말에 엘레노아는 은근슬쩍 내 가슴팍에 안기며 속삭였다. 그리고 그 달콤한 속삭임에 나는 살짝 고개를 숙여 입술을 맞춰주고는 대답했다.

“다음에 상을 주겠습니다.”

“다음에요?

“네, 다음에요.”

물론 지금 당장 상을 주어도 되기는 했지만, 그렇게 되면 잠시 동안 용병들의 감시가 소홀해 질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현실에서 내가 있는 장소는 아파트 계단이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집 안에 있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위태로울 수밖에 없었다.

“자, 여기요.”

이렇듯 상념에 잠겨있는데, 엘레노아가 내 손에 마정석 파편을 쥐어주었다. 이에 고개를 숙여 숫자를 세어보니, 정확히 8개였다.

“감사합니다. 그럼 수고해주세요.”

“네!”

이처럼 말을 끝마친 나는 스마트폰을 들어 올린 뒤에 현실로 돌아갔다. 그러자 일순 눈앞의 시야가 헝클어졌다가 이윽고 정상적으로 돌아오며 아파트 계단의 풍경으로 바뀌었다.

========== 작품 후기 ==========

이제부터 이 마정석 파편으로 아주 재미있는 일을 해볼 생각입니다.

아마 독자 여러분들도 마음에 쏙 들어하실 겁니다. 후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