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229화 (229/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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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했어?”

유 지아는 저도 모르게 깜짝 놀란 표정을 짓고 말았다.

“대답해라, 인간 계집!”

그 때, 오크 족장이 사납게 소리치며 대답을 재촉했다. 그리고 그 소리에 번뜩 정신을 차린 유 지아는 날렵한 단검을 꽉 손에 쥐었다. 일단 놀라운 건 놀라운 거라도 지금은 한창 전투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

이처럼 유 지아가 자세를 고쳐 잡으며 오크 족장을 쏘아보자, 녀석은 가당치도 않다는 듯이 콧방귀를 뀌며 입을 열었다.

“대답하기 싫단 건가? 취이익, 좋다. 그렇다면 천천히 밑에 깔아준 뒤에 알아내도록 하지. 인간 계집은 몇 번 안아주면 금방 앙앙대니까. 췻췻.”

그 말이 뜻하는 바를 유 지아가 모를 리가 없었다.

실제로 이전에 오크 전사들과 싸웠을 때, 이 소현이 오크들에게 겁탈당할 뻔 했었다. 이 사실을 상기시킨 유 지아는 꿀꺽, 마른침을 삼키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다른 애들은 아직인가…….’

자기 혼자서 너무 빨리 온 건 아닌가 싶었지만, 그 덕택에 사람을 구할 수 있었으니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

이렇듯 스스로를 다그친 유 지아는 손을 까닥이며 입을 열었다.

“덤벼!”

“취이익!”

그 도발에 오크 족장은 성나게 소리치며 유 지아에게 달려들었다. 성난 멧돼지 같은 돌진이었다. 하지만 유 지아는 결코 겁을 먹지 않았다. 오히려 호승심을 불태우며 앞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이윽고 오크 족장이 내지른 주먹이 유 지아의 안면을 때리려는 순간 재빠르게 오른발을 성큼 내딛으며 적의 공격을 간발의 차이로 피했다.

“취이익!”

오크 족장은 믿을 수 없단 듯이 두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유 지아는 다시금 몸을 앞으로 내밀며 단검을 앞으로 내질렀다. 그러나 체급 차이가 워낙에 컸던 탓에 목까지 단검에 닿지 않았다.

‘던질까?’

순간 이런 고민이 들었지만, 유 지아는 섣불리 던지기 보다는 날렵한 단검으로 오크 족장의 손목을 찔렀다. 그러자 푸욱! 하고 살이 꿰뚫리는 감각이 느껴졌다. 이에 오크 족장이 크게 팔을 휘두르며 유 지아를 떨쳐내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득달같이 오크 족장의 팔뚝에 매달리며 허공을 빙그르르 돌았다.

거의 곡예에 가까운 움직이었다.

“취이이익! 쥐새끼 같은 년!”

성난 오크 족장이 크게 소리치며 유 지아를 잡으려 했지만, 그러기 전에 유 지아는 재빠르게 오크 족장의 손목을 놓은 뒤에 그대로 반동을 이용해 높이 뛰어올랐다. 이대로 곧장 오른손을 내밀어 오크 족장의 면상에 곰의 발톱을 꽂아 넣어 줄 생각에서였다.

퍼억!

“……췻!”

그리고 이런 그녀의 계획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공중을 선회한 뒤에 깔끔한 클린 히트!

누가 보아도 결정타였다. 실제로 멀리서 그녀의 전투를 찍고 있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터트릴 정도였다.

그러나 여기서 유 지아가 한 가지 간과한 게 있었다.

“취익! 드디어 잡았군!”

오크 족장의 맷집이 일반 오크 전사보다 훨씬 더 좋았다는 것이었다.

녀석은 사납게 으르렁대며 그대로 유 지아의 손목을 붙잡았다.

“……!”

손목이 붙잡힌 유 지아는 와락 눈살을 찌푸리며 어떻게든 도망쳐보려했다. 그러나 오크 족장의 손아귀에 힘이 어찌나 강한지, 도저히 풀리지 않았다.

“널 어떻게 범해줄까? 취익!”

“좆까!”

오크 족장의 물음에 사납게 소리쳐 대꾸한 유 지아는 왼손을 꽉 쥐었다. 그리고는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뱀처럼 빠르게 주먹을 뻗으며 오크 족장의 목젖을 후려쳤다. 아무리 녀석이 강철 같은 피부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목젖을 맞으면 별 수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췻!”

그리고 이런 그녀의 생각대로 목젖을 때린 순간 오크 족장이 숨 막히는 소리를 뱉으며 비틀거렸다. 그것을 본 유 지아는 이 기세를 이어나가기 위해서 거듭 주먹을 내질렀다. 퍽! 퍽! 너클에 붙어있는 날카로운 곰 발톱이 오크 족장의 목젖을 꿰뚫으며 피를 뿜어내게 만들었다.

착실하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었다. 이에 유 지아는 계속, 계속 주먹을 뻗었다.

그리고 이처럼 유 지아가 내뻗은 주먹이 오크 족장의 목젖과 가슴께를 때릴 때마다 흉하게 살점이 쥐어뜯겨나갔다.

“취이이익! 이 년이……!”

그렇게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오크 족장이 돌연 유 지아의 몸을 집어던졌다. 그러자 오른팔이 비로소 자유롭게 되는 것과 동시에 그녀의 몸이 포물선을 그리며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 그렇게 땅바닥에 몸이 떨어지려는 순간, 유 지아는 낙법을 사용해 최대한 충격을 덜어내었다.

“하아, 시발 새끼…….”

이처럼 거리를 벌린 유 지아는 자기 오른손목을 왼손으로 문지르며 욕설을 내뱉었다. 아까부터 계속 오크 족장에게 붙잡혀 있었던 탓에 오른손목이 새빨갛게 부어오른 탓이었다.

‘단검도 회수해야하는데.’

방금 전, 자신의 손에 날렵한 단검이 쥐어져 있었다면 녀석의 목 줄기에 꽂아 넣어 숨통을 끊어버릴 수 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단검은 지금 오크 족장의 손목에 단단하게 박혀있는 중이었다.

“지아 언니!”

그런데 그 때, 뒤쪽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고개를 돌려보니, 예지가 백색의 지팡이를 높이 치켜들며 달려오고 있는 게 보였다.

“……상처 회복, 체력 회복!”

상처와 체력 회복이 사용된 순간, 유 지아의 오른손목이 빠르게 붓기를 가라앉혔다. 더불어 오크 족장과 맞붙느라고 적잖게 소모되었던 체력도 회복되었다. 정말이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신기한 능력이었다.

“언니, 괜찮아요?”

이처럼 회복을 받은 순간, 이 소현이 그녀의 앞에 서며 물었다.

“덕분에.”

“그러니까 먼저 가지 말라니까요.”

“후딱 처리하는 게 좋잖아. 그리고 사람도 구했으니까, 잔소리 좀 그만해.”

이러한 유 지아의 말에 이 소현은 어쩔 수 없단 표정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그리고 실제로 여기까지 달려오면서 유 지아에게 구함 받은 청년을 만나기도 했었고 말이다.

“그래도 이건 게임이 아니에요.”

“알아. 그래서 이러는 거잖아.”

그 말에 이 소현은 저도 모르게 슬쩍 웃고 말았다. 말은 과격해도, 그 누구보다도 시민들의 목숨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유 지아였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리더는 이 소현, 그녀가 아니라 유 지아가 더 어울릴지도 몰랐다.

“취이익!”

이처럼 짧게 몇 마디 나누는데, 돌연 오크 족장이 사납게 소리치며 유 지아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방금 전, 공격으로 아주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 이에 이 소현이 재빠르게 오크 족장의 앞을 가로막으며 방패를 높이 치켜들었다.

“네 상대는 나다!”

“취이익, 건방지긴!”

크게 소리친 오크 족장은 이 소현의 방패를 주먹을 때렸다. 단번에 찌그러트릴 생각에서 말이다. 그러나 수호의 방패는 찌그러지긴 커녕 상처 하나 없이 오크 족장의 주먹을 깔끔하게 막았다.

다만 충격은 여실하게 이 소현에게 전해졌다.

‘뭐가 이렇게 쎄?’

생각 이상으로 강한 충격에 저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나고만 이 소현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방금 전에 오크 족장이 사람 말을 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마물이 말도 해?’

불쑥, 호기심이 치밀어 올랐지만 그것도 잠시 오크 족장의 주먹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고 있단 것을 깨닫고는 재빠르게 방패를 그리로 옮겨 막았다.

타앙!

“취이익! 하찮은 인간 계집들 주제에 감히……!”

이처럼 몇 번이고 자신의 공격이 가로막히자, 오크 족장은 아주 단단히 화가 난 듯이 주먹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그리고 그 틈에 유 지아가 오크 족장의 뒤로 접근해 엉덩이 뼈 부근을 때렸다.

“……취이익!”

퍼억! 소리와 함께 아찔한 통증이 느껴지자 오크 족장은 숨 막힌 소리를 내지르면서 몸을 휘청거렸다.

“강타!”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이 소현을 득달같이 강타를 사용하며 오크 족장의 가슴을 사선으로 베었다. 그러자 피부가 쩍 갈라지면서 새빨간 피를 분수처럼 뿜어내었다. 때문에 이 소현의 몸이 피로 젖었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서 거듭 검을 휘둘렀다.

이걸로 단번에 오크 족장의 숨통을 끊어놓을 생각에서였다.

“취이이익! 전부 다 죽여 버리겠다! 네 년들에겐 암컷의 즐거움도 사치다!”

그 때, 오크 족장이 크게 발돋움을 하며 주먹을 내질렀다.

콰앙!

“……!!”

비명을 내지를 틈도 없었다.

오크 족장의 주먹을 방패로 가까스로 막긴 했지만, 이 소현의 몸은 마치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허공에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졌다.

“커억!”

유 지아와는 다르게 낙법을 사용할 줄 모르는 이 소현은 그대로 충격을 여실히 받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김 예지가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재빠르게 상처 회복을 사용했다.

“크르르, 특히 네 년을 더더욱 고통스럽게 죽여주마.”

이처럼 이 소현을 떨쳐낸 오크 족장은 더없이 사납게 으르렁대며 유 지아를 쏘아보았다. 그리고 그 시선을 받은 유 지아는 저도 모르게 몸을 크게 떨고 말았다. 그 만큼 지금 오크 족장이 쏘아 보내고 있는 살기는 이제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역시 보스는 체력 하락에 따른 변화가 필요한 법이죠.

[오크 족장이 2페이즈에 돌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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