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194화 (194/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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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집을 빠져나온 나는 에나와 함께 재래시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그러다가 맛이 좋아 보이는 군것질거리가 보이면. 주저 없이 하나씩 사서 에나의 손에 쥐어주었다.

평소라면 돈이 아까워서 쌩 하니 지나쳤을 그런 군것질거리였지만, 에나에게 사줄 거라고 생각하면 이상하게도 돈이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후아, 이 송편이란 것……. 굉장히 쫀득쫀득해서……. 정말로 맛있습니다. 아아, 정말……. 굉장합니다.”

거듭 감탄성을 터트리며 송편을 하나씩 집어 먹는 에나다.

어찌나 복스럽게도 잘 먹던지, 보는 내가 다 배부를 지경이었다. 그리고 이건 비단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닌 모양인지, 떡집 아주머니도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며 우리에게 백설기 떡을 내밀었다.

“외국인 처자가 참 복스럽게도 잘 먹네. 이것도 한번 먹어봐. 방금 쪄서 맛있을 거야.”

“아! 이, 이런 귀한 것을 어찌 제게……! 제가 이런 귀한 것을 받아도 되겠습니까?”

“아이고, 외국인 아가씨가 말을 참 재밌게 하네.”

이게 비싼 줄 알고 있는 에나는 온갖 호들갑을 떨며 어쩔 줄 몰라 했고, 그 사실을 모르는 아주머니는 그저 재밌는 외국인이라고만 생각하는 모양인지, 에나의 손에 억지로 백설기 떡을 쥐어주었다.

덕분에 에나는 사뭇 감격에 겨워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큰 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소리친 뒤에 백설기 떡을 맛보았다. 그리고는 곧 경악 어린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술을 뻐끔뻐끔 거렸다.

“이, 이건 대체 뭡니까? 이런 맛은 한 번도 보지 못 했습니다!”

“왜? 좀 더 줄까?”

“좀 더 주시는 겁니까?”

“못 줄 거야 없지. 자, 좀 더 먹어봐.”

이리 말한 아주머니는 통 크게도 백설기 떡을 더 주었다. 그러자 방금 막 찐 백설기 떡이 모락모락 김을 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과시했다. 확실히 백설기는 하얀 백설기도 좋고, 콩 백설기도 좋고, 건포도 백설기도 다 좋지만…….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처음 나왔을 때, 그 따뜻한 백설기의 맛은 천하일품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후아!”

따끈한 백설기를 한입 베어 물고서 숨을 크게 내뱉은 에나는 사뭇 감격에 겨워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꿀꺽 삼켰다. 그 모습에 떡집 아주머니는 뭐가 그리도 재밌는지,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며 에나에게 다른 떡들도 챙겨주었다.

어찌나 후하게 주던지, 나중에는 내가 미안해서 떡값을 내밀었다. 그러자 아주머니가 손가래질 치며 내가 내민 돈을 거절했다. 오히려 이건 전부 자기가 다 좋아서 준거라면서 부담 갖지 말라는 말까지 덧붙여주었다.

‘시장 인심이 아직도 살아있네.’

그게 아니라면 에나가 저절로 눈이 가는 미인이라서 그렇던가 말이다.

실제로 미인은 어딜 가더라도 예쁨을 받으니 말이다. 더욱이 에나가 좀 예쁘던가? 모델이라고 하더라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 미색이 뛰어난 여성이었다.

자그마한 얼굴과 늘씬한 팔다리 그리고 170이 넘어가는 큰 키는 그 누가 봐도 매력적인 여성상이었다. 더욱이 백인이기까지도 했고 말이다.

‘……딱히 인종 차별을 하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선 백인이 더 대접받으니까.’

안타까운 사실에 혀를 내두른 나는 에나가 좀 더 떡을 먹도록 놔둔 뒤에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런데 그 때, 떡집 내에 비치되어 있는 텔레비전에서 괴생명체의 출현을 알리는 뉴스가 나타났다.

“뭐?”

깜짝 놀란 나는 서둘러 스마트폰을 들어서 확인해보았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마물의 출현을 알리는 알림문구가 화면에 떠올랐다.

[현계 퀘스트 ‘오크 전사들’이 발생했습니다!]

[오크 전사들이 당신의 정기를 차지하기 위해서 현계에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하나 같이 용맹한 전사들이며, 수많은 전투를 경험한 베테랑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그들의 숫자는 사용자가 보유한 마물 사냥꾼의 숫자보다도 많습니다. 때문에 현재 사용자가 보유하고 있는 노예를 마물 사냥꾼으로 동원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허용합니다. 단, 노예의 경우에는 직접 전투 지역으로 데려가셔야 합니다.]

-오크를 처리하세요! (0/10) (보상 : 랜덤 장비 상자)

‘진짜로 나타났네.’

혀를 내두른 나는 스마트폰에서 시선을 떼어 텔레비전을 보았다. 그러자 여기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역사에 출현한 오크들이 무리를 지어 주변 상가를 습격하고 있는 모습이 화면에 비추어보였다.

더불어 마물 사냥꾼들이 군과 함께 출동했다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혔다.

‘……빠르네.’

정부의 빠른 대처에 조금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마물 사냥꾼 항목에 들어간 뒤에 호출 기능을 사용했다.

아무래도 내가 직접 마물 사냥꾼들을 보내주는 게, 더 빠를테니 말이다.

[마물 사냥꾼을 호출합니다.]

[5분 뒤에 조교의 방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렇듯 마물 사냥꾼을 호출한 나는 에나의 손을 붙잡으며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에나 씨가 좀 도와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여기서 말하기엔 좀 그러니까, 일단 여기서 나가죠.”

이리 말한 나는 떡집 아주머니께 인사한 뒤에 에나와 함께 재래시장을 벗어났다.

그 후, 역사 쪽으로 서둘러 걸음을 옮기며 입을 열었다.

“……오크가 나타났습니다.”

“오크가 말씀이십니까?”

“네, 여차하면 에나 씨가 나서줘야 될 것 같습니다.”

마물 사냥꾼의 힘만으로 오크를 처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번 상대는 무려 열 마리의 오크였다. 무려 두 배의 숫자였다. 결코 쉽지 않은 전투가 될 것이 틀림없었다.

최악의 경우에는 마물 사냥꾼 중에 누군가가 죽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쩌면 전멸할지도.’

그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린 나는 눈살을 와락 찌푸렸다.

‘……그것만큼은 막아야 될 텐데.’

쿵쿵 뛰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킨 나는 에나와 함께 거리로 나왔다. 그러자 곧 내 눈에 수많은 경찰과 소방관 그리고 군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벌써부터 거리로 나와서 시민들을 대피 및 통제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런.”

그 광경에 나는 난색을 표하며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보았다.

어딘가 틈이 없을까 싶어서 살펴본 것이었지만, 유감스럽게도 거리는 사람들도 한 가득 했다. 심지어 몇몇 정신 나간 사람들은 마물이 출현한 역사 쪽으로 가겠다면서 경찰들과 말다툼을 벌이기까지 하고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나까지 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다면 그야말로 정신병자 취급당할 게 분명했다. 아니, 그 전에 경찰들에게 가로막힐 게 틀림없었다.

‘사실대로 말해볼까? 아니면 마물 사냥꾼들에게 도움을 구해볼까?’

하지만 이 경우, 내 신분이 노출될지도 모른다는 단점이 있었다.

‘……서연이 누나한테 안 들킬 수 있을까?’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지만, 만에 하나라는 경우가 내 발목을 붙잡았다.

“망할.”

들키는 순간, 어떤 끔찍한 꼴을 당할지 아무도 몰랐다.

물론 서연이 누나가 정말로 나를 사랑해서 용서한다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었지만, 이제까지 내가 본 서연이 누나는 결코 누군가를 호락호락하게 용서해줄 위인이 아니었다.

오히려 배신감에 치를 떨면서 나를 죽이려 들지도 몰랐다.

‘발뺌을 한다면…….’

아니, 그건 그것대로 최악이었다.

역시 여기서 최선은 내 정체가 들키지 않는 것이었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무언가 해결책을 찾아보려하는데, 불현듯 눈앞의 시야가 일그러졌다. 아무래도 마물 사냥꾼 호출 시간이 다 된 모양이었다. 이에 나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시야가 안정되기를 기다렸다.

“하아.”

그렇게 얼마간 시간이 흐르자, 낯익은 저택 내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동시에 저 멀리 햇볕이 잘 들고 있는 소파에 앉은 채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엘프 한 명이 보였다.

누군가 싶어서 다가가서 보니, 아니나 다를까 아이린이었다.

“……팔자도 참 좋네. 누구는 이렇게 끙끙 앓으면서 고민하고 있는데…….”

조금 배알이 꼴린 나는 아이린의 치마를 살짝 들쳤다. 그러자 새하얀 두 다리 사이로 순백의 팬티가 내 눈에 들어왔다. 누가 처녀 아니랄까봐 속옷이 엄청나게 수수했다. 촌스럽긴! 아무래도 내가 음란한 걸로 하나 사다 줘야 될 듯이 싶었다.

아니면 당분간 노팬티로 지내게 만들던가 말이다.

“우웅, 응…….”

그 때, 아이린의 몸이 살짝 흔들렸다. 혹시 깬 건 아닌가 싶었지만, 다행히도 단순히 잠꼬대인 모양이었다. 이에 살작 안도의 숨을 내뱉은 나는 못된 장난을 하는 남자 아이처럼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물론 이 때, 아이린의 다리에 손이 닿지 않도록 조심했다.

혹시라도 다리를 만진 걸로 그녀가 깰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깨지 않게 조심조심.’

꼴깍, 군침을 삼킨 나는 조심조심 팬티의 표면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때때로 손끝으로 질구 쪽을 쿡쿡 찌르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얇은 옷감 위로 움찔움찔 떠는 살의 떨림이 전해져왔다.

“으읏, 응……. 하아.”

이처럼 자극을 계속 가하자, 아이린의 입술 사이로 들뜬 신음 소리가 새어나왔다.

애널을 개발할 때부터 알아봤지만, 실로 민감한 몸이었다. 이 얼마나 음란한 몸이라는 말인가? 엘프주제에! 그것도 엘프 중에 엘프인 하이 엘프면서 이런 음란한 몸이라니! 정말이지, 형편없는 엘프다! 수준이 떨어진다!

특히나 이 가슴은 유난히도 수준이 떨어졌다. 이 얼마나 천박한 가슴이란 말인가? 지조나 청초라는 단어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음란녀! 암퇘지! 에나가 순결의 대명사라면 아이린은 음란의 대명사였다.

조금 화가 치민 나는 몸을 일으킨 뒤에 신경질적으로 아이린의 커다란 가슴을 꽉 움켜 쥐었다. 그러자 일순 그 모양을 크게 일그러트리며 음한하게 출렁이는 가슴이다.

역시 쓸모없는 지방덩어리다.

“히익! 이, 인간?”

그 순간, 잠에서 깬 모양인지 아이린이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이에 나는 입가를 이죽이며 입을 열었다.

“제가 메이드를 하라고 했지, 언제 이렇게 잠이나 퍼질러 자라고 했습니까?”

“자, 잠이라니……. 읏! 틀리다. 잠깐…….”

“잠깐?”

“그만 나도 모르게…….”

“결국 잤다는 거죠?”

“…….”

이런 내 물음에 입술을 꾹 다물며 고개를 푹 숙이는 아이린이다. 이에 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벌이 필요할 것 같군요.”

“버, 벌?”

“그렇습니다.”

“…….”

이러한 내 말에 아이린은 살짝 불만어린 표정을 지어보이였다.

“뭡니까, 그 표정은? 설마 이대로 조용히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신 겁니까?”

“그, 그건 아니지만…….”

“그건 아니지만?”

그녀의 뒷말을 따라하며 대답을 보채자, 결국 아이린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대답했다.

“벌을 받겠다.”

“좋습니다. 자, 그럼 아이린 씨에게 벌을 드리겠습니다.”

이리 말한 나는 아이린의 턱을 잡아 세웠다.

“……제가 이제 그만 됐다라고 말 할 때까지 속옷을 입지 마세요. 아시겠습니까? 팬티도, 브래지어도 착용하시면 안 됩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보다 큰 벌을 주겠습니다.”

========== 작품 후기 ==========

아이린은 괴롭히라고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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