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177화 (177/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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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 님.”

에나가 나를 돌아보며 입을 열자,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았던 침묵이 깨어졌다.

슬쩍 왕자, 베네딕트를 쳐다보니 아주 넋이 나간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었다. 반면에 나를 사악한 마법사라 규정지었던 중년 기사는 무언가 눈치 챈 모양인지, 다급히 입을 열어 소리쳤다.

“마법사여, 우릴 도와다오! 아니, 도와주시오! 이분은 하폰 왕국의 제 2왕자님이신 베네딕트 님이오! 우리를……. 아니, 베네딕트 왕자님만이라도 구해주신다면 은혜를 결코 잊지 않겠소! 내 이름을 결코 그대에게 맹세하겠소!”

“…….”

상당히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

하긴 처음부터 나를 수상쩍게 여기며 경계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만큼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를 잘 이해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니, 설령 이해하지 못 하더라도 상관없었다.

지금 저 사람은 왕자 베네딕트를 구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있었다.

실로 대단한 충신이 아닐 수 없었다.

저런 충직한 신하를 데리고 있는 것만으로도 베네딕트 왕자의 인생은 축복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에나, 구해줘.”

“명을 받들겠습니다.”

이렇듯 내가 명령하자, 에나는 곧바로 무시무시한 속도로 뛰쳐나갔다. 그리고는 정확히 오크 하나당 검을 한 번씩 휘두르며, 열댓 마리가 넘어가는 오크들을 순식간에 처리해버렸다.

말 그대로 도륙이었다.

“허…….”

그 압도적인 광경에 기사들은 저마다 허탈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저들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오크들에게 패해서 쫓기던 중이었다. 그런데 그 오크들은 너무나도 손쉽게, 마치 병든 닭의 모가지를 비틀 듯이 간단히 꺾어버리니, 어이가 없을 것이다.

나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그리며 왕자 베네딕트 쪽으로 다가섰다.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왕자님.”

나는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자세를 취하며 베네딕트 왕자에게 인사했다. 그러자 왕자는 조금 당혹스런 표정을 지어보이며 재빨리 내 몸을 일으켜주려 했다.

“이렇게까지 예의를 차리실 필요는 없습니다, 은인이시여.”

“아닙니다, 일국의 왕자님을 뵙게 되었는데 이 정도 예의는 차려야지요.”

이리 말하며 옅은 미소를 지어보이자, 일순 왕자의 얼굴에 감동한 기색이 가득 서렸다. 더불어 눈시울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눈가에 눈물까지 그렁그렁 맺혀있는 걸 보아하니, 어지간히도 이 상황이 감격스런 모양이었다.

나는 슬쩍 기사들을 기색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기사들도 상당히 감동받은 듯이 눈시울을 적고 있었다.

‘이거 괜찮은데?’

솔직히 조금 놀라고 말았다.

오히려 내가 너무 과하게 예의를 갖춘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은인이시여, 무례가 아니라면 은인의 존함을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김 유현이라고 합니다. 성은 김이고 이름은 유현입니다.”

“무척이나 특이한 이름이로군요. 혹시 이국의 이름입니까?”

“그렇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바다 건너에 위치한 대륙에서 넘어온 이국인입니다.”

“오오……. 그러면 저 여성은 누구입니까?”

작게 감탄한 왕자 베네딕트는 에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혹시 에나를 탐내는 건 아닌가 싶어서 살펴보았지만 그런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순수한 호기심만 내비쳐 보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에나. 제 호위 기사입니다.”

“에나라고 합니다, 왕자님.”

이러한 내 소개에 에나는 내가 현재 취하고 있는 자세를 그대로 따라하며 왕자를 향해 예의를 갖추었다. 그러자 왕자의 얼굴에 당혹감을 넘어 경악이 서렸다. 이건 기사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인지, 자신들도 이에 준하는 예의를 갖춰야 되는 건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내가 에나와 함께 몸을 일으키자, 왕자의 표정에도 안도감이 서렸다.

“너무 그렇게 예의를 갖추실 필요는 없습니다. 더욱이 이곳은 전장이 아닙니까?”

“그렇군요. 제가 이국에 살다보니, 이쪽 예법에는 익숙지 않습니다. 부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하폰에 오신지 그다지 되지 않으신 모양이로군요! 혹여 따로 거취 하실 곳이 정해져 있으신 겁니까?”

“거취 할 곳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륙을 넘어온 만큼 좀 더 많은 곳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오오…….”

이러한 내 말에 왕자의 얼굴에 감탄이 어렸다.

그 모습이 마치 호기심 가득한 어리아이와도 같았다. 그러고 보니 이 왕자, 의외로 어려 보인다. 나보다 키도 작고, 얼굴도 예쁘장한 게 마치 남장을 한 여자아이와도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잡념을 떨쳐냈다.

그도 그럴 것이 퀘스트에서도 명확하게 베네딕트를 왕자라고 명시해놓았기 때문이었다.

“……진리를 탐구하는 분이신 겁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는 그냥 왕자가 오해하도록 놔두었다. 그러자 주위 기사들이 저마다 감탄어린 표정을 지어보이며 나를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더불어 에나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깃들어 있었다.

물론 애써 무표정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긴 했지만, 살짝 붉어진 양 볼은 그것을 아주 숨길 수는 없었다.

“그나저나 김 유현 님께서는 지금부터 어떻게 하실 겁니까?”

“오크들을 이끄는 오크 족장을 처리하고자 합니다. 비록 이국인이긴 하지만, 우리 모두 같은 인간이지 않습니까?”

“처, 처리 하실 수 있으십니까?”

“힘이 닿는 데까지 해볼 생각입니다.”

이리 말하며 칠흑의 지팡이로 땅을 두드리자, 왕자가 대뜸 내 손을 붙잡으며 입을 열었다.

“저도 김 유현 님을 돕겠습니다! 돕게 해주십시오!”

“왕자님!”

이러한 왕자의 행동에 주변 기사들이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소리쳤다. 특히나 중년 기사의 반응이 유독 굉장했다. 괜히 충신이 아니었다. 멋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베네딕트 왕자가 부럽다거나 그런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게는 저 중년 기사보다 몇 배는 더 강하고 충성심 높은 에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에나는 사랑스런 여기사였다.

단순 가치로 환산해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여하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왕자 베네딕트는 내 손을 꽉 붙잡으며 날 향해 말했다.

“김 유현 님을 도와서 죽은 병사들의 원한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습니다! 그들이 헛되이 목숨을 버린 것이 아니란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제가 김 유현 님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동행을 허락해주십시오!”

단호히 소리쳐 말하는 왕자의 행동에 기사들의 얼굴에 재차 감동이 떠올랐다. 실제로 멋진 연설이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중년 기사는 감동보단 걱정이 먼저 앞선 모양인지, 재차 왕자를 만류했다.

“왕자님, 그런 일이라면 소인이 하겠습니다! 그러니 왕자님께선 먼저 이곳을 벗어나십시오!”

“아니다, 이 일은 반드시 내가 해야 한다!”

이렇듯 왕자 베네딕트가 자신의 뜻을 세우자, 중년 기사는 사뭇 감격에 빠진 표정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푹 숙였다.

“왕자님……. 알겠습니다. 왕자님의 뜻이 정히 그렇다면 따르겠습니다.”

“저희 또한 따르겠습니다!”

이처럼 뜻이 하나로 모이자, 베네딕트 왕자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어서 빨리 허락을 해달라는 듯이 말이다. 이에 나는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이내 내 손을 꽉 붙잡고 있는 왕자의 손 위에 내 손을 얹으며 입을 열었다.

“위험한 일이 될 겁니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여기서 죽을 운명이었습니다.”

올곧은 두 눈을 보니, 여기서 더 말린다고 해도 따라올 것만 같았다.

그 모습에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따라오십시오.”

“감사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다 알려드릴 테니, 뭐든지 물어봐주십시오.”

왕자 베네딕트는 존경심이 뚝뚝 묻어나는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 모습이 마치 내게 푹 빠진 민서를 보는 듯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상대는 남자였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왕자를 떨어트려놓고는 입을 열었다.

“일단 오크 족장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주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베네딕트는 직접 앞서며 길 안내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가는 도중에 숲 속을 헤집고 다니던 오크들과 조우하긴 했지만, 그 때마다 에나가 간단하게 처리해버렸다.

베네딕트를 비롯한 기사들은 에나의 칼질 한 번에 물렁한 두부처럼 썰려나가는 오크들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 했다.

‘내가 고블린과 오크 그리고 트윈 헤드 오우거를 소환할 수 있단 걸 알면 어떻게 될라나?’

살짝 기대되긴 했지만, 참기로 했다. 만약에 여기서 정말로 몬스터를 소환했다간 사악한 마법사로 오해받을 지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이건 오리발을 내밀수도 없었다.

여하튼 왕자 베네딕트의 안내를 받으며 숲 속을 뚫고 가자, 저 멀리 오크를 지휘하고 있는 덩치 큰 오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저 녀석이 오크 족장입니까?”

“아닙니다, 저 오크는 오크 족장이 임명한 장군입니다.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백까지 이끄는데, 저 녀석들의 힘이 엄청납니다. 아르단 경과 운데 경도 저 녀석에게 당했습니다.”

으득, 이를 갈며 분해하는 베네딕트다.

정말이지 놀라울 정도로 수하를 아끼는 왕자다. 왕자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내가 다 감동을 받을 지경이었다.

“그럼 저 녀석을 쓰러트리면 지휘 계통이 무너지겠군요.”

“그렇습니다. 적어도 좀 더 수월하게 길을 뚫을 수 있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에나, 처리하고 오세요.”

이렇듯 내가 에나에게 명령을 내리자, 베네딕트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혼자 보내는 겁니까? 위험합니다! 적어도 저 오크 대장을 쓰러트릴 동안 시간을 벌어줄 기사를 함께 보내야…….”

무어라 말을 하던 베네딕트는 돌연 말끝을 흐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순식간에 오크 진형 안으로 들어간 에나가 그대로 단칼에 오크 장군의 목을 벤 뒤에 유유히 이쪽을 향해 귀환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녀왔습니다.”

에나는 피 한 방울 안 묻히고서 다시 귀환했다.

그 모습에 베네딕트를 비롯한 기사들은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무슨 귀신 보듯이 에나를 쳐다보았다.

반면에 나는 당연하단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자, 그럼 가죠.”

이러한 내 말에 베네딕트는 어버버 거리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오크들이 지휘자를 잃고서 우왕좌왕 대는 사이에 얼른 오크 족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얼마쯤 갔을까, 에나보다 서너 배는 더 커 보이는 오크 하나가 무어라 무어라 소리치며 오크들을 지휘하고 있는 게 보였다.

“저 녀석이 오크 족장입니까?”

“아닙니다, 저 녀석도 오크 장군 중에 하나입니다. 조심하십시오. 악명 높은 녀석입니다. 저 녀석에게 무너진 성문만 해도 수십에……. 헉!”

이번에도 베네딕트는 말을 제대로 끝마치지 못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신호를 받은 에나가 오크 무리 속으로 뛰어들어, 마치 양떼를 유린하는 늑대……. 아니, 사자처럼 오크들을 유린하며 오크 장군 앞에 섰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에나는 그대로 녀석의 가슴께를 검으로 도려내었다.

“크아아아!”

그래도 나름 오크 장군이라고 단칼에 죽거나 하지는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치명상인 것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에나는 다시금 검을 휘둘러 녀석의 목을 베어, 더 이상 시끄럽게 울부짖지 못 하도록 만들었다.

“…….”

그 광경에 베네딕트는 경악을 넘어서, 아예 두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정말이지, 감정이 얼굴에 다 들어나는 순진한 왕자님이 아닐 수 없었다. 아니, 이 상황에선 그 누구라도 놀랄 수밖에 없으려나? 속으로 킬킬 웃은 나는 어느새 돌아온 에나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고는 베네딕트를 일깨웠다.

“정신 차리십시오, 왕자님.”

“아, 아! 네!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너무 놀라서…….”

다급히 정신 차린 베네딕트는 오크들이 혼란에 빠진 사이에 다시금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간 또 걷자, 저 멀리 커다란 철퇴를 휘두르며 병사들을 유린하고 있는 오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 녀석이 오크 족장입니까?”

“아닙니다, 오크 장군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조심하셔야 합니다. 저 녀석의 손에 내로라하는 여러 기사들이 당…….”

유감스럽게도 베네딕트의 말은 이번에도 이어지지 않았다.

왕자가 말을 하는 사이에 오크 장군의 목을 베고서 유유히 돌아온 에나가 ‘뭔가 할 말이라도?’라는 식의 표정을 지어보이며 내 옆에 섰기 때문이었다.

“……가시죠.”

왕자 베네딕트는 뭔가 체념한 듯한 목소리로 말하며 길을 걷기 시작했다. 반면에 기사들은 경외감 어린 표정을 지어보이며 에나를 훔쳐보고 있었다. 몇몇은 에나에게 뭐라고 말이라도 붙이고 싶은 모양인지, 사랑에 빠진 처녀마냥 우물쭈물 대고 있었다.

여하튼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기자 저 멀리 양 팔이 엄청나게 거대한 오크 하나가 보였다.

팔뚝 크기가 유독 커서 단번에 눈에 들어왔다.

“그냥 죽이시면 됩니다.”

베네딕트는 편안하게 말했다. 더 이상 주의를 주지도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다녀왔습니다.”

실제로 에나는 1분도 채 되지 않아서 깔끔하게 오크 장군의 머리와 몸통을 분리시켜주었다.

“가시죠.”

더는 말이 필요 없었다.

왕자 베네딕트는 혼란에 빠진 오크들을 지나쳐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이 와중에 만나는 모든 오크 장군들은 에나의 검 아래에 머리를 전부 다 잃어야만 되었다.

덕분에 무려 일천에 달하던 오크 군대가 순식간에 분열하기 시작했다.

나는 혼란에 빠진 오크 군대를 돌아보며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거 재밌네.’

생각 이상으로 유쾌했다.

나는 내심 웃음을 터트리며 왕자 베네딕트의 안내를 받아, 무사히 오크 족장이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

========== 작품 후기 ==========

오크 족장 올가 : 님들아, 매너 좀...

에나 : 매너 할까요?

김 유현 : ㄴㄴ 그냥 죽여.

에나 : 네

오크 족장 올가 : 아, 님들아. 제발!

*베네딕트를 남자로 설정 이유는 하폰 왕국의 공주와 관련되어 있어서 입니다.

더불어 지금은 히로인을 늘릴 때가 아니라고 판단되어서 그랬습니다.

현재 기존의 히로인들이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도록 지반을 다지는 중입니다!

물론 그 기존의 히로인은 엘레노아와 마틸다를 일컫는 겁니다.

현재 유일하게 할 일 없이 빈둥거리는 여자들이죠.

*현재 하폰 전기와 내가 사랑했던 아내를 연재하지 못 하고 있는 이유는 현재 따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그렇습니다.

그 이유를 추후 후기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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