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벨] -->
[메이드 배치를 실행합니다.]
[1번 방 (메이드 배치되지 않음)]
[2번 방 (메이드 배치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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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번 방 (메이드 배치되지 않음)]
[30번 방 (메이드 배치되지 않음)]
‘이런 식인가? 일단 2번 방부터 배치해볼까?’
1번 방에는 나와 아이린이 있었기에 나는 일단 2번 방부터 시작했다. 그러자 곧 새로운 알림문구가 화면에 떠올랐다.
[2번 방에 배치할 노예를 선택해주세요.]
[노예 목록을 열람합니다.]
이 물음에 나는 가장 처음 눈에 들어온 리샤를 선택했다.
[2번 방에 리샤르를 배치합니까?]
[네 / 아니요]
다시금 떠오른 알림문구에 나는 곧바로 네를 눌렀다.
[2번 방에 리샤르를 배치했습니다.]
‘됐군.’
이렇듯 메이드 배치를 끝마친 나는 차례차례 다른 엘프들도 방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때, 아이린이 자기 배를 양 손으로 움켜쥐고서 한 걸음씩 신중하게 나아가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혼자서라도 방을 빠져나가 화장실에 갈 생각인 모양이었다. 이에 나는 천천히 아이린의 뒤를 따라 걸으며 남은 엘프들의 메이드 배치를 끝마쳤다.
그 후, 나는 아이린의 앞을 딱 가로막으며 물음을 던졌다.
“어딜 그렇게 바쁘게 가십니까?”
“으읏……! 비, 비켜! 크흑!”
이런 내 물음에 그녀는 와락 얼굴을 찌푸리며 크게 소리쳤다. 하지만 너무 크게 소리친 탓인지, 꾸르륵! 꾸르륵! 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뱃속이 심하게 요동쳤다. 때문에 아이린은 뱃속에 느껴지는 통증에 신음성을 터트리며 바닥에 쪼그려앉고 말았다.
더불어 그녀의 엉덩이에 달랑달랑 거리며 붙어있는 주사기가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엘프도 배설 욕구 앞에선 무력하네.’
끌끌, 혀를 차며 아이린을 쳐다보던 나는 이내 그녀의 팔을 잡아 일으켜주었다. 그러자 히익! 소리를 내뱉으며 몸부림치는 아이린이다.
“자, 잠깐! 흐으윽!”
다급한 목소리로 나를 불러 세운 아이린은 움찔움찔 몸을 떨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이에 나는 잠시 손을 멈추고서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혹시 여기서 싸고 싶으신 겁니까?”
“닥쳐……! 으윽! 힉!”
잔뜩 성난 기세로 소리치던 아이린은 또다시 꾸르륵 꾸르륵 소리를 내며 요동치는 복통에 몸을 수그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상태로 몇 번이고 숨을 고르며 복통이 멈추길 기다린 아이린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화장실…….”
“네? 뭐라고요?”
“화장실, 어디야?”
아이린은 꾹 억눌린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그만큼 배설을 막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는 뜻일 것이다.
쿡쿡, 웃음을 터트린 나는 아이린의 팔을 잡아당기며 대답했다.
“절 따라오세요, 화장실까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내, 내가 혼자서……!”
“이 저택은 넓습니다. 혼자서 찾기 전에 싸버리실 겁니다.”
이러한 내 말에 아이린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그녀는 잠시 아랫입술을 곱씹다가 이내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를 따라 한걸음씩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윽고 방 문이 열리자, 아무도 없는 텅 빈 저택 내부의 풍경이 내 눈에 들어왔다.
‘아직 아무도 안 나온 건가?’
사람의 기척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은 저택 내부를 한번 훑어본 나는 이내 새로운 가설을 세웠다.
‘……설마 메이드들도 의자에 구속된 채로 소환되는 건가?’
만약에 그렇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애당초 내 계획은 모든 엘프들이 보는 앞에서 아이린에게 창피를 주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메이드로 선택된 엘프들이 의자에 구속된 채로 소환이 되었다면, 이런 내 계획은 아주 깔끔하게 망가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고 일일이 방에 들어가서 풀어줄 수도 없고.’
설혹 풀어준다고 하더라도 그 사이에 아이린이 먼저 싸버릴 것이 틀림없었다. 아니면 스스로 화장실을 찾아가 볼일을 보던가 말이다.
이 사실에 쓰게 혀를 찬 나는 아이린의 엉덩이 쪽으로 손을 뻗었다.
“힉! 자, 잠깐……! 뭘 하려는……!”
이런 내 손길에 아이린은 경악어린 표정을 지어보이며 벌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이에 나는 짐짓 웃는 얼굴을 하며 입을 열었다.
“주사기는 두고 가셔야죠?”
“하, 하지만……! 잠깐 기다려라! 곧 있다가 깨끗하게 돌려줄 테니……!”
“안 됩니다.”
딱 잘라 말한 나는 그녀의 엉덩이에 달려있는 주사기를 붙잡았다. 그러자 일순 아이린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녀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부탁이다! 이렇게 부탁할 테니까, 거기서 손을 놓아다오! 제발……!”
“안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차라리 다른 걸 시켜라! 다른 대가를 지불하겠다! 그러니 그것만큼은……!”
“안 됩니다!”
다시금 크게 소리쳐 말한 나는 그대로 주사기를 애널에서 뽑았다.
“꺅!”
그 순간, 아이린의 입술 사이로 날카로운 비명성이 터져 나왔다.
“……흐윽! 윽! 개자식! 우읏!”
그대로 바닥에 쪼그려 앉은 아이린은 실룩실룩 몸 전체를 떨며 나를 욕했다. 더불어 그녀가 쪼그려 앉아있는 바닥에는 희뿌연 액체 같은 것이 떨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주사기를 뽑을 때, 장 내에 들어있던 관장액이 찔끔 흘러나온 모양이었다.
“흐읏, 윽! 윽!”
이처럼 쪼그려 앉은 채로 움찔움찔 몸을 떨고 있는 아이린을 보고 있자니, 더러웠던 기분이 한결 개운해졌다. 역시 계획이 일그러졌을 때는 그 관계자를 괴롭히는 게, 가장 좋았다.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주사기를 근처 탁자 위에 올려둔 뒤에 아이린의 팔을 잡아서 일으켜 세웠다.
“자, 어서 가죠.”
“내 몸에 손대지 마라! 흐으윽!”
내 손을 탁! 하고 쳐낸 아이린은 또다시 찾아온 복통에 자기 배를 양 손으로 움켜쥐었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애널을 막고 있던 주사기가 뽑혀져 나간 탓에 더 이상 참기 힘들어진 모양이었다. 아마도 이대로 배변을 꾹 참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시간 문제였다.
관장약의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질 것이고, 이윽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배변을 할 수 밖에 없는 시점에 도달할 것이다.
‘그냥 이대로 느긋하게 배변하는 걸 지켜볼까?’
이러한 생각에서 아이린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데, 불현듯 덜컹 소리와 함께 방 문이 열렸다.
“아이린 님?”
방 문을 열고 나온 것은 내가 메이드로 배치했던 엘프였다.
‘어?’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깜짝 놀란 표정을 짓고 말았다.
물론 이건 아이린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이를 딱딱 부딪치더니, 이내 재빨리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러나 이미 상대는 아이린을 알아본 뒤였다.
“아이린 님! 무사하셨군요!”
엘프 여성은 기쁨에 가득찬 표정을 지어보이며 아이린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에 아이린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아랫입술을 잘근 씹더니, 곧 오른손을 쭉 뻗으며 엘프 여성에게 소리쳤다.
“다가오지 마라! 흐윽!”
“아이린 님?”
“오지 마! 방에 돌아가!”
“아이린 님, 대체 왜 그러십니까?”
“들어가라고 하지 않……. 아으윽!”
연거푸 크게 소리친 탓인지, 아이린의 뱃속에서 꾸르륵! 꾸르륵! 거리는 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들려왔다. 반면에 여성 엘프는 걱정스런 표정을 지어보이며 한 걸음 더 아이린 쪽으로 다가섰다.
“아이린 님, 혹시 아프십니까? 제가 치료해드리겠습니다!”
“아, 아니다! 나는……. 흡!”
손가래질 치던 아이린은 또다시 찾아온 복통에 몸을 최대한 웅크렸다. 그리고 그 모습에 엘프 여성은 사달이 나도 아주 단단히 났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한층 더 빠르게 아이린 쪽으로 다가왔다. 이에 나는 재빨리 그녀의 앞을 가로막으며 입을 열었다.
“방에 들어가 계시죠.”
“비켜라, 인간! 아이린 님이 저렇게 아파하시는데…….”
“아이린 씨가 괜찮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건 분명히 내게 걱정 끼치기 싫으셔서 그러는 것일 것이다! 나는 알고 있다! 그러니 내가 아이린 님의 상태를 봐드릴 수 있도록……!”
이리 말하며 여성 엘프가 나를 밀치려는데, 돌연 아이린이 잔뜩 성난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다.
“오지 마!”
“아, 아이린 님……?”
“그 인간의 말대로 해. 어서!”
“하지만!”
“술라!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아이린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배를 움켜쥐며 크게 소리쳤다. 어찌나 필사적으로 외치던지, 그녀의 옷이 땀으로 젖어서 피부가 달라붙어 있었다. 덕분에 가슴이라던가, 배꼽 언저리의 살갗, 가슴을 가리고 있는 속옷의 색깔이 훤히 비쳐 보이고 있었다.
“아이린 님…….”
“술라, 부탁이다. 흐읍! 읏……. 돌아가.”
다시금 부탁하는 아이린의 말소리에 엘프 여성은 양 쪽 귀를 축 늘어트리고서 자기 방으로 도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모습을 확인한 아이린은 그제야 안도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자기 배를 꽉 움켜쥐었다.
‘이거 의외로 재밌네.’
키득거리며 웃음을 터트린 나는 아이린의 어깨를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아주 충성스런 엘프더군요.”
“다, 닥쳐…….”
아이린은 그녀답지 않게 험한 소리를 내뱉으며 나를 힐난했다. 아마도 그만큼 다급한 상황이라는 뜻일 것이다.
“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화장실로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계속 이대로 주저앉아 계시겠습니까?”
이러한 내 물음에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던 아이린은 곧 탁자 위에 올려져있는 주사기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주, 주사기를…….”
“안 됩니다. 주사기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습니다.”
“어째서! 크흑!”
크게 소리친 순간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뱃속에 크게 요동치며 꾸르륵 꾸르륵 소리를 내었다.
“제가 그러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런 억지가……. 흐읍!”
“주사기의 주인인 제가 싫다는데, 그게 왜 억지입니까? 필요하다면 돈을 주고 사시던가요.”
“개자식…….”
아이린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나를 죽일 듯이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래봤자, 내 눈에는 귀여운 애교 정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귀엽기는.’
쿡쿡, 웃음을 터트리며 아이린을 쳐다보던 나는 문득 내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한 가지 대안이 있습니다.”
“대, 대안?”
“그렇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나는 아이린의 엉덩이 쪽으로 손을 뻗으며 말을 이었다.
“……제 손가락으로 아이린 씨의 엉덩이를 막아드리는 겁니다.”
“너……! 큽!”
경악 어린 표정을 지어보이며 크게 소리치던 아이린은 복통에 눈살을 찌푸렸다. 이에 나는 사람 복창을 긁는 듯한 그런 얄미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아이린 씨는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닐 텐데요?”
“으윽……. 우윽!”
“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리 말하며 검지로 애널을 건드리자, 진득하게 흘러나온 관장액이 내 손가락에 얽혔다.
‘생각보다 괜찮네?’
마냥 불쾌하게 느껴질 줄 알았던 관장액의 감촉은 생각 이상으로 괜찮았다. 더욱이 따뜻한 장 내에 들어있던 것이라서 그런지, 무척이나 따스했다.
나는 손끝에 묻은 관장액을 그녀의 애널에 치덕치덕 바르며 재차 물었다.
“어서 대답하시죠.”
“흐읍! 읏……. 윽! 시, 싫어…….”
한동안 고민하던 아이린은 결국 싫다고 말했다. 하긴 그녀의 자존심에 그걸 허락할 리가 없었다. 역시 자존심으로 먹고 사는 하이 엘프다웠다. 피식, 웃음을 터트린 나는 손을 떼어내며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까? 그럼 어서 가죠. 여기서 싸버리기 전에요.”
이러한 내 말에 아이린은 끙끙 앓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하윽!’ 하고 소리를 내뱉으며 도로 쪼그려 앉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희망이 없어보였다.
‘이대로 싸버리겠군.’
이리 생각하며 고개를 가로젓는데, 덜컹 소리와 함께 방 문이 열렸다.
“아, 아이린 님?”
방 문을 열고 나온 엘프 여성은 더없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보더니, 곧 아이린 쪽으로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태도에 아이린은 창백하게 질린 표정을 지어보이며 재빨리 크게 소리쳤다.
“방으로 돌아가라! 흐윽! 읍, 나올 필요 없다!”
“네? 하지만 아이린 님의 안색이 지금…….”
“난 괜찮다!”
아이린이 크게 소리쳐보지만, 그녀의 안색을 보고 있으면 전혀 설득력이 없어보였다.
“아이린 님, 혹시 저 인간에게 당하기라도 하신 겁니까?”
그 때, 엘프 여성이 성난 표정을 지어보이며 나를 쏘아보였다. 그리고 그 태도에 아이린은 다급히 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아니다! 그런 게 아니니……. 흐읍!”
“걱정 마십시오, 아이린 님! 제가 구해 내드리겠습니다!”
대뜸 엘프 여성이 내게 달려들려고 하자, 나는 재빨리 오크를 소환했다. 그러자 곧 내 앞에 오크 세 마리가 나타나더니, 엘프 여성의 앞을 가로막았다.
“……오, 오크!”
갑작스런 오크의 등장에 엘프 여성은 당혹감에 가득 찬 표정을 지어보이며 소리쳤다. 그리고 그 틈에 나는 재빨리 엘프 여성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붙잡으세요.”
“취이익! 주인님의 명령에 따르겠다!”
이러한 내 명령에 오크들이 우악스레 손을 뻗어 엘프 여성의 몸을 꽉 붙잡았다. 덕분에 엘프 여성은 양 팔이 단단히 붙잡힌 채로 무기력하게 제압당하고 말았다.
“놔, 놔라! 이 악적!”
“제가 왜 악적인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한 나는 아이린 쪽으로 돌아보며 물었다.
“……자, 아이린 씨.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금 이 자리에서 저 엘프가 보는 앞에서 지리시겠습니까? 아니면 제 도움을 받아서 화장실까지 걸어가시겠습니까?”
나는 여유가 넘치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리고 이런 내 물음에 아이린은 빠득빠득 이를 갈며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그러다가 곧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조, 조건이 있다.”
“지금 아이린 씨가 제게 조건을 내거실 처지입니까?”
“으윽…….”
이런 내 말에 찔끔한 표정을 지어보인 아이린은 곧 굴욕적이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다시 말했다.
“……부탁이 있다.”
“한결 듣기 좋군요. 좋습니다, 부탁이 뭡니까?”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묻자, 아이린은 오크에게 제압당해 있는 엘프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저 아이를 방으로 돌려보내다오.”
그 말에 엘프 여성이 비통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크게 소리쳤다.
“안 됩니다, 아이린 님! 저 때문에 아이린 님이 인간에게 머리를 숙이실 필요는 조금도 없습니다! 차라리 죽겠습니다!”
이리 소리치며 혀라도 깨물 것처럼 행동하는 엘프 여성의 태도에 아이린이 입을 열었다.
“샤린, 네 탓이 아니다. 그러니 걱정 마라.”
“하지만…….”
“방에 들어가 있어라. 다시 부르겠다. 그러니, 흐읍……! 하아, 지금은 내 뜻에 따라다오.”
조곤조곤 타이르는 아이린의 말에 엘프 여성은 감격에 겨워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꺼이꺼이 울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곧 ‘아이린 님의 말씀에 따를게요.’라고 말하고는 발버둥을 그만두었다.
‘희극이 따로 없군.’
반면에 아이린의 속사정을 전부 다 알고 있는 나는 속으로 킬킬 웃으며 엘프 여성과 아이린을 번갈아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이린이 시선이 내 쪽으로 향해있다는 것을 깨달고는 오크를 역소환했다.
그러자 곧 자유롭게 된 엘프 여성은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하아.”
덜컹 소리와 함께 방 문이 닫히자, 아이린은 그제야 작게 숨을 내뱉으며 안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에 옅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아이린의 엉덩이를 슬슬 어루만지며 입을 열었다.
“자, 아이린 씨의 부탁을 들어드렸으니……. 이번에는 제 부탁도 들어주셔야겠죠?”
“으윽…….”
이러한 내 말에 아이린은 잠시 신음성을 터트렸다가, 이내 나를 무섭게 쏘아보며 물었다.
“……무엇을 원하지?”
“간단합니다.”
이리 말한 나는 관장액으로 질척질척해져 있는 애널을 살살 어루만지며 말을 이었다.
“……제게 애원하시면 됩니다.”
“애, 애원이라니! 그게 무슨……. 흐윽!”
“너무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저보고 손가락으로 엉덩이 구멍을 쑤셔달라고 애원하시면 됩니다.”
음란하기 짝이 없는 말을 강요하는 내 태도에 아이린의 표정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자신에게 따로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눈물을 글썽였다.
그리고 그 상태로 입술을 오물오물 거리던 아이린은 곧 나를 올려다보며 말소리를 내었다.
“소, 손가락으로 내 엉덩이의 구멍을……. 우윽. 윽.”
“왜 도중에 멈추십니까? 제대로 해주십시오.”
나는 그녀를 보채며 애널을 손끝으로 어루만졌다. 그리고 그 자극에 아이린은 숨을 몇 번 헐떡이다가 이내 입을 열어 말했다.
“내 엉덩이 구멍을 그대의 손가락으로……. 마, 막아……. 후읍! 읏, 막아다오.”
“막아다오가 아니죠. 좀 더 음란하게 말씀하셔야 합니다.”
“나쁜 놈!”
“원래 저 나쁜 놈입니다.”
쿡쿡, 웃음을 터트리며 아이린의 엉덩이를 주무르자, 그녀는 꾸륵꾸륵 거리는 자기 배를 움켜쥐며 될 대로 되란 듯이 크게 소리쳤다.
“쑤셔다오! 그대의 손가락으로 내 엉덩이를 쑤셔, 크흡!”
말의 순서가 엉망이긴 했지만, 일단 제대로 말해주었기에 나는 기꺼이 손가락으로 그녀의 엉덩이 구멍을 막아주었다. 그러자 일순 찌걱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애널이 내 손가락을 꽉 하고 물었다.
“……으윽! 하아, 하아.”
주사기 구멍을 대신해서 내 손가락이 애널을 막아주자, 아이린은 그제야 한결 편해진 표정을 지어보이며 숨을 헐떡였다.
========== 작품 후기 ==========
이번화에서 싸버리게 만들려고 했는데... 의외로 잘 버티는군요.
역시 하이 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