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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겉모습이 달라져도 서로를 알아보는 게, 부모자식이라던데……. 전부 다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소현이는 자기가 소현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옛날 일까지 들추어가면서 열심히 설명했다.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겨드랑이에 찍혀있는 점까지도 보여줘야만 했다.
소현이는 엄마가 이렇게 의심 많은 사람인 줄은 난생 처음 알았다.
“네가 정말로 소현이 맞니?”
“저 소현이 맞다니까요!”
소현이는 자기 가슴을 탕탕 두드리며 말했다.
그 말에 소현이 엄마는 변해도 너무 변해버린 자신의 딸을 의심스럽게 쳐다보다보았다. 하지만 이내 그 의심을 걷어낼 수 밖에 없었다.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눈앞의 여성이 자신의 딸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가족끼리 밖에 알 수 없는 일을 눈앞의 여성은 너무나도 자세히 알고 있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니?”
“아는 분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그 뭐냐……. 지방 흡입 수술 같은 걸 받은 거니?”
“그거랑 비슷한 거예요.”
“네가 무슨 돈이 있다고?”
“몰래 모아놨어요. 요즘에는 게임하면서도 돈 벌 수 있잖아요.”
소현이는 엄마에게 걱정 끼치기가 싫어서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
여기서 마물 사냥꾼이니 뭐니 했다가는 틀림없이 걱정부터 하실 게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런 소현이의 말에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고는 그녀의 몸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어디 수술한 흔적도 없구나.”
“요즘 성형 기술이 워낙에 뛰어나잖아요.”
소현이는 호호 웃음을 터트리며 자신의 몸매를 뽐내듯이 엄마에게 보여주었다. 그러자 나중엔 엄마도 조금은 부러워진 모양인지, ‘엄마한테도 좀 소개해줄래?’라고 묻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소현이는 진땀을 흘리며 ‘다음에 한번 물어볼게요.’라고 말한 뒤에 대충 얼버무렸다.
그리고 그 날 저녁, 소현이 엄마는 소현이가 살 뺀 기념으로 저녁상을 한가득 차려주었다. 소현이 아빠는 퇴근해서 완전히 변해버린 자신의 딸의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 했다. 그래도 아빠는 소현이를 알아본 모양인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으셨다.
그저 소현이를 쳐다보며 ‘예뻐졌구나.’라고 말해줄 뿐이었다. 그래도 무척이나 기뻐해주시는 기색이 느껴졌다. 예전부터 소현이가 비만 체질이란 것에 대해서 알게 모르게 책임감을 느끼고 계셨으니 말이다.
‘내가 정말로 살이 빠졌구나.’
소현이는 밤늦게까지 가족들하고 수다를 나누었다.
평소라면 방 안에 틀어박힌 채로 게임만 해대었겠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그녀는 간만에 홀가분하게 웃음을 터트리며 가족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옛날에 있었던 일부터 시작해서, 최근에 있었던 일까지.
사소한 것들이었지만 정말로 즐거웠다. 이전의 세상이 무채색이었다면, 지금은 무지개 색으로 덧칠해진 듯한 느낌이었다.
1분 1초가 다르게 느껴졌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는 게, 아쉬울 지경이었다.
“슬슬 자자.”
아빠가 먼저 일어났다. 내일 출근해야 되었기 때문이었다. 소현이는 좀 더 엄마 아빠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후, 그녀는 몸을 깨끗이 씻은 뒤에 방에 들어가서 침대에 누웠다.
‘내일 일어났을 때, 다시 뚱뚱해지면 어떡하지?’
침대 위에 누운 순간, 이런 저런 온갖 걱정들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다. 소현이는 홀로 끙끙 앓으며 침대 위를 한참 동안이나 뒹굴다가, 새벽 3시 쯤 되었을 때 겨우 잠에 들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일어났을 때, 소현이는 자신의 몸이 그대로라는 것을 깨닫고는 환호성을 터트렸다.
“다행이다.”
그녀는 안도의 숨을 내뱉으며 방을 나갔다. 그러자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소현이는 오랜만에 엄마를 도와서 함께 아침식사를 준비하고는 아빠의 출근을 배웅했다. 그리고 설거지를 하면서 말했다.
“엄마, 우리 영화보지 않을래요?”
“그럴까?”
소현이가 웃으면서 말하자, 엄마도 마주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모녀가 함께하는 외출이라서 그런지, 엄마는 잔뜩 신이 난 얼굴로 옷을 골라 입었다. 소현이는 예쁘게 차려입은 엄마 모습에 활짝 웃음을 터트리며 함께 집을 나왔다.
자신의 모습이 유지되었다는 사실 때문인지, 이상하게도 기분이 좋았다.
소현이는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엄마와 함께 시내에 나온 뒤에 길거리 노점상에서 파는 머리핀 하나를 사서, 엄마한테 선물했다.
근래 들어서 엄마한테 무언가를 선물해준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딸, 다 컸네.”
“난 뭐 항상 다 컸지.”
씩 웃으며 어깨를 으쓱인 소현이는 엄마와 함께 영화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녀가 엄마와 함께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주위 사람들이 감탄성을 터트리며 소현이를 훔쳐보았다.
엄마도 그런 시선을 느낀 모양인지, 소현이의 옆구리를 툭툭 치며 ‘저 총각이 너한테 관심 있나 보다.’라며 짓궂게 놀렸다. 소현이는 엄마의 짓궂은 말에 부끄럽기도 하면서도 이 모든 게, 너무나도 즐거웠다.
다시 태어난다는 게, 바로 이런 말일 것이다.
특히나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게, 너무나도 신기했다.
“이거 볼까요?”
“그러자.”
소현이는 엄마와 함께 마션을 골랐다.
화성에 고립된 식물학자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었는데, 무척이나 신기하고 재밌었다. 지루할 틈 없이, 소현이는 엄마와 함께 흥미진진하게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다 보고 나왔을 때, 소현이는 어느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 스파게티 먹을까요?”
“그러다 너 다시 살찌는 거 아니니?”
엄마의 핀잔에 소현이는 삐죽 입술을 내밀었다. 그러자 엄마가 어린애처럼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며 ‘그래, 이 때 아니면 언제 먹어보겠니?’라고 말했다. 그 말에 소현이는 ‘이미 늦었어요.’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간만에 스파게티를 먹을 생각을 하니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결국 소현이는 엄마와 함께 레스토랑 안에 들어가서 스파게티를 먹었다.
무척이나 즐거웠다. 영화도 재밌었고, 음식도 맛있었다. 그리고 간만에 엄마하고 수다를 떠니, 가슴 속이 다 홀가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왜 이런 즐거움을 몰랐었을까?’
자신에게 이런 즐거움을 알려준 마물 사냥꾼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소현이는 쿵쿵 뛰는 가슴을 끌어안으며 엄마와 함께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사람들의 시선을 즐겼고, 사람들이 자신에게 베푸는 친절을 고맙게 받았다.
‘이래서 여자는 예뻐져야 되는 거구나.’
외모지상주의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살이 빠지고 아름다워지니,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었다. 어쩌다 어깨를 부딪쳐도, 눈살 한번 안 찌푸리고 오히려 자신의 몸을 먼저 걱정해주기까지 했다. 예전 같았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예전에는 무시하거나 도리어 화를 냈는데.’
뚱뚱했던 이전의 삶에서는 절대로 찾아볼 수 없었던 친절들이었다.
“이제 그만 집에 가자.”
슬슬 저녁에 가까워지자, 엄마가 소현이에게 말했다. 그 말에 소현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엄마와 함께 버스에 올랐다.
그 후, 집으로 돌아가는데, 버스 라디오에서 긴급 속보가 흘러나왔다.
-긴급 속보입니다! 현재 강남 시내 한복판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가 출현했습니다. 초기에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경찰관 두 명 모두 사망했으며, 시민의 피해는 현재 집계 중에 있습니다. 정부에선 급히 군을 파견하여 괴생명체를 제압해보려고 하고 있지만, 피해가 계속해서 누적되고 시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아…….”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말을 들은 순간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만, 불길한 예감이 계속 들었다.
꿀꺽, 마른침을 삼킨 소현이는 스마트폰을 꺼내서 인터넷을 봤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강남 시내에 나타났다는 괴생명체의 사진이 실시간 검색어에 떠올라있었다.
-강남 시내 한복판에 나타난 괴생명체! 외계인인가? 돌연변이인가?
-현 정부의 대책은?
-사망자만 24명. 조기 대처가 안일했다.
나타난 지 꽤 된 모양인지, 사망자의 숫자가 24명이 되었다. 소현이는 쿵쿵 뛰는 가슴을 애써 가라앉히며 강남 괴생명체의 사진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그 때, 그녀의 눈앞에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마물 사냥꾼이 소집되었습니다.]
[5분 뒤에 소집 장소로 전송됩니다. (남은 시간 : 5분)]
눈앞이 일순 어두컴컴해지는 것만 같았다. 소현이는 스마트폰을 꽉 쥔 채로 상체를 푹 숙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고개를 든 뒤에 정차벨을 눌렀다.
그 후, 옆에 앉아있는 엄마의 손을 꼭 붙잡으며 입을 열었다.
“어, 엄마.”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렸지만, 소현이는 애써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친구가 요 앞에서 보자고 하네? 나 오늘 저녁에 친구랑 놀고 올 테니까, 엄마 먼저 가있어.”
눈물이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만 같았지만 그녀는 꾹 참았다.
여기서 울면 엄마가 눈치 챌 것 같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런 소현이의 말에 엄마는 잠시 의뭉스런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이내 그녀의 손을 꼭 붙잡으며 입을 열었다.
“혹시 무슨 안 좋을 일이라도 생긴 거야? 응?”
“아니야, 안 좋은 일은 무슨……. 그냥 자랑 좀 하려고! 나 봐봐. 예뻐졌잖아?”
“소현아.”
“아! 버스 섰다. 나 얼른 가볼게! 엄마, 밥 먼저 먹고 있어. 나 늦을지도 모르니까.”
이리 말한 소현이는 곧바로 버스에서 내렸다. 뒤에서 자기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대신에 눈물만 뚝뚝 떨어트렸다. 그리고 그 상태로 5분이 지나자, 일순 눈앞이 어두컴컴하게 변했다.
“아.”
그 어두운 공간에서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던 소현이는 곧 사방이 환하게 밝아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곧 그녀는 자신이 있었던 곳과는 전혀 상관없는 어느 방으로 옮겨졌다는 것을 눈치 챘다.
“……여긴?”
쿵쿵 뛰는 심장을 애써 가라앉히며 방 안을 둘러보는데, 돌연 옆에서 가냘픈 비명성이 들려왔다.
“꺅!”
그 소리에 깜짝 놀란 소현이는 곧장 고개를 옆으로 돌려보았다. 그러자 거기에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두 눈을 깜빡이고는 여성이 한 명이 있었다.
그 여성도 소현이를 본 모양인지, 입술을 달싹이며 입을 열었다.
“……누, 누구세요?”
“네? 아, 저 그쪽은요?”
서로가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데, 옅은 빛무리와 함께 차례차례 여성이 한 명씩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그렇게 도합 다섯 명의 여성이 방 안에 나타나자, 더 이상 여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
“…….”
다들 이 상황이 낯설기만 한 모양인지, 서로를 경계하며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두리번두리번 거리던 소현이는 문득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곳에 불려온 여성 모두 두 눈이 절로 휘둥그레질 만큼 미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들 나처럼 신체 개조가 된 걸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꼴깍, 마른침을 삼키며 다른 네 명의 여성을 관찰하듯이 쳐다보는데, 돌연 소현이의 눈에 방 문이 들어왔다. 이에 그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는데, 돌연 방 문이 열리며 한 명의 사람이 들어왔다.
‘누구?’
그 사람은 발끝까지 내려오는 회색빛 로브를 두르고 있었다. 더욱이 얼굴은 기괴한 모양의 가면에 가라져 있었던 탓에 남자인지 여자인지 확실히 구분이 가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그 때, 가면을 쓴 사람……. 아니, 남자가 허리를 살짝 숙이며 인사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리며 말을 이었다.
“……마물 사냥꾼 여러분.”
그 호칭을 들은 순간 소름이 쫘악 돋았다.
저 사람이다. 나를 이렇게 바꿔준 사람이……. 바로 저 남자였다.
“다, 당신이 절 고쳐준 사람인가요?”
그 때, 소현이 다음으로 이 방에 나타났던 여성이 입을 열어 물었다. 그리고 그 물음에 남자는 잠시 침묵했다가 이내 그녀 쪽으로 시선을 던지며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제가 고쳐드렸습니다.”
“그럼 그 대가를……. 지금 지불해야 되는 건가요?”
재차 이어진 여성의 질문에 그는 얼굴에 쓰고 있는 가면을 손끝으로 어루만지며 대답했다.
“지불이라……. 굳이 표현하자면 그렇습니다.”
“만약에 제가 지불하지 않는다면요?”
“마물 사냥꾼을 그만두셔야 합니다.”
“……!”
단호하기 짝이 없는 그 말에 여성은 몸을 흠칫 떨었다. 아니,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소현이를 비롯한 모두가 흠칫 몸을 떨고 있었다.
‘그만두게 된다는 것은 역시……. 다시 옛날로 돌아간다는 거겠지.’
소현이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죽어도 옛날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죽더라도 지금의 몸으로 죽고 싶었다. 피가 배어나올 만큼 입술을 꽉 깨문 소현이는 절대로 그만두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이건 여기에 모여 있는 나머지 여성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가면을 쓴 남자에게 질문을 던졌던 여성, 한 채원의 경우에는 더 그랬다.
‘더 이상 짐이 되고 싶지 않아.’
그녀는 반평생을 병원에서 보냈다. 그리고 올해를 넘기기 힘들 거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채원이의 부모님은 이런 딸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어떻게든 병원을 설득해서 치료를 계속 하도록 했다.
실낱같은 생명을 겨우겨우 이어나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슬슬 지쳐가고 있었다. 물론 그녀의 부모님은 자신의 딸을 조금도 포기하지 않고 있었지만, 채원이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여기서 더 살아봐야 짐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더욱이 자신의 병원비는 결코 만만치 않은 금액이었다.
어쩌면 빚이 생겼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근래 들어 그녀의 아버지가 수척해진 모습을 종종 비추어 보여주곤 했으니 말이다. 그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져왔다.
그만 죽고 싶다, 그만두고 싶다. 이리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을 살려내기 위해 매달리는 부모님을 보고 있자니, 차마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결국 채원이는 부모님의 뜻대로 금방이라도 꺼질 듯한 불길을 부여잡으며 살아남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어제, 기적과도 같은 일이 생겼다.
마물 사냥꾼으로 선택되면서 그녀의 병이 완쾌된 것이었다.
의사선생님들은 하나 같이 기적이라며 놀라워했다. 그리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채원이의 부모님은 간만에 환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세 가족은 서로를 얼싸안고서 어린애처럼 엉엉 울었다.
겨우 되찾은 건강과 행복이었다.
‘……겨우 되찾았다고!’
결심을 굳힌 채원이는 가면 쓴 남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
“제가 뭘 하면 되죠?”
그 태도에 남자는 조금 놀란 듯한 행동을 취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똑바로 자세를 취하며 입을 열었다.
“강남 시내에 오크……. 아니, 괴생명체가 나타났다는 것을 아십니까?”
이 물음에 소현이를 비롯한 두 명은 고개를 끄덕였고, 나머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군요. 그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리 말한 그는 다섯 명의 여성을 하나하나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30분 전, 강남 시내에 오크가 출현했습니다. 그리고 이 오크의 목적은 바로…….”
잠시 말끝을 늘리던 남자는 곧 결연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지구 정복입니다.”
========== 작품 후기 ==========
본격 약 파는 주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