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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제 이걸로 주인님의 노예가 된 건가요?”
운피레아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울렸다. 내게 완전히 푹 빠진 목소리.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그녀의 나신을 천천히 어루만져주며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운피레아, 당신은 이제 제 노예입니다.”
“아아…….”
“소원한대로 아이린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군요. 기쁩니까?”
이러한 내 물음에 운피레아는 더없이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네, 기뻐요.”
“제 노예가 된 것보다도요?”
“아, 그건…….”
“그건?”
운피레아의 끝말을 따라하며 뒷말을 보채자, 그녀는 잠시 갈등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이내 내 팔을 꼭 붙잡으며 조그맣게 대답했다.
“둘 다 너무 기뻐서……. 선택할 수가 없어요. 죄송해요, 주인님.”
이리 말하며 뾰족한 귀를 아래로 축 늘어트리는 운피레아다.
‘과연 모성의 힘인가.’
실로 대단한 어머니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여성조차도 마정석 파편에 타락해서 자신의 딸을 죽이려고 했다. 이 얼마나 무서운 물건이란 말인가? 살짝 몸서리친 나는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그 후, 애액과 정액으로 축축하게 젖어있는 운피레아의 음부를 지분거리며 입을 열었다.
“이래도 말입니까?”
“햐으읏! 아앙, 아! 주인님……. 흐읍!”
사시나무 떨 듯이 벌벌 몸을 떠는 운피레아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더욱이 앞으로, 아이린과 함께 안아주었을 때 배덕감에 헐떡인 운피레아의 모습을 상상하니, 다시금 내 남근이 크게 발기하며 껄떡였다.
“……아아, 주인님의 것이……. 흐읍! 읏!”
자신의 질 내에서 다시금 성장하는 내 남근을 느낀 모양인지, 운피레아는 보다 가쁘게 숨을 헐떡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더불어 그녀의 가슴이며 허벅지를 감싸고 있는 슬라임이 거듭 꾸물꾸물 거리며 운피레아의 신체를 자극했다.
“햐읏! 아앙! 주인님, 흐읍! 아아, 움직여주세요. 흐읏, 주인님……. 아앙!”
연거푸 나를 부르며 내 움직임을 조르는 운피레아다. 이에 나는 입가에 호선을 그리며 그녀의 요구대로 허리를 움직여주었다. 그러자 찌걱이는 음란한 물소리와 더불어 운피레아의 입술 사이로 자지러지는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아응! 아아앗! 하응, 으으읏!”
허리의 움직임이 점차 빨라지자, 운피레아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며 이따금씩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처럼 팔딱팔딱 거렸다.
내가 허리를 움직인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절정에 가까워진 모양이었다.
하긴 그녀는 지금 민감도 스티커의 효과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평소보다 2배는 더 민감해진 만큼 다소 이르게 절정에 다다른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무리가 아니었다. 더욱이 나는 정력이란 스킬을 가지고 있지 않던가?
“햐으으으윽!!”
그 때, 돌연 운피레아가 허리를 활처럼 휘며 절정에 달했다. 그리고는 그녀는 입술을 거듭 뻐끔뻐끔 거리며 절정감을 만끽했다. 나는 그 모습을 구경하며, 잠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녀가 절정감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점차 그녀의 떨림이 멈추자, 나는 다시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앙! 아아, 주인님! 하으, 좋아요! 아앙, 아! 주인님의 자지……. 후앗! 아앙!”
연거푸 소리친 운피레아는 급기야 스스로 허리를 흔들며 내 남근을 졸라대었다.
“노예주제에 건방지게 주인의 명령도 없이 허리를 흔들어대는 겁니까?”
“히익! 아앙, 죄, 죄송해요! 하지만 허리가 멋대로……. 후아! 아앙!”
“건방진 노예에겐 아무래도 벌이 필요하겠군요.”
이리 말한 나는 슬라임의 촉수 하나를 꽉 붙잡은 뒤에 운피레아의 애널 안으로 밀어 넣었다.
“히이익!”
그 이물감에 운피레아는 더없이 크게 신음성을 터트리며 몸서리쳤다.
“……아으윽! 엉덩이에……. 힉!”
“두 개의 구멍이 가득 찬 느낌이 어떻습니까?”
이리 말하며 거세게 허리를 움직이자, 일순 운피레아의 몸이 성난 기세로 날뛰었다.
“아흑! 아앙, 엉덩이까지 비벼대면……. 후읏! 으으윽!”
부들부들, 경련을 일으키며 눈물을 글썽이는 운피레아다. 하지만 그 표정은 결코 싫어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기쁨에 헐떡이고 있는 음란한 얼굴이었다. 쿡쿡, 질 나쁘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좀 더 거칠게 그녀의 질 내를 범했다.
그리고 이런 내 움직임에 맞춰, 슬라임 또한 촉수를 거듭 꾸물꾸물 거리며 바이브처럼 진동을 일으켰다. 어찌나 강하게 진동을 일으키던지, 바로 위에서 질 내를 켜고 있는 내 남근에까지 그 진동이 전해져올 정도였다.
“……하아앙! 아아, 안 돼! 하앙, 아아……. 또 가는……! 으읏!!”
일순 운피레아의 질 내가 강하게 수축해왔다. 그리고 뒤이어서 호흡이 긴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아아아아!!”
등허리를 활처럼 휘고서 부들부들 몸을 떤 운피레아는 입가를 느슨하게 만들고서 바보 같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더욱이 눈동자는 총기를 잃고, 지나친 쾌감에 흐리멍덩해졌다. 완전히 쾌감에 사로잡힌 모습이었다.
이 얼마나 음란한 모습이란 말인가? 나는 질 내 깊숙이, 남근을 밀어 넣으며 물었다.
“다시 한 번 더 묻겠습니다. 저와 아이린 중에 누가 더 좋습니까?”
이러한 내 물음에 운피레아는 배시시 웃음을 터트리며 내 손을 꽉 붙잡았다.
“주인님이요. 당연히……. 하앙, 주인님이 좋아요. 아아! 주인님…….”
이리 말하며 어린애처럼 칭얼대는 운피레아의 태도에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울컥 치솟는 사정감을 느끼며 그녀의 질 내를 거칠게 켰다. 이 와중에 운피레아는 또다시 절정에 달했지만, 나는 아주 신경을 끊고서 사정을 이끌어 내는데만 집중했다.
그리고 곧 사정감이 울컥 밀려오자, 나는 남근의 첨단을 자궁 입구에 꽉 붙이고서 사정을 개시했다.
“아아아아!!”
내 남근이 힘차게 껄떡이며 정액을 쏟아내자, 운피레아는 더없이 기쁨 표정을 지어보이며 내 정액을 받아들였다. 동시에 여전히 슬라임에게 희롱당하고 그녀의 엉덩이는 부들부들 떨며 소리 없는 기쁨의 환호성을 터트렸다.
“……하으으읏, 아아……. 주인님의 정액……. 후아.”
가쁘게 숨을 토해낸 운피레아는 곧 황홀감에 가득찬 표정을 지어보이며 배시시 웃음을 터트렸다.
“후.”
이렇듯 충분하다 싶을 만큼 운피레아의 질 내를 범한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 후, 남근을 뽑아내자, 주르륵 하고 하얀 정액이 질구 밖으로 흘러나왔다. 그 모습이 어찌나 음란해보이던지, 내 남근이 재차 발기하려고 했다.
‘아까 또 해놓고서 발기라니……. 나도 참 대단한 놈이군.’
쓰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침대 시트로 남근을 적당히 닦아낸 뒤에 옷을 입었다. 그리고 이런 내 모습에 운피레아는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내 몸에 매달려왔다.
“끝인가요, 주인님?”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내 허리에 닿자, 가슴이 크게 뛰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애써 진정시키며 입을 열었다.
“아이린과 해후라도 하고 계세요. 다음에 또 부르겠습니다. 운피레아 역소환.”
이리 말한 나는 스마트폰을 들었다. 그러자 화면에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올라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스킬 ‘정기 주입’의 조건이 맞춰줬습니다.]
[대상 ‘운피레아’를 확인했습니다.]
[정기를 주입하시겠습니까?]
[0000 (최소 0 / 최대 0)]
[운피레아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운피레아의 호감도가 20 상승했습니다.]
[운피레아의 충성도가 20 상승했습니다.]
‘소중한 사람이라.’
이거 꽤 기분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확인을 누른 뒤에 이계 퀘스트를 끝마쳤다. 그러자 일순 눈앞이 어두컴컴하게 변했다가 이내 조각조각 맞춰지며 마지막으로 보았던 아파트 계단 층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곧 내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폰에 또 다른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이계 퀘스트 ‘타락한 하이엘프’을 완료했습니다.]
[아이템 ‘마정석 파편’이 소멸됩니다.]
[보상으로 랜덤 장비 상자가 주어집니다.]
[랜덤 장비 상자를 수령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이 물음에 나는 곧바로 네를 눌러서 랜덤 장비 상자를 수령했다.
[축하합니다!]
[장비 ‘수호의 방패(N)’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1 : 적 공격을 방어하는데 성공했을 때, 충격을 10% 줄여줍니다.]
[효과 2 : 방패 강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10분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나쁘진 않네.”
등급이 노말이란 게, 다소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쓸만한 방패였다.
작게 고개를 끄덕인 나는 곧바로 확인을 눌렀다. 그러자 뒤이어서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상납의 조건을 맞추었습니다.]
[현재 사용자의 레벨은 5입니다.]
[이번 달 사용자가 상납하셔야 되는 정기의 양은 1000입니다. (1000/1000)]
[이번 달 사용자가 상납하셔야 되는 마정석 파편의 수는 5개입니다. (5/5)]
[상납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이 물음에 꿀꺽, 마른침을 삼킨 나는 곧바로 네를 눌렀다.
[축하합니다!]
[이번 달 상납이 완료되었습니다.]
[상납 보상으로 사용자에게 경험치가 주어집니다.]
[경험치 1000을 획득했습니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남은 경험치가 다음 레벨에 필요한 정기의 양에서 차감됩니다.]
‘강제로 레벨이 상승하는 건가.’
어차피 마물 사냥꾼 때문에 레벨을 상승시켜야 되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강제로 레벨이 상승된다는 것은 그다지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레벨이 오를 때마다 다음 달에 상납해야 되는 정기와 마정석 파편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이었다.
‘……점점 힘들어지겠네.’
작게 한숨을 내뱉은 나는 확인을 눌렀다. 그러자 곧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사용자의 레벨이 5에서 6으로 상승했습니다.]
[여성 목록을 열람할 수 있는 범위가 100미터에서 200미터로 상승합니다!]
[이제부턴 사용자보다 네 단계 더 높은 직위의 여성을 조교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음소거 모드로 전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사용자의 레벨이 6에서 7으로 상승했습니다.]
[여성 목록을 열람할 수 있는 범위가 200미터에서 500미터로 상승합니다!]
[마물 사냥꾼 항목이 해금되었습니다!]
“오오.”
이제부터 음소거 모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감탄성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제까지 이것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던가? 나는 곧바로 확인을 누른 뒤에 음소거 모드로 전환했다.
그 후, 나는 이제까지 거추장스럽게 스마트폰에 끼워두었던 이어폰을 뺐다.
“……좋군.”
흡족하게 나직인 나는 다음으로 마물 사냥꾼 항목에 들어갔다.
[현재 사용자의 레벨은 7입니다.]
[보유 할 수 있는 마물 사냥꾼의 숫자는 5명입니다.]
[현재 0 명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용자는 마물 사냥꾼을 고르실 수 있습니다. 마물 사냥꾼을 고르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고른다고?’
잠깐 고개를 갸웃하던 나는 이내 네를 눌렀다. 그러자 곧 화면에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마물 사냥꾼을 고릅니다.]
[고를 인원의 숫자를 기입해주십시오.]
[00 (최소 0 / 최대 5)]
이 물음에 나는 곧바로 5를 기입한 뒤에 확인을 눌렀다.
[사용자는 현재 5명의 마물 사냥꾼을 고릅니다.]
[어느 나라의 마물사냥꾼을 고르시겠습니까?]
이러한 알림문구 다음에 세계 지도가 화면에 표시되었다.
‘이거 설마……. 현실의 사람을 고르는 건가?’
나는 설마설마 하면서도, 혹시나 싶은 생각에서 한국을 선택해보았다.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는 마물 사냥꾼을 고릅니다.]
[판단 내용은 성격, 나이, 성향, 의지입니다.]
[추가로 선택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엄청 본격적인데.’
한동안 알림문구를 쳐다보던 나는 이내 아니요를 눌렀다. 그러자 곧 이어서 새로운 알림문구가 주르륵 나타났다.
[마물 사냥꾼을 고릅니다.]
[다섯 명의 마물 사냥꾼이 골라졌습니다.]
[대상 명단입니다.]
[한 채원, 유 지아, 김 예지, 이 소현, 신 혜진]
[다시 고르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 ∵ ∴ ∵ ∴
어릴 때부터 덩치가 컸던 소현이는 항상 여자 아이들의 대장 역할을 맡아왔다.
특히나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과 시비가 붙었을 때면 그녀가 항상 대신해서 싸웠다. 그러다가 소현이는 시비가 붙은 남학생에게서 돼지 같은 년이란 소리를 듣게 되었다.
어린 마음에 그녀는 그 자리에서 엉엉 울었고, 그 다음날부터 살을 빼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운동을 했다.
하지만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그녀의 체중은 날이 갈수록 쪄갔다. 그리고 마침내 100kg을 찍었을 때, 모든 남학생들에게 0.1톤이라고 놀림 받게 되었다.
억울했다. 분명 자신은 살을 빼기 위해서 밤마다 운동을 했는데, 오히려 찐 것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잘 못 된 건가 싶어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유전 때문이라는 말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부모님을 봤다. 그리고 자기만큼이나 뚱뚱한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고는 그만 해서는 안 될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내가 뚱뚱한 건, 전부 다 엄마 아빠 때문이야!’라고 말이다.
그 말을 들은 엄마는 소현을 꼭 끌어안고서 미안하다는 말만 했다. 아빠는 그저 말없이 소현이를 바라보기만 하셨다.
그걸 보고 그녀는 깨달았다. 자기가 해선 안 될 말을 했다는 걸 말이다.
엉엉 우는 엄마를 마주 끌어안은 소현이는 그녀도 엉엉 울었다. 그리고 그 날부터 그녀는 자신이 뚱뚱하단 사실에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대학생이 되고 엠티에 갔을 때, 우연치 않게 같은 과 남자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걸 듣게 되었다.
씹돼지 아니냐. 존나 보기만 해도 역겹다. 술맛 떨어진다. 살 안 빼나? 게으른 년.
남자들은 자신을 안주삼아서 씹어대고 있었다. 잘근잘근, 온갖 모욕적인 말이 소현의 몸을 물어뜯었다. 그리고 그 말에 그녀는 어린애처럼 엉엉 울음을 터트리고 말이다.
당연히 그 울음소리에 모두가 화들짝 놀랐다. 뒤늦게 남자들도 소현이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이미 말은 쏟아진 뒤였다.
상처받은 그녀는 그 날부터 살을 빼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헬스장을 끊고,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조깅을 했다. 식단을 조절하고, 고기를 최대한 피했다. 숨이 끊어질 만큼 뛰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가 노력을 하면 할수록, 살은 오히려 더더욱 늘어만 갔다.
마치 절대로 빠질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낙인 같았다.
결국 소현이는 포기하고 말았다.
사람 만나기를 기피하고 점차 집 안에 틀어박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집 안에서 하루 종일 게임만 했다. 그저 죽은 듯이 게임만 했다. 그 때문일까? 소현이는 어느샌가 실력 좋은 게이머로 알려졌다.
몇몇은 그녀가 여자란 걸 알고서 접근해왔다.
모두가 하나같이 친절했다. 때문에 소현이는 그 사람들이 주선한 모임 장소에 나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자신을 향해 눈살을 찌푸리는 남자들의 모습을 보았다. 작은 기대를 품고 나왔던 그녀는 다시 한 번 더 상처를 받고 말았다.
그리고 그 상처에 소현이는 남자 행세를 하면서 묵묵히 게임만 했다.
‘내가 이 게임 속 캐릭터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번 게임 속 자신의 캐릭터를 동경하면서 게임만 했다.
그리고 오늘도, 여느 때처럼 게임을 하고 있는데 돌연 그녀의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나타났다.
[대상 ‘이 소현’ 확인합니다.]
[마물 사냥꾼의 대상에 포함됩니다.]
[성격……. 이상 없음.]
[이해심 많고 이타적임. 자기희생적.]
[나이……. 22살.]
[적절한 나이. 가장 활동적인 나이.]
[신체……. 과도한 비만.]
[약간의 체질 개선을 요구함. 개선 가능함.]
[성향……. 방어적.]
[적들로부터 아군을 지켜내기에 적합함.]
[본인 의지……. 충만함.]
[요구 조건을 충족해준다면 얼마든지 마물 사냥꾼으로서 활동이 가능함.]
“어? 어?”
자신의 눈앞에 떠오른 알림문구에 소현이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 했다.
‘내가 게임을 너무 오랫동안 한 걸까?’
쿵쿵 뛰는 가슴을 애써 가라앉히며 손을 뻗는데, 돌연 그녀의 눈앞에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대상 ‘이 소현’을 마물 사냥꾼으로 고릅니다.]
[신체를 개선합니다.]
[신체 개조에 필요한 시간 ‘1분 45초’.]
[시작합니다.]
“아? 우윽! 우에엑!!”
알림문구가 떠오름과 동시에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다.
울컥, 치밀어 오르는 구역질에 소현이는 그대로 허리를 꺾으며 토악질을 해대었다. 그러자 주르륵, 그녀의 입 밖으로 기름과도 같은 살점 덩어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푸득푸득 소리를 내며 방바닥을 더럽히는 살점 덩어리들을 본 소현이는 사시나무 떨 듯이 몸을 떨었다.
이게 대체 뭔지? 확인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끅, 끄으윽!”
그런데 그 때, 온 몸이 짓뭉개지는 듯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누군가가 자신의 몸을 쥐어짜내는 것만 같은 압박감이었다. 방금 전에 했던 토악질은 애교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너무나도 강한 압박감에 소현이는 그만 버티지 못 하고 끄어억! 소리를 내뱉으며 눈을 까뒤집고 말았다.
“……사, 살려! 끅! 끄윽!”
결국 버티지 못 한 소현이는 방바닥에 몸을 쓰러트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상태로, 그녀는 방금 전에 자신이 쏟아낸 살점 덩어리 위에서 몸부림쳤다. 매 순간 통증은 배가 되어서 느껴졌고, 1초가 1시간처럼 느껴졌다.
‘나 죽는 거야? 죽어?’
정말로 죽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게다가 온 몸에선 진액 같은 것이 쉼 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마치 여드름을 짜내는 것처럼 말이다. 가끔씩 뿌직뿌직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나오기까지 했다.
‘……더는 싫어……!’
눈물과 콧물, 침을 질질 흘리면서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그리고 그렇게 1분 45초의 시간이 지나자 통증이 점차 잦아들기 시작했다.
“컥! 꺼억!”
겨우 숨 돌릴 틈을 얻은 소현이는 이제껏 참았던 숨을 탁 하고 내뱉었다. 그러자 입 안에 남아있던 살점 덩어리가 툭 하고 튀어나왔다. 그것을 멍하게 쳐다보던 소현이는 곧 자신의 눈앞에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오른 것을 볼 수 있었다.
[개조가 완료되었습니다.]
[마물 사냥꾼으로서 매우 적합한 신체입니다.]
[축하합니다!]
[대상 ‘이 소현’은 마물 사냥꾼이 되었습니다.]
[이후, 마물 사냥꾼을 포기했을 경우 신체 개조 혜택이 사라집니다.]
“…….”
자신의 눈앞에 떠오른 알림문구를 확인한 순간 소현이는 그만 허탈하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마음 같아서는 살았다! 살았어! 라고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입술 사이로는 그 어떤 소리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저 방바닥에 드러누운 상태로 가쁘게 숨을 들이켰다 내쉬던 소현이는 곧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보게 되었다.
창문에 비추어진 자신의 모습을 말이다.
‘저게 나라고?’
소현은 벌벌 떠는 손을 들어 올려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 그러자 유리창에 비추어져 있는 여성 또한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
틀림없이 자신의 몸이었다.
“말도 안 돼.”
도저히 믿을 수 없단 목소리로 중얼거린 소현이는 곧바로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이전의 몸과는 너무나도 비교되는 날씬한 여성의 몸매가 눈에 들어왔다.
========== 작품 후기 ==========
이것이 바로 마물 사냥꾼!
물론 마물 사냥꾼 전원 여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