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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어플-143화 (143/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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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누구를 쓰러트리면 되는 겁니까?”

평소와 같은 에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나는 엘프들을 유린하고 있는 운피레아를 칠흑의 지팡이로 겨누며 입을 열었다.

“저 엘프입니다. 다른 엘프들이 더 죽기 전에 처리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내 말이 떨어지자, 에나는 곧바로 운피레아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운피레아의 고개가 에나 쪽으로 돌아갔다. 이제야 에나의 존재를 인지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운피레아가 미처 어떠한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에나가 내지른 검이 그녀의 허리를 갈랐다.

“꺄아아악!!”

비명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처박힌 운피레아는 새빨간 피를 연거푸 뿜어내고 있는 자신의 허리를 양 손으로 꽉 부여잡으며 숨을 껄떡 거렸다.

하체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 걸 보아하니, 척추까지 가른 모양이었다.

‘뭐, 뭐야 저게…….’

그 압도적인 광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강해졌다고는 하지만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운피레아를 제압할 줄은 전혀 생각지 못 했기 때문이었다.

‘……너무 강해졌잖아!’

이렇듯 내가 감탄하고 있는 사이, 에나는 마무리를 지을 생각인 모양인지 그대로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런데 그 때, 아이린이 에나의 앞을 가로막으며 소리쳤다.

“안 돼!”

“…….”

크게 소리치며 에나의 앞을 가로막은 아이린은 무척이나 필사적인 표정을 지어보이며 나와 에나를 번갈아보았다. 그리고 이런 아이린의 난입에 에나는 다소 곤란하단 표정을 지어보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이에 고개를 끄덕인 나는 운피레아를 보호하듯이 서있는 아이린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후, 아이린의 앞에 우뚝 선 나는 그녀를 쏘아보며 입을 열었다.

“비키세요.”

이러한 내 말에 아이린은 잠시 핼쑥한 표정을 지어보였다가 이내 간절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유, 유현이라고 했나? 이렇게 부탁하겠다. 어머니를 구해다오. 부탁이다.”

“구할 방법은 없습니다.”

“아무 거라도 좋다! 무언가 방법이……. 무언가 방법이 있을 거다! 그러니 내가 이렇게 빌겠다. 어머니를 구해다오!”

“이건 전부 다 당신이 자초한 일입니다. 그러니 포기하세요.”

“알고 있다! 이 모든 게 내 잘 못이고, 내가 자초한 일이다. 하지만……. 하지만 이대로 어머니를 잃을 순 없다. 제발……. 무언가 방법을 생각해다오! 분명 어머니를 구할 방법이 있을 거다!”

울음 섞인 목소리로 애원하는 아이린의 태도에 주변에 있던 엘프들 또한 울음을 터트리며 내게 애원했다. 제발 운피레아를 구해달라면서 말이다.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리샤 또한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에 나는 잠시 운피레아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구하란 거야?’

허리가 반 이상 잘려나갔다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차피 치료술사의 지팡이라던가, 성자의 지팡이면 충분히 회복시켜줄 수 있었으니 말이다. 다만 문제는 검은색 돌이었다. 그걸 어떻게 끄집어내느냐가 문제였다.

어쩌면 그녀의 몸속에 들어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응?’

그런데 그 때, 운피레아의 배꼽 부근에 검은색 돌이 붙어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이거 의외로 일이 쉽게 풀릴지도 모르겠네.’

잠시 턱을 쓰다듬던 나는 이내 아이린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니를 구하고 싶으십니까?”

“구하고 싶다! 구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

그 말소리에 나는 입가를 이죽이었다.

“제 노예가 되더라도요?”

“노, 노예라니……!”

일순 아이린의 얼굴에 경악이 스쳤다. 동시에 아이린의 주변에서 울음을 터트리던 엘프들이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내 곁으로 몰려들었다.

“차라리 우리를 노예로 삼아라!”

“그래, 우리를 노예로 삼아!”

아우성대며 자기를 노예로 만들라는 엘프들의 태도에 나는 쿡쿡,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걱정 마세요. 제가 노예로 삼을 건, 여러분 전부니까요.”

이러한 내 말에 일순 모든 엘프들의 얼굴에 경악이 서렸다. 이에 나는 재차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리며 아이린에게 물었다.

“……그럼 다시 한 번 더 묻겠습니다. 제 노예가 되시겠습니까, 아이린 씨?”

“…….”

수치심에 가득찬 표정을 지어보이며 다홍색의 입술을 꽉 깨무는 아이린을 보고 있자니, 흥분감이 스멀스멀 치밀어 올랐다.

“끄으윽!”

이렇듯 아이린이 대답을 미루고 있는 사이, 운피레아가 고통에 찬 신음성을 터트렸다.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있는 게, 슬슬 한계에 달한 모양이었다.

아이린도 그걸 눈치챈 모양인지, 다급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대답은요?”

대답을 강요하는 내 태도에 아이린은 두 눈을 꼭 감고서 어깨를 가늘게 떨었다. 그리고 그 광경에 여러 엘프들이 앞으로 나서며 ‘안 됩니다, 아이린 님!’ ‘인간의 노예라니요! 그건 안 됩니다!’라고 소리쳐대었다.

하지만 이러한 엘프들의 간절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아이린은 자신의 어머니를 구하기로 마음을 굳힌 모양인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하, 하겠다…….”

이렇듯 아이린이 대답한 순간 스마트폰에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대상이 사용자의 노예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대상을 노예로 삼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예로 삼으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이 물음에 나는 곧바로 네를 눌렀다.

[축하합니다!]

[대상을 노예로 삼았습니다!]

[노예의 정보를 열람해보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됐군.’

이걸로 아이린을 괴롭힐 수 있게 되었다. 이 얼마나 신명 나는 일이라는 말인가? 내심 쿡쿡, 웃음을 터트린 나는 절망 어린 표정을 짓고 있는 엘프들을 하나하나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자, 여러분에게도 묻겠습니다. 제 노예가 되시겠습니까?”

이러한 내 물음에 엘프들은 곧 하나둘씩 어깨를 축 늘어트리며 대답했다.

“아이린 님이 노예가 되셨으니……. 하겠다.”

“하겠습니다.”

이렇듯 엘프들이 대답하는 것과 동시에 스마트폰 화면에 새로운 알림문구가 연달아 떠올랐다. 물론 이 모두, 대상을 노예로 만들 거냐고 묻는 알림문구였다. 이에 나는 곧바로 네를 눌러서 열 한 명의 엘프들을 노예로 삼았다.

‘이걸로 엘프 노예가 열 셋인가.’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아이린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노예 아이린 씨.”

“윽…….”

내 비아냥거림에 아이린은 작게 신음성을 터트리며 몸 전체를 떨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어머니는?”

“걱정 마세요, 지금부터 치료해드리겠습니다.”

이리 말한 나는 칠흑의 지팡이를 역소환한 뒤에 성자의 지팡이를 소환했다.

왼손에는 치료술사의 지팡이, 오른손에는 성자의 지팡이.

죽은 사람도 살려낼 기세였다.

“상처 회복.”

이러한 내 말에 따라 치류술사의 지팡이에서 새하얀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반면에 성자의 지팡이에서는 새하얀 빛이 뿜어져나와 운피레아의 몸을 휘감았다. 그러자 반 이상 갈라졌던 운피레아의 허리가 서서히 붙기 시작했다.

“아아…….”

동시에 운피레아의 입술 사이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이윽고 허리가 완전히 붙자, 운피레아는 곧바로 자기 몸을 일으켰다. 아무래도 이대로 도망칠 생각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완전히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에나가 먼저 운피레아의 가슴팍을 발로 밟으며 목에 검을 겨누었다.

“죽기 싫으면 가만히 있어라.”

“으읏…….”

그 위압적인 목소리에 운피레아는 신음성을 터트리며 얌전히 양 손을 내려놓았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힘의 차이였다.

‘대체 얼마나 강해진 거야?’

혀를 내두른 나는 운피레아의 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곧 배꼽 위에 붙어있는 검은색 돌이 눈에 들어왔다. 이에 나는 두 개의 지팡이를 역소환한 뒤에 날렵한 단검을 소환했다.

그 후, 검을 검은색 돌 쪽으로 겨누자 돌연 운피레아가 크게 소리치며 양 손과 다리를 버둥거리기 시작했다.

“안 돼! 안 돼! 그만둬어!”

크게 악 소리를 내며 저항하는 운피레아지만, 에나에게 제압당한 상태였기 때문에 도망치기란 무리였다.

‘그나저나 검은색 돌을 뽑는다고 해서 죽거나 그러지는 않겠지?’

꿀꺽, 마른침을 삼킨 나는 검 끝으로 검은색 돌을 파냈다.

“꺄아아아악!”

그것과 동시에 운피레아의 입술 사이로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자 가만히 나를 지켜보고 있던 아이린이 안달 난 표정을 지어보이며 내 어깨를 붙잡았다.

“어머니가 아파하시지 않는가! 그만해라!”

그 태도에 나는 잠시 검을 멈춘 뒤에 입을 열었다.

“그럼 직접 하시겠습니까?”

“그, 그건…….”

“직접 할 용기가 없다면 가만히 있으세요. 금방 끝날 겁니다.”

이리 말한 직후, 나는 과감하게 검을 찔러서 검은색 돌을 파내었다.

“꺄아아아악!!”

검은색 돌을 파낸 순간 운피레아는 곧 죽을 것처럼 몸 전체를 들썩이며 꺽꺽 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가는 모양인지 핏빛으로 물들어있는 운피레아의 눈동자가 금색으로 돌아왔다.

“흐읍! 하악! 흐읍! 하악!”

그렇게 몇 차례, 숨을 들이켰다 내쉬었다를 반복한 운피레아는 곧 천천히 등을 땅바닥에 맞대며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곧 아이린과 시선을 마주한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입을 열었다.

“……아, 아이린?”

“아아, 저를 알아보시겠습니까?”

“그래, 아이린……. 내 딸.”

“어머니……. 흐윽.”

이렇듯 운피레아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을 확인한 나는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것에 맞춰 에나 또한 뒤로 물러나 운피레아의 몸을 자유롭게 해주었다. 그러자 비로소 서로의 몸을 꼭 끌어안으며 해후하는 모녀다.

“아아…….”

“어머니께서 돌아오셨다.”

그 광경에 리샤를 비롯한 남은 엘프들이 눈물을 주륵주륵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

========== 작품 후기 ==========

이걸로 엘프 모녀 덮밥 & 엘프 메이드 부대가 완성되었군요. 후후...

가슴 크기 순서는

(현실 인간 순서) 민서 〈 은하 = 예은 〈 현주 〈 서연

(노예 순서) 에나 〈 마틸다 = 리샤르 〈 아이린 〈 운피레아 = 엘레노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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