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바다] -->
구태여 초조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남은 마정석 파편은 1개뿐이었다. 더욱이 시간도 6일이나 남아있었다.
나는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어느덧 도착한 역에서 내렸다.
‘집에 갈까?’
이러한 생각에서 시간을 확인하니, 오전 10시였다.
이대로 집에 갔다가는 꼼짝없이 30분도 채 되지 않아서 점심을 먹으러 나와야 할 게 틀림없었다.
‘……공원에 가서 시간 좀 죽이다가 점심이나 먹을까?’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니, 날씨가 무척이나 좋았다.
이런 날씨에 공원으로 나가서 햇살 좀 쐬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거란 생각이었다.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곧바로 공원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후, 비어있는 공원 벤치에 엉덩이를 깔고 앉은 나는 이 현주에 관한 것을 검색해보았다.
‘별건 없네.’
현주에 관한 기사는 온통 사과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
아무래도 당장 승선권 값을 내리는 건 무리인 모양이었다.
혀를 내두른 나는 인터넷을 종료한 뒤에 매니저 어플을 실행했다.
‘……어디보자.’
매니저 어플을 실행한 나는 곧바로 은하와 예은이의 정보를 불러왔다.
[이 은하]
[나이 : 22살]
[직업 : 대학생 2학년 / 아이돌 프로젝트 참여 준비 중 : 자세히 보기]
[개인 능력치 : 자세히 보기]
[쾌감 1단계 0%]
[봉사 0단계 0%]
[고통 0단계 14%]
[수치 0단계 71%]
[애널 0단계 0%]
[개인 능력치]
[기술]
춤 47 가창력 73
재치 54 시선처리 35
목소리 68
[특성]
카리스마 41 무대 장악력 32
리더쉽 44 침착성 47
무대 매너 65 팀워크 78
예측력 56 판단력 56
집중력 61 활동량 58
창조성 53 외모 64
노력 67 기억력 57
[신체]
균형감각 61 호흡 73
근력 67 민첩성 61
지구력 71 체력 70
[정신]
일관성 67 중요무대 51
다재다능 66
[신 예은]
[나이 : 21살]
[직업 : 대학생 2학년 / 아이돌 프로젝트 참여 준비 중 : 자세히 보기]
[개인 능력치 : 자세히 보기]
[쾌감 0단계 0%]
[봉사 0단계 0%]
[고통 1단계 0%]
[수치 1단계 0%]
[애널 0단계 0%]
[개인 능력치]
[기술]
춤 61 가창력 63
재치 66 시선처리 65
목소리 65
[특성]
카리스마 64 무대 장악력 61
리더쉽 54 침착성 67
무대 매너 61 팀워크 67
예측력 59 판단력 61
집중력 59 활동량 54
창조성 51 외모 74
노력 57 기억력 64
[신체]
균형감각 59 호흡 55
근력 47 민첩성 51
지구력 52 체력 54
[정신]
일관성 65 중요무대 64
다재다능 62
매일 같이 공원에 모여서 연습을 한 덕분인지, 은하와 예은이의 능력치가 조금씩 상승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경험치로 능력치를 올리는 것과는 별개로 개인 연습을 통해서도 충분히 능력치가 상승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 오르는 폭이 무척이나 소폭이었기 때문에 내가 따로 경험치를 투자해서 올려주는 편이 훨씬 더 효율적이었다.
‘지금 은하가 쌓은 경험치가 582, 예은이는 319인가.’
힘내세요, 모두의 아이돌!의 경험치 획득량 증가 효과가 대단하긴 대단한 모양인지, 은하의 경험치 양이 예은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이 쌓여있었다.
‘……힘내세요, 모두의 아이돌이 하나 더 나오면 좋긴 할 텐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는 힘내세요, 모두의 아이돌을 노리고서 랜덤 아이템 상자를 뽑는 건, 무척이나 비효율적인 일이었다. 차라리 거기에 쓸 정기로 예은이의 능력치를 상승시켜주는 편이 훨씬 더 나을 것이다.
‘일단 은하는 춤이랑 시선 처리의 능력치가 낮으니까, 일단 모든 능력치를 50 이상으로 올려둬 볼까.’
이러한 생각에서 나는 은하의 능력치 중에 50 이하를 기록하고 있는 춤과 시선처리 그리고 카리스마와 리더쉽, 침착성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때문에 경험치 170을 소모하긴 했지만, 보유하고 있던 경험치의 양이 워낙에 많았기에 그다지 티도 나지 않았다.
“남은 건, 412인가……. 흠, 이건 역시 목소리에 투자해볼까?”
실제로도 목소리가 특이하거나, 유독 좋은 것으로 뜬 가수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은하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목소리(68)의 점수를 상승시키시겠습니까?]
[목소리(68) 1점수 상승시키는데 필요한 경험치 혹은 정기는 50입니다.]
[상승시키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목소리를 상승시킬 거냐고 묻는 알림문구에 나는 곧바로 네를 눌러서 경험치가 되는 데까지 투자했다.
[축하합니다!]
[목소리(72)를 목소리(73)으로 상승시켰습니다.]
‘그럼 이제 예은이 차례인가.’
이렇듯 경험치를 알뜰살뜰 사용해서 은하의 능력치를 상승시킨 나는 다음으로 예은이로 넘어갔다.
‘……일단 예은이는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은 편이니까.’
한 마디로 뭐로 키워도 좋다는 소리였다. 일종의 가공되지 않은 원석이라고 할까?
‘목소리는 은하가 맡았고, 리더는 지현이니까……. 그럼 역시 남은 건, 춤인가?’
실제로 춤에 소질이 있던 예은이였고 말이다.
이러한 생각에서 나는 곧바로 춤에 경험치를 투자했다.
[축하합니다!]
[춤(66)을 춤(67)으로 상승시켰습니다.]
“흠, 여기까지인가.”
61에서 67까지 올리고 나니 경험치가 부족해졌다.
“……딱 안 떨어지니까 애매하네.”
잠시 고민하던 나는 이내 과감하게 정기를 투자해서 70까지 올려주었다. 때문에 150의 정기를 소모하긴 했지만, 춤이 70대로 맞춰져있으니 보기 좋았다.
“어떻게 변할라나.”
조금 기대가 되었다.
“어? 오빠!”
이렇듯 은하와 예은이의 능력치를 올려주고 있는데, 불현듯 앞쪽에서 나를 부르는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나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매니저 어플을 종료하면서 고개를 들었다.
“너 왜 벌써 나와?”
내 눈에 들어온 사람은 지현이였다. 은하와 예은이도 있나 싶어서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았지만, 아무래도 두 사람은 아직 나오지 않은 모양인지 지현이만 보였다.
“그야 당연히 연습하러 왔죠! 오빠는요?”
“나는 시간이 애매해서 먼저 왔지. 예은이하고 은하는?”
“둘 다 1시에 오기로 했어요.”
이리 말하며 슬슬 몸을 푸는 지현이다.
“성실하네.”
“노력해야죠! 기왕에 하는 거, 1등 해야 하지 않겠어요?”
크게 소리쳐 말하는 지현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히 입가에 옅은 미소가 그려졌다.
‘지현이의 능력치도 올려줄 수만 있다면 좋을 텐데…….’
아주 잠깐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볼 때, 지현이는 타고난 연예인이었다. 내가 굳이 매니저 어플로 도와줄 필요도 없이, 지현이는 얼마든지 혼자서 자기 힘으로 올라갈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어디 한군데 빠지지 않고, 완벽한 지현이가 아니던가?
다만 사고방식이 다소 특이하긴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귀여웠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남자 한정이었지만 말이다.
“저 지금부터 춤 출 건데, 좀 봐주세요.”
그 때, 지현이가 내게 타블렛을 건네주며 말했다. 이에 나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화면에 틀어져 있는 영상을 재생했다. 그러자 음악소리와 함께 화면 속 가수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번에 지현이가 선곡한 것은 이 유리의 U-Go-Girl이었다.
“오늘은 또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머리는 또 어떻게 만져야 좋을지? 이건 어떠니? 또 저건 어떠니? 고민, 고민하지 마.”
제법 오래된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지현이는 마치 요즘 노래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게다가 내가 보는 앞에서 바로 춤을 추다보니, 뭐라고 할까? 마치 이 유리가 내 앞에서 춤을 추는 것처럼 특유의 강렬한 느낌이 느껴졌다.
“이제부터 솔직하게! 이제부터 당당하게! 너의 마음을 보여줘!”
셋이 모여 있을 때도 빛이 났지만, 혼자서 이렇게 춤을 추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가끔씩은 달콤하게! 가끔씩은 강렬하게!”
게다가 춤만 추는 게 아니라 노래까지 부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현이는 조금도 지친 기색을 보여주지 않고 있었다.
체력이 다소 약한 예은이와 상반된 모습이었다.
‘그러고 보니 예은이 체력도 올려줘야 할 텐데.’
이렇게 가만히 두고 보면, 지현이한테서 참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어때요?”
감탄하는 것도 잠시 노래가 모두 끝난 모양인지, 지현이가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내게 물었다.
“딱히 틀린 것도 없고……. 그런데 왜 이렇게 옛날 곡을 고른 거야?”
이런 내 물음에 지현이가 가방 속에서 물병을 꺼내들며 대답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보니까, 옛날 곡을 많이 시키더라고요. 그래서 미리 연습해두는 거예요.”
이리 말하며 꿀꺽꿀꺽 물을 마시는데, 그 모습이 마치 화보 속 한 장면을 보는 것만 같았다. 역시 미인은 뭘 해도 그림이 되는 모양이었다.
========== 작품 후기 ==========
아이돌 프로젝트는 다음챕터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될 겁니다.
이번에야 말로 성공해야죠. 꼭 재밌게 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