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114화 (114/599)

<-- [이계 퀘스트] -->

“당신은……. 누구이십니까?”

에나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동시에 그녀의 시선이 내가 입고 있는 옷 쪽으로 향했다.

‘이런…….’

그 시선에 나는 그제야 내가 망토를 두르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쓰게 혀를 찬 나는 짐짓 웃는 얼굴을 하며 입을 열었다.

“지나가던 여행자라고 하면 믿어주시겠습니까?”

“…….”

이러한 내 말에 에나의 표정이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찌푸렸던 미간을 서서히 풀며 입을 열었다.

“……믿어드리겠습니다.”

“별로 믿지 않는 표정이군요.”

“솔직히……. 믿기 어려운 일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녀는 주변에 너부러져 있는 병사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확실히 지나가던 여행자가 한 것 치곤 상당히 요란하다.

더욱이 나는 그녀가 보는 앞에서 고블린과 오크를 소환하기까지 했다.

그 누가 이런 내 말을 믿어주겠는가?

“주인님, 주인님! 정기 먹어도 될까요?”

그 때, 엘레노아가 내 곁으로 쪼르르 달려와 말았다. 이에 나는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세요.”

“고마워요, 주인님!”

이리 소리쳐 말한 엘레노아는 그대로 내 뺨에 쪽 소리가 나게 입술을 맞추고는 고블린과 오크에게 제압당해 있는 병사들의 정기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나는 다시 에나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사실 우연이 아닙니다. 다만 이런 시기에 당신을 찾아오게 된 건, 순전히 우연입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당신에게 용무가 있어서, 이렇게 일부러 찾아온 겁니다.”

잠시 큼, 하고 목청을 가다듬은 나는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검은색 돌을 찾고 있습니다. 그걸 가지고 계시죠?”

그 말에 에나는 짤막하게 탄성을 내뱉더니, 곧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를 풀었다.

“이걸 찾으시는 겁니까?”

목걸이 중앙에는 검은색 돌이 박혀있었다. 다만 그 크기가 매우 작았다.

아무래도 이번 파편은 매우 작은 크기인 모양이었다.

“그렇습니다. 그걸 제게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

이런 내 부탁에 에나는 잠시 침묵했다.

속눈썹을 아래로 내리깔고서 아랫입술을 꽉 깨무는 걸 보아하니, 무언가 생각에 잠긴 모양이었다.

나는 그녀가 충분히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보채지 않고 가만히 기다렸다. 그리고 그렇게 몇 분 정도 흘렀을까, 에나가 고개를 치켜들며 입을 열었다.

“……염치없지만,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무슨 부탁입니까?”

“어느 한 사람을……. 시온이란 자를 제 손을 죽이고 싶습니다.”

그녀는 꽤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온이라면 분명……. 그래, 영주의 아들이었지. 여아들을 납치한 일당의 배후.’

확실히 죽어 마땅한 녀석이었다.

하지만 영주의 아들쯤 되면, 그를 지키는 병사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을 게 틀림없었다. 아무리 내가 고블린과 오크를 소환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무적은 아니었다.

“그 일을 도와달라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염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자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죽여야만 됩니다.”

에나는 이득, 이를 갈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

“사정을 이야기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나는 그녀를 진정시키는 한편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런 내 말에 에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저는 다르한 영주님의 명령을 받아 일주일 전부터 여아 실종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그 증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휘하 병사들과 함께 서둘러 납치단의 은닉처를 찾아갔습니다.”

여기까지는 퀘스트의 내용대로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보았습니다. 열 살도 채 되지 않은 어린 여자 아이들을 겁탈하고 있는 사내들을요. 그곳은 지옥이었습니다. 제 평생, 그렇게 끔찍한 광경은…….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인간 이하입니다.”

그녀는 경멸에 가득찬 표정을 지어보이며 으득 이를 갈았다.

“그 일당을 이끈 게, 시온이란 자인가 보군요.”

“그렇습니다.”

“혹시 붙잡지 못 한 겁니까?”

“아닙니다. 건물 입구를 철저히 봉쇄했기에 모두 사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 무엇이 문제입니까? 혹시 처벌되지 않은 겁니까?”

이런 내 물에 에나는 분하단 표정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째서입니까?”

나는 자세한 사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모르는 척 물음을 던졌다. 그리고 이런 내 물음에 에나는 주먹을 꽉 쥐며 대답했다.

“그 자가 영주님의 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들은 나는 더 이상 아무런 물음도 던지지 않았다.

‘퀘스트의 내용대로군.’

이렇듯 내용을 확인한 나는 이후 사정을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이해했습니다. 도와드리겠습니다.”

“정말입니까?”

그녀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소리쳐 물었다.

“물론입니다. 그리고 검은색 돌을 받아야 되기도 하고요.”

이러한 내 말을 들은 에나는 그제야 아차 싶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목걸이를 내게 넘겨주었다.

“죄송합니다. 제 목숨을 구해주셨는데, 검은색 돌을 빌미로 이런 염치없는 부탁까지 하게 되어서……. 은인께 정말로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상황이 절박했습니다.”

“이해합니다.”

나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그리며 그녀에게 속삭여주었다. 그러자 에나는 한층 더 감격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감사합니다.”

그 말소리에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재차 손을 내밀었다.

“김 유현이라고 합니다. 유현이라고 불러주세요.”

“에나입니다.”

이렇듯 통성명을 한 나는 곧장 엘레노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정기 흡수를 전부 다 끝마친 모양인지, 나른한 표정을 짓고서 큼지막한 돌 위에 앉아있는 엘레노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엘레노아 씨, 망토 주세요.”

이러한 내 말에 엘레노아는 폴짝 뛰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총총 걸음으로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곧 망토를 벗자, 그녀의 매혹적인 몸매와 더불어 한 쌍의 검은색 날개, 그리고 뱀을 닮은 꼬리가 나타났다.

“마족?”

뒤쪽에서 놀란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걱정 마세요. 지금은 제 노예입니다.”

“네?”

“엘레노아는 제 노예입니다.”

이리 말하며 엘레노아 쪽을 손을 뻗자, 그녀는 군말 없이 망토를 내게 건네주었다.

“마족을 노예로…….”

적잖게 놀란 모양인지, 에나는 나와 엘레노아를 번갈아보았다. 아무래도 내 정체를 의심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좀 더 조심해서 행동해야 했는데, 즉흥적인 이 성격이 여러모로 문제가 되었다. 가볍게 한숨을 내뱉은 나는 망토를 몸에 두른 뒤에 입을 열었다.

“고블린 역소환, 오크 역소환. 엘레노아 역소환.”

내 말에 따라 고블린과 오크 그리고 엘레노아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광경에 에나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짓고 말았다.

“대체 정체가…….”

여기까지 말하던 에나는 곧 입을 꾹 다물었다.

내 정체를 캐묻는 게, 실례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사실 그녀가 내 정체를 캐묻는다고 해서 딱히 문제가 될 건 없었지만, 그래도 에나 쪽에서 알아서 입을 닫아주니 이쪽은 그저 편할 따름이었다. 게다가 설혹 조금 골치 아프게 되더라도 그대로 퀘스트를 끝마치면 될 뿐이었다.

어차피 원래 목적이었던 마정석 파편은 손에 넣었으니 말이다.

“그럼 갑시다.”

“아, 네.”

이렇듯 내가 몸을 돌리며 말하자, 에나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대답하고는 나와 함께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의 산 아래에 다다랐을 때, 나는 저 멀리 보이는 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기입니까?”

“그렇습니다.”

멀리서 본 성은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 않았다.

오히려 성이라기보다는 요새라고 하는 편이 더 그럴 듯해보였다.

‘영화 속의 성들은 하나 같이 멋지던데.’

쯧쯧, 혀를 찬 나는 에나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들어갈 방법이 있습니까?”

“유현 님이 아까 전에 부르신 고블린과 오크로 정면을 공격하신다면, 성벽 쪽에 공백이 생길 겁니다. 게다가 시간도 늦은 시간이라서 충분히 들어갈 기회가 생길 겁니다.”

그 말에 곧장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블린과 오크를 소환했다.

“입구 쪽을 공격해주세요.”

“케르륵!”

“취익!”

이러한 내 말에 고블린과 오크들은 군말 없이 성문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걸 발견한 병사들이 경종을 울리며 성문 쪽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가시죠.”

그 틈에 에나가 내게 말했다. 이에 나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를 따라 재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성 주변은 수풀이 우거져 있었기 때문에 병사들의 눈에 띄지 않고 이동할 수 있었다.

아니, 애당초 모든 병사들의 관심이 오크와 고블린들에게 몰려있었기 때문에 들킬 염려가 없었다.

“……조심해서 올라오십시오.”

이렇듯 성벽 쪽에 다가서자, 에나가 저 먼저 성벽 위로 올라간 뒤에 날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에 나는 칠흑의 지팡이를 잠시 역소환한 뒤에 조잡하게 쌓여있는 돌을 밟으며 성벽을 기어 올라갔다.

‘간단하네.’

이런 것을 성벽이라고 쌓아둔 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끌끌, 혀를 찬 나는 에나와 함께 성 안으로 들어선 뒤에 곧장 고블린과 오크를 역소환했다. 그러자 또다시 성문 쪽에서 소란스런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갑자기 고블린과 오크가 사라지니 당혹스러워진 모양이었다.

“이쪽입니다.”

그 때, 에나가 내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이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와 함께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는 곧 우뚝 선 성탑이 보이는 곳에 다다랐을 때, 돌연 에나가 나를 붙잡고서 집 뒤에 숨었다.

“여기까지면 충분합니다.”

“네?”

“여기서 다시 한 번만 더 고블린과 오크들을 불러서 난동을 피워주세요. 그럼 저 혼자서 성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말 그대로입니다. 저 혼자서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유현 님까지 성 내로 들어가서 위험해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 말에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럼 에나 씨는요?”

“저는……. 저는 괜찮습니다. 시온만 죽일 수 있다면요.”

“…….”

이러한 그녀의 말에 나는 가만히 에나를 쳐다보았다.

보아하니, 이대로 시온을 죽인 뒤에 병사들에게 체포당할 생각인 모양이었다.

‘죽을 텐데.’

분명히 아까 전에 당할 뻔 했었던 일보다 훨씬 더 끔찍한 취급을 당할 게 틀림없었다.

에나도 그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뭐, 한번 지켜볼까.’

나는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만약에 다시 살아서 뵙게 된다면……. 유현 님에게 받은 은혜, 반드시 갚도록 하겠습니다.”

이렇듯 내게 감사를 표시한 에나는 성 안으로 곧장 들어갈 생각인 모양인지, 병사들의 시선을 피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본 나는 곧바로 고블린과 오크를 소환했다.

“공격하세요.”

이런 내 말에 고블린과 오크들은 곧바로 병사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틈에 나는 스마트폰을 꺼낸 뒤에 아이템 투명화를 선택했다.

‘오…….’

투명화를 사용하자, 내 몸이 정말로 투명해졌다. 천천히 팔다리를 움직여본 나는 혹시나 싶은 생각에서 벽을 짚어보았다.

‘……유령처럼 통과는 되지 않네.’

쓰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곧바로 벽에서 손을 떼어낸 뒤에 저 멀리 가고 있는 에나를 뒤쫓았다.

‘비밀통로인가.’

에나가 도착한 곳은 넝쿨이 무성하게 자라있는 장소였다.

그녀는 검으로 넝쿨을 걷어내고는 그 안으로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나도 에나를 따라 그 안으로 발을 내딛었다. 그러자 저 멀리 횃불을 켜고 있는 에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미리 준비해둔건가?’

언젠가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예상했었던 걸까?

나는 잠시 고개를 갸웃했다가 이내 저 멀리 걸어가고 있는 에나를 따라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걷자, 곧 성 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에나는 곧바로 횃불을 바닥에 버린 뒤에 재빠르게 통로를 걷기 시작했다. 이에 나는 숨을 죽인 채, 그녀를 쫓았다. 동시에 스마트폰에 5분도 채 남지 않은 투명화 유효 시간이 나타났다.

‘아슬아슬할 것 같은데.’

나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열 걸음 이상 남겨두고서 에나를 쫓았다.

덜컥.

그 때였다. 돌연 에나가 방 문을 열고서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문이 닫히지 전에 나는 재빨리 그 안으로 몸을 들였다.

“……!”

그 순간, 두 명의 여성을 양 옆에 끼고서 코까지 골며 자고 있는 남성 한 명을 볼 수 있었다.

“시온.”

에나가 조용히 읊조렸다. 동시에 그녀는 허리춤에 매여 있던 검을 뽑아든 뒤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남성의 다리를 베었다.

“끄아아악!!”

방 안 가득 끔찍한 비명 소리가 가득 찼다.

“꺄아아악!!”

뒤이어 시온의 옆자리에서 자던 두 명의 여성이 크게 비명성을 터트렸다. 덕분에 방 안은 물론이고 성 안이 비명 소리가 가득 차는 기분이 들었다. 분명 이대로라면 성 내의 모든 병사들이 방으로 몰려들 게 틀림없었다.

그러나 에나는 그런 것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이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검을 시온에게 겨누며 입을 열었다.

“네가 죽였던 여자 아이들에게 잘 못 했다고 빌어.”

“꺼억! 꺽! 너, 너는…….”

“네가 죽인 내 부하들에게 잘 못 했다고 빌라고, 이 개새끼야!”

크게 소리쳐 말한 에나는 그대로 검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 검 끝은 정확히 시온의 어깻죽지를 꿰뚫었다.

“끄아아아악!!!”

또다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시에 방 문 너머로 쿵쿵쿵 하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무장한 병사들이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어떻게 하지?’

나는 스마트폰을 든 채로 잠시 고민했다.

“빌어! 빌라고!”

“끄윽, 끅! 자, 잘 못했어요! 잘 못했어……. 꺼억! 내가 잘 못했으니……. 사, 살려줘! 으윽!”

에나가 다시 한 번 더 윽박지르자, 시온이 그제야 벌벌 떨며 사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사과에 에나는 기괴하게 보일 정도로 입가를 헝클어트리며 대답했다.

“병신 새끼.”

차게 쏘아붙인 에나는 그대로 시온의 목을 베었다.

“윽!”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침음성을 내뱉고 말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에나는 그 목소리를 듣지 못 한 모양인지, 검을 땅바닥에 버린 뒤에 창밖만 하염없이 쳐다보았다.

그 태도를 보아하니, 이대로 도망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나.’

참 대단한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쓰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투명화를 푼 뒤에 입을 열었다.

“전부 다 끝나셨습니까, 에나 씨?”

========== 작품 후기 ==========

이제 내 노예가 되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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