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계 퀘스트] -->
서연이 누나를 잘 달래서 결혼에 관한 것을 일단 보류시켰지만,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더욱이 당장만 해도 동거 문제가 남아있었다. 분명히 누나는 어떻게든 나를 자기 집으로 끌어들이려고 할 것이 틀림없었다.
물론 누나의 집에서 동거를 하게 되면 여러모로 편리한 점이 있긴 했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한 점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동거를 피해야 될 이유가 있었다.
‘이계 퀘스트만 어떻게 좀 해결된다면 상관없을 텐데…….’
바로 이계 퀘스트 때문이었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 조교의 방과는 다르게 이계 퀘스트는 시간이 분명하게 흐른다.
그 말은 즉, 내 몸이 다른 세계로 전이된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게 내 몸 자체가 이동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신만 이동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번에 늑대에게 물린 상처가 그대로 남아있는 걸로 보아서는 몸과 정신이 함께 이동하는 것 같았다.
그런 이상 누나의 집에서 동거한다는 것은 섣불리 정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이었다.
“밥 먹을까?”
문득 누나가 내 몸을 꼬옥 끌어안으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말에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뭐 먹고 싶어?”
“치킨 먹을까요?”
이런 내 물음에 서연이 누나는 별다른 고민 없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리고는 곧장 고개를 쭉 내밀어 내 입술에 입을 맞췄다. 작게 울리는 쪽 소리가 귓가를 기분 좋게 간질였다.
옅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누나의 풍만한 몸을 슬슬 어루만져주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 후, 우리는 함께 화장실에 들어가서 서로의 몸을 씻겨준 뒤에 집 밖으로 나갔다.
“저기서 먹자.”
서연이 누나가 돌연 누룽지 치킨 집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죠.”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누나와 함께 치킨집 안으로 들어갔다.
한 마리에 16000원정도 하는 누룽지 치킨은 참숯으로 구운 치킨을 누룽지 위에 올린 치킨이다.
치킨 크기가 조금 작긴 하지만 살이 야들야들한 덕분에 여대생들에게 인기가 좋다.
특히나 기름기가 쏙 빠져서 은하가 유독 좋아하기도 했다.
물론 나도 좋아한다. 특히 겨자 소스가 치킨 살과 잘 어울려서 먹기 좋았다.
“이거 괜찮네.”
누나도 이 치킨이 꽤 마음에 든 모양인지,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리며 가슴살을 먹었다.
“닭다리는 안 먹어요?”
“응, 안 먹어. 너 먹어.”
이리 말한 누나는 선뜻 내게 닭다리를 넘겨주었다.
덕분에 나는 닭다리를 독식하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아무래도 치킨은 되도록 서연이 누나와 함께 먹어야 될 듯이 싶었다.
여하튼 우리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치킨을 다 먹고는 그 밑에서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누룽지를 뜯어먹었다.
[오늘 저녁 7시 16분 경, 대한항운의 이 현주 전 사장이 국민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다시 한 번 더 사과를 했습니다. 이전에 보였던 태도와는 사뭇 다른 태도인데요. 정말로 반성한 것인지, 많이 이들의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김 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그 때, 식당 내에 설치되어 있는 텔레비전에서 현주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뭐?”
누나도 현주에 대한 이야기가 뉴스에서 흘러나오자 적잖게 놀란 모양인지, 잠시 젓가락을 내려놓고서 텔레비전을 바라보았다.
[수차례 고개를 숙이고도 용서를 받지 못 한 이 현주 전 사장. 미성년 선상 난교 사건 당시 대한항운은 진실 규명보다는 진실을 덮기에 급급했고, 급기야 이 현주 전 사장의 행실을 고발한 선장과 승무원을 해고했습니다. 이후, 이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이 들끓어 올랐고 결국 이 현주 전 사장은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스스로 사퇴했습니다.]
이 현주를 고발했던 선장과 승무원의 모습이 화면에 비추어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대한항운에게 설득당한 승무원이 선장을 배신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저 사진은 언제 봐도 섬뜩하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승무원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었다. 일단 승무원에게 있어서 대한항운은 직장이었고, 일이 이렇게 커질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지 못 했을 테니 말이다.
여하튼 승무원의 배신으로 홀로 남은 선장은 대한항운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만 되었다.
실로 암담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비록 이 현주가 사장 자리에서 내려왔다고는 하지만 선장은 양심고발을 했다가 멀쩡한 직장을 잃은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 저녁 7시 16분 경, 이 현주 전 사장이 기자들을 불러 모아서 다시 한 번 더 공식적으로 국민들에게 사과했습니다. 덧붙여 이 현주 전 사장은 불이익을 받고 있는 선장을 다시 복귀시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책임 있는 행동이 보였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가 너무 늦게 이루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대한항운에서는…….]
“저게 미쳤나?”
불현듯 서연이 누나가 한 소리했다.
“그래도 잘 된 거 아니에요?”
이런 내 물음에 누나는 비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잘 된 일? 이게? 미련한 짓이지.”
“미련한 짓이요?”
“그래, 어차피 가만히만 있어도 사람들이 어련히 잊어 줄 텐데 뭐 하러 이 시점에서 들쑤시냐 이거야. 하여간 저 년, 머리가 안 돌아가는 건 알아줘야 된다니까.”
그 말대로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미성년 선상 난교 사건을 잊고 있었다.
물론 잊지 않고 기억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그게 끝이었다. 기억만 할 뿐이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미성년 선상 난교 파티가 일어났을 당시, 뚝 떨어졌던 대한항운의 이용객 수가 요즘 들어서는 다시 정상치를 회복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대한항운을 대체할만한 항운이 따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인천에서 출발해서 여객선은 대한항운만한 것이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한항운을 이용하지 않으려고 해도, 도저히 이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사과를 했다는 것 자체가 잘 된 일이잖아요.”
“누구한테?”
“국민들한테요.”
“국민들에게 왜? 뭔가 얻는 이득이라도 있어? 국민들이 얻은 거라고는 이 현주, 저 여자가 고개 숙였다는 것뿐이잖아?”
“그럼 해임된 선장님은요?”
“그 선장이 대한항운으로 다시 들어온다고 해서, 과연 얼마나 잘 버틸 수 있을까? 어차피 직장 내에서 왕따 되는 건, 기정사실화 된 것 같은데? 분명 얼마 못 버티고 퇴사할 걸?”
“…….”
이러한 서연이 누나의 말에 말문을 턱 막혔다.
“저 병신이 쓸데없는 짓을 한 거야.”
누나는 화면에 비추어진 현주를 경멸어린 표정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을 잠시 곱씹었다.
‘확실히 그다지 해결된 게 없어 보이네.’
나는 단순히 현주가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옳은 일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서로에게 남겨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사회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시켜볼까?’
생각해보면 사회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은 수도 없이 많았다.
나는 차분히 생각을 정리한 뒤에 입을 열었다.
“누나였으면 어떻게 했을 거예요?”
“나였으면 애당초 저런 일도 안 생겼어.”
누나는 딱 잘라 말했다. 더불어 그런 걸 왜 물어보냐는 듯이 나는 무섭게 쏘아붙였다. 아무래도 현주에 관한 이야기는 그다지 듣고도, 말하고도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에 쓰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더 이상 현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대신 맥주를 두 잔을 시켜서 누나와 함께 기분 좋게 마셨다.
∴ ∵ ∴ ∵ ∴
이튿날 아침이 되자, 변함없이 먼저 일어난 누나가 나를 반겨주었다.
다만 오늘은 내가 좀 일찍 일어난 모양인지, 누나는 아직 씻기 전이었다. 나는 슬쩍 고개를 숙여, 서연이 누나의 입술에 입을 맞춰준 뒤에 입을 열었다.
“같이 씻을래요?”
이런 내 물음에 누나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나와 함께 화장실 안으로 들어섰다.
“역시 이쪽은 굉장하네.”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기가 무섭게 누나가 내 쪽으로 바짝 밀착해왔다.
커다란 가슴을 내 가슴에 꽉 맞댄 서연이 누나는 손으로 내 남근을 슬슬 어루만지며 노골적으로 유혹했다. 그리고 그 유혹에 나는 쓰게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아침 먹고 출근하려면 좀 빠듯할 거 같은데요?”
“그럼 아침은 이걸로 대신 할래.”
이리 말한 누나는 그대로 쪼그려 앉더니, 두툼하게 부어올라있는 귀두에 타액을 늘어트렸다. 그리고는 곧 섬섬옥수 같은 손으로 내 남근을 훑어내기 시작했다.
“읏.”
그 손길이 어찌나 기분 좋던지, 나도 모르게 그만 신음성을 내뱉고 말았다.
‘확실히 늘고 있는 거 같은데…….’
섹스뿐만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애무하는 것도 능숙해져가고 있었다.
이러다가 서연이 누나에게 덜컥 밀리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분발해야겠네.’
그나마 내가 서연이 누나한테 이길 수 있는 게, 잠자리인데 그 마저도 지게 된다면 정말로 꽉 잡혀 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나는 꿀꺽, 마른침을 삼키며 서연이 누나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하아.”
가쁘게 숨을 내뱉은 서연이 누나는 손으로 내 남근을 훑어내는 동시에 다른 한 손으로는 자신의 음부를 만지작거렸다. 상당히 음란한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모습에 옅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누나의 입술을 살살 어루만졌다.
“……입으로 해줄까?”
이런 내 손길에 누나는 살짝 고개를 들어 올려 내게 물었다.
========== 작품 후기 ==========
사과는 했지만,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이 현주를 이용해서 좋은 일을 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