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돌 프로젝트] -->
“자기도 모르게 실금해버릴 정도로 기분이 좋으셨습니까?”
“…….”
이런 내 짓궂은 물음에 현주는 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 모습에 작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오른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다정하게 어루만져주었다.
“원한다면 한 번 더 해드릴 수 있습니다만?”
“아, 아니에요! 원하지 않아요! 용서해주세요!”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크게 소리치며 사과하는 현주다.
어찌나 구구절절하게 애원하던지, 그녀의 눈망울에 맺혀있는 눈물이 금방이라도 뚝 하고 떨어질 것처럼 글썽였다.
“유감이군요.”
정말로 유감이라는 듯이 혀를 끌끌 찬 나는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던 손을 내려놓은 뒤에 마저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저와 한 약속은 기억하고 계십니까?”
“네, 네! 기억하고 있어요!”
“좋습니다. 그럼 기한은 내일까지입니다. 충분히 가능하시겠죠?”
“네, 할 수 있어요! 충분해요!”
“좋군요.”
고개를 정신없이 위아래로 끄덕이며 대답하는 그녀의 태도에 나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그렸다.
‘됐군.’
이걸로 오늘, 내일 중으로 이 현주의 대국민 사과를 볼 수 있을 듯이 싶었다.
‘……제대로 사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에 그 때처럼 또다시 오만한 태도를 보인다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도중에 이곳으로 불러내어서 벌을 주면 될 뿐이었다.
짧게 두어 번 웃음을 터트린 나는 곧바로 등을 돌린 뒤에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 후, 조교를 끝마치자 눈앞이 잠시 일그러졌다가 이내 조각조각 맞춰지며 현실로 바뀌었다.
[조교에 따른 정기를 정산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사용자는 현재 550의 정기를 획득했습니다. (누적 정기의 양 2345)]
‘정기가 아주 쏟아지네, 쏟아져.’
누적 정기의 양을 확인한 나는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오늘 출석 체크로 얻은 아이템 상자를 수령했다.
[축하합니다!]
[아이템 ‘직위 복귀 (1회)’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 목록에 저장되어 있는 여성의 직위를 이전 단계로 복귀시킵니다. (단, 사용자보다 높은 직위로는 복귀시킬 수 없습니다.)]
“오…….”
이전에 얻은 직위 상승과는 다르게 이건 무려 직위를 복귀시켜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이걸 쓰면 현주가 다시 사장 자리에 오르는 건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설명에는 사용자보다 높은 직위로는 복귀시킬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레벨을 올린다면 이 문제가 해결될지도 몰랐지만……. 이런 귀한 아이템을 사용해가면서까지 이 현주의 직위를 복귀시켜줄 이유가 조금도 없었다.
‘……이런 건 아껴둬야지.’
이리 생각하며 확인을 누르는데, 불현듯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 유현 환자님.”
그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들어보니, 거기에는 내 담당 간호사분이 서있었다.
“네?”
“진료 받으실 시간이에요.”
“아, 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 나는 곧바로 침대에서 일어선 뒤에 담당 간호사 분을 따라서 진료실 안으로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자, 여기 자리에 앉으시고요.”
이리 말하며 나를 의자에 앉도록 한 의사 선생님은 컴퓨터에 나와있는 정보를 확인하며 입을 열었다.
“……따로 불편한 곳은 없으신가요? 어깨에 물린 곳이 간지럽다거나, 출혈이 있다거나요.”
그 물음에 나는 거즈가 붙어있는 어깨를 몇 번 두드리고는 입을 열었다.
“아뇨, 괜찮아요. 벌서 다 나은 것 같은데요?”
“잠깐 상처 좀 봐도 될까요?”
“아, 네.”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단추를 풀자, 의사 선생님이 그대로 내 어깨에 붙어있는 거즈를 살짝 떼어 상처를 살펴보았다.
“상처 경과가 무척이나 좋네요. 거즈는 환자분께서 직접 보시고, 오늘 내일 중으로 떼어내셔도 상관없을 겁니다.”
“네. 그런데 광견병 검사는 어떻게 됐나요?”
“아, 그건 걱정 마세요. 음성 판정 나와서 그렇게 겁먹으실 필요 없습니다. 그래도 정 불안하시면 다음 주에 한 번 더 나오세요.”
“네.”
그 말에 나는 안도하며 대답했다.
“바로 퇴원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무리한 운동은 삼가해주세요. 겉보기엔 다 나은 것 같아도, 속은 아직 낫고 있는 중일수도 있으니까요.”
“네, 알겠습니다.”
이렇듯 주의사항을 다 들은 나는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는 진료실을 빠져나갔다. 그러자 담당 간호사 분이 내 옆에 붙으며 입을 열었다.
“1층에서 퇴원 수속 밟으시면 되요. 혹시 모르시는 게 있다면 지금 물어봐주세요.”
그 물음에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어보였다.
“아뇨. 그보다 저 때문에 많이 고생하셨죠? 죄송해요.”
“네? 아, 아니에요. 뭐, 이 정도는 고생도 아닌 걸요.”
설마하니 내가 사과할 줄은 몰랐던 모양인지, 간호사 분은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보였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나도 모르게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재빨리 표정을 수습한 나는 고개를 꾸벅 숙여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는 병실로 돌아갔다.
“응?”
이렇듯 병실 안으로 들어선 뒤에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스마트폰 화면에 카톡이 도착했다는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이에 나는 누가 보냈나 싶어서 곧바로 메시지를 확인해봤다.
[장 지현 : 오빠, 오늘 퇴원하죠? ]
그 물음에 나는 곧바로 ‘응, 지금 막 퇴원하는 중이야’라고 답장을 보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지현이에게서 카톡이 왔다.
[장 지현 : 그럼 바로 한누리 공원으로 오세요!]
‘설마 퇴원 축하 파티?’
나는 살짝 설레는 마음으로 ‘왜?’라고 카톡을 보냈다.
[장 지현 : 왜긴 왜요? 당연히 춤 연습하려는 거죠!]
당연하다는 듯이 답장을 보내는 지현이의 태도에 나는 옅게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긴 내 주제에 무슨 퇴원 축하 파티냐?’
혀를 끌끌 찬 나는 곧바로 알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그나저나 오늘은 푹 쉬기 글렀군.’
작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는 병실을 빠져나갔다.
∴ ∵ ∴ ∵ ∴
“아아아아악!!!”
쨍그랑! 투둑! 툭!
크게 소리를 지른 현주는 눈에 보이는 모든 물건들을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그것이 책상 위의 유리병이든, 유리잔이든, 심지어 장롱 속에 들어있는 옷이라고 해도 말이다.
현주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찢고, 던지고 깨트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조금도 진정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더욱 화를 주체할 수 없다는 듯이 의자까지 책상 위로 집어던지기까지 했다.
때문에 그녀의 방은 온통 깨진 유리 조각과 나무 파편, 그리고 마구 헝클어진 옷들로 엉망이 되어버렸다.
“……이럴 순 없어!!”
불현듯 현주가 자기 얼굴을 양 손으로 감싸며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애써 마음을 진정시켜보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녀가 이런 상황에 처해있는 이유는 바로 쾌감 때문이었다.
‘도대체 왜?’
그에게서 풀려난 뒤에 현주는 곧바로 자위를 했다.
방금 전, 그가 보는 앞에서 자위를 하면서 맛보았던 절정의 쾌감을 또다시 맛보기 위해서 말이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물들어가는 것만 같은 쾌감에 얼마나 몸서리쳤던가?
그 짜릿했던 순간을 되새기기 위해서 자위를 하는데, 불운하게도 그녀는 절정에 달하지 못 했다. 몇 분, 몇 십분 동안 자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몸을 뜨겁게 달궈져 있는데, 마무리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끔찍한 것이었다.
“누, 누나?”
그 때, 한 명의 남성이 방 문을 열며 그녀를 불렀다.
“왜 이렇게 늦게 와!!”
“…….”
그 외침에 남성은 저도 모르게 억울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아이돌이었다. 심지어 요즘 한참 잘 팔리고 있는 아이돌 말이다! 그런 아이돌에게 스케줄이 없을 리가 없었다.
지금도 겨우겨우 방송을 빼고 달려온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을 향해 이리 소리치다니, 남자로서는 억울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주에게 대드는 것은 금물이었다. 왜냐하면 현주는 연예계의 큰 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누구 하나 지목하고서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그 사람은 그 날로 연예인으로서 수명이 다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팬이 있으면 연예인으로서 연명은 할 수 있다.
하지만 방송에 나오지 않는 연예인은 곧 대중들의 관심에서 잊히기 마련이었다.
“벗어!”
“윽!”
남자를 확 밀치며 소리치는 현주의 태도에 남자는 짤막하게 신음성을 터트리고는 그대로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남자가 옷을 다 벗자, 현주는 그대로 그를 땅바닥에 눕힌 뒤에 그 위에 올라탔다.
“……허업! 누, 누나? 으윽! 윽!”
남성의 위에 올라탄 현주는 마치 한 마리의 성난 짐승처럼 날뛰었다.
어찌나 심하게 날뛰던지, 약에 취해 한껏 빳빳하게 서있던 그의 남근이 마치 부러지는 듯했다. 그 정도로 현주의 움직임을 격렬했고, 또 난폭했다. 때문에 그는 얼마 버티지 못 하고,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사정을 하고 말았다.
“시발! 이 쓸모없는 새끼!”
또다시 자신이 만족하기 전에 사정해버린 남성의 형편없는 남근에 현주는 크게 소리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발로 남성의 남근을 지그시 밟으며 입을 열었다.
“봐.”
“네, 네?”
“잘 보라고!”
크게 소리쳐 말한 현주는 남자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음부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애액과 정액으로 질척질척해져있는 자신의 음부를 손가락으로 음란하게 어루만지며 자위를 하는 것이었다.
“……하으, 읏! 으윽!”
그 장면이 어찌나 색스럽게 보이던지, 한 차례 사정을 한 직후임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남근이 금세 그 크기를 부풀리기 시작했다.
“아아악!! 왜! 왜!!!”
하지만 그것도 잠시, 현주가 발작적으로 크게 소리치며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는 그녀는 자신의 가방이 있는 곳까지 정신없이 달려가더니, 곧장 가방을 열어 그 안에 들어있는 약통을 꺼냈다.
그 후, 몇 알을 꺼내 꿀꺽 삼킨 현주는 곧바로 밖으로 나가서 남성의 위에 올라탔다.
“으윽! 누, 누나! 헙!”
약을 먹은 현주는 더욱 더 포악해진 짐승처럼 남성의 성기를 탐했다. 질척이는 음란한 물소리가 집 안 가득 울릴 정도로, 그녀는 심하고 격렬하게 허리를 흔들었다. 그러나 그녀가 이러면 이럴수록 쾌감은 저 멀리 떠나가 버렸다.
“시발!”
뭘 해도 도저히 만족이 되지 않았다.
맛있는 냄새를 풀풀 풍기는 음식들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먹지를 못 하고 있었다.
그 끔찍한 상황에 현주는 머리털을 쥐어뜯으며 고개를 숙였다.
‘안 돼……. 또 불러줘. 어서 불러줘!’
현주는 사시나무 떨 듯이 벌벌 떠는 자신의 몸을 꼭 끌어안으며, 가면 쓴 남성이 자신을 또다시 불러주기를 간절히 염원했다.
========== 작품 후기 ==========
다음챕터 '이계 퀘스트'가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