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88화 (88/599)

<-- [아이돌 프로젝트] -->

조교를 끝마치자, 눈앞이 잠시 어두워졌다가 다시금 밝아졌다.

“어디보자.”

이렇듯 화장실로 돌아온 나는 곧바로 정산을 확인했다.

[조교에 따른 정기를 정산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사용자는 현재 1060의 정기를 획득했습니다. (누적 정기의 양 1795)]

“……와!”

이번에 얻은 정기의 양을 확인한 순간, 나도 모르게 감탄성을 내뱉고 말았다.

각각의 단계에 따라서 정산 받는 정기의 양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설마하니 이 정도로 많이 받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 민서의 조교 수치가 어느 정도지?’

이러한 생각에서 나는 곧바로 민서의 정보를 열람했다.

[김 민서]

[나이 : 27살]

[직업 : 대한 건설 힐스테이트 2부 리그 소속 : 자세히 보기]

[개인 능력치 : 자세히 보기]

[쾌감 8단계 36%]

[봉사 6단계 11%]

[고통 0단계 87%]

[수치 2단계 86%]

[애널 0단계 0%]

“많이도 올렸네.”

혀를 내두른 나는 혹시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지는 않았을까 싶어서 이것저것 눌러보았다.

그러나 사용자의 레벨을 올리지 않는 이상 따로 기능이 추가되지는 않는 모양인지, 별다른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레벨을 한번 올려볼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레벨은 다음에 올리자.’

게다가 딱히 필요하지도 않고 말이다.

이렇듯 생각을 정리한 나는 곧바로 매니저 어플을 종료한 뒤에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노래방 로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재잘재잘 떠들고 있는 은하네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빠, 얼른 와요!”

“배고파요!”

내가 모습을 드러내자, 어미 새를 반기는 아기 새들 마냥 밥 달라고 짹짹짹 거렸다. 이에 쓰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은하네들을 데리고서 노래방을 빠져나갔다.

“뭐 먹을까?”

“피자요!”

내 물음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지현이가 크게 소리쳤다. 이에 나는 괜찮겠냐는 듯이 은하와 예은이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두 사람 모두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 태도를 보아하니, 아무래도 내가 화장실에 있는 동안 점심 메뉴를 미리 골라놓은 모양이었다.

“가자.”

이렇듯 메뉴가 결정되자, 우리는 근처 피자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그 후, 샐러드바 이용과 더불어서 피자 한 판을 시킨 우리는 각자 먹을 샐러드를 가져온 뒤에 자리로 돌아왔다.

“그런데 우리 팀 이름을 뭐로 할까?”

가장 먼저 지현이가 입을 열어 물었다.

그리고 그 물음에 나를 비롯한 은하와 예은이는 마치 꿀 먹은 벙어리라도 된 것처럼 입을 꾹 다물었다. 이에 지현이가 답답하다는 듯이 제 가슴을 몇 번 두드리더니, 곧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오빠, 뭔가 번뜩이는 아이디어 없어요?”

“나한테 물어봐도…….”

“이럴 땐, 보통 P군이 쨔잔! 하고 명쾌하게 정해주는 거잖아요.”

“…….”

아무리 봐도 무리인 요구였다.

그래도 이렇게 내게 의존하니, 뭔가 좋은 팀 이름을 생각해둘 필요가 있었다. 이에 나는 잠시 고민 어린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발레리아 어때?”

“발레리아요?”

그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해주었다.

“용감하고 강한이란 뜻인데……. 지금 우리한테 부족한 게, 용감함이랑 강함이잖아. 그러니까 이걸 목표로 삼자는 뜻에서 팀명으로 생각해 본 거야. 어때?”

이리 물으며 은하네들을 둘러보자, 다들 꽤 그럴듯하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고개를 끄덕였다.

“전 찬성이요!”

은하가 손을 들며 찬성의 뜻을 내비쳤다. 그러자 그 뒤를 이어서 예은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법이잖아요, P군!”

이렇듯 두 사람이 동의하고 나자, 지현이가 내 등을 탁탁 두드리며 칭찬해주었다. 그리고는 곧 은하와 예은이의 손을 하나씩 붙잡고서 입을 열었다.

“……우리 잘 해보자!”

이런 지현이의 말에 은하와 예은이는 잠시 서로를 쳐다보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응!”

“네.”

마치 유비와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를 하듯이 세 사람은 서로의 손을 꼭 마주잡으며 의기투합했다.

‘팀 발레리아라…….’

정말로 아이돌 프로젝트에서 1등을 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지현이의 기세를 보면 정말로 1등이라도 하고 남을 것 같았다.

‘……뭐, 나도 힘내볼까?’

옅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조용히 세 사람의 모습을 지켜봐주었다.

∴ ∵ ∴ ∵ ∴

‘주인님께서 보고 계셔…….’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기 직전, 민서는 오늘 상대인 흥명생명 핑크 스파이더스를 바라보면서 마음을 다 잡았다.

어제 점심 때, 주인님이 자신을 꼭 끌어안아주면서 응원해 주었기 때문일까?

민서의 가슴이 조금 들뜨는 게 느껴졌다.

더욱이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틀림없이 뼈가 노곤해질 때까지 자신을 안아줄 것이 틀림없었다.

‘……아아.’

주인님에게 안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아랫도리가 아려오는 듯했다.

“정신 차려! 기합 넣어!”

이렇듯 경기 전부터 주인님에게 안길 생각을 하고 있는데, 불현듯 신 여정 세터의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민서는 서둘러 정신을 차린 뒤에 자세를 잡았다.

아무리 주인님에게 안기는 것이 좋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여기서 이겨야지만 안길 수 있는 것이었다.

꿀꺽, 마른침을 삼킨 민서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주인님, 봐주세요! 꼭 이길게요.’

민서는 양 손을 꽉 쥐고서 상대편 코트를 응시했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더니, 상대편 서브가 시작되었었다.

“나이스!!”

“넘겨!”

상대편 선수의 서브가 아군 코트로 넘어왔고, 이에 김 유리 선수가 기다렸다는 듯이 공을 멋지게 받아내었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세터로 연결된 공을 타냐가 이어받아서 강하게 후려 쳤다.

타악!

속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흥명생명에서는 별다른 무리 없이 그 공을 블로킹했다.

“잡아!”

상대편 선수의 손에 가로막힌 공이 다시금 아군 코트로 넘어오자, 그걸 본 이 태영 선수가 재빠르게 뛰어서 아슬아슬하게 공을 받아내었다. 그러나 너무 급하게 쳐낸 탓인지, 공이 정돈되어 있지 않았다.

그걸 본 민서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그대로 점프했다.

이대로 안정적으로 토스를 하는 방법이 있긴 했지만, 여기선 무조건 선취점을 가져가고 싶었다. 거기다가 지금 이 순간이라면 상대방도 타냐의 스파이크를 막아냈던 것처럼 블로킹을 할 수도 없었다.

“나이스!!”

“와아아아아!!!!”

높이 점프한 민서가 그대로 강하게 공을 내려치자, 빠르게 쏘아져 나간 공이 상대편 코트에 그대로 꽂혔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관중석 쪽에서 엄청난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선취점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과감한 스파이크였습니다! 경험치 15를 획득합니다.]

“잘 했어!”

“네가 최고다!!”

이렇듯 선취점 득점에 성공하자, 신 여정 선수를 비롯한 여러 선수들이 민서의 등을 두드리며 칭찬해주었다. 이에 민서는 더없이 환하게 미소를 띠우며 카메라를 쳐다보았다.

‘보셨어요, 주인님? 저 잘 했죠?’

카메라를 바라보며 배시시 웃음을 터트린 민서는 곧 다시 경기를 준비했다.

그리고 방금 전, 민서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생중계되었고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또다시 민서에게 매료되고 말았다.

매 경기마다 꾸준히 자신의 팬을 확보하는 민서였다.

“자자, 집중하자!”

여하튼 대한 건설 힐스테이트의 선취점으로 다시금 경기가 재개되었다.

“막아!”

“쳐!”

타냐의 서브로 재개된 경기는 이번에는 제법 긴 랠리를 가졌다.

방금 전, 민서가 위협적인 스파이크를 선보인 탓에 흥명생명에서 민서를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경계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렇게 되면, 타냐 선수가 상대적으로 편하게 득점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었지만,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인지 타냐 선수는 좀처럼 득점을 올리지 못 했다.

아무래도 첫 스파이크부터 상대편 블로킹에 가로막힌 게, 심적으로 큰 타격으로 다가온 모양이었다.

‘이러면 안 될 텐데.’

살짝 초조해진 민서는 어떻게든 득점 기회를 마련해보고자 이리저리 뛰어보았다.

“뒤에 받아!”

그 때, 타냐의 스파이크가 또다시 블로킹에 가로막히면서 뒤로 튕겨져 나갔다. 그리고 그 공에서 가장 가까이에 위치해 있던 사람은 민서였다. 이에 민서가 재빨리 몸을 날려서 공을 받았다.

그러나 볼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공은 아주 밖으로 튕겨져 나가고 말았다.

그녀의 고질적인 문제가 여기서도 여지없이 나타난 것이었다.

“죄, 죄송해요.”

미안함에 민서는 저도 모르게 사과하고 말았다. 이에 신 여정 세터가 민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입을 열었다.

“뭘 사과하고 그래? 어차피 네가 그렇게 사방팔방 뛰어다니지 않았으면, 그 자리에 아무도 없었어.”

“맞아, 민서야. 그리고 오히려 우리가 미안하지.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 줄 테니까 잘 해봐.”

자신을 위로해주는 선배와 동기들의 말에 민서는 그제야 마음을 덜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방금 전, 내가 잘만 받아냈다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자신의 플레이에 미련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렇듯 민서가 아쉬워하고 있는데, 불현듯 눈앞에 여러 개의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토스가 46에서 47로 상승했습니다.]

[축하합니다!]

[토스가 47에서 48로 상승했습니다.]

[축하합니다!]

[토스가 48에서 49로 상승했습니다.]

[축하합니다!]

[토스가 49에서 50으로 상승했습니다.]

“아!”

자신의 눈앞에 떠오른 알림문구를 본 순간, 민서는 저도 모르게 감탄성을 내뱉고 말았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축하합니다!]

[토스가 50에서 51로 상승했습니다.]

[축하합니다!]

[토스가 51에서 52로 상승했습니다.]

.

.

.

[축하합니다!]

[토스가 58에서 59로 상승했습니다.]

[축하합니다!]

[토스가 59에서 60로 상승했습니다.]

‘이렇게나 많이…….’

수치가 이렇게나 많이 상승하는 것은 민서로서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민서는 옅게 웃으며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이 만큼 수치가 많이 상승한 것을 보면, 틀림없이 주인님도 그만큼 자신의 플레이에 기대를 하고 있다는 뜻이었으니 말이다. 이에 민서는 다시금 자리에 선 뒤에 경기에 집중했다.

이번에야 말로 멋지게 공을 받아내겠다고 다짐하면서 말이다.

“받아!”

그리고 이런 민서의 다짐을 다시금 보일 기회가 찾아왔다.

[공이 바닥에 닿기 바로 직전 세터에게 연결시켰습니다! 아슬아슬한 수비입니다! 경험치 10을 획득합니다.]

몸을 날려서 받아낸 공이 이전과는 다르게 안정적으로 신 여정 세터에게 연결되었다.

그걸 본 신 여정 세터가 저도 모르게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그것도 잠시 주장답게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는 곧바로 타냐에게 연결, 득점으로 만들어내었다.

이건 아군은 물론이고 상대편 선수들도 예측 못 한 민서의 멋진 수비였다.

덕분에 이걸 보고 있는 시청자는 물론이고 해설자들도 감탄성을 연발하며 민서의 멋진 수비를 칭찬해주었다.

“야, 너 어떻게 된 거야?”

“이럴 때, 뽀록이 다 터지냐?”

다들 깔깔 웃으며 민서의 수비를 칭찬해주었다.

그 만큼 팀 내에서도 민서의 토스 실력이 형편없다고 자자하게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여기서 예상지 못 한 멋진 수비를 보여주자, 다들 하나 같이 놀라움을 표시한 것이었다.

‘뽀록이 아닌 걸?’

이렇듯 다들 그녀의 예상지도 못한 활약에 깜짝 놀라고 있을 때, 민서는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주인님이 배구에 관련된 능력치를 올려주면 이상하게도 그 만큼 실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아주 혁신적으로 말이다!

짧게 웃음을 터트린 민서는 의기양양하게 자기 자리로 돌아간 뒤에 이후 경기에서도 멋진 수비를 보여주었다.

그러자 이에 탄력을 받은 타냐가 서서히 자기 실력을 뽐내며 득점을 올리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흥명생명에서도 그제야 민서만 마크할게 아니란 걸 깨닫고 부랴부랴 타냐도 막기 시작했다.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수비에 이은 멋진 득점입니다! 경험치 10을 획득합니다.]

“나이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민서가 득점하기 편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덕분에 민서는 첫 번째 세트가 끝날 때까지 신나게 점수를 뽑아낼 수 있었다.

“잘했어, 이대로만 해!”

“민서, 너 완전히 전성긴데?”

첫 번째 세트를 거의 민서의 독주로 끝마치자, 감독은 물론이고 선수들도 그녀를 칭찬해주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민서의 능력치는 이미 2부 리그에서 많이 벗어나있는 상태였다. 조금 과장되게 이야기해서,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 출전해도 될 정도였다.

특히나 그녀의 득점 결정력 80이란 수치는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하더라도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자자, 오늘도 3:0으로 시원하게 끝내라고!”

감독은 잔뜩 신이난 목소리로 선수를 독려해주었다.

“네!”

그리고 이런 감독의 독려에 모든 선수들이 힘차게 대답하며 두 번째 세트에 나섰다.

========== 작품 후기 ==========

다음편까지만 민서 경기 적을게요!

그리고 다음편이나 다다음편에서 현주 나와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음란한 암컷에게 벌을 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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