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돌 프로젝트] -->
‘보기 좋군.’
천 단위가 넘어가는 정기의 양을 보고 있자니, 괜히 마음이 흐뭇해졌다.
“어디보자.”
짧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상점을 살펴보았다.
[랜덤 스킬 상자 뽑기]
(1회 뽑기 시, 정기 50 소모 / 10회 뽑기 시, 정기 450 소모)
[랜덤 아이템 상자 뽑기]
(1회 뽑기 시, 정기 20 소모 / 10회 뽑기 시, 정기 180 소모)
[랜덤 장비 상자 뽑기]
(1회 뽑기 시, 정기 100 소모 / 10회 뽑기 시, 정기 900 소모)
“……아이템을 여러 개 뽑아볼까? 아니야. 스킬이 낫지 않을까?”
사실 마음 같아서는 랜덤 장비 상자를 뽑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정기 소모가 너무나도 컸다.
게다가 현 상태에서 딱히 장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었고 말이다.
꿀꺽, 마른침을 삼킨 나는 랜덤 스킬 상자 10회 뽑기를 선택했다.
그러자 1회 뽑기 때와는 다르게 팡파르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며, 차례차례 랜덤 스킬 상자가 개봉되기 시작했다.
[축하합니다!]
[스킬 ‘오크 소환’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 오크 1마리를 소환합니다.]
[강제로 역소환 되었을 시, 2시간 뒤에 다시 소환 할 수 있습니다.]
“이러다가 진짜 소환사가 되는 거 아냐?”
첫 번째는 고블린 소환과 같은 오크 소환이었다.
혀를 내두른 나는 나머지 상자를 차례차례 개봉했다.
[축하합니다!]
[스킬 ‘매력’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 매력 수차가 10% 상승합니다.]
[축하합니다!]
[스킬 ‘속박’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 지정한 대상을 현 위치에 구속시킵니다. 이때, 대상의 수준에 따라 속박 유지 시간이 정해집니다. (최소 0초 / 최대 10분)]
[10분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축하합니다!]
[스킬 ‘고블린 소환’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 고블린 1마리를 소환합니다.]
[강제로 역소환 되었을 시, 1시간 뒤에 다시 소환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자는 ‘고블린 소환’과 중복되는 스킬을 보유하고 계십니다.]
[중복되는 스킬을 획득할 시에는 스킬 강화 혹은 정기 교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정기 획득양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스킬 강화 / 정기 교환]
“그래, 왜 안 나오나 싶었다.”
나를 아주 소환사로 만들기로 작정한 모양인지, 4번째 랜덤 스킬 상자를 개봉한 순간 고블린 소환이 나왔다. 이에 나는 혀를 내두르며 곧바로 고블린 소환을 강화시켰다.
[축하합니다!]
[스킬 ‘고블린 소환(+2)’이 ‘고블린 소환(+3)’로 강화되었습니다!]
[효과 : 고블린 12마리를 소환합니다.]
[강제로 역소환 되었을 시, 1시간 뒤에 다시 소환 할 수 있습니다.]
“……끝내주네.”
스킬을 강화할 때마다 2의 배수로 숫자가 증가하는 모양인지, 단번에 12마리의 고블린으로 늘어났다. 이로서 스켈레톤 24마리, 고블린 12마리, 그리고 오크 1마리를 보유하게 되었다.
게다가 더 끔찍한 건, 이 모든 소환물이 죽는다고 해도 일정 시간 뒤에 다시 소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그야말로 불사의 군대네.”
상대하는 입장에선 그야말로 악몽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렇듯 감탄성을 내뱉은 나는 계속해서 랜덤 스킬 상자를 개봉했다.
[축하합니다!]
[스킬 ‘꾸짖음’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 대상을 꾸짖었을 때, 1시간 동안 대상의 경험치 증가 속도가 10% 상승합니다.]
[24시간 이내로 같은 대상에게 중복하여 사용할 수 없습니다.]
[축하합니다!]
[스킬 ‘힘’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 힘이 5% 더 상승합니다.]
[축하합니다!]
[스킬 ‘고속 이동’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 순간적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1시간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자는 ‘고속 이동’과 중복되는 스킬을 보유하고 계십니다.]
[중복되는 스킬을 획득할 시에는 스킬 강화 혹은 정기 교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정기 획득양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스킬 강화 / 정기 교환]
“오…….”
이번엔 고속 이동이 나와 주었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수연이 누나를 구해줬을 때, 순간적으로 빠르게 이동했던 게 이것 때문이었구나.’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을 이제야 떠올린 나는 고속 이동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서둘러 스킬을 강화해주었다.
[축하합니다!]
[스킬 ‘고속 이동’이 ‘고속 이동(+1)’로 강화되었습니다!]
[효과 : 순간적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50분마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이 줄어드는 거구나.”
강화하면 뭐가 달라질지 궁금했는데, 이건 단순히 재사용 시간을 줄여주는 것으로 끝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사실 이것만 해도 굉장히 좋은 효과라고 볼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0에서 1로 강화시켰을 뿐인데, 무려 10분이란 대기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 말은 즉, 이것을 6까지 강화시켰을 경우, 그 재사용 대기 시간이 0초가 된다는 말이었다.
‘재사용 대기 시간 없이 고속 이동을 무한대로 사용한다라…….’
실로 괴물 같은 능력이 아닐 수 없었다.
혀를 내두른 나는 계속해서 랜덤 스킬 상자를 개봉했다.
[축하합니다!]
[스킬 ‘칭찬’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 대상을 칭찬해주었을 때, 1시간 동안 대상의 모든 능력치가 1씩 상승합니다.]
[24시간 이내로 같은 대상에게 중복하여 사용할 수 없습니다.]
[축하합니다!]
[스킬 ‘야수화(곰)’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 야수(곰)으로 변신합니다.]
“이젠 변신까지 나오네.”
심지어 곰이었다.
‘설마……. 이거 진짜로 곰으로 변신하는 건 아니겠지?’
당장 시험해보고 싶은 욕구가 물씬 솟구쳤지만, 나는 그것을 애써 가라앉혔다.
‘……참자. 여긴 병실이라고.’
만약에 여기서 내가 곰으로 변신이라도 한다면 병원 안의 사람들이 기겁할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정 하고 싶으면 조교의 방으로 가서 해보던가, 아니면 이계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하면 됐다.
천천히 욕구를 가라앉힌 나는 마지막 랜덤 스킬 상자를 개봉했다.
[축하합니다!]
[스킬 ‘고블린 소환’을 획득하셨습니다!]
[효과 : 고블린 1마리를 소환합니다.]
[강제로 역소환 되었을 시, 1시간 뒤에 다시 소환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자는 ‘고블린 소환’과 중복되는 스킬을 보유하고 계십니다.]
[중복되는 스킬을 획득할 시에는 스킬 강화 혹은 정기 교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정기 획득양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스킬 강화 / 정기 교환]
“미친…….”
마지막 10번째 랜덤 스킬 상자는 바로 고블린 소환이었다.
정말이지, 미친 듯한 확률이 아닐 수 없었다.
아무리 랜덤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좀 너무 하지 않는가? 어떻게 그 많고 많은 랜덤 스킬 상자 중에서 고블린 소환이 또 나온다는 말인가?
더욱이 이번에 개봉한 10개의 스킬 중에서 무려 2개가 고블린 소환이었다.
‘고블린 킹까지 사로잡으면 완벽하네.’
고개를 가로저은 나는 이내 스킬 강화를 선택했다.
[주의. 3단계 강화부터는 일정한 확률로 강화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스킬을 강화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
일정 확률로 강화에 실패할 수도 있단 말에 순간 나도 모르게 손을 파르르 떨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내 머릿속에 수많은 고강 아이템들이 스쳐지나갔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아이템들이 강화라는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서 한줌 재로 변했던가? 아니, 재로 변하기라도 한다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재조차도 남기지 못 하고 사라져버린 아이템들이 훨씬 더 많았다.
‘그나마 위안이라고 한다면 강화 단계 하락이 없단 건가.’
하지만 분명 이보다 더 높은 단계에서는 강화 단계 하락이 있을 게 틀림없었다.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이 강화 시스템에는 반드시 강화 단계 하락은 물론이고 스킬 소멸까지도 있다고 말이다!
‘……좋았어, 해보자!’
나는 호쾌하게 손을 놀려서 강화 시도를 했다.
[축하합니다!]
[스킬 ‘고블린 소환(+3)’이 ‘고블린 소환(+4)’로 강화되었습니다!]
[효과 : 고블린 24마리를 소환합니다.]
[강제로 역소환 되었을 시, 1시간 뒤에 다시 소환 할 수 있습니다.]
“좋았어!”
강화에 성공한 순간 나도 모르게 크게 소리치고 말았다. 그리고 이런 내 외침에 옆자리에서 책을 읽고 있던 환자분이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나를 쳐다보았다. 이에 나는 재빨리 고개를 숙여 죄송하다고 말하고는 어제 은하에게 병문안 선물로 받은 박카스 한 병을 건네주었다.
‘후후, 엄청난 숫자군.’
나는 내심 흐뭇하게 웃으며 박카스 하나를 더 집어 들었다.
‘……고블린 24마리, 스켈레톤 24마리. 여기에 오크와 엘레노아까지 합치면 도합 50마리인가!’
머릿속으로 고블린과 스켈레톤 그리고 오크와 서큐버스에게 호위 받고 있는 내 모습을 떠올리니 괜히 입 꼬리가 귀밑에 걸렸다.
========== 작품 후기 ==========
저글링과 같은 고블린과 스켈레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