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66화 (66/599)

<-- [아이돌 프로젝트] -->

“아이돌 프로젝트요?”

“그래, 거기에 나가보는 게 어때?”

“에엑?”

이런 내 말에 은하는 질색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소리쳤다.

“……싫어요!”

“별로인가?”

“별로고 아니고를 떠나서 거기서 공개적으로 찾는 거잖아요.”

“그렇지…….”

“얼굴 나오잖아요!”

빽 하고 소리친 은하는 나를 무슨 병신 보듯이 쳐다보았다.

“…….”

그 모습을 본 순간, 나는 그제야 내가 너무 허황된 생각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너무 아이템에만 신경을 썼나…….’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려다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놓친 격이었다.

“하긴 생각해보니까 좀 그렇긴 하겠다.”

이렇듯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자, 은하도 그제야 표정을 풀며 입을 열었다.

“범인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건, 아무래도 좋지만 이런 건 좀 앞서나간 것 같아요. 예은이나 서연 언니가 이 얘기를 들었으면 오빠를 엄청 놀려댔을 걸요?”

“하, 하긴 그렇긴 하겠네.”

나는 멋쩍게 웃음을 터트리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그리고 이런 내 모습에 피식, 웃음을 터트린 은하는 슬쩍 내 쪽으로 몸을 기울여오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서연이 언니랑은 언제 그렇게 친해지신 거예요?”

“응?”

“아까 단톡방에서 보니까, 분위기 엄청 좋던데……. 혹시 화해하신 거예요?”

그 물음에 나는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리며 대꾸했다.

“화해했지.”

“뭐에요? 그 의미심장한 미소는?”

이리 물으며 호기심을 보이는 은하의 태도에 나는 이대로 서연이 누나와 사귀게 되었다는 것을 밝히려다가 문득 서연이 누나가 화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목구멍 깊숙이 꿀꺽 삼켰다.

“그냥 화해했으니까 좋다는 거지.”

“그렇게 좋아요?”

“당연히 좋지! 이제 더 이상 범인 취급 안 받게 됐잖아?”

“하긴……. 언니가 좀 집요하긴 했죠.”

키득키득 웃음을 터트린 은하는 오른손을 들어 갈색 머리카락을 귓등으로 넘겼다.

“……그래도 오빠가 잘 못 한 거예요. 거기선 단호하게 나갔어야죠.”

동시에 조금 화난 듯이, 치켜 올라간 은하의 목소리가 내 가슴에 푹푹 꽂혔다.

안 그래도 서연이 누나한테 호구라고 놀림을 받아서 피가 철철 나고 있는데…….

나는 가슴이 따끔따끔한 것을 느끼며 애써 대답했다.

“은하, 네가 있었잖아.”

“네?”

“네가 있었으니까 그냥 그러려니 했지. 설마 모르는 사람을 데려왔을까 하고 말이야.”

이런 내 말에 은하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이내 배시시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오빠.”

그 말소리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았다.

나는 쓰게 웃음을 터트리며 손가래질 치고는 입을 열었다.

“자업자득이지. 그래도 이렇게 좋게 끝났으니, 이게 다 어디야?”

“오빠, 어깨가 작살난 게 참 좋게 끝난 거네요.”

이리 말하며 내 어깨를 검지로 툭 찌르는 은하다.

“야, 여자애가 작살이 뭐냐? 작살이.”

“여자가 뭐 어때서요? 여자면 못 써요?”

“자고로 여자란 말이지, 조신하고 마음씨 고와야하는 법이야.”

“요즘 세상에 그런 여자가 어디 있는데요?”

“그야…….”

“오빠가 실제로 만나 본 여자들 중에서만 말해보세요. 연예인 금지!”

치사하게 내가 만나 본 여자들 중에서만 한정시켜버리는 은하다. 이에 나는 속으로 끙끙 앓다가 이내 내 담당 간호사분을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내 담당 간호사 분이 정말로 친절하더라. 마음씨가 비단결이야.”

“간호사잖아요! 직업이니까 그렇죠.”

“…….”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반박하는 은하다. 결국 나는 입도 뻥끗 못 하고 양 손을 들어 올릴 수밖에 없었다.

‘내 인맥이 이 정도였나.’

아니면 이 세상 여자들이 전부 다 발랑 까졌던가 말이다.

“그나저나 오늘 저녁엔 뭐 먹을래요?”

문득 은하가 내게 물었다.

“사주게?”

“왜요? 제가 사달라고 할까 봐요? 걱정 마세요. 병문안 온 김에 사드릴 테니까요.”

자기 어깨를 으쓱이며 제법 듬직하게 말하는 은하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번 저녁 식사는 이미 선약이 되어있었다.

“꽤 끌리는 제안이긴 한데 이걸 어쩌나.”

“왜요?”

“이미 선약이 되어 있어서 말이지.”

“누군데요? 윤석이 오빠요? 에잇, 내가 선심 썼다! 윤석이 오빠 것도 사줄게요!”

그 말에 나는 쓰게 웃음을 터트리며 대답했다.

“서연이 누나인데?”

“네? 하지만 언니는 어제 봤잖아요.”

“오늘도 사주겠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덥썩 물었지.”

이런 내 말에 입술을 삐죽 내미는 은하다.

“수상한데.”

“수상하긴 뭐가?”

“둘이 사귀는 거 아니에요?”

은하는 아까보다 조금 더 또렷하고 커진 목소리로 물었다. 가끔씩 느끼는 거지만 은하의 감은 정말로 대단한 것 같다. 이게 바로 여자의 육감이라고 하는 게 아닐까?

꿀꺽, 마른침을 삼킨 나는 애써 태연하게 대꾸했다.

“사귀긴 무슨……. 서연이 누나가 나랑 사겨주겠냐?”

“하긴.”

“뭐냐? 왜 그렇게 쉽게 납득하는데?”

“누가 봐도 안 어울리잖아요. 서연이 언니는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으로 보이는데, 오빠는 누가 봐도 반 백수잖아요.”

“…….”

그 말이 너무나도 정확해서 감히 반발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결정적으로 유 서연은 내가 이제까지 본 여성들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미인인데 반해서 나는 평범함의 극치를 달고 있는 흔한 남자였다.

그나마 유일한 장점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키가 조금 크다는 것뿐이었다.

“저 잠깐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

그 때, 은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에 나가서 오른쪽으로 돌면 있어.”

“네.”

이런 내 말에 은하는 킥킥 웃으며 대답하고는 큰 보폭으로 병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은하가 완전히 병실 밖으로 나간 것을 확인한 나는 크게 숨을 내뱉으며 머리털을 쥐어뜯었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예은이만 생각하면 찜찜해서 죽을 것만 같다. 물론 걸릴 확률은 거의 없겠지만…….

누군가가 내 뒤를 캐고 있다는 것만 생각해도 등골이 오싹오싹 거려왔다. 아무래도 나란 인간은 나쁜 짓을 하지 못 하도록 만들어진 인간인 모양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놔둘걸!

괜히 경비 아저씨를 돕겠다고 나서서……. 내가 무슨 정의의 사도도 아니고 말이다!

이 나이에 중2병이라니!

‘……암 걸리겠네.’

답답한 마음에 가슴을 두드리며 예은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불현듯 띠링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

만약에 이 소리가 은하가 있을 때, 울렸다면?

빼도 박도 못 하고, 추궁 받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물론 은하의 성격상, 나를 대놓고 추궁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의심스런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았을 게 틀림없었다.

꿀꺽, 마른침을 삼킨 나는 조심스럽게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스마트폰을 꺼냈다.

‘일단 이것부터 어떻게 해야 될 텐데.’

이리 생각하며 매니저 어플을 실행하자, 화면에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김 민서가 현대 건설 힐스테이트와 정식 계약을 맺었습니다.]

“오…….”

그것을 본 순간, 나는 감탄성을 터트렸다.

드디어 민서가 정식 프로 선수가 된 것이었다. 이에 나는 기쁜 마음에 몇 번이고 다시금 알림문구를 읽어보았다. 그리고는 곧 그녀를 축하해줄 생각에서 곧바로 저장된 목록을 불러온 뒤에 민서를 선택했다.

[바로 조교의 방으로 이동하시겠습니까?]

[주의. 조교를 끝내기 전까지는 돌아올 수 없습니다.]

[네 / 아니요]

조교의 방으로 이동할거냐고 묻는 알림문구에 나는 곧바로 네를 눌렀다. 그러자 곧 눈앞이 어두컴컴해졌다가 이내 환하게 밝아지며 방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디보자.”

방 안을 한번 둘러본 나는 이내 가면을 쓴 뒤에 1번 방 앞으로 다가갔다.

“……잠깐.”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방 문을 열기 전에 스마트폰부터 내려다보았다.

“그러고 보니 이 소리부터 어떻게 해야 되는데.”

우선순위를 재차 확인한 나는 매니저 어플의 기능을 다시금 살펴보았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음소거 기능이 없었다.

하다못해 소리를 줄일 수 있기라도 하면 좋을 텐데, 아예 그런 건 생각도 하지 않은 모양인지 음량 조절 기능이 구현되어 있지 않았다.

‘직접 소리를 줄여볼까?’

이리 생각하며 소리를 줄여보지만, 그다지 믿음이 가지 않았다.

“뭐, 일단 실험해보는 수밖에.”

혀를 내두른 나는 곧바로 방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주인님!”

민서의 기운찬 목소리가 내 귓가에 울렸다. 어찌나 기운이 차던지, 아이돌 프로젝트로 좌절되었던 내 마음이 다시금 기운을 차리는 듯이 싶었다. 역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서 기운을 얻어야 되는 법이었다.

나는 한 발자국 씩, 민서 쪽으로 다가서며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김 민서 씨.”

“네, 주인님! 보고 싶었어요.”

이리 말하며 양 볼을 발그레 붉히는 민서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마치 집에 돌아온 주인을 맞이하는 강아지와도 같았다. 이에 옅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서둘러 그녀 쪽으로 다가간 뒤에 의자 옆면에 붙어있는 버튼을 눌러주었다.

“……주인님!”

“이런.”

구속을 풀어줌과 동시에 폴짝 뛰어 내 품에 안기는 민서다.

“……제가 그렇게 보고 싶었습니까?”

“엄청 보고 싶었어요.”

배시시 웃음을 터트리며 엉덩이를 살살 흔드는 그녀의 태도에 나는 슬쩍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러자 자기 머리를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며 행복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는 민서다.

“그나저나 봤습니다. 정식 계약을 하셨더라고요.”

“네, 이렇게 빨리 계약을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이게 다 주인님 덕분이에요!”

이리 소리친 민서는 다시금 내 품에 안겨들었다. 얼마나 저돌적으로 달려들던지, 그녀의 가슴이 내 가슴팍에 문대지며 납작해질 정도였다.

“제 덕분은 무슨요. 이게 다 민서 씨가 노력하셔 그런 거죠.”

“아니에요! 그 때, 주인님이 절 도와주시지 않으셨다면 절대로 안 됐을 거예요!”

민서는 확신에 가득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 말대로 내가 그 때, 민서를 이곳으로 불러내어 진정시켜주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최악의 경기를 치렀을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경기를 그렇게 멋지게 승리로 장식한 것은 어디까지나 그녀가 노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저는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아아, 주인님…….”

이런 내 말에 민서는 황홀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나를 부르더니, 불쑥 고개를 내밀어 내 목덜미와 쇄골에 입맞춤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민서는 조금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저, 이거…….”

그 모습을 보아하니, 내 환자복에 깜짝 놀란 모양이었다. 이에 나는 민서의 뺨을 가볍게 어루만져주며 입을 열었다.

“좀 다쳤습니다. 그래서 지금 병원에 입원해있는 상태입니다.”

“많이 다치셨나요? 제가 병문안 갈까요?”

울먹거리며 내 옷을 꼭 붙잡는 민서의 태도에 나는 쓰게 웃음을 터트렸다.

“아뇨, 괜찮습니다. 그다지 다치지도 않았고요.”

“그래도…….”

“그보다 민서 씨의 봉사를 받고 싶군요. 지금은 그게 간절합니다.”

이리 말하며 그녀의 입술을 한번 어루만져주자, 민서는 이런 내 뜻을 단번에 알아챈 모양인지 얼른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스스럼없이 내 바지를 내린 그녀는 아까부터 한껏 발기되어 있는 내 남근을 양 손으로 꼭 쥐었다.

“아…….”

힘차게 껄떡이며 맥박질치는 내 남근에 민서는 작게 감탄성을 내뱉었다가 이내 배시시 웃음을 터트리며 혀를 내밀었다.

“……하음.”

그녀의 말랑거리는 혀가 내 남근에 닿자, 순간 등골을 타고 짜릿한 쾌감이 타고 흘렀다. 동시에 내 남근도 그녀의 혀가 마음에 든다는 듯이 크게 위아래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민서는 무척이나 기뻐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내 남근을 보다 정성껏 핥기 시작했다.

“하으, 응……. 주인님의 자지……. 츄읍.”

민서는 한껏 발기되어 있는 내 남근을 열심히 어루만지며 혀로 핥았다.

더욱이 그녀의 입술로부터 흘러나온 뜨거운 숨결이 내 남근에 닿을 때마다 사정감이 울컥이며 솟구쳐 올랐다.

“어쩐지……. 전보다 더 능숙해지신 것 같군요.”

“그, 그게…….”

이런 내 물음에 민서는 양 볼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몸을 베베 꼬았다. 그리고는 잠시 뒤, ‘사실은…….’이라며 운을 띠우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어젯밤 주인님을 생각하면서 연습했으니까요.”

“뭘 가지고 연습한 겁니까?”

“바, 바이브로요.”

“음란하군요.”

나는 그녀를 힐난하면서도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도 그럴 것이 날 생각하면서 펠라치오를 연습한 것이었다. 이 얼마나 지극정성이라는 말인가? 나는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칭찬해주었다.

그리고 이런 내 손길에 민서는 뭔가에 홀린 것만 같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내 남근을 마저 빨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민서로 힐링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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