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54화 (54/599)

<-- [황금기] -->

[엘레노아를 선택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엘레노아를 선택할 거냐고 묻는 알림문구를 본 순간 덜컥 걱정이 밀려왔다.

‘괜찮을라나.’

아직 젊어서 그런지, 연달아 섹스를 하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여기서 내가 걱정하는 것은 바로 정기였다. 혹시라도 섹스를 하는 도중에 내가 자제력을 상실해서 엘레노아에게 모든 정기를 내주기라도 하면…….

어쩌면 이번에야말로 이전에 동굴에서 본 시체처럼 미라가 되어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관둘까.’

물론 이대로 엘레노아를 아예 안 만나는 방법도 있었다.

어차피 내가 그녀를 따로 선택하거나 소환하지 않는 이상, 그녀가 내 앞에 나타날 일은 절대로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원래 세상일이라는 게, 한치 앞도 모르는 법이었다.

혹시라도 저번처럼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엘레노아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일어날지도 몰랐다.

‘아니야, 괜찮아. 뭘 겁먹고 그래?’

한 차례 심호흡을 한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마음을 다그쳤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었다.

그 말 그대로 내가 정신만 바짝 차리면 적당한 선에서 끊어낼 수 있을 게 틀림없었다.

[바로 조교의 방으로 이동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역시나 이번에도 주의 문구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걸 보면 확실히 노예를 조교의 방으로 부를 때는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노예는 조교 수치가 없던데?’

이러한 생각에서 나는 잠시 엘레노아의 개인 정보를 살펴보았다.

[노예]

[이름 : 엘레노아]

[종족 : 서큐버스]

[등급 : 최하급]

[레벨 : 3]

[등급 : Normal]

[보유 스킬 : 유혹, 정기 흡수(+1)]

[보유 아이템 : 없음]

[보유 장비 : 가면, 망토]

[호감도 : 14]

[충성도 : 15]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목록에 저장되어 있는 다른 여성들과는 다르게 조교의 수치가 세분화되어 있지 않은 게 화면에 표시되었다.

‘이래서 주의 문구가 없었던 거군.’

한동안 엘레노아의 정보를 살펴보던 나는 이내 한숨을 푹 내쉬며 확인을 눌렀다.

그 후, 조교의 방으로 이동할 거냐고 묻는 알림문구에 곧바로 네를 눌렀다. 그러자 불현듯 눈앞이 어두컴컴해졌다가 이내 서서히 밝아지며 낯익은 방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젠 아주 집 같네.”

쓰게 혀를 차면 주변을 한번 둘러본 나는 이내 1번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방 한 가운데, 양 손과 다리가 구속된 채로 의자에 앉아있는 엘레노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늦어!”

그녀는 방 안으로 들어서는 나를 보는 동시에 크게 소리쳤다.

그 목소리를 들어보건대, 아주 단단히 심통이 나있는 듯이 싶었다.

“죄송합니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거든요.”

이 말과 동시에 나는 늑대에게 물렸었던 어깨를 손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이에 엘레노아는 흐응 소리를 내며 가볍게 콧방귀를 뀌더니 곧 등 뒤에 돋아있는 날개 한 쌍을 파닥파닥 거리며 입을 열었다.

“좋아, 이해해줄게요.”

이리 말한 그녀는 요염하게 웃으며 혀를 날름거렸다.

그 모습이 어찌나도 매력적이던지,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두근 댈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정신을 바짝 추스르며 그녀 쪽으로 한 걸음씩 다가섰다.

‘현재 보유 중인 정기가 385이니까……. 적당히 100 정도만 주면 되겠지.’

꿀꺽, 마른침을 삼킨 나는 그녀 앞에 선 뒤에 의자 옆에 붙어있는 버튼을 눌러 그녀의 구속을 풀어주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 목에 매달려오는 엘레노아다.

“……자, 어서 줘.”

“섹스를 해드리면 되는 겁니까?”

이리 물으며 그녀의 음부 쪽으로 손을 뻗자, 돌연 탁! 소리 나도록 내 손등을 세게 치며 소리치는 엘레노아다.

“섹스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난 아직 처녀라고?”

“네?”

“딱 보면 몰라?”

처녀라는 말에 당황한 내가 이리 되묻자, 엘레노아는 도리어 자기가 황당하다는 듯이 어처구니가 없단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리고는 곧 내 목에 둘렀던 자신의 팔을 푼 그녀는 도로 의자 위에 엉덩이를 깔고 앉으며 손으로 자신의 뿔을 가리켜보였다.

“……내 뿔 보여?”

“보입니다.”

“무슨 색이야?”

그 물음에 나는 그녀의 금색 머리카락 사이에 파묻혀 있는 뿔을 쳐다보았다.

10센티미터 정도 하는 뿔은 위로 곧게 뻗혀있었는데, 그 모습이 딱 도깨비 뿔 모양이었다. 나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입을 열어 대답했다.

“회색입니다.”

“그렇지? 그게 바로 처녀라는 뜻이야.”

“처녀를 상실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검은색으로 변해.”

“아하.”

그 말에 나는 작게 탄성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요컨대 엘레노아 씨는 처녀라는 소리군요.”

“맞아. 너 정말로 하나도 모르는구나?”

이리 물으며 나를 빤히 올려다보는 엘레노아의 태도에 나는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제가 이쪽에 대해선 거의 문외한이거든요.”

“흐음.”

그녀는 작게 콧소리를 내며 내 몸을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나저나 엘레노아 씨는 이제까지 남성의 정기를 펠라치오만으로 갈취하신 겁니까?”

이런 내 질문에 엘레노아는 깔깔 웃으며 다리를 꼬았다.

“여자에겐 여러 가지 구멍이 있다고?”

“그, 그렇군요.”

그 말에 나는 조금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한 가지 의문을 머릿속에 떠올리고는 입을 열었다.

“……그런데 서큐버스는 음마가 아닙니까? 순결을 지키면 오히려 거추장스럽지 않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아. 오히려 우리에겐 소중한 것이지. 서큐버스는 자신의 처녀를 가져간 남성하고만 아이를 낳을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소중히 해야지.”

이리 말하며 눈동자를 살짝 몽롱하게 만드는 엘레노아다.

‘복잡하네.’

음마면서 단 한 명의 사내, 정확히는 자신의 처녀를 가져간 남자하고만 아이를 낳을 수 있다니……. 서큐버스란 참으로 피곤하게 사는 종족이란 생각이 들었다.

뭐, 어차피 내가 알 바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렇군요.”

여하튼 그녀의 설명을 다 들은 나는 고개를 숙이며 그녀에게 사과했다.

“……비록 모르고 한 소리지만, 뒤늦게나마 이렇게 사과드리겠습니다.”

이런 내 사과에 엘레노아는 짓궂게 웃음을 터트리며 자신의 입술을 검지로 툭툭 건드렸다.

“우후후, 괜찮아. 어차피 난 노예인 걸? 주인님한테 강제로 범해진다고 해도 어쩔 수 없지. 대신 엄청 미워하겠지만 말이야.”

이리 말하며 흉흉하게 금색 눈동자를 빛내는 엘레노아다.

‘건들 거면 각오하고 건들라는 건가.’

그 모습에 등으로 식은땀을 흘린 나는 재빨리 입을 열었다.

“걱정 마세요. 저는 엘레노아 씨를 전적으로 존중할 생각이니까요.”

이런 내 말에 엘레노아는 기쁜 듯이 배시시 웃음을 터트리며 혀를 낼름 거렸다.

“어머나, 친절하셔라! 그럼 그 친절의 대가로 저는 주인님에게 여러 가지 구멍을 잔뜩 맛보여드릴게요. 얼마든지 써도 좋아요.”

“영광이군요.”

그 말에 쓰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고개를 절래절래 저은 뒤에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잡아당겼다.

“……그럼 일단, 입 구멍부터 사용해볼까요?”

“아아, 얼마든지.”

이런 내 말에 엘레노아는 얼마든지 환영이라는 듯이 자기 입을 보란 듯이 크게 벌리며 대답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노골적이던지, 내 남근이 그 크기를 단번에 부풀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이런 내 남근의 성난 기세를 엘레노아도 눈치 챈 모양인지, 그녀는 쿡쿡쿡 웃으며 의자에서 내려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 후, 내 바지춤을 끌어내린 그녀는 한껏 발기한 채로 거듭 껄떡이는 내 남근을 손으로 조심스레 감싸 쥐었다.

“……아아, 좋은 냄새.”

킁킁, 내 남근의 냄새를 한번 맡은 엘레노아는 이내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곧 입을 크게 벌려 내 남근을 덥썩 물었다. 그리고는 입술을 거듭 오물오물 거리며 빨기 시작했다.

어찌나 잘 빨던지, 등골이 오싹오싹해지는 기분이었다.

“하으응, 응……. 쯔읍, 응……. 기분 좋아?”

“상당히 좋습니다.”

이런 내 대답에 엘레노아는 두 눈을 반짝이며 기뻐해하는 기색이 내비쳐보였다. 그리고는 곧 남근과 귀두 사이의 틈새를 혀를 핥으며 희롱했다.

“하아, 굉장한 냄새……. 이 냄새, 너무 좋아.”

정말로 좋은 모양인지, 엉덩이 부근에 달려있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느슨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엘레노아다.

========== 작품 후기 ==========

노예와 목록 속 여성의 차이점은 '아인종'이냐 '인간'이냐는 점입니다.

아인종으로는 마족, 천족, 드래곤, 하피, 라미아 등등이 있습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