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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어플-46화 (46/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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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기]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된 나는 그 자리에서 간단한 응급 처치를 받았다.

그 후, 광견병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입원 조치를 받게 되었다.

나로서는 썩 달갑지 않은 소식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사의 말을 싹 무시하고 입원을 거절할 정도로 간담이 큰 것도 아니었기에 얌전히 6인실에 입원하는 수밖에 없었다.

“미안해. 미안해, 괜히 나 때문에…….”

병원 침대에 앉아있는 나를 향해 서연이 몇 번이고 미안하단 말을 꺼냈다.

“괜찮아요. 그보다 회사에 출근해야 되지 않아요? 저는 이제 괜찮으니까, 출근해보세요.”

“그, 그렇지만…….”

코를 훌쩍이며 나를 올려다보는 서연의 태도에 나는 쓰게 웃음을 터트렸다.

확실히 그녀의 목숨을 세 번씩이나 구해준 효과는 굉장했다. 더욱이 나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가면을 쓴 사람이 나타나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더 이상 말 할 것도 없었다.

‘이걸로 완벽하게 용의선상에서 벗어난 건가?’

덕분에 나는 그녀에게서 온갖 호의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심지어 나를 6인실에서 1인실로 옮겨주겠노라고 말을 꺼내기까지 한 서연이었다.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요란을 떠는 것 같아서 점잖게 거절했다. 게다가 기껏 입원해 보았자 나흘에서 일주일 정도일 텐데, 무엇하러 큰돈을 들인다는 말인가?

하지만 그녀는 생각이 조금 다른 모양인지, 나를 어떻게서든 1인실로 옮겨주려고 했다. 이에 나는 그녀 보고 다음에 밥이나 한끼 사달라는 것으로 간단히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어서 가보세요. 전 정말로 괜찮으니까요.”

내가 재차 말하며 그녀를 다독여주자, 서연도 그제야 어쩔 수 없단 표정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리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서연은 절뚝거리며 뒤돌아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금 내 쪽으로 돌아선 그녀는 내 손을 꼭 붙잡았다.

“……퇴근하면 바로 올게.”

“아……. 네.”

이러한 그녀의 태도에 나는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굳이 오지 않아도 될 텐데 뭘 또 오려고 하는지……. 그녀에게 마음의 빚을 지운 건 확실히 내겐 좋은 일이긴 했지만, 조금 과하게 짊어지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차차 갚아나가게 하면 되겠지.’

게다가 나도 그녀에게 딱히 무슨 힘든 일을 시킬 생각도 없고 말이다.

‘……이 기회에 복수를 포기하라고 진지하게 말해볼까?’

확실히 지금 이 상태에서 내가 그녀에게 복수를 포기하라고 말한다면, 그녀도 이런 내 말에 수긍하고 포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계 퀘스트를 포기한 직후, 들렸던 서연의 목소리가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지옥 끝까지라…….’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가슴 한편이 서늘했다.

“가볼게.”

“네, 조심해서 가세요.”

나는 손까지 흔들어가며, 그녀를 배웅해주고는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 후, 나는 곧바로 민서가 소속되어 있는 대한 건설 힐스테이트의 경기 일정을 찾아보았다.

‘여기 있다.’

[대한 건설 VS GS 칸텍스]

(14:00)

다행히도 경기 시간은 오후 2시였다.

지금이 오전 8시니까, 아직 여유가 있었다.

‘집에나 갔다 와야겠군.’

최소한 나흘 동안 입원하게 될 테니, 그 동안 쓸 물품 같은 걸 챙길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퇴원할 때쯤에 입고 갈 옷도 챙겨야 되고 말이다. 이러한 생각에서 나는 몸을 일으킨 뒤에 체크무늬가 그려져 있는 환자복을 입고서 택시를 잡아서 탔다.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사람들의 시선이 심심찮게 느껴져서 택시를 타는 수밖에 없었다.

‘하긴……. 이러고 보면 나이롱환자처럼 보이네.’

아프지도 않으면서 아픈 척 하는 환자나 신앙이 독실하지도 않으면서 겉으로만 신자 행세를 하는 사람들을 빗댄 말인데, 지금 내 상황이 딱 그러했다.

‘……그렇다고 해서 어깨에 나있는 상처를 드러내면서 다닐 수 없으니까.’

쓰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간만에 택시를 타고 가는 호사를 누리며 집에 도착했다.

그 후, 택시비를 지불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입원해 있는 동안 쓸 세면도구와 핸드폰 충전기, 그리고 이어폰을 챙겼다.

“더 챙길 게 있나?”

아무래도 병원에 입원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다 보니 우왕좌왕 댈 수밖에 없었다.

한동안 뭐가 더 필요하진 않을까 고민해보던 나는 이내 입원해 있는 동안 갈아입을 속옷이 좀 더 필요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에서 나는 곧바로 가방 안에 속옷을 몇 개 더 챙겨 넣은 뒤에 갈아입을 옷을 꺼내서 갈아입었다.

“이제야 좀 살 것 같네.”

옅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벗어둔 환자복을 가방 속에 밀어 넣고는 곧바로 집 밖으로 나갔다.

그 후, 나는 지하철을 타고 병원으로 돌아왔다.

“김 유현 환자님이신가요?”

이렇듯 병원으로 돌아온 나는 내 자리에다가 짐을 놔둔 뒤에 환자복으로 갈아입기 위해서 가방을 여는데, 불현듯 뒤쪽에서 나를 부르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누군가 싶어서 고개를 돌려보니, 거기에는 다소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간호사 한 분이 서있었다.

“아, 네. 그런데요?”

“어디에 가셨었나요? 9시에 피 검사 있었다는 거 잊으셨나요?”

“아…….”

그 말에 나는 그제야 피 검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정신이 없어서요.”

“혹시 외출하고 오신건가요?”

“잠깐 옷이랑 세면도구 좀 챙기려고요.”

“외출증은요?”

그 물음에 나는 뒤통수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외출증도 필요한가요?”

이런 내 되물음에 간호사는 한숨을 포옥 내쉬며 입을 열었다.

“다음부턴 제게 꼭 말해주세요.”

“죄, 죄송합니다.”

그 말에 내가 재빨리 고개를 숙여 사과하자, 간호사도 이제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11시에 피검사를 잡아둘 테니까 준비해주세요.”

이리 말을 끝마친 간호사는 그대로 방을 나갔다. 이에 나는 안도의 숨을 내뱉고는 가방 속에 들어있는 환자복을 꺼냈다.

“운이 좋으시네요.”

그 때, 옆쪽에서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요?”

이에 내가 그를 바라보며 물음을 던지자, 그가 우울하게 웃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원래 무단으로 외출 하면 차트에 기록되거든요.”

“기록도 되요?”

“담당 간호사마다 조금 다르긴 한데, 제 간호사는 얼마나 까다로운지……. 어후.”

그는 질색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모습에 어색하게 웃어 보인 나는 이번에 마음씨 좋은 간호사가 내 담당이 되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환자복을 가지고 샤워실로 걸음을 옮겼다.

“서둘러야겠네.”

시간을 보니 어느덧 10시 40분이었다.

분명히 11시에 피검사를 한다고 했으니까, 조금 서두를 필요가 있었다. 이에 아차 싶어진 나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은 뒤에 병실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잠시 기다리자, 아까 전에 봤던 간호사가 병실 안으로 들어와서 나를 데리고 검사실로 들어갔다.

“따끔할 거예요.”

이리 말한 간호사는 고무줄로 내 팔뚝을 묶은 뒤에 알코올을 묻힌 솜으로 팔오금을 두드렸다.

‘이때가 제일 싫은데.’

예전부터 생각한 거지만, 주사를 맞을 때보다 이때가 더 싫었다. 뭐라고 할까? 오소소 소름이 돋는 게, 마치 어떻게 죽일까 간을 보는 것만 같기 때문이었다.

“음…….”

여하튼 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주사기의 바늘이 팔오금을 파고들었고, 곧 주사기 안에 붉은색 피가 가득 차기 시작했다.

“됐어요.”

이 말과 동시에 간호사는 주사기를 뽑은 뒤에 솜으로 지혈해주었다.

“……돌아가서 쉬고 계세요.”

“네.”

이러한 간호사의 말에 나는 고분이 대답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후, 병실로 돌아가서 멍하니 텔레비전을 바라보는데 어느덧 식사 시간이 된 모양인지, 아주머니 한 분이 병실 안으로 들어와 음식이 담긴 식판을 건네주었다.

‘엄청 싱겁네.’

숟가락을 들어 시금치 된장국을 한입 떠먹어보니, 거의 간이 안 된 것처럼 싱거운 맛이 났다.

물론 싱겁게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는 하지만……. 짧게 한숨을 내뱉은 나는 건강식이라고 생각하며 깨끗이 다 먹었다.

‘……어차피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으니까.’

이렇듯 점심 끼니를 때운 나는 식판을 들고 복도로 나와 수거 통 안에 집어넣었다. 그러고 나서 칫솔과 치약을 챙겨 화장실로 간 나는 깨끗이 이까지 닦은 뒤에 병실로 돌아와서 침대 위에 앉았다.

‘할 게 없네.’

이리 생각하며 빈둥거리던 나는 문득 스마트폰을 꺼냈다.

민서의 경기를 기다리는 동안 카톡이나 확인해둘 생각에서였다.

“응?”

이렇듯 스마트폰을 꺼내서 카톡을 확인하는데, 문득 내 눈에 서연에게서 온 카톡이 들어왔다. 이에 무슨 일인가 싶어서 곧바로 카톡을 확인해보니, 거기에는 ‘점심 먹었어?’라는 문자가 적혀있었다.

‘그렇게 걱정되나?’

쿡쿡, 웃은 나는 곧바로 ‘네, 먹었어요. 유 서연 씨는요?’라고 답장을 보냈다. 그러자 보낸 지 10초도 되지 않아서 답장이 날아왔다.

[유 서연 : 난 먹는 중이야. 뭐 먹었어?]

========== 작품 후기 ==========

민서의 경기 한번 보기가 이렇게 어렵다니!

하지만 걱정마세요.

그 만큼 민서의 사랑스러움을 내보일 거니까요. 우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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