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41화 (41/599)

<-- [육성!] -->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확인을 누른 뒤에 이계 퀘스트 목록을 열람해보았다.

[이계 퀘스트]

[이윤이 많이 남는 장사]

교단으로부터 마정석 파편 운송 의뢰를 받은 상단이 출발했습니다. 그들은 일루덴 지방을 가로질러 로던 평야로 향합니다. 상인은 이 일이 위험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서 용병을 다섯 명만 고용했습니다.

때문에 누군가 이 상인이 공격하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순식간에 그들을 죽이고서 마정석을 빼앗을 수 있을 겁니다.

-상단을 습격해서 마정석 파편을 손에 넣으세요. (보상 : 랜덤 스킬 상자)

[호기심 많은 마을 소년]

론다 마을의 소년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반짝이는 돌을 찾기 위해 숲 속을 헤집고 다닙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반짝반짝 빛을 내는 검은색 돌을 발견합니다. 그 돌은 무척이나 아름다워서, 순식간에 소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제 이 돌은 소년의 것입니다. 소년은 그 돌을 품속에 잘 갈무리한 뒤에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보물 1호로 삼습니다.

-소년에게서 마정석 파편을 얻어내십시오. (보상 : 랜덤 아이템 상자)

[트윈 헤드 오우거의 보물]

트윈 헤드 오우거에게는 한 가지 보물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마정석 파편입니다. 트윈 헤드 오우거는 마정석 파편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검은색 광채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트윈 헤드 오우거로부터 마정석 파편을 받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트윈 헤드 오우거로부터 마정석 파편을 얻어내십시오. (보상 : 랜덤 장비 상자)

“이번에는 세 개인가.”

세 가지 퀘스트를 차례대로 읽어본 나는 이내 호기심 많은 마을 소년 퀘스트를 진행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바로 진행하겠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이번 퀘스트에는 유 서연을 데려갈 거니까.’

음흉하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매니저 어플을 종료한 뒤에 시간을 확인해보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시간이 오후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뭐지?”

내가 분명히 집에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오후 9시였다. 그 후, 매니저 어플을 실행하고 이계 퀘스트를 진행하기까지 아무리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도 오후 10시가 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간은 오후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조교의 방하곤 다르게……. 이계 퀘스트를 진행할 때는 시간이 흐른다는 건가?’

확실히 그렇게 생각한다면 말이 되긴 했다.

‘……하지만 뭔가 시간이 안 맞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계 퀘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내가 체감한 시간은……. 어림잡아 2시간에서 3시간은 되었다. 그런데 지금 실제로 흐른 시간은 1시간에 2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그 말은 즉, 절반 밖에 못 미치는 시간이 흘렀다는 말이었다.

“시간이 느리게 흐른 건가?”

말이 안 되는 소리긴 했지만……. 이 어플은 아예 시간을 멈추거나, 현실 속의 사람은 전혀 다른 공간으로 데려가 버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아주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기가 막히네.”

혀를 내두른 나는 이내 몸을 일으켰다.

‘뭐, 일단 준비부터 하자.’

조교의 방과는 다르게 시간이 흐른다는 점이 다소 찝찝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서 사용한다면 그다지 위험하지 않을 게 틀림없었다.

게다가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이계 퀘스트를 수행하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씻고, 옷부터 갈아입자.”

이리 생각을 마친 나는 동굴에서 넘어진 탓에 여기저기 더러워진 옷을 벗은 뒤에 화장실로 들어갔다.

“……다친 곳은 없네.”

거울에 비추어진 내 몸을 이리저리 살펴본 나는 이내 안도의 숨을 내뱉으며 흙먼지 따위로 더러워진 몸을 깨끗이 씻었다.

그 후, 밖으로 나온 나는 곧바로 시간부터 확인해 봤다.

‘오후 11시 54분…….’

이 시간이라면 아직 자고 있지 않을 게 틀림없었다.

‘……혹시 모르니까 새벽 3시쯤에 시작할까?’

너무 늦게 시작하는 감이 없잖아 있긴 했지만, 상대가 유 서연. 그 여자라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생각에서 나는 점심 때 보던 배구 경기를 마저 보며 새벽 3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늦은 저녁, 새벽 3시가 되었을 때 나는 스마트폰을 들어올렸다.

“지금쯤이면 확실히 자고 있겠지.”

쿡쿡, 웃음을 터트린 나는 곧바로 매니저 어플을 실행한 뒤에 이계 퀘스트 [호기심 많은 마을 소년]을 선택했다.

[이계 퀘스트 [호기심 많은 마을 소년]을 수행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이 물음에 나는 곧바로 네를 눌렀다.

[목록에 저장되어 있는 여성이 존재합니다.]

[목록에 저장되어 있는 여성을 데려가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목록에 저장되어 있는 여성을 데려갈 거냐고 묻는 알림문구에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네를 눌렀다. 그러자 곧 화면에 은하부터 시작해서 민서와 서연, 그리고 예은까지 도합 여덟 명의 여성 정보가 나열되었다.

그 목록을 한번 살펴본 나는 이내 한 명의 여성을 선택했다.

물론 그 대상은 유 서연이었다.

[유 서연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이 기회에 의심을 아주 싹 걷어버려야지.’

이리 생각하며 네를 누르자 순간 눈앞이 어두컴컴해졌다. 그리고 잠시 뒤, 주변이 서서히 밝아지더니 곧 내 눈에 숲의 풍경이 들어왔다.

‘어둡네.’

숲 속은 온통 어둠에 잠겨있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니, 하늘은 온통 구름이 잔뜩 낀 것처럼 어두웠다. 게다가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높은 나무들 탓에 음침한 분위기마저 물씬 풍기고 있었다.

“으음…….”

이렇듯 주변을 돌아보고 있는데, 불현듯 아래쪽에서 여성의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나는 아차 싶은 심정에서 곧바로 고개를 숙여보였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잔디밭을 침대 삼아 곤히 자고 있는 유 서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자고 있었군.’

하기야 사람인 이상 새벽 3시까지 안자고 배길 순 없었다.

더욱이 그녀는 직장인이 아니던가? 아침 일찍 출근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잠을 자는 수밖에 없었다.

‘……여기까진 얼추 계획대로군.’

나는 혹시라도 그녀가 깰까,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겨 숲 속에 몸을 숨겼다. 그 후, 나무 기둥 뒤에 완전히 몸을 숨긴 나는 조용히 말소리를 내뱉었다.

“고블린 소환.”

고블린을 소환을 입에 담는 순간 이전에 봤던 고블린 세 마리가 내 앞에 나타났다.

“케르륵!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주인님의 부름에 이렇게 달려왔습니다. 케켓!”

“주인님의 종이 왔습니다! 케켁!”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내 앞에 무릎을 꿇는 고블린들의 모습에 옅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입을 열었다.

“일단 목소리를 낮춰주세요. 아니, 아무런 말도 하지 말아 주세요. 제 말엔 그저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여 주시기만 하면 충분합니다.”

“…….”

이런 내 말에 세 마리의 고블린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이제부터 저는 당신들에게 한 가지 명령을 내릴 겁니다.”

이리 말하며 고블린 세 마리를 번갈아본 나는 이내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유 서연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저기에 누워있는 여성이 보이십니까?”

이 물음에 고블린들이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부터 저 여자를 강간해주세요. 물론 어디까지나 강간하는 척입니다. 옷을 찢고, 말로 협박하는 것까지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강제로 범한다든가, 신체를 때린다던가의 그런 행동은 피해주세요.”

“…….”

“요컨대 저 여자를 겁먹게 만들면 된다는 겁니다.”

이런 내 말에 고블린들이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그 태도를 보아하니, 확실히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좋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해주세요. 그만두는 시기는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리 말하며 손짓하자, 고블린 세 마리가 유 서연을 향해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 서연도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내며 자신 쪽으로 접근해오는 고블린들의 발소리를 들은 모양인지, 작게 신음성을 내며 몸을 꼼지락댔다.

“으음?”

그렇게 몇 번 몸을 웅크렸다 폈다를 반복하던 그녀는 이내 여기가 자기 방이 아니란 것을 깨달은 모양인지,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어? 어?”

적잖게 당황한 모양인지, 그녀는 바보 같은 소리를 내뱉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그녀는 자신의 집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곳은 집도 아닐뿐더러 자신이 아는 장소도 아니었다.

“케르륵.”

“케륵!”

그 때였다.

고블린이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설 요량인지,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꺄아악!!”

당연히 그걸 본 유 서연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서 날카로운 비명성을 터트렸다.

========== 작품 후기 ==========

복수다, 유 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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