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26화 (26/599)

<-- [육성!] -->

손가락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음부에 자극을 주자, 순식간에 민서의 표정이 허물어졌다.

“……절정에 달하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달하셔도 좋습니다.”

손가락을 좀 더 깊숙이 밀어 넣은 나는 움직임을 한층 더 격렬하게 했다.

그녀가 단숨에 절정에 달할 수 있도록 말이다.

“햐읏! 으으윽! 그렇게……. 그렇게 움직이면……. 안 돼, 아! 아으윽!”

의자에 구속되어 있는 그녀의 몸이 몇 차례나 연속해서 경련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끝에 그녀는 탈진감에 휩싸인 듯이 전신을 축 늘어트리며 고개를 숙였다.

간간히 몸을 떨면서 가쁘게 숨을 내뱉는 걸 보아하니, 절정의 여운을 확실히 느끼고 있는 듯했다.

“어떻습니까? 정말로 기분 좋지 않습니까?”

이런 내 물음에 그녀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 태도를 보아하니, 무어라 말을 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냥 좀 솔직해지지.’

그 모습에 쯧쯧, 혀를 찬 나는 손을 빼내며 입을 열었다.

“흐으윽!”

찌걱 소리와 함께 손가락이 질 내에서 뽑혀져 나가자, 민서는 가냘프기 그지없는 신음성을 내뱉으며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도 매력적이던지, 이대로 곧장 그녀를 범해버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아니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그 욕망을 가라앉혔다.

‘……내가 무슨 강간마도 아니고.’

만약에 여기서 내가 그녀를 정말로 강간하게 된다면 나는 더 이상 되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게 되는 셈이었다.

천천히 숨을 고른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뭐, 오늘은 이 정도로 끝내겠습니다.”

“흐읏, 으…….”

“듣고 계십니까?”

“아아……. 으읏, 아…….”

“이런……. 제 말이 들리지 않나보군요.”

아무래도 절정의 여운으로 머릿속이 꽃밭이 되어버린 모양인지, 민서는 제 몸을 쉼 없이 벌벌 떨며 숨을 가쁘게 내뱉었다.

‘일단 이대로 놔둘까?’

어차피 2번 방부터 6번 방까지 한 번씩 둘러봐야 되기도 했고 말이다.

혀를 내두른 나는 방을 빠져나간 뒤에 2번 방 안으로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이 희연 씨.”

“하으, 아! 아아, 윽! 그만! 그만……. 하으윽!”

방 문을 연 순간 화끈한 열기 같은 것이 내 뺨을 세차게 두드렸다.

“꽤 즐기고 계시군요.”

쿡쿡, 웃음을 터트린 나는 바이브의 진동에 어쩔 줄 몰라해하며 몸을 흔드는 여성 쪽으로 다가갔다.

‘엄청 젖었네.’

얼마나 애액을 많이 흘렸는지, 의자 바닥이 애액으로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이 정도면 꽤 많이 올라야 됐을 텐데.’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큼 알람 소리는 들리지 않았었다.

‘아니면 내가 못 들은 걸까?’

이런 생각에서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스마트폰을 꺼낸 나는 매니저 어플을 실행했다.

그 후, 이 희연에 대한 정보를 열람하자 화면에 정보창이 떠올랐다.

[이 희연]

[나이 : 21살]

[직업 : 대학생 2학년 : 자세히 보기]

[개인 능력치 : 자세히 보기]

[쾌감 1단계 0%]

[봉사 0단계 0%]

[고통 1단계 0%]

[수치 0단계 0%]

[애널 0단계 0%]

‘뭐지?’

이 희연의 정보를 확인한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쾌감 수치가 1단계 0%에서 더 이상 오르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고장 났나?’

혹시나 싶은 생각에서 나는 여성의 질 내에 삽입되어 있는 바이브를 잡아, 이리저리 움직여보았다.

“히그으윽!!”

이렇듯 내가 따로 자극을 주자, 그녀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크게 내지르며 고개를 좌우로 거듭 흔들었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쾌감 1단계 0%에서 멈추어 있던 수치가 3%까지 상승했다.

‘설마…….’

그것을 본 나는 깨달을 수 있었다.

‘……방치해두는 조교는 안 된다는 건가?’

그렇다면 어째서 방을 여러 개 둔 걸까?

곰곰이 그 이유를 생각해보던 나는 문득 내 스킬을 떠올렸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머릿속에 떠오른 스킬을 애써 부정해보지만, 부정하면 부정할수록 점점 더 뚜렷하게 떠올렸다.

‘……고블린.’

고블린에게 겁탈당하는 여성의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린 순간, 절로 욕지기 터져 나왔다.

세상에! 스킬로 고블린 소환해서 여성을 겁탈하다니!

이 어플,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매니악한 게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깨는데.’

고개를 가로저은 나는 재빠르게 스킬에 대한 생각이 접었다.

세상에 그 어떤 여성이 인외생물에게 겁탈당하고 싶어 하겠는가?

만약에 내가 그 여자의 입장이 되어서, 고블린이나 오크에게 겁탈당한다고 생각하면……. 이건 단순히 트라우마를 넘어서 자살의 이유가 될지도 몰랐다.

‘……잊자. 일단 잊자.’

애써 마음을 가라앉힌 나는 여성의 질 내에 삽입된 채로 진동을 일으키고 있는 바이브를 뽑아내었다.

“햐읏!”

찌걱 소리와 함께 바이브가 뽑혀나가자, 여성의 입술 사이로 자지러지는 신음성이 새어나왔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그녀의 눈동자에 초점이 돌아왔다.

바이브가 뽑혀나가니, 어느 정도 제정신이 드는 모양이었다.

“이 희연 씨.”

그것을 확인한 나는 그녀를 똑바로 마주보며 불렀다.

“네, 네. 네!”

이런 내 부름에 그녀는 세 번 씩이나 연달아 대답하며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내가 없던 동안 아주 호된 꼴을 당한 모양이었다.

하긴 신체의 민감도를 60%나 올려주는 방 안에서 바이브가 꽂힌 채로 방치되었다.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몇 번이고 절정에 달했을 게 틀림없었다.

“자신이 무엇을 잘 못 했던 건지, 좀 생각해보겠습니까?”

나는 마치 어린아이를 타이르듯이 조곤조곤 물음을 던졌다. 그리고 이런 내 물음에 그녀는 도록도록 눈동자를 굴리며 조심스럽게 말소리를 내었다.

“나, 남자 친구 몰래 바람을 피워서…….”

“…….”

전혀 예상지도 못 한 고백에 나는 그만 벙찐 표정을 짓고 말았다.

‘바람이라……. 뭐, 그것도 큰 잘못이긴 하지.’

쩝, 입을 다신 나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아뇨, 그것 말고요.”

“네? 그, 그거 말고요?”

덜덜 떠는 목소리로 물음을 던지는 여성의 태도에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여자, 글러먹었다.

정말로 대학생이 맞는 지나 싶었다.

“어쩔 수 없군요. 좀 더 반성하셔야겠습니다.”

이리 말하며 바이브를 다시금 질 내에 삽입하려 하자, 돌연 여성이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이 소리쳤다.

“자, 잔디에 들어가서! 잔디에 들어가서 그런 거죠? 그렇쵸! 제 말이 맞죠?”

“호오.”

그 말에 나는 조금 감탄성을 내뱉었다.

“다시는 안 들어갈게요! 절대로! 잔디에 안 들어갈게요!”

거듭 소리쳐 말하는 여성의 태도에 나는 바이브를 도로 거두었다.

“제가 원한 대답은 아니지만, 태도가 바람직하군요.”

“그, 그럼…….”

“좋습니다. 그럼 이걸로 용서해드리겠습니다.”

이 말과 동시에 나는 바이브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네?”

“간단합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가거든 경비 아저씨에게 잘 못 했다고 사과하세요. 아시겠습니까?”

이런 내 말에 그녀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네, 네! 그렇게 할게요! 잘 못 했다고 몇 번이라도 말할게요!”

“좋습니다. 생각보다 착하시군요. 누구랑은 다르게요.”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그녀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주었다.

띠링!

그리고 그 순간, 손에 들려있던 스마트폰에서 알림 소리가 들려왔다.

[축하합니다, 조교 대상의 봉사를 0단계에서 1단계로 상승시켰습니다.]

[단계 상승에 따른 정기가 주어집니다.]

[정기는 조교를 끝마칠 시에 정산됩니다.]

물론 그 대상은 내 눈 앞에 있는 여성이었다.

‘이런 것으로도 오르나보네.’

아니, 애당초 0단계에서 1단계로 올리는 작업이 너무나도 쉬운 것일지도 몰랐다.

실제로 단계가 올라갈수록 퍼센트가 천천히 쌓이니 말이다.

“저, 저기…….”

문득 희연이 나를 불렀다. 이에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자, 희연이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이제 용서해주시는 건가요?”

“아, 네. 물론입니다. 제가 방금 전에 말한 조건만 잘 따라주신다면요.”

“거, 걱정 마세요! 바로 사과할 테니까요.”

“좋습니다. 아주 듬직하군요.”

이리 말하며 그녀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준 나는 ‘그럼 여기서 좀만 더 기다리고 계세요.’라고 말한 뒤에 방을 나갔다.

그 후, 다른 방들도 2번 방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행동하며 반성시켰다.

물론 2번 방의 희연과는 다르게 끝까지 고집을 피우며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 여자도 있었다.

“신 예은 씨, 다른 분들은 이미 자신들의 잘 못을 뉘우쳤습니다. 지금 이렇게 고집을 피우고 계신 건, 신 예은 씨 혼자입니다.”

“그, 그래서 어쩌라고……! 그래, 내가 잘 못 한 건 나도 알아! 근데 경찰도 아닌 네가 무슨 권리로 우릴 이렇게 다루냐고! 네가 뭔데!!”

씩씩 거리며 화를 내는 그녀의 태도에 나는 혀를 내둘렀다.

‘확실히 내겐 이럴 권리가 없지.’

원론적인 문제였다.

난 경찰도 아니고, 이 문제의 당상자도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이상한 힘을 가진 제 3자에 불과했다.

그런 내가 이런 행동을 하는 건, 확실히 이상한 것이었다.

“인정합니다. 신 예은 씨, 입장에서 보기에 저는 아무것도 아니죠.”

“…….”

“하지만 이것 한 가지만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이 말과 동시에 나는 그녀의 턱을 잡아, 나를 똑바로 마주보도록 만들었다.

“……살면서 적어도 남에게 민폐는 끼치지 맙시다.”

이리 말하며 그녀의 턱을 놓아준 나는 조교를 끝마치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들어올렸다.

띠링!

[축하합니다, 조교 대상의 수치를 0단계에서 1단계로 상승시켰습니다.]

[단계 상승에 따른 정기가 주어집니다.]

[정기는 조교를 끝마칠 시에 정산됩니다.]

그 순간, 알림소리와 함께 수치 단계가 상승했다는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이런 걸로도 수치심이 상승하는 건가?’

뭐, 대상의 자존심이 강하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어깨를 으쓱인 나는 그대로 조교를 종료했다.

[조교에 따른 정기를 정산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사용자는 현재 130의 정기를 획득했습니다. (누적 정기의 양 200)]

이 후 현실로 돌아와 정산을 확인해보니, 무려 130의 정기를 획득했다는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꽤 많이 받았네.’

기껏 해봐야 50에서 70정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내 생각과는 다르게 130이라는 꽤 많은 양의 정기가 모였다.

‘……민서한테서 얻은 정기의 양을 고려 해봐도, 30에서 50정도의 정기를 더 얻은 셈인가?’

예상지 못한 수확에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스마트폰에서 시선을 떼어낸 뒤에 경비 아저씨와 옥신각신 말다툼을 하고 있는 학생들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 작품 후기 ==========

후후, 정기가 그렇게 쉽게 모일리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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