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성!] -->
“네? 그, 그게 정말인가요?”
“그래! 정말이라니까?”
한껏 격앙된 목소리로 소리쳐 대답하는 감독의 태도에 민서는 저도 모르게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하, 하지만……. 왜요?”
“왜긴 왜야? 이번에 민 주희 선수가 부상당해서 그렇지. 골절이래. 전치 2주짜리!”
“네? 하지만 민 주희 선수는 후보……. 아!”
말을 하던 도중 민서는 그만 저도 모르게 감탄성을 내뱉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주전으로 활약하던 서 유인 선수는 저번 주에 있었던 경기에서 부상당해서 지금 회복 중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후보 선수까지 부상당하게 되었으니, 자연스레 그 자리를 대신할 선수가 없어진 것이었다.
“이제 이해돼? 그래서 다들 난리 났었어. 유인이 다음으로 주희까지 부상당했으니까!”
“저, 그런데 왜 제가…….”
“당연히 내가 힘껏 밀어줬지!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밀어준 것도 아니야. 민서, 너도 알고 있지? GS 칼텍스 전까지 삼일 밖에 안 남은 거.”
“아, 네.”
“이 상황에서 팀 호흡을 맞추려면 그나마 좀 경험이 있고, 안면이 있는 사람이 좋지 않겠어? 게다가 지금 현역 중엔 네 동기들도 많잖아.”
이 말에 민서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고 말았다. 비록 2부 리그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자신의 동기들은 이미 프로 무대에서 당당히 활동하고 있었다. 그걸 보고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더욱이 그들이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코트 위에서 뛰는 걸 볼 때면, 스스로도 참을 수 없는 자괴감이 시달리곤 했었다.
자신도 그들처럼 팬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당당하게 코트 위에서 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이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 되어서, 바로 눈앞에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이번에 잘 하면 확정 멤버가 될지도 몰라.”
이리 말하며 감독이 민서의 어깨를 꽉 잡자, 순간 그녀의 몸이 절로 힘이 들었다.
“그러니까 열심히 뛰어! 아마도 이게 네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이 말에 민서는 당장에라도 터져 나올 것 같은 울음을 꿀꺽, 삼키며 대답했다.
“네, 감독님! 열심히 뛰겠습니다!”
∴ ∵ ∴ ∵ ∴
[조교에 따른 정기를 정산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사용자는 현재 25의 정기를 획득했습니다. (누적 정기의 양 70)]
“휴.”
현실로 돌아온 나는 가볍게 심호흡을 했다.
‘일단 잘 된 것 같네.’
혹시라도 민서가 내 제안을 거절하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도 그녀는 내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여주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 말을 아주 믿는 눈치는 아니었지만…….
‘……상관없겠지. 어차피 난 확인만 하면 될 뿐이니까.’
이리 생각한 나는 곧바로 직위 상승 아이템을 김 민서에게 사용했다.
[‘직위 상승(1회)’를 김 민서에게 사용하시겠습니까?]
[주의. 현재 사용하시려는 아이템은 1회용입니다. 한 번 사용한 이후,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네 / 아니요]
사용 여부를 묻는 알림문구에 나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곧바로 네를 눌렀다.
[축하합니다!]
[김 민서의 직위가 상승했습니다!]
[김 민서의 정보를 열람해보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된 건가?”
꿀꺽, 마른침을 삼킨 나는 곧바로 김 민서의 정보를 열람했다.
[김 민서]
[나이 : 27살]
[직업 : 현대 건설 힐스테이트 2부 리그 소속(임시) : 자세히 보기]
[개인 능력치 : 자세히 보기]
[쾌감 2단계 0%]
[봉사 0단계 11%]
[고통 0단계 87%]
[수치 2단계 23%]
[애널 0단계 0%]
“오…….”
레벨이 2에서 3으로 오르더니, 제법 매니저 어플다운 기능이 생겼다.
나는 작게 감탄성을 내뱉고는 개인 능력치 옆에 적혀있는 자세히 보기를 눌렀다.
[개인 능력치]
[기술]
개인기 54 토스 46
득점 결정력 77 블로킹 53
마크 능력 55 서브 51
[특성]
공격위치 71 천재성 67
리더쉽 61 침착성 43
수비위치 41 팀워크 63
예측력 56 판단력 76
집중력 54 활동량 51
창조성 62 외모 71
노력 75
[신체]
균형감각 65 순간속력 61
점프력 68 민첩성 54
지구력 62 체력 61
[정신]
일관성 53 중요경기 46
다재다능 61
“이거 꽤 본격적인데…….”
다행히도 김 민서의 개인 능력치를 보는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에 적혀 있는 단어는 그저 한 눈에 보는 것만으로도 확실히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내가 배구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탓에 이게 과연 좋은 능력치인지, 안 좋은 능력치인지 쉽사리 판단이 서질 않았다.
‘음……. 딱 보니까 공격수 쪽인 거 같은데.’
다른 선수와 능력치를 비교할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유감스럽게도 다른 선수의 능력치를 확인하려면 내 목록에 포함시키는 방법 밖에 없는 모양이었다.
결국 현재로서는 다른 선수의 능력치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능력치는 못 올리는 건가?”
혹시나 싶은 생각에서 아무 능력치나 선택하자, 돌연 화면에 새로운 알림문구가 떠올랐다.
[개인기(54)의 점수를 상승시키시겠습니까?]
[개인기(54) 1점수 상승시키는데 필요한 정기는 10입니다.]
[상승시키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꽤 싸네. 혹시 낮은 능력치라서 그런 갈까?”
이런 생각에서 아니오를 누른 나는 곧바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는 득점 결정력을 선택해보았다.
[득점 결정력(77)의 점수를 상승시키시겠습니까?]
[득점 결정력(77) 1점수 상승시키는데 필요한 정기는 100입니다.]
[상승시키시겠습니까?]
[네 / 아니요]
“미친…….”
갑자기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요구 정기 양에 나도 모르게 욕 소리를 내뱉고 말았다.
이거 완전히 바가지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해보면 이게 정당한 요구일지도 몰랐다.
일단 이건 다른 어떤 노력도 필요 없이, 자신의 능력치를……. 터치 한 번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심지어 타고는 것까지도 말이다.
“그래, 세상에 쉽게 얻는 게 어디 있겠어.”
숨을 고른 나는 개인 능력치 창을 종료한 뒤에 이번에는 직업의 자세히 보기를 선택해보았다.
[직업]
이름 : 김 민서
국적 : 대한민국
나이 : 27세 (1989.07.21)
출생지 : 서울, 대한민국
신체 : 177cm - 64kg
포지션 : L / R
출신 학교 : 추계초 / 서울중앙여중 / 서울중앙여고
소속 : 현대 건설 힐스테이트 2부 리그 소속(임시)
연봉 : 0원 (미협상)
서전트 높이 : 40cm
사용언어 : 한국어
에이전트 : 없음
“오……. 이런 거까지 나오는 거야?”
생각 이상으로 자세히 나온 정보창에 나도 모르게 감탄성을 내뱉고 말았다.
‘서울 출신이구나. 그리고 키가……. 역시 배구 선수라서 그런지 크네.’
나는 현실에서 보았던 김 민서의 모습의 떠올렸다.
확실히 평범한 운동화를 신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신장은 상당히 큰 편이었다.
실제로 그녀는 자신의 친구인 유 서연을 압도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얼마나 압도했으면 힘으로 그녀를 식당 밖으로 끌어냈었겠는가?
끌끌, 혀를 찬 나는 정보창을 끈 뒤에 매니저 어플을 종료했다.
“후, 일단……. 밥부터 먹으면서 생각해보자.”
이리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서 집 밖으로 나갔다.
========== 작품 후기 ==========
틀린 거...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