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매니저 어플-3화 (3/599)

<-- [매니저 어플] -->

‘진짜로 조교를 해야 되는 건가.’

답답함에 한숨을 푹 내쉰 나는 일단 내 앞에 앉아있는 여성을 바라보았다.

일단 겉보기에는 은하를 닮았지만, 알맹이는 전혀 다른 인물이라고 볼 수 있었다.

애당초 은하는 이런 성격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아마도 은하였다면 다짜고짜 나를 향해서 걸쭉한 욕설을 내뱉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여성은 은하가 아니었다.

나를 여기로 데려온 사람이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조사가 덜 된 듯이 싶었다.

‘……침착하자.’

떨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킨 나는 화면에 떠올라있는 다섯 가지 항목을 살펴보았다.

‘쾌락, 봉사, 고통, 수치, 애널…….’

단어만으로도 대충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쾌락이라고 하면 아마도 방금 전에 본 바이브나 로터 같은 것으로 눈앞의 여성을 애무하는 것일 테고, 봉사라고 하면 상대로 하여금 내게 봉사하도록 만드는 것일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고통이라면 역시…….

‘……SM인가.’

채찍으로 때려서 조교를 한다니…….

지극히 정상적인 범주 안에 들어있는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성적 취향이었다. 여하튼 나는 다음으로 넘어갔다.

수치, 이것은 여성에게 성적인 희롱을 가한다는 것이 틀림없었다. 예를 들어, 야외 노출이라든가 말이다. 하지만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온통 꽉 막힌 벽뿐이었기에 나가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았다.

애당초 출구가 어디에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 내 눈에 보인 문이라고는 1번부터 10번까지 적혀있는 문뿐이었으니 말이다.

으득, 이를 간 나는 마지막으로 눈길을 주었다.

‘애널이라…….’

무언가 상상하기 싫은 것이었다.

여하튼 다섯 가지 항목을 둘러본 나는 이내 여성을 바라보았다.

‘더럽게 닮았네.’

보면 볼수록 은하를 쏙 빼닮아있었다.

뭔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죄책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방금 전, 화면에 떠오른 알림문구가 정말로 사실이라면 내가 조교 수치를 최소 1단계 이상 올려야지만 여기서 나갈 수 있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천천히 숨을 들이켠 나는 쾌락을 선택했다.

이왕이면 게임을 진행하는 것처럼 자동으로 진행되었으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그건 무리인 모양인지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에 화면에 쾌감 0단계, 0%라는 표시가 떠올랐다.

‘직접 하라 이건가.’

으득, 이를 간 나는 여성 쪽으로 시선을 주었다.

이렇게 된 이상 착실하게 쾌감 수치를 1 이상 올려서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아, 아저씨……?”

내 시선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낀 모양인지, 여성이 덜덜 입술을 떨며 나를 불렀다.

그 모습에 무어라 말이라도 건네줘서 안심시켜주고 싶었지만, 생긴 게 은하를 너무 닮아 있어서 목소리를 내기가 꺼림칙했다.

실수다.

괜히 아는 사람을 골랐다!

이런 빌어먹을 게임인 줄 알았다면, 안면도 없는 생판 남을 고르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를 해보았자, 이미 늦은 일이었다.

애써 마음을 다그친 나는 여성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시, 싫어!!”

내 손이 여성의 가슴에 닿자, 순간 여성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몸을 이리저리 비틀었다. 하지만 양 손과 다리가 의자에 단단히 구속되어 있는 탓에 내 손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제, 제발 놔주세요! 이건 범죄라고요……. 그러니까 제발……!”

여성의 우는 목소리가 내 가슴을 강하게 두드렸다.

“……엄마, 아빠……. 엉엉, 엉!”

미칠 듯한 죄책감이 내 전신을 무겁게 짓눌렀다.

‘나도 좋아서 이러는 게 아니라고!’

이 죄책감에 나도 뭐라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누가 보더라도 지금 이 상황은 내가 그녀를 강제로 감금해서 희롱하고 있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가면을 쓰지 말아야했는데.’

이럴 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얼굴을 드러내서 이 상황을 설명하는 거였는데……. 하지만 이제와서 그렇게 하기엔 너무나도 늦었다.

‘빨리 끝내자.’

마음을 굳게 먹은 나는 내 손바닥에 닿아 있는 여성의 가슴을 꽉 움켜쥐었다.

“햐읏!”

일순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방 안 가득 울러 퍼졌다. 동시에 여성의 신체가 크게 날뛰었지만, 사지가 구속되어 있는 탓에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걸 확인한 나는 좀 더 과감하게 여성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으으, 읏…….”

여성은 어떻게든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입술을 꾹 다물었다.

뚝뚝, 떨어지는 눈물방울이 내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여기서 그녀를 내보내주기 위해서는 이러는 수밖에 없었다.

‘미안.’

나는 속으로 사과하며 여성의 가슴을 몇 번 어루만졌다. 그러자 윽윽, 소리를 내며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여성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나는 왼손에 쥐고 있던 스마트폰을 들어 올려서 수치를 확인했다.

‘……올랐다!’

놀랍게도 화면에는 쾌감 0단계, 1%라는 표시가 떠올랐다.

그걸 보아하니,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제대로 된 것인 모양이었다.

이를 확인한 나는 좀 더 과감하게 나가고자, 여성의 윗옷을 풀어헤친 뒤에 브래지어를 벗겨내었다.

“으윽!”

그 후, 분홍빛 유두를 손끝으로 꼬집듯이 잡아당겼다.

“……히익!”

또다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동시에 내 손 끝에 잡혀있는 유두가 조금은 단단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설마 느끼고 있는 걸까?

슬쩍 여성의 눈치를 살펴보지만, 딱히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울고, 불쾌해하고, 고통스러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가슴을 애무한 덕분인지, 수치가 1%에서 4%로 크게 상승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신체를 노출시켜서, 직접 만져주는 게 더 큰 효과를 보는 모양이었다. 무척이나 간단명료했다.

“흐윽, 읏.”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파악한 나는 스마트폰을 주머니 안에 집어넣은 뒤에 여성의 가슴을 어루만지는데 집중했다.

‘그나저나 이 가슴……. 꽤 큰데.’

펑퍼짐한 옷에 가려져 있었던 탓에 작을 거라고 생각했던 여성의 가슴은 생각보다 큰 볼륨감을 자랑했다. 거기다가 유륜도 딱 보기 좋은 크기를 가지고 있었다. 예전에 사귀었던 여자 친구보다도 훨씬 좋은 가슴이었다.

‘……은하도 이 정도일까?’

순간 나도 모르게 여성과 은하를 겹쳐서 보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재빠르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 생각을 떨쳐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은하를 생각하다니! 그 왈가닥을 말이다! 기가 차는 것을 느끼는 나는 재빠르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집중하자.’

나는 서둘러 이 일을 끝낼 생각에서 여성의 가슴에 집중했다.

“으, 읏…….”

유두의 끝을 손가락으로 살살 긁으며 자극을 주자, 낯간지러움을 느끼는 모양인지 여성의 입술 사이로 가느다란 비음이 새어나왔다.

‘이건 좀 느끼는 것 같은데?’

나는 혹시나 싶은 생각에서 왼손을 여성의 하복부 쪽으로 손을 옮겼다.

물론 오른손은 꾸준히 여성의 가슴을 어루만져주고 있었다.

“자, 잠깐……. 어딜? 햐읏! 싫어……!!”

여성의 다리 사이로 왼손을 밀어 넣자, 순간 여성의 입술 사이로 절망어린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녀는 혐오감과 공포감이 한데 뒤엉킨 표정을 지어보이며 눈물방울을 쉼 없이 떨어트렸다.

‘울지 마라, 제발.’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 했다.

나는 나 나름대로 빨리 끝내려고 이렇게 하는 건데, 상대는 이런 내 태도를 오해하고 있었다.

‘……빨리 끝내자. 빨리.’

나는 이리 생각하며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은 뒤에 팬티의 매끌매끌한 표면을 손끝으로 살살 어루만져주었다. 그러자 읏! 하고 소리를 내며 등허리를 빳빳하게 세우는 여성이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내 손길을 착실하게 느끼고 있는 모양이었다.

‘처녀인가보네.’

반응이 딱 처녀의 반응이었다.

낯설어하고, 부끄러워하고……. 또 수치스러워하고 있었다.

“그, 그만……. 제발, 그만둬주세요!”

여성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또다시 내 손목을 부여잡았다.

하지만 나는 결코 손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손끝에 닿고 있는 팬티를 옆으로 젖혀서 음부를 직접적으로 어루만졌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