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화 〉 윤간 이벤트 : 불량 고양이에게 패배 돌림빵
* * *
다음날 아침. 다같이 일어나서는 간단하게 씻고 길드 사무소에 갔더니, 아무도 의심을 하질 않았다.
아니, 오히려 초보 모험가라고 배려 해 주기까지 하니. 좀 희한하다 싶을 수 밖에 없다.
“이 몸의 마법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지!”
라고 하면서, 어깨를 으쓱하며 가슴을 출렁 거리는 리리스. 평소와 달리, 온 몸을 덮는 묘한 가죽옷을 입고 있었는데. 저게 평소에 입고 다니는 배꼽이 보이는 옷 보다 더 야하다는건 알고 있으려나.
마치 레오타드를 입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거기다 메르는, 곁에서 내 손을 마주잡은채로 로브를 뒤집어 쓰고 있는데. 어쩐지 누나 같은 표정으로 나를 돌보듯이 하고 있었다.
“그러게요. 귀도 감출 수 있으니 편하기는 하네요.”
리리스의 변신 마법 덕분에, 대놓고 바깥에 돌아다녀도 누구도 마족이라고 하지 않는 묘한 상황 이었다.
“꼬리 흔들 거리는거 은근히 귀여웠는데. 특히 정액 븃븃 쌀때마다, 쫑긋 거리는거 엄청 사랑스러웠어.”
슬그머니 보이지 않는 꼬리에 손을 얹는 리리스의 행동에, 저도 모르게 히긋 하고 숨을 내뱉고 만 것이다.
어째서인지 꼬리와 귀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민감해서. 누가 살짝 대기만 해도 펄쩍 뛰어 버리고 마니까.
거기다 저도 모르게 발딱 서 버려서...
“어머어머, 설마 방금 리리스가 꼬리 만진 것 때문에 흥분 한 거에요? 음탕하기도 하셔라.”
귓가에 조그마하게 속삭이는 메르의 목소리. 슬쩍 마법으로 가려져 있는 사타구니에 손을 얹고서 슥슥 어루만지며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퀘스트가 있으니까... 나중에 천천히 풀어 드릴게요.”
싫은 것 마냥 고개를 옆으로 돌려 버리면서도, 속으로는 밤이 기대되서 죽을 것 같은건 당연한 일 인가.
하지만, 메르의 말이 딱히 틀린건 아니니까. 지금은 해야 할 임무가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미루어야 했다.
‘퀘스트’
하고 속으로 읊조리자 눈앞에 뜨는 퀘스트창.
[초급 임무 : 고양이떼 퇴치]
[제국 마을에 고양이의 숫자가 늘어났습니다. 고양이들의 거처로 보이는 낡은 집에 들어가 고양이를 모두 쫒아내거나 살해 하세요.]
[처리해야 하는 고양이의 숫자 0/10]
작중에서 이때 나오는 고양이는 전부 처치하거나 내쫒으면 되는데, 보수가 은근히 짭짤한 임무였지 아마.
솔직히 당장은 이런거 말고, 드래곤 잡으러 가고 싶었지만... 리리스와 메르는 아무래도 내가 걱정되었던 건지 이런 초급 임무를 맡아 버린 것이다.
망할... 드래곤 눈나한테 따먹혀 보고 싶었는데!
투덜투덜 거리니, 작작 좀 하라는 듯 꼬리를 슬쩍 어루만지는 리리스. 이 둘에게 나는 심하게 약한 녀석이니, 이런 취급인것도 당연한 일 이려나...
“그치만... 드래곤 사냥 해 보고 싶었는걸!”
그렇게 한마디 해 주니 귀를 쓰다듬으면서, 내 앞에 주저앉아서는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는 메르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드래곤을 잡으려면 좀 더 강해져야죠. 지금은 전사로서 행동하기에는 너무 미숙해서 좀 더 숙련되어야 드래곤을 잡을 수 있어요.”
일부러 약하다 같은 말을 빼서 돌려 말 하는 메르 대단해!
물론 다 알아 들었지만, 모르는 척 하는게 낫겠지.
“읏... 아, 알겠어. 그렇지만, 고양이 사냥이라니 너무하잖아.”
“뭐 어때, 그런 잡일 해 주고 돈 받으면 오히려 좋은거지.”
“사실 돈 같은거 필요 없는데요. 그냥 저희 토끼굴로 가서, 열심히 아기 만들기 하면 하룻밤 정도는 재워 줄 수 있는데.”
아, 그건 좀.
솔직히 한번 더 토끼굴에 들어갔다가는 너무 행복해서 제 발로 눌러 앉아 버릴 것 같으니까.
그러면... 따먹힐 수가 없잖아!
메챠쿠챠 마물 누나들에게 따먹히고 싶은거지, 어디 구석에서 꽁냥꽁냥 행복하게 살 생각은 추호도 없거든!
그것도 솔직히 썩 나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어쨌든 메르와 리리스, 아리네스는 모두 미녀니까 꽁냥꽁냥 대면서 는실난실 아기 만들기만 하며 모유쪽쪽 빠는것도 썩 나쁜 일은 아닐 터였다.
그치만... 그러면 뭔가가 부족한걸!
기왕 이런 몸을 가진 데다가, 레벨까지 드럽게 높으면 마물 누나들에게 따먹히면서 하나하나 보지맛을 봐야지. 어디서 꽁냥꽁냥 살기에는 자지가 아깝잖아!
살살 귀를 쓰다듬어 주기 시작하는 리리스의 손길은, 평소와는 다르게 사뭇 시원하게 느껴졌다.
왠지 정욕 보다는 모성애가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약간 미묘한 느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엘더 서큐버스에게서 모성애라니, 자지가 뽑힐 정도로 쪽쪽 짜이길 바란건데 히잉...
길고양이의 거처가 되어버린 집은, 임무를 받은 사무소가 있는 마을에서 족히 한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낡은 집 이었다.
아무리 봐도 고양이가 아니고 귀신이 살아야 할 것 같은 꼬라지인데. 낡아빠진 문짝에서는 문이 덜렁덜렁 걸려서는 흔들 거리고 있는데다가, 창문이 바깥으로 떨어져 나와서는 깨져 있기까지 했으니까.
거기다 은연중에 불어오는 바람결에, 소름끼치는 휘파람 소리가 섞여 있으니... 의외로 소름이 쭉 끼친다고 해야할까.
저도 모르게 꼬리를 바짝 세워 버린 것 같다. 뒤에서 킥킥 거리면서, 리리스가 귀엽다는 듯 꼬리를 살살 어루만져 대고 있었던 것이다.
“진짜 저 폐가에 들어가야 된다고?”
“어머나, 귀신 같은걸 무서워 하는 건가요?”
아니, 귀신은 무섭지 않은데. 솔직히 여기서 귀신이면 오히려 따먹힐 수 있으니까 좋아. 하지만, 파상풍이나 상처 나는건 귀찮고 아프잖아!
“따, 딱히 귀신은 무섭지 않은데.”
“늑대 마물 주제에 귀신을 무서워 하면 쓰나요. 멍멍 짖는 소리로 다 쫓아내 버려야죠.”
“귀신 쫒는건 고양이 아냐?”
“늑대도 기가 세니까, 대충 비슷하지 않을까요 서방님?”
그렇게 되나? 하긴, 늑대 같은게 귀신한테 쪼는게 더 이상하지.
미묘한 농담을 하면서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런데, 갑자기 메르의 귀가 쫑긋 솟으면서 내 어깨를 꽉 부여 잡았다.
“잠깐만요.”
리리스도, 뭔가 이상한 듯 날개를 살짝 펼치면서 앞을 들여다 보는데... 혹시 뭔가 이상한 거라고 발견한 건가?
설마... 진짜 귀신이라도 있는거야?
그리 생각하고 있는데, 이내 메르가 특유의 묘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 했다.
“아무래도 여기서부터는 흩어져서 내쫓는게 나을 것 같네요.”
“어...? 갑자기?”
“고양이 쫒는데 다같이 몰려 다닐 필요는 없잖아. 그렇지?”
“그렇죠, 뭐 별일이나 있으려구요.”
어쩐지 둘이서 방실방실 웃으면서 흩어지자고 하는게, 딱 공포영화의 돌입부인데.
이제 혼자 떨어져 있다가 하나씩 하나씩 각개격파 당하고, 마지막으로는 귀신에게 메챠쿠챠 따먹히는 건가...
오히려 좋아!
“그럴까. 빨리 일 끝내면 좋으니까.”
어깨를 한번 으쓱 하면서, 손에 슬쩍 번개를 쥐었다. 어지간한 귀신이라도 이런 번개 쯤이면 바로 바삭하게 구워 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였다.
“그럼, 저는 위층으로 가 볼테니까. 리리스는 마당을 살펴봐 주세요.”
“나는?”
“서방님은 지하실을 확인해 줘요.”
아, 이거 진짜 그거다. 공포영화의 시작장면이야...
귀신에게 따먹힐 수 있어!
“읏... 알겠어. 그럼 출발한다!”
총총히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가면서, 등 뒤로 둘이 흩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진심인거 같은데? 속으로는 살짝 기대했더니만 이게 뭐람...
귀신같은게 있다는걸 알아채고 일부러 혼자만 보내는줄 알았는데, 저 녀석들 진짜 빨리 끝내고 싶은 모양이다.
의외로 내가 따먹히는걸 보는걸 좋아하니까.
하긴, 이런 기분나쁜 곳에 있고 싶은게 이상하지.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서는 손에 번개를 쥐고 있어서, 빠직거리는 소리가 온 사방에 들리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주변에 뭐가 있는지 전혀 몰랐다는 소리인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저 녀석들 알고서 내려 보낸게 틀림 없어. 그게 아닌 다음에야 굳이 흩어질 리가 없으니까.
지하실 특유의 눅눅한 냄새는 나지 않았다. 망가진 바닥 사이로 난 구멍에 햇살이 비쳐 들어와서, 안쪽은 오히려 풀이 우거져 있는 공원 같은 공간 이었던 것이다.
의외로 폭신한 풀밭에 발을 들이자, 작게 갸르릉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냥냥 거리는 작은 울음소리. 귀신은 커녕 진짜 고양이가 있는 모양인데, 진짜 실망이야.
“뭐야... 진짜 고양이인가. 여기서 썩 꺼져!”
라고 하면서 손에 든 번개를 내려 찍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불쑥 튀어나오는 묘한 인영. 햇살 아래 보이는 것은, 왠 여인 이었다.
가슴과 사타구니만 겨우 가리는 복슬복슬한 검은 털을 가진 여인. 갈색으로 농익어 있는 피부색이, 어쩐지 몹시도 야하게 보였다.
머리 위로는 검은색 귀가 쫑긋 거리는 데다가, 등 뒤로 나풀나풀 흔들리고 있는 검은 꼬리까지.
가만히 바닥에 주저 앉은채, 고개를 갸웃 갸웃 거리고 있는데다가 이상하리만치 야하게 보이는 금색 눈으로 날 보고 있으니 약간... 부끄럽다고 해야할까.
확실히 고양이 마물 답게 요망하다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
“뭐냥, 왠 인간이 여기에 온 거냥?”
“아, 그, 어... 네 녀석들을 쫒아내려고 온 거다!”
그리 말 하며 손에 번개를 쥐었다. 물론 속으로는 패배할 생각이 가득 했지만, 솔직히 이거 제대로 되려나 싶은데.
아무리 손대중 해 줘도, 잘못하면 번개 한방에 골로 가는거 아닐까 싶었던 것이다.
“그래? 우릴 여기서 쫓아내려고 왔구냥. 근데... 그게 과연 쉬울까?”
“뭐! 번개 한방이면 너 같은 고양이 정도는...?!”
그때, 갑자기 등 뒤로 느껴지는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운 감촉. 화들짝 놀라서 뒤를 돌아다 보려니, 갑자기 무언가가 내게 다가오더니 입을 맞추어 버렸다.
세로로 갈라져 있는 금안에, 머리 위로 쫑긋 거리고 있는 두 개의 하얀 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을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번개가 지직거리는 손을 꼭 쥐어서는 주문을 없애 버리고 방긋 웃으며 슬그머니 내가 입고 있던 옷을 내려 버리기 시작했으니까.
“으읏...!”
“흐음...? 늑대 새끼였구냥. 거기다 남자 마족... 이야, 대체 얼마나 따먹혔길래 타락해 버린건지 모르겠구냐 냐하핫...♥”
따먹힌다, 따먹힌다 따먹힌다!
“앗... 히읏...”
그대로 포기한척 주저 앉으며 몸을 맡겨버리니 배시시 웃으면서 제 부드러운 품에 끌어안아 주는 고양이 누나. 주변으로 어둠속에 숨어 있던 누나들이 차례로 나오는 것이 보였다.
띠링
[윤간 이벤트 : 불량 고양이에게 패배 돌림빵이 해금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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