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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용사님은 패배 중독자-53화 (53/94)

〈 53화 〉 깐프 마을에서 탈출 실패 능욕 야스

* * *

쏙 빠져 버린 팔은 의외로 그리 아프지도 않았다. 솔직히 제대로 묶어 놓지도 않았으니까.

정말로 내가 여기 붙들려 있는 모습을 보려고 대충 달아 놓은것일 뿐인 모양이다. 이걸 변태라고 해야 하는지, 멍청하다고 해야 하는지는 도무지 모르겠다만...

바닥에 떨어진 열쇠를 집었다. 혹시나 싶어 쇠창살로 가서 한번 문을 앞으로 밀어 봤더니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문짝까지 열어 놓을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던 걸까... 아니, 근데 생각해 보니 어차피 술래잡기나 할거면, 열쇠따위를 던져 주지 말고 문이나 열어놓지 왜 굳이 열쇠를 준 거지?

이 녀석들, 확실히 바보 맞는거 같은데...

역시, 괜히 깐프는 아닌 모양이다. 머릿속 까지 깐프력으로 가득 찬 멍청이들만 가득한 듯 했다.

뭐, 아무래도 좋은가.

쇠창살 틈으로 열쇠를 집어 넣고 끼워 돌렸다. 그러자, 딸깍­ 하고 열쇠가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앞으로 스르르 밀려버렸다.

목에 걸어둔건 대체 뭔가 싶어서 상태창을 외쳐 보았다.

띠링­

[현재 장비 목록 : 예속의 문장.

노예 목걸이]

으음... 노예 목걸이라니. 설마 폭탄 목걸이 같은건 아니겠지?

혹시나 싶어서 살펴 봤더니, 나오는 설명이 나름 가관 이었다.

[노예 목걸이 : 노예 마물에게 주어지는 목걸이입니다. 지능수치 50 이하 마물의 모든 스킬 사용을 차단하고, 한번 착용한 경우 벗을 수 없습니다.

지능이 50이 넘을 경우 적용되지 않습니다.]

뭐지. 그럼 처음부터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거 아냐.

이 녀석들 진짜 멍청한 건가?

아니, 근데 생각해보니 지능이 50이 넘는 녀석은 사천왕 정도를 빼면 없으니까... 그렇게 까지 멍청한건 아니었다. 그냥 내가 지나치리 만치 강할 뿐이다.

혹시나 싶어 목걸이를 손에 대고서 살짝 떼어 봤더니 쉽게 풀려 버렸다.

손에 덜렁 매달려 있는 검은색 가죽으로 된 초커 하나. 까놓고 말 해서 허무하기 까지 했다.

근데, 생각해 보니 난 강간 당하는게 좋은 거잖아?

그럼... 굳이 이걸 벗으면 의심이나 당하는거 아닌가?

지금 내 상황은 엘프들에게 잡혀와서 노예 목걸이 까지 씌워 진 채로, 지하 감옥에 가두어 진 거니까.

그 다크엘프가 내게 내기를 걸어서 탈출 할 기회를 얻었지만, 당연히 목걸이를 달고 있으니 맨몸으로 엘프들의 눈을 피해서 도망쳐야 했다.

물론 걸리면 바로 능욕씬으로 돌입 하게 될 터였다.

으음...

그럼 벗으면 안돼는 거네! 휴우, 다행이다. 만약에 이걸 벗은채로 나갔다간 난리가 날 뻔 했어.

지능 수치 50이 넘는다고 인증 찍을뻔 한 거다. 하마터면 강간은커녕 그대로 살려달라고 싹싹 비는 꼴을 볼 뻔했다.

그리 생각하며 손에 덜렁 들려있는 목걸이를 도로 다시 목에 채웠다.

살며시 열려있는 쇠창살을 앞으로 밀어 젖혔다. 그러자, 창살은 삐걱 소리조차 내지 않으며 스르르 밀려났다.

확실히 감옥이 맞는거 같은데, 양쪽으로 텅 비어있는 쇠창살이 다섯 개쯤 있었으니까. 아마 이곳에 갇혀 버린 마물은 나 하나밖에 없는거 아닐까 싶었다.

혹시나 싶어 RPG 떡게임의 필수 조건인 근처에 널부러져 있는 장비를 찾아 봤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장비는 없었다. 아마 처음부터 알몸으로 와서 그런 것 같은데...

쯧, 뭐어... 처음부터 젖이나 빨다가 타락 해 버린거니까.

이렇게 알몸으로 다니는 것도 어쩔 수 없나.

‘암만 그래도 노출 플레이는 좀 너무한데...’

마음은 그런데도 몸은 이 상황을 즐기는 건지 알아서 꼬리가 파닥 거리고 있었다.

쯧... 정말이지, 말은 이러더라도 몸은 정직하다는 건가. 내 변태력도 어디까지 간 건가 싶을 수준 이었다.

그렇게 열린 문 바깥으로 나가서 슬쩍 복도를 둘러보았다. 여전히, 안쪽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대로 성큼성큼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니, 미적지근 하니 습기 찬 공기가 반겨 주었다.

읏... 확실히 여름이기는 한 모양이다. 여기까지 올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나 더울 줄이야. 차라리 지하에 틀어박혀 있는게 나을 거 같은데...

슬쩍, 좌우를 살펴보니 아무도 없었다.

으음... 그럼 뭐어... 그냥 나가면 되는건가?

여차하면 마법으로 적당히 때려 주면서 저항 하는 척 하면 그만이고. 솔직히 다크엘프 정도는 그렇게 어려운 상대도 아닐 거 같으니까.

그리 생각하며 슬그머니 바깥으로 빠져 나왔다. 정면에 있는 감시대로 보이는 탁자에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는 엘프 하나 조차도, 이곳을 지키고 있지 않은 듯 했다.

사실상 나 하나 들어가 있는 독방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여름이라서 지하가 오히려 더 시원하기도 하고, 이 녀석들 진짜 날 포로로 잡고 있기는 한 건가 싶어 졌다.

진짜 게임이나 하려고 붙잡아 놓은거 아니야?

그때,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또각­ 또각­ 거리는 발 소리가 들려왔다.

두 여자가 두런두런 이야기 하는 것이 들렸다. 약간 날카로운 음성의 여자와, 다소 부드럽게 들리는 포근포근한 목소리였다.

“말도 안돼! 이번에 새 남자가 왔다고? 진짜야?”

“그렇다니까. 바보같은 소 마물이 타락 시켜서는 알아서 우리한테 떠맡겼대.”

“우후후... 타락해 버린 남자라면... 나름 재밌겠네?”

“거기다 애 라는거 있지? 우리 키의 반 밖에 안된대.”

“푸웃... 개꼴려!”

갑자기, 부드럽게 들리던 여자가 피식 웃어 버린다. 그러다가 내뱉는 대답이 나름 가관 이었다.

날 가지고 얘기 하는거 같은데.

“듣자하니 개 마물로 타락 해 버렸다고 하던데?”

“응, 대장 말로는 그렇다는데. 그럼... 개자지네?”

“우웃... 부풀어 오르는 개가지로 안쪽에 콩콩 박힐 수 있는건가? 헤으응...♥ ”

“몰래 탈출하다가 우리한테 걸리지 않으려나. 그럼 구석으로 끌고 가서 마구 따먹어 버릴 수 있을텐데.”

“탈출 한 포로한테 참교육 해 주는건 합법이니까? 에이, 암만 그래도 우리한테 알아서 걸어 와 줄리는 없잖아.”

“그건 그렇지.”

그리 말 하며 한번 한숨을 푹 내쉬는 엘프 누나들. 읏... 갑자기 가슴이 좀 따끔 거리는데.

지금 대놓고 따먹히고 싶어서 안달난 녀석이, 자기들 코앞에 있다는 것은 꿈에도 모를 터 였다. 안타깝지만, 저 엘프들 한테는 걸려주지 말아야 겠다.

왠지 원하는 일을 해 주는건 싫으니까.

또각­ 또각­ 거리는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왔다. 좁다란 방 바깥에 다른 공간이 있는 모양인데, 왠지는 모르겠지만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어쩌지... 여기서 콱 들켜 버릴까?

그치만, 그건 좀 재미 없을거 같은데.

이대로 좀 더 돌아 다니다가 어디 골목 같은데서 잡히는게 재밌지 않으려나? 어쩌면, 알몸으로 골목에서 붙들린채 마구 겁탈 당할수도 있을거 같기도 하구...

조금 더 돌아다니다 잡혀 버리자.

발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또각­ 또각­ 거리는 소리는 이내, 저 멀리로 가 버리더니 곧 스르르 사라져 버린다.

문을 열고 바깥으로 살짝 고개를 들이 밀었다. 저 멀리 어디로 이어져 있는지도 모를 복도만이 덩그러니 있을 뿐 이었다.

사이사이에 있는 창문에서는 어둑한 빛이 스며들고 있다. 아무래도 지금은 밤 인 것 같았다.

살금살금 문을 닫고서, 창가로 다가가 살며시 고개를 내밀어 보았다.

나라라고 하기에도 뭣한, 조그만 집이 줄지어 놓여있는 작은 마을. 아무래도 엘프들의 나라는 죄다 이런 식 인걸까...

그래도, 뭔가 삐까번쩍한 집 조차 없는건 좀 미묘한데. 솔직히 너무 소박해서 좀 깬다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집이 늘어서 있는 길거리에는, 전형적인 에로프가 살갗을 듬뿍 내보이며 걷고 있었다.

압도적이진 않지만 적당히 커다란 쭈쭈에, 다른 마물이랑 비교해도 꿇리지 않을 골반까지.

하지만, 그런 것 보다 더 좋은건 역시 얄팍한 옷 이려나.

하얀색의 배를 훤히 드러내고 있는, 달라붙는 옷차림을 한 채로 창을 들거나 지팡이를 든 엘프들이 한가득 있었으니까.

뭔가 나름대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벗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서 묘한 요염함을 뿜어대고 있었다.

서큐버스는 애초에 그게 일 이니 상관 없고, 래빗은... 바니걸은 확실히 좋지 음.

그때, 누군가가 내 쪽으로 휙­ 고개를 돌린 것 같았다.

슬쩍 아래로 숨어 버렸다. 후우... 들키지는 않은거 같은데.

이거 진짜 무슨 잠입 임무 같아서, 가슴이 미친 듯이 쿵쾅 거리네... 이런 소리마저도 들어 버려서, 들키는게 아닐까 조마조마 했다.

긴장감이 점점 달라 붙는게 느껴졌다. 거기다 하필이면 알몸인지라, 만약에 들켜 버린다면 그 자리에서 마구...

헤으응...!

일단은 적당히 어둑한 곳을 찾아 가는게 좋을 것 같았다.

슬그머니 바닥을 기어서 문을 향해 다가갔다. 이 근처에는 딱히 입을 만한 옷도 없었다.

결국 알몸으로 이 난리를 치고 있는건데, 이러다 깐프 누나들에게 들켜 버리면 어떻게 되려나 내심 기대하고 만다.

살그머니 문을 열고서 바깥을 둘러 보았다. 시원스러운 바람이 불어 오는게 느껴졌다.

확실히 야외에 온게 분명했다. 이대로 살살 숨어서 도망치는척 하면...

그리 생각하며 빠져 나갔을 때, 갑자기 뒤쪽에서 낯선 목소리가 튀어 나왔다.

“이런... 왠 작은 쥐새끼가 숨어 있었네? 아니... 개새끼라고 해야 하나?”

낭창낭창하고 부드러운 음성이지만, 한마디 한마디에 욕정이 듬뿍 깃들어 있었다. 슬그머니 뒤를 돌아다 보니, 그 자리에는 왠 엘프 누나가 서 있다.

다른 엘프들처럼 배를 훤히 드러낸 옷을 입은채로, 허리춤에는 검을 매고 있는 엘프 누나. 의외로 화가 나기는커녕, 상냥하게 까지 보이는 몸짓으로 내 앞에 주저 앉았다.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으니 묘하게 물에 젖은 흙과 풀 향기가 나는것만 같았다.

상큼하게 까지 느껴지는 여름의 냄새. 어째 나쁜짓을 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조금 실망 스러웠다.

“그으... 그게, 그러니까...”

“응? 그러니까? 왜 그러니?”

손에 마법을 부리는척 지직 거리는 번개를 머금었다. 그리고는 바로...

“방심했구나! 죽어라!”

냅다, 손에 번개를 머금은 채로 그녀의 몸에 손을 내뻗었다. 물론 닿기 전에 슬쩍 마력을 줄여 놓았으니, 갑자기 마법이 멈추어 버린 것으로 보일 터.

그대로 산만한 가슴에 손을 얹는다. 손가락 끝에까지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각이, 몹시도 인상적이었다.

“어... 어라?”

진심으로 놀란 듯 벌벌 떨면서, 그녀를 올려다 보았다. 내 앞에 있는 엘프는 고개를 갸웃 하며 눈을 반쯤 감은채로 몹시도 사악해 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설마 누나를 죽이려고 든 거야? 너, 의외로 바보구나? 노예 목걸이를 단 채로 마법을 쓰려고 하다니. 못된 아이네?”

그대로 그녀가 내 귓가에 고개를 가까이 붙이고는, 끈적하게 달아오른 한숨과 함께 속삭였다.

“그러니... 누나한테 벌을 받아야 겠지?”

정욕과 흥분에 절어있는, 금방이라도 끓어 오를 것 같은 한마디.

손가락을 슬쩍 고간에 대고서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제 가슴을 내 몸에 밀착 시켰을 때. 나는 마치, 모든 희망을 잃어 버린 것 마냥 털썩 주저 앉아 버렸다.

“시, 시잇... 시러!”

그대로 뒤 돌아 도망치는 첫 했지만, 그녀가 나를 제 품에 꽉 끌어 안아 버리는게 더 빨랐다. 이내 입을 제 손을 틀어 넣어 막아 버리고서 귓가를 핥짝­ 혀를 뻗어 훑어 댄다.

“자아, 누나랑 같이 벌 받으러 가자? 응?”

바동바동 거리는 발버둥은 힘으로 억누르고서, 그대로 누나의 품에 안긴채 어디론가로 붙들려 간다.

물론, 겉은 두려움에 떨고 있지만... 속은 탈출 실패 능욕을 당할 수 있다는 것에 두근두근 거릴 뿐 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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