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화 〉 보팔래빗 부족과 패배 난교
* * *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앨리스는 내 곁을 계속 따라 다녔다. 마치 자신이 내 부모라도 되는 것 마냥.
아니, 엄마 아빠라고 해도 마물 사냥 하는데까리 따라 나오지는 않겠다! 보통 이런건 우리 아들 믿는다고 하면서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되는거 아닌가?
아니... 생각해 보니 앨리스는 모험가였지. 그럼 날 따라 오는게 당연한 거긴 한데...
“근데, 이 검 희한하게 생겼네.”
그리 말 하며 제 손에 들려있는 에너지 소드를 작동시킨다.
삐칭 이라는 기계적인 소리와 함께,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손잡이에서 반투명한 두 날의 검날이 생겨났다.
“제대로 찌를수는 있나?”
어지간한 대검 보다는 나을거라고 한마디 해 주고 싶은걸 겨우 참았다. 그 상태로 한 손에는 방패를 든채, 우리는 숲에 나와 있었다.
길드에서 마물 토벌 의뢰를 맡겼기 때문 이었다.
이번에 잡아야 할 마물은 보팔 래빗. 그 만렙토끼 맞다만, 게임 속에서는 그리 강하지도 않은 초반 잡몹에 불과했다.
뭐어... 지면 떡씬 나오는건 같지만. 하필 앨리스가 있어서 문제인데.
솔직히 저년 보팔래빗 정도는 문제없이 작살 낼 수 있으니까. 강간 당하고 싶은 내 입장에서는 귀찮기만 한 년일 뿐 이었다.
어떻게 떼어 놓아야 할지 계속 생각해 봤는데, 도무지 그럴듯한 방책이 떠오르질 않았다. 밤중에 야반도주 해도 저 년 보면 기어코 찾아낼게 뻔한데.
그래서 알아서 떨어져 나가게 하려고 일부러 티배깅까지 박았더만, 오히려 나한테 더 집착 하니까...
나 이런 젠장.
그렇게 앨리스는 내 뒤를 쫄래쫄래 따라오면서 검날을 집어 넣었다가, 다시 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뭔가 그녀를 떨어 뜨릴만한 방법이 없나.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달리 방법이...
있구나?
슬쩍 뒤를 돌아다 보았다. 앨리스는 검이 어지간히도 신기한지 제 손에 든채로 계속 뚫어져라 살펴보고 있었다.
내가 슬쩍 빠져 버려도 알아 차리지 못할게 분명했다.
거기다 게임 원작 내용 대로라면, 보팔 래빗들은 함정을 쳐서 사람을 잡아 능욕하는 녀석들 이었다.
이곳이 게임 원작과 같은게 맞다면 함정에 발을 들이는 순간, 토끼굴로 굴러 떨어져서 능욕 당하게 되리라.
거기다 앨리스가 날 구출 하려면 토끼굴을 헤치고 찾아와야 하는데. 그러려면 시간이 꽤나 걸릴테고, 토끼들은 날 데리고 다른 토끼굴로 도망가 버렸을터.
자연히 앨리스는 떼어 놓고, 나는 마음껏 강간 당할 수 있고. 그야말로 일석이조나 다름 없다.
“에스더. 혹시나 싶어서 말 하는건데, 조심하는게 좋아. 보팔래빗은 함정을 파는데 능한 종족이거든.”
“알아 들었다. 너무 걱정하지는 말아라.”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충 이해 했다는 듯 당당하게 앞으로 걸어간다.
그때, 눈앞에 보이는 대놓고 놓여있는 함정 하나.
토끼굴로 통하는 포탈을 만들어 놓은 듯 구덩이도 아니고 주변에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다.
그 주변을 나름대로 가리려는 듯 엉터리로 얇게 덮어놓은 흙 까지. 하지만 마법진이 좀 큰 편이어서 어렴풋이 부근에 흔적이 남아 있다.
누가 봐도 위에 올라가면 큰일 나리라는게 뻔히 보였다.
물론, 이건 대놓고 들어가라고 있는거니까.
“그런데 앨리스... 이건 뭔가?”
뭔지 모르는 척 하면서 일부러 그 위에 발을 들였다. 앨리스는 한창 제 손에 들린 검을 들여다 보다가 내 말을 듣고는 고개를 들었다.
“어...? 자, 잠깐! 안돼! 멈춰!”
그리곤 놀란 듯 앞으로 뛰쳐 나오지만...
“어... 이런.”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주변에 둘려쳐 있는 희미한 빛이 미친 듯이 발광하면서, 땅이 물렁해 지기 시작했다. 빨아 들이는 것 마냥 다리를 휘어 감은채로 냅다 나를 아래로 끌어 내렸다.
“애, 앨리스!”
“에스더!!!!!”
그대로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잡는 척 했지만 살짝 놓쳐 버리고, 이내 그등을 아래로 향한채 중력에 몸을 맡겼다.
“안돼!!!!!”
저 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꽤나 절박하게 들렸다.
헤헤... 미안 하지만, 이제 너랑은 안녕이다!
그러게 얌전히 강간 당할 수 있게 떠났어야지. 그동안 만나서 더러웠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그리 생각하며 천천히... 나는 눈을 감았다.
대강 한시간 정도 떨어졌으려나, 이 보팔 래빗들은 설정상 토끼굴을 자신들 만의 주머니 차원에 만들어 버리니까.
한참 동안을 떨어진 뒤에야 겨우 바닥에 도달 할 수 있었다. 의외로 충격은 없었는데, 어느정도 떨어지고 나니 몸이 천천히 바닥에 내려 앉았던 것이다.
으음... 이거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데.
주변은 생각보다 밝은 곳 이었다.
곳곳에 비치된 어렴풋이 비치는 분홍빛이라고 해야 할지, 보랏빛이라고 해야 할지 모를 기이한 빛을 뿜어대는 램프들. 눈앞에 문이 두개 놓여 있었다.
이상한 마법진이 그려져 있는 문에는 각각 팻말이 하나씩 매달려 있었는데, 그 팻말 에는 각각 [발정 가스]와 [옷 녹이는 가스]이 적혀 있다.
눈앞에 자그마한 안내문이 네모난 팻발에 적혀 있었다.
[지상에서 온 손님은 시험을 거쳐야 한답니다~♥ 아픈건 없으니까, 마음껏 치르고 싶은 시험을 골라 주세요!]
보팔 부족 토끼 일동 올림
뭐지 이거... 원작에 이런 내용이 있었나?
내가 알기론 원작에서는 이런 곳은 없이 바로 토끼들 위에 떨어져서 능욕 당했던거 같은데.
여기서는 왠 희한한 방이 잔뜩 있었다.아마 저 방들중 하나에 들어가서 그 시험이라는걸 마쳐야 토끼들을 만날 수 있는 모양이다.
뭐, 나야 상관 없지만. 어쨌든 여기에 난 강간 당하러 온 거니까.
문득, 묘한 시선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
사방에서 느껴지는 조그마한 킥킥 거림과, 미묘한 목소리, 이상한 시선까지. 아무래도 마법으로 이 토끼들이 날 지켜보고 있는 듯 했다.
으음...
“벽 뒤에 숨어서 관음하는 버러지들이구나! 누구든 간에 내가 두려워 할줄 아느냐!”
그렇게 당당하게 외쳐 주기까지. 이거 누가봐도, 능욕 당하기 전에 강한 척 하는 남캐였다.
그렇게 외쳐주니 주변에서 킥킥 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렴풋하게 들려오는 웃음소리는 의외로 소름이 쫙 끼치지만...
솔직히 저 뒤편에 뭐가 있는지 아는 입장에서는 발기를 멈출 수 없을 뿐이다.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문 앞에 다가갔다.
[발정 가스]와 [옷 녹이는 가스]
둘중 하나를 골라서 들어가라 이건데... 기왕이면 옷 녹이는 가스 쪽이 낫지 않을까?
어차피 능욕 당할텐데, 옷은 오히려 불편할 뿐 이니까.
그런고로 당당하게 문을 안으로 밀었다. 안쪽에는 왠 의자가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는 분홍색 방이 있었다.
그것 외에는 아무런 장식도 없어서, 야시시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무서워 보이기만 했다.
방안으로 들어가 주변을 둘러 보았다. 의외로 별건 없는거 같은데... 딱히 가스가 나올법한 구조도 아니고.
그냥 장난인가?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작스럽게 바닥에서 뭔가 올라왔다. 작은 파이프처럼 보이는 관은, 분무기처럼 보이는 것을 달고 있었다.
“으응? 이게 뭔...”
갑자기 그 파이프에서 뭔가가 분사 되었다. 사방으로 흩뿌리기 시작하는 액체는 약간 신내가 풍겼지만, 그렇게 불쾌하지는 않았다.
“읏... 이게 뭐야!”
신내나는 액체가 옷에 달라붙었다. 이내, 섬뜩한 치이익 소리를 내며 옷이 조금씩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뭐, 뭐야! 당장 멈춰! 이 미친년들! 갑자기 뭐 하는 짓거리냐!”
그대로 녹아 들어가기 시작하는 옷은, 이내 더러운 액으로 변해서 바닥에 툭툭 떨어져 버렸다.
젤리 형태의 액체는 희미하게 내가 입고 있던 옷의 색깔을 갖고 있다. 그나저나 이 가스도 신기한게 옷만 정확하게 노린 듯이 녹여 버리는게... 참 대단하다고 해야할지, 괴상하다고 해야 할지 싶었다.
“으으읏... 제, 젠장...”
부끄러운 듯 몸을 가리고서 위를 올려다 보았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킥킥 거리는 소리. 이 꼴이 난게 어지간히도 재밌는 모양이다.
뭐어... 난 상관 없지만. 솔직히 웃음소리만 들려오니까 좀 무서운데...
애써 몸을 가리는 척 하며, 발을 안으로 들였다. 다행히도 무기는 녹아 내리지 않는게, 여러모로 편의 주의적이었다.
그나저나 무기는 왜 압수하지 않는거지?
좀 희한하네...
슬그머니 앞에 있는 문을 열었다.
어차피 녹아 버린 옷은 포기하자는 심정으로, 당당하게 양손에 무기를 든 채로 있었다.
그러니 꺄악 이라던가, 귀여워...! 같은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오자, 보이는 것은 다시 넓은 방에 문짝 두 개였다. 이번에 적혀 있는 것은 [발정 가스]와 [정액 상납]이었다.
으음... 이건, 솔직히 상납 쪽에 가야 할 거 같지만...
그런데 정액 상납이라 하면 내가 알아서 대 주는 거잖아? 솔직히 그건 별로인데. 기왕이면 패배하고 강간 당하는게 훨씬 좋으니까.
그대로 발정 가스라고 적혀 있는 방 문을 열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예상치 못했던 것 같은 목소리와 묘한 웃음소리. 아무래도 흥미로워 하는 것 같았다.
안쪽에 들어가자 방 한 가운데에 분홍색 액체가 가득 들어있는 네모난 구덩이가 있었다. 그 위로 분홍색 가스가 잔뜩 배어나오는 것 같은건 착각이 아니었다.
거기다 주변에 둘러 갈 만한 길도 없다. 내발로 저 안에 들어가서 건너편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대놓고 발정나라 이거구만. 그래놓고 발정 풀장에 네 발로 걸어 들어간거 아니냐고 하면서 겁탈 할 생각이겠지.
어우야... 좋구만 이거.
끈적거리는 분홍색 액체에 발을 담근다. 그러자 느껴지는 들척지근한 향기. 마침 옷가지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여서, 그 액체와 향기를 그대로 몸에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띠링 이라는 소리와 함께 나타나는 안내창.
[보팔 부족의 토끼들이 당신에게, 상태이상: 발정을 부여 했습니다.]
그리고 에스더라는 이름 옆에 검은색 하트가 하나 튀어 나왔다.
의외로 그렇게 가슴이 두근거리진 않았다. 아마, 내가 레벨이 너무 높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데도, 액체 자체의 효과는 어쩔 수 없었는지 자지가 자연히 풀발기 해 버렸다.
볼을 붉히며 부끄러운적 고간을 가리자, 아쉬운 목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이 녀석들 이 꼴이 나는 남자들을 보면서 어지간히도 즐겼던거 같은데...
오히려 개꿀인데요!
그렇게 분홍색 액채가 가득 담긴 구덩이를 걸어 건너자, 건너편 문에 걸린 팻말이 보였다.
[토끼 마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고 적혀있는 팻말 달린 문.
그럼 저 문 건너편에는...
그대로 문짝을 밀고서 안으로 들어갔다.
안쪽은 의외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곳곳에 놓여있는 밝은 분위기의 집들, 가운데에는 포탈로 보이는 마법진이 놓여 있었다.
집은 고작해 봐야 세채 밖에는 되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마을이라기 보다는 촌락에 가까운 형태였다.
“이... 마물들, 당장 나와라! 네놈들을 모조리 심판 해 주마!”
그리 외치자...
“읏...!”
갑자기 뒤에서 뭔가 차갑고 매끈거리는 것이 나를 꼭 끌어 안았다. 팔의 감촉이 생각보다 따스했다.
고개를 뒤로 돌려 보았다.
“안녕하세요? 지상에서 오셨나요?”
검은색 레오타드에, 머리에는 토끼귀를 달고 있는 여인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머리에는 안경을 쓴 채로, 스타킹은 신지 않았다.
평범한 바니걸 복장을 한 인간은 아니었다. 눈을 마주보면 알 수 있었다. 짐승 특유의 갈라진 눈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약간 발랄하게 까지 들리는 목소리. 그렇게 살며시 나를 끌어 안고서, 그녀가 내게 속삭였다.
“꽤 흥분한거 같은데... 누나들이랑 놀고 가지 않을래요?”
물론 내놓을 대답은 하나 뿐이다.
“이 손 치워라 이 괴물아!”
당연히 패배 강간 당하는 거지!
그렇게 외치자, 주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까워라... 그냥 받아 들였으면 누나들이랑 재밌게 놀 수 있었을텐데.”
“그런데, 이 일을 어쩌지?”
“저희들은 그냥 내보내 줄 생각이 없거든요.”
“그러니까아...”
그리고, 들려오는 두명의 발랄한 목소리.
“누나들이랑 재미있게 놀자~♥”
"저희들이랑 재미있게 놀다 가시지요...♥"
이번에는... 토끼 세마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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